청담동에 위치한 미슐랭 1스타 프렌치 레스토랑 라미띠에.

8월에 다녀온 후기를 남겨봅니다.

예쁘게 세팅되어 있던 메뉴판.

영화 해리포터에서 많이 봤던 실링 왁스로 봉인되어 있었다.

물론 붙어있는 건 아니고, 빼고 넣고 하는 식으로 되어 있었습니당.

이날의 메뉴들.

식전빵을 준비해주셨다.

따뜻-하고 바삭한 표면.

왼쪽 것은 크랜베리 빵이었는데, 확실히 맛있었다.

먹기가 아까울 정도로 예쁘고 화사하게 플레이팅 된 아뮤즈 부쉬.

오른쪽부터 왼쪽으로, 반시계 방향 순서로 먹으면 된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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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부터,

1. 토마토 수프에 자몽으로 만든 폼.

2. 훈제 연어크림, 올리브 제스트, 레몬 커드.

3. 수박과 수박 주스, 위에는 옥수수 커드와 라즈베리 커드 그리고 식용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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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자몽으로 만든 폼이 올려진 토마토 수프.

입에 잔을 갖다 대고 기울이니, 토마토 수프가 먼저 숙- 흘러들어왔고 마지막에 자몽 폼을 마시게 됐는데

그래서인지 토마토 주스(시판용 토마토 주스와 비슷한 향인데 더 가벼운 향) 맛을 느낀 후에 자몽 향이 후~ 불어오는 게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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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노래방에서 그 사람이 노래를 잘 부르는지 못 부르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첫 소절'을 들어보면 안다고 하지 않는가? 이 아뮤즈 부쉬를 먹자마자, 오늘의 식사는 이미 성공했다는 좋은 예감이 들었다.

문어, 방울토마토, 각종 허브, 그 밑엔 감자.

발사믹 소스의 예술적 터치가 돋보이는 플레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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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방울토마토는 그냥 방울토마토.

이 문어가 아주 쫠-깃! 한 것이 아주 입안에서 가지고 놀게 만드는 놈이었다.

트러플 오일이 뿌려져있어서 입안에서 요리조리 굴리며 씹으면서 코로 숨을 뱉으면, 그 쫠-깃한 식감과 함께 트러플 향이 코로 후욱 뿜어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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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샐러드는 또 어떻고.

으깬 감자 속에 차이브, 초리조 등을 넣었다고 하셨는데, 와.

요소 하나하나가 이 라미띠에라는 식당에 대한 내 호감도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었다.

후에 나올 코스에 비하여 간단하다면 간단할 수 있는 요리이지만, 계속 이 플레이트에 감탄을 연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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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로 비유해보자면, 이름 없는 무명 장수 하나가 조조의 군대 속을 종횡무진 돌파하며 적들을 연신 베어내고 있는 듯했다. 아, 빨리 다음 요리. 빨리..!

각종 허브로 만든 크리스피가 올려진 대구와 청경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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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을 썬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을 정도로 폭신-했던 대구.

포옥, 포옥. 하며 썰리던 대구 살.

썰어놓은 대구 살과 청경채 한 쪽, 그리고 위에 올라간 허브 크리스피를 함께 입안에 넣었더니

폭신 담백한 대구를 짭조름한 허브가 맛을 입혀주고 청경채의 아작한 식감이 이들을 감싸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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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사실상 오늘의 베스트 플레이트였다.

난 메인보다 이게 더 맛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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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즙이 쭙- 하며 나오는 게 저 오리 가슴살을 엄지손톱 크기로 잘라서 한솥 도시락에 들어가는 마요네즈 뿌린 다음 간장, 참기름 살짝 넣어서 슥슥 비빈 다음 남은 밥알 한 톨까지 게걸스럽게 먹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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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뭔가 좀 고급지게 표현하고 싶었는데 먹고 자란 게 저런 거라 이렇게밖에 표현을 못 하는 내가 밉네.

Elegant 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보자.

왼쪽은 수박 젤리였고, 오른쪽의 고구마처럼 생긴 아이스크림 식감이 도는 차가운 건 뭔지 까먹었다.

왜 까먹였냐면 내 스타일이 아니었거든.

그냥 남기기 싫어서 다 먹은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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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는, 뭐 그냥 그랬다.

단지 내 취향이 아니어서 나한테만 그저 그랬을 뿐, 맛있게 드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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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뒤에 쁘티푸와 차(Tea)가 나왔는데, 그건 사진을 별도로 찍지 않았다.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던 장명식 셰프의 라미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