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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그래도 우리는 대항한다 - 93

우라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24 18:49:33
조회 1020 추천 19 댓글 9
														

물론 소련과 미국이 빙다리 핫바지도 아니고 이 분위기를 눈치 못 챌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한국도 이걸 마냥 거절하기도 그렇고 그렇다 해도 소련과 미국과 어색해지는 것도 골치아픈 일이었다.



하지만 마침 괜찮은 명분이 있었다.



1953 서울 엑스포.



원 역사에서 1953년에는 예루살렘에서 아시아 최초 엑스포가 열렸으나, 여기서는 그 엑스포를 열 이스라엘이 망해버린 관계로 한국 서울에서 아시아 최초의 엑스포가 준비되던 와중.


엑스포 보러 왔다고 하면 누가 뭐라 하겠는가.



#



몽골의 푸른 초원들은 전차들의 무한궤도에 갈아엎어지며 그 속살을 드러내며 벌거벗겨졌다.



소비에트 연방의 전차부대는 울란바토르 인근에서 대대적인 기동훈련을 진행하는 중이었다.



소비에트 연방의 기갑전력은 계속해서 발전했다.


폴란드와의 전쟁에서 소련의 초중전차부대는 맹활약을 했지만 동시에 몇 가지 약점을 드러냈고, 소비에트 연방은 각 설계국들에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제일 번저 포르셰 박사가 설계했던 전자제어 변속기와 하이브리드 엔진은 빠졌다.


바이백은 생각보다 내부 용적이 넉넉하지 않았는데, 제어장치와 하이브리드 엔진, 변속기, 기타 장비들이 차지하는 무게와 부피가 보통 문제가 아니어서였다.


물론 이는 어마어마한 기술이 맞긴 했다. 소련과 한국은 이 동력체계를 고스란히 복제하고, 몇 개의 엔진을 클러스터링해서 화물열차용 기관차로 만들어서 현장에서 굴리고 있을 지경이었다.


전차에는 그닥 맞지 않는 방향성이라 문제지.



그걸 다 빼내고 기계식 변속기와 전후 개발된 엔진을 집어넣고, 장갑도 전후 개발된 비정질 실리카를 충전하는 실험용 복합장갑을 실험했다. 이는 한국군이 세계 최초로 실용화했던 아연-세라믹 복합장갑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복합장갑, 공간장갑, 신소재, 신형 엔진 등의 채용으로 거의 중형전차 한 대 무게를 다이어트하고, 그 자체 무게만도 30톤에 육박하는 152mm 포와 고속자동장전장치, 전용 탄약고 등 무기체계 시스템에 대한 총체적 경량화도 성공해 50톤까지 감량에 성공했다.



원 역사의 소련도 IS-4에서 무게가 140톤 더 무거운 마우스 전차의 실방어력과 동급의 방어력을 실현했으니 소련이 각 잡고 전후 기술로 전차를 양산과 보수에 적합하게 다이어트시키려면 E-100의 방어력을 유지시키면서 어디까지 할 수 있나를 보여준 셈.


그리하여 50톤급 전차인 IS-2가 양산되었다.



물론 원 역사의 그것과는 완전히 기술계통도부터가 달랐다.



유기압 현가장치가 적용되어 5도까지 차체를 기울일 수 있고, 3인용 포탑 채용, 'Groza' 포신안정장치 도입으로 인한 높은 명중률, 최대 276mm의 유효방어력을 갖추는 등 최신 기술이란 기술들은 죄다 적용된, 중전차를 소형화하는 방향으로 개발된 MBT로 완성되어 가고 있었으니.



원 역사대로라면 IS 시리즈는 스탈린 격하 운동과 함께 그 이름을 빼앗겼을 터이나, 이곳에서는 그럴 수 없었다.


스탈린 격하 운동보다 급한 베리야의 완전축출을 위해서는 명분이 필요했고, 원로급 혁명가가 없던 소련 집단지도체제 수뇌부는 대숙청을 그의 죄로 돌렸다.



스탈린은 무오한데 베리야가 스탈린의 눈과 귀를 가렸다는 방식의 프로파간다는 알 거 다 아는 당 내부면 모를까 인민들 상대로는 상당히 먹히는 주장.


하지만 이렇게 되고 나니 베리야의 숙청은 정당화되었으되 스탈린에 대한 격하는 심히 난감해졌다.



스탈린 동지는 무오하셨는데 베리야가 그를 속였다! - 사실 스탈린도 죄가 많았다! - 그럼 베리야는 왜 죽임?



이렇게 되니까.



아무튼 덕분에 스탈린은 성공적으로 레닌 옆자리에 앰버밍되었다.


그리고 이제 그 누구도 스탈린의 안식을 방해할 수 없었다.



아무튼 스탈린 격하 운동이 불가능해진 것과는 별개로 소련의 정치싸움은 치열해져 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 군사훈련은 아마 그 내부 정치싸움의 일환일 터.



"제기랄."



극동군구 사령관인 세르게이 상장은 피우다 만 담배꽁초를 집어던졌다.


한국 국경 근처에서 군사훈련을 벌이고, 그렇게 갈등을 유발하고 관계가 악화되어서 좋을 게 도대체 뭐가 있단 말인가?



혁명의 형제국과 말이다.



단순히 형제국이다 하고 끝나는 것도 아니고 이미 소련 내에서 한국과의 경제적 연결은 상당히 긴밀했다.


원 역사에서 소련 대중의 서방제 물건들에 대한 열망이 상당한 수준이었고, 그렇기에 밀수가 기승을 부렸다.


당 간부들도 서방제 명품들을 사모았고, 소련 서기장조차도 미제와 영국제 차량과 옷, 가구들을 끌어모아 사치를 부렸다.



그런 사치로 유명한 대표적인 인물이 브레즈네프였고.



아무튼 그건 원 역사고, 지금은 한국 상품이 소련에 어마어마하게 쏟아져들어오고 있었다.


소련 자체에서 생산하는 사치품 시장은 사실상 멸종하다시피 한 상황이니까.



한국이 생산하는 소비재의 질을 따져보면 서방보다 크게 못할 건 없었다.


되려 한국은 총통 시절부터 각종 브랜드 상품들을 만들고는 했다.



이를 테면 원예학의 극치를 이용해 만들어낸, 나무 자체를 가구 모양으로 자라게 해서 만든 독특한 목재 가구.


이를테면 소련제보다 훨씬 우수한 메이커 신발.


각종 명품들.



한국의 경공업 시장이 수익성 악화로 몰락했다 한들 이런 명품들은 당연히 살아남았고, 이들은 공산권에서 막대한 수요가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품질이 큰 차이가 안 나는데 하나는 형제국에서 생산한 거라고 정식 수입허가가 잘 나오고, 다른 하나는 제국주의자 자본주의자들의 제품이라서 재수없으면 코로 보르시를 먹어야 한다면 사람들이 뭘 선택하겠는가?



게다가 군사적 능력도 그렇다.


한국은 유사시 240만 이상의 완전 무장한 지상군을 동원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고, 강력한 공군과 다전선 상황에서도 전선유지가 용이한, 극도로 효율성만을 추구해 만들어낸 강력한 병참능력, 다량의 핵무기와 ICBM, 중국과 일본의 연구결과를 노획했으니 확보가 확실시되는 다양한 고병원성 생물병기 등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존재'가 있으니.



스탈린이 스타브카에서 소련군의 장성들을 죄다 집합시켜놓고 이 새끼들을 다 쏴죽일까 말까를 고민하게 만들었던 독일 국방군의 기라성같은 명장들.


그 명장들을 천려의 일실도 없이 어린애 발라당 뒤집듯 으깨서 저승으로 보내버린 한 남자.



스타브카는 '그'를 단신으로 붉은 군대 전체(핵무기, 예비전력 등등 포함)와 동등한 존재라고 간주할 정도다.


문자 그대로 1인군단.



덕분에 그가 있는 한국군이라면 그냥 한국군+붉은 군대 전체의 전력으로 계산해두라고 할 정도.


이는 결코 과장이나 패배주의적 사고방식이 아니며, 한때 그의 지휘를 받았던 붉은 군대가 그 당시의 경험을 기반으로 매긴 수치다.



즉 다르게 말하자면 현재의 붉은 군대에서 한국군만큼의 군사력 증강이 있어야 한국군과 동급의 군사력을 보유한다는 건데, 아무리 소련이라도 최신 무기로 완전무장한 240만의 군대를 '평시에' '추가로' 증강하는 건 무리가 따른다.


이미 군은 충분히 비대하지 않은가.



게다가 머릿수랑 장비를 동일하게 맞추고 '그'의 존재를 배제한다고 해도 소련군이 한국군을 이길 수 있냐도 솔직히 회의적.



그리고 그와 적대해야 할 이유가 있나?


애초에 당에서 공식 발간한 혁명전사에서도 그의 이름을 왕왕 찾아볼 수 있고, 레닌 동지는 그에 대해 '유능하지만 너무 극단적이라서 이 세상에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평했다(고 당에서 발간한 책자에 나와 있었다).



레닌 동지가 진짜로는 뭐라고 했는지는 모르고 궁금해해서도 안 되며, 당이 그렇게 적어놓은 이유도 뻔하다.


한국이 소련보다 훨씬 부유하고 삶의 질이 좋기는 하지만 이는 작은 나라인 한국인지라 매우 급진적인 사회주의 개혁을 추진함으로써 가능했고 소련은 그보다 훨씬 덩치가 커서 개혁을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당의 변명 아닌 변명이니까.



하지만 아무튼 그가 혁명에 참가한 건 사실이 아닌가.


혁명의 형제에 대해 굳이, 굳이 칼을 들이밀고, 적대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이유가 있는가?



이것이 당내에서 대권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내려진 정치적 결정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국가 대 국가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봐도 멍청한 짓이지.'



차마 당 중앙위원회의 결정을 멍청하다고 비판하는 말을 입 밖으로 낼 수는 없지만.



아니, 솔직히 멍청하기 이전에 이해가 안 가는 결정이다.


한국과 갈등이 유발되어서 한국이 소련과 거리가 멀어지면 도대체 누가 이득을 본단 말인가? 단순히 혁명의 형제를 넘어서 공적으로는 당장 당 최고지도부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도 이상할 게 없는 혁명영웅이자 혁명원로, 혁명 시대의 볼셰비키의 분노를 사서 얻을 정치적 이득이 뭐가 있다고?



아무튼 이 훈련은 반드시 거대한 정치적 후폭풍을 몰고 올 것이다.


그가 독단적으로 훈련지를 한국-몽골 국경지대 인근에서 올란바토르 교외로 바꾼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 모든 책임을 덮어쓰고 총살당하는 건 사양이었으니까.



모스크바의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복마전이 자기 목을 간질이는 것 같아, 상장은 침을 꿀꺽 삼켰다.



#



한-영 협의는 굉장히 무난하게 끝났고, 에티오피아와 중동 등지의 갈등 요소는 빠르게 봉합되었다.


프랑스도 결국 인도차이나를 손절하는 데에 동의했다. 드골도 지킬 수 있는 것과 지키려다가는 다 잃는 것 정도는 구분할 수 있었다.



하지만 타협불가 지점이 있었으니, 바로 알제리였다.



사실 드골이 알제리를 지킬 수있다 판단한 것도 무리수는 아니었다.



알제리 독립군, 소위 말하는 FLN은 이미 상당히 약화되어 있었다.


파리에서 평화 시위를 하는 알제리인들의 대열에 프랑스 경찰들이 실탄을 쏴대서 300명을 죽이고.


수만 명을 긴급체포해서 3천 명을 재판 없이 처형했지만.



사실 그게 아무 의미 없이 화풀이로 벌인 행동은 아니었다.



당장 이 불법체포, 고문, 학살은 FLN에게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혔다. 처형된 이들 중 FLN의 내부 조직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던 이들이 다수였던 것이었다.


튀니지에 FLN이 본부를 차리자 주권국가인 튀니지에 융단폭격을 퍼부었지만, 아무튼 FLN의 수뇌부에 치명상을 입힌 것도 사실이었다. 튀니지는 길길이 뛰었고 미국도 중단을 권고했지만 튀니지의 항의에는 귀를 틀어막고 미국의 중단 권고는 무시해버렸다.


게다가 소련의 지원도 내부 사정이 복잡해진 탓에 거의 끊긴 상태에 한국도 아랍과는 다르게 알제리에는 큰 관심이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결국 프랑스는 알제 전투에서 결정적 승리를 거둔 상태.



거기에 FLN에 대한 민심도 사실 좋다고만 말하기는 어려웠다. 프랑스도 알제리에서 여론을 수집했지만, FLN에 대해 지지한다고 답한 알제리인은 10%에 불과했고 적극적으로 반대한다고 답한 알제리인이 20%를 넘었던 것이다.


FLN은 천 명이 넘는 피에 누아르를 학살했고, 또 다른 알제리 독립운동 단체인 MNA(알제리 국민 운동)을 공격해 5천 명을 죽이고, 프랑스에 붙은 것도 아니고 같은 알제리 독립운동가 단체인 알제리 국민 운동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멜루자에서 300명을 학살하는가 하면 선거인 명부에 올랐다는 이유로 알제리인 여성들을 습격해 성폭행을 포함한 조리돌림을 하고 참살해 목을 내거는 등의 만행도 저질렀다.



괜히 프랑스 편에 붙은 알제리인이 수십만에 달했던 게 아니었다. 대부분의 알제리인들은 갑자기 어느 날 나타난 '독립군'이 총을 겨누고 '혁명'을 위해 전 재산을 내놓으라는 상황을 맞이했고, 자기 아이들이 굶어죽어가는데도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모조리 털려야 했다.


거부하면 FLN은 프랑스 매국노라면서 두들겨패고 가면 다행이고 목을 매달아 죽이든 칼로 난자하든 간에 본보기를 보이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심지어 프랑스인과 같이 길을 걸어갔다는 이유만으로 가족까지 몰살시키는 사건들도 드물지 않게 벌어졌다.


가장 큰 문제는 FLN이 극단적인 반외세 민족주의와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되어 있었다는 사실이고, 이슬람 근본주의에 의거해 프랑스 정부가 세운 학교를 습격해 감히 여자가 교육을 받는다는 이유로 여교사들은 죽이고 여학생들은 납치하는 사건들도 벌였다.


뭐 애초에 '여성 인권? 민주주의? 외세 놈들이 가져온 것! 파괴한다!'정도의 사고방식을 가진 이들이었으니까.


당연히 이들에게 피해를 입은 알제리인들은 프랑스에 붙었다.



그렇기에, 알제리만 빼고 모든 지역에서 철수한다는 타협안을 받아내고 알제리 부분과 핵무장 관련은 서울에서 논의하기로 한 채 바르샤바에서 복귀한 드골은 파리 선언을 발표했다.



"알제리인들에게 2가지 길을 제시하겠다. 첫째는 알제리를 프랑스 내의 자치공화국으로 승격시키는 것이며 국방과 외교권을 제외한 모든 것을 알제리인들의 손에 넘겨줄 수 있다. 둘째는 알제리인과 프랑스인의 구분을 완전히 폐지하고 모든 알제리인에게 프랑스 시민권을 주고 프랑스 법률을 적용하며 당연히 참정권도 부여된다. 어떤 제약도 없이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주겠다."



그리고 즉각 반응이 터졌다.


알제리에게 너무 무르게 대응한다고 판단한 프랑스 군부가 들고일어나서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었다.



그러나 드골은 쉽게 당해주지 않았고, 되려 라디오 방송으로 쿠데타군을 규탄했다.


이에 쿠데타에 동원된 프랑스 군인들이 상부의 명령을 거부하고 드골에게 충성을 재확인함으로써 쿠데타는 싱겁게 진압되었다.



한편, FLN은 무조건적이고 즉각적인 독립이 전제되지 않은 어떤 협상도 없다며 드골의 협상안을 걷어찼으나.



문제는 FLN은 그 세가 급감한 것뿐 아니라 알제리인들의 대표라고 하기에는 어려웠다는 점이었다.


지지율이 10%대에 결사반대하는 사람들이 그 두 배인데 그거 가지고 국민의 대표라고 할 수 있겠는가.



당장 프랑스에 부역하는 '아르키' 수십만만 해도 프랑스가 억지로 끌고오거나 한 게 아니다.


FLN에게 가까운 이를 잃었거나, 프랑스인에게 물건을 팔았다거나, 프랑스인과 대화하는 걸 봤다거나 하는 말 같잖은 이유로 FLN이 너희 가족까지 전부 다 죽여버리겠다고 칼부림을 벌이니 뭐 어쩌겠는가, 도망쳐서 프랑스에 의탁해야지.


민족주의 의식이 강했던 한국의 예를 들자면 매국노는 가족까지 조리돌림한 경우가 없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일본인과 같이 길을 걸었거나 일본인에게 뭔가를 팔았다는 이유만으로 가족까지 몰살시키진 않았다.


애초에 가족까지 족친 경우는 무슨 을사오적, 정미칠적, 조선귀족쯤 되는 악질쯤은 되어야 했으니까.



당장 일본인이라고 해도 한국인과 결혼했다면 딱히 해코지를 당하지는 않았다. 전쟁 시기에는 혹시 일본에 호응할지 모른다는 이유로 수용소로 끌려가기는 했지만 전쟁 끝나고 다 풀려났다.


그마저도 한국 여자와 결혼한 일본 남자만 해당이고 한국 남자와 결혼한 일본 여자는 그냥 한국인으로 취급해서 별 신경도 안 썼고.



그러나 FLN은 프랑스인과 같이 길만 걸어도 일가족을 몰살시키고, 프랑스인에게 뭔가를 팔았다고 가게에 불을 지르고, 심지어 FLN 내부에서도 프랑스와 협상을 시도한 정치 인사들을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전원 총살해버리기까지 할 정도로 폭주하고 있었다.



다른 말로 알제리의 일반 대중들과 유리되고 있었다.



사실 오히려 FLN은 프랑스인들 가운데 알제리와 타협하자고 주장하는 이들을 공격해 중간지대를 없애는 전략에 더 골몰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FLN은 프랑스와 알제리가 타협하게 되면 가장 먼저 새 되는 존재들이니까.



어떤 면에서는 프랑스 군부 보수파와 적대적 공생을 하던 셈이었다.



그 부분은 노련하게 잡아낸 드골은 우선 군에 대한 숙청부터 시작하고, 서울 회담 전에 알제리에 유화책을 실제 적용해서 알제리 지배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 부분은 드골도 예상 못한 곳으로 불똥이 튀었다.



"알제리인들도 최소한 백인들과 완전히 동등한 대우는 약속받았다! 그런데 우린 뭐냐!"


"혁명! 오로지 혁명뿐이다!"


"우리들에게 독립국가를 허용하라, 아니면 우리들에게 백인들과 동등한 대우를 요구하는 바이다!"


"어? 어?"



가뜩이나 줄루족과 보어인들이 독립을 요구하면서 게릴라전을 펴느라 골머리를 앓던 국가.


아파르트헤이트를 시행하던 국가.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유색인종들의 대대적인 무장 저항을 마주해야만 했다.




#



나는 커피를 홀짝였다.



"각하, 이 부분에 대해서 불만이 있으시지는 않습니까?"


"각하 빼라. 그리고 불만은 뭔 불만?"


"각하께서는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것을 국시로 삼으신 분이 아닙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서울 엑스포에서 회담을 한다는 것도 웃기는 짓 아닙니까?"


"후우......."



나는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불만이 있다면? 뭐, 저번에 해외에 나갔다 온 건 내가 직접 엮인 일이기도 했고, 정부가 날 특사로 파견했기 때문이다."


"아니...... 어........"


"정부가 이념을 배신하든 제 발에 제가 걸려 넘어지든, 국민들이 심판할 일이다. 내가 민주주의를 외치며 민주주의를 파괴한 레닌인 줄 아느냐?"


"아니....."


"그리고, 군도 마찬가지다. 군은 정치에 개입할 자격이 없어."



나는 남자를 노려보았다.



"널 보낸 그놈들이 누군지는 대충 짐작이 간다만, 똑똑히 전해라, 날 명분으로 권력 한 번 잡아보려고 했다가는 나한테 전부 모가지 날아갈 줄 알라고, 국가가 자살을 선택한다면 네놈들이 해야 할 일은 구국의 결단이 아니라 장송곡을 연주하는 거다. 다 들었으면 이만 꺼져."



모자를 눌러 쓴 녀석이 후다닥 도망쳤다.



"에휴, 귀찮군."



나는 한숨을 쉬었다.


이래저래 돈은 좀 모았는데 이제는 뭐하지?


카페? 편의점? 서점?



그러고 보니 아직은 스X벅스도 없는 시대인데(1970년대 창업) 내가 선점해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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