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8]아테네의 우리 장군님-04 - 대체역사 마이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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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4

[창작] [1888]아테네의 우리 장군님-04

Eddy

2024.04.30 22:21:23

조회 369 추천 14 댓글 10

[아테네의 우리 장군님 : 4화]

1905년, 내가 17살이 되던 해, 러시아 제국에서 ‘피의 일요일’ 사건이 일어났다.

쉽게 설명하자면 못살겠다, 갈아보자!를 민중들이 황제 앞에서 갈긴 건데, 황제가 거기에 법-규를 날린 사건이다.

정말 대다내요, 저 러시아라는 동네는 정말 한결같다라도 말할 수 있다.

뭐 어찌됐든, 나는 차근차근 에벨피돈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성적은 처음부터 충족 수준이었으니 그렇다 쳐도, 체력은 꾸준히 단련을 해야만 했기 때문에, 저 망할 놈의 우고스 자식과 함께

동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빡세게 운동을 했다. 정말…, 매일 10km 달리기 어쩌고에 가깝게 운동했으니 죽을 맛이긴 했다.

물론, 그것만 한 건 아니었다.

에벨피돈은 중요하지만, 또 다른 중요한 일이 있었으니.

프테로(Ftero), 나와 아버지가 아테네에 새로 세운 지퍼-청바지 가게.

우리는 ‘값싸고 튼튼한 노동자를 위한 바지’로 청바지를 마케팅했고, 이 전략은 상당히 잘 맞아떨어져 아테네의 공장 노동자들에게

청바지가 불티나게 팔리는 성과를 얻어냈다.

아버지 말씀대로라면, 이 정도면 곧 공장을 세워도 물량이 모자랄 정도라고 한다.

이대로라면, 내가 그토록 염원하던 철조망 사업도 그리 허황된 일만은 아닐 것이었다.

그리고 입학 시험 결과….

“안도니스 키오니다스, 합격…. 좋았어!”

드디어, 아테네로, 출세로 가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었다.

동시에, 저 세상으로 가는 특등석이 열린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안도니스, 정말로 축하한단다!”

“고마워요, 어머니. 이게 다 가족들 덕분이에요.”

그리고…,

“우고스 엘리티스…. 합격. 좋아쓰! 합격, 합격, 합격이다앗!”

“얼씨구. 네가 합격이야? 드디어 에벨피돈이 망하려고 하나보다.”

“응, 마음대로 말해~. 어차피 니가 뭐라하든 나는 합.격이야아아앗!”

나는 우고스의 그런 들뜬 모습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래, 맘껏 즐겨둬라….”

하지만 미래의, 그리스의 미래를 아는 나로서는 마냥 웃을 수는 없었다.

이 망할 친구 녀석이, 죽어서 돌아올 수도 있다는 그런 생각을 하니.

괜히 입안이 조금 씁쓸해졌다.

…

에벨피돈 육군사관학교의 첫 날은…, 실로 쌈박하다고 밖에 말할 수가 없었다.

“야, 이 신삥 새끼들아. 빨리 빨리 안 움직여?!”

“목소리가 작다! 그런 목소리로 어디 사관후보생이라 할 수 있겠나!”

“으악! 살려주세요!”

“12번 교육생, 당장 일어서!”

어음…, 그냥 여기까지만 말하는 걸로 하겠다.

요약하자면, 한국의 군대에서, 순화되지 않은 전통이라는 이름의 부조리와 약소국 특유의 열악한 훈련들의 다이나믹한 조합이었다.

한 차례 지옥을 경험한 우리는 막사에서 한숨을 내쉬며, 욕을 내뱉는 것 밖에 할 수가 없었다.

“씨발, 예상은 했지만 아주 가지가지하는구만.”

“뭐, 그래도 난 꽤 재밌었… 읍읍!”

“제발 좀 닥치고 있어줄래, 우고스?”

나는 놈의 입을 쥐어짜듯이 마구 틀어막았다. 이 자식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 때였다. 옆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녀석이 우리에게 관심이라도 생긴 듯 말을 걸어왔다.

“흐흐, 저 녀석. 고된 훈련에 정신이 돌아버렸나보지.”

“뭐? 아…, 뭐, 그런 모양이지.”

“난 야니스 코스말리스라고 해. 아테네에서 왔지. 솔직히, 이 빌어먹을 곳에 온 걸 아주 후회하는 중이야.”

나는 그말에, 피식 웃음이 새어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럴 거면 여기 왜 온 거냐?”

“뭐…, 출세나 한 번 해볼까 싶어서 왔지. 근데 출세하기 전에 흙탕물에서 뒤질 것 같단 말이지.”

그 때, 이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그리고 들어오는 사람들은….

“얘들이 신입들이야?”

“벌써부터 아주 그냥 정신이 빠졌구만? 선임이 왔는데 당장 안 일어서?”

“하하, 벌써부터 지치면 어떡하나? 삐약이들 신고식은 치러야지?”

아…, 하여튼 정신이 새하얘졌다.

…

화끈한 신고식 이후, 우리는 정신없는 매일매일을 보내야만 했다.

예상했던 것처럼, 온갖 제식, 사격 훈련들부터 시작해 물리, 수학, 그리스 문학, 역사 등 다양한 과목들을 달달 외워야 했다.

제일 고통스러웠던 건, 구시대적인 온갖 전술들을 머릿속에 쑤셔박아야만 했다는 것이다. 대체 언제적 전열보병이야?

진짜, 마음같아선 탱크로 그냥 싹 다 들이박고 싶었다. 그러면 학교 사람들도 탱크의 우월성을 깨닫게 되지 않을까?

아쉽게도 탱크는 없지만.

그런 내 옆에서, 새롭게 친해진 녀석, 야니스가 한탄했다. 이 자식은 무슨 하는 일이 한탄밖에 없어?

“하아, 솔직히 다 총으로 쏴버리고 싶어. 말했었나? 우리 집이 대장간 한다는 거.”

“대장간에서 총도 만드냐? 그런 소리는 처음 듣는데.”

“당연하지. 왜, 하나 빌려줘? 쏘고 싶은 사람 있으면 언제든 말해.”

“헛소리 하지 말고, 임마. 차라리 탱크를 가지고 들이박는게 훨씬 낫겠다.”

“탱크가 뭔데?”

“아차.”

이 세상에는 아직 탱크가 없다. 세상에, 이렇게 좋은 물건이 아직 없다뇨? 이거 내가 당장 만들어야겠는데?

“어? 그러고 보니까 야니스. 너네 집, 철판 쪽도 다룬다고 했지? 너도 만질 줄 알아?”

“나도 조금 만질 줄은 알지. 잘은 못해. 용접 정도만 할 줄 아는 정도?”

“충분해.”

이 망할 학교에 반란을 일으킬 시간이었다.

뒷감당, 그게 뭐죠? 일단 저질러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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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닉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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