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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문화예술 얘기 나와서 써보는 글

대붕이(180.224) 2024.05.17 02:07:49
조회 255 추천 3 댓글 6
														

흔히 "소설은 소설로만 봐라." "영화는 영화로만 보자." "예술을 현실 정치 문제로 연결시키지 마라." 라고 하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이런 발언이 언뜻 맞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포스트 모더니즘이 도래한 현대 사회에 이런 발언은 설 자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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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나 헤겔 등의 근대 철학자들은 예술과 현실의 구분을 엄격히 했다. 이 둘은 객관적 '미학'이 존재한다고 생각했고, 심지어 칸트는 순수 예술, 혹은 순수 미라는 뜻의 ‘에르곤’을 보호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화가가 창조한 그림, 혹은 조각가의 조각물등 예술품을 ‘에르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칸트가 생각하기에, 이러한 에르곤의 아름다움은 ‘파레르곤’에 의해 방해 받는다.(예술품을 창조한 화가의 인생, 혹은 화가가 사용한 붓, 그림이 표구된 액자, 조각품이 놓인 장소 등, 예술 외적인 것을 ‘파레르곤’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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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데리다(프랑스 후기 구조주의 철학자)가 보기에, 칸트가 에르곤을 수호하기 위해 파레르곤을 ‘부산물’로 여긴 것은 결국 에르곤과 파레르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말이다.



고흐의 인생 굴곡은 고흐의 그림을 감상하는 관객들에게 영향을 준다. 다빈치를 싸고 흐르는 미스터리한 담론들, 그의 천재성은 그의 노트를 감상하는 박물관의 아이들에게 영향을 준다.



너무나 아름다운 그림이 편의점에 파는 몇 천 원짜리 액자에 표구 되었다면, 다비드 상이 동네 화장실에 전시 되었다면, 그것을 보는 이의 마음은 박물관의 깔끔한 환경에서와 같은가?



실제로 현대 미술의 거장 뱅크시의 작품을 길거리에서 팔았더니 한 장만(그것도 만원 정도의 가격에) 팔렸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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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블록버스터를 아이맥스 카메라로 찍는 게 유행이 되어버린 듯한데, 문제는 아이맥스 상영관이 대도시를 제외하곤 별로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들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영화를 본 적이 손에 꼽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맥스 영화(에르곤)와 그것이 상영되는 시설(파레르곤)은 분명이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말이 아닌가?



데리다는 이로써 칸트와 헤겔도 사실은 에르곤과 파레르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근대의 로고스 중심주의가 이들의 눈을 멀게 했다는 것을 밝혀낸다.



따라서 예술과 현실을 분리시키려는 시도는 칸트와 헤겔이 저질렀던 실수의 재현일 뿐, 그 어떠한 가치도 지니지 못하는 허망한 움직임이다. 



  1.  예술은 현실을 초월하거나 외면할 수 없고, 정치는 인간의 가장 사소한 움직임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따라서 예술과 정치 담론은 때려야 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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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든 예술이 현실의 문제점을 말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런 점에서는 문화 연구의 이론을 빌어 말하고 싶다. 



감각적 즐거움에만 몰두한 예술들이 대중 매체를 사로잡았을 때, 그때는 언제나 인류의 위기였고, 세계적인 혼돈이 몰아쳤었다. 



나치즘은 TV를 선동의 1등 공신으로 삼아 퍼졌고 이 때문에 문화 연구라는 학파가 탄생했다. 벤야민은 현실과의 모든 관계를 끊고, 자신만의 아우라를 보존하려는 경향을 ‘예술신학’으로 불렀다. 



이런 것들이 예술이라면 결국 예술은 어떠한 사회적 의미도, 현실적 고민도 만들어 내지 못하는 유희거리로 전락할 수 밖에 없고, 그것을 유희가 아닌 ‘예술’

이라 불러야 할지부터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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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예술이 대중문화 속으로 깊이 들어온 지금의 시대에, 더 큰 자본을 가진 이가 더 큰 배급력을 지니고, 따라서 할리우드의 영화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예술-무기가 되어 세상으로 퍼져 나간다.



대체역사 소설 중에 이러한 현대 철학이 밝혀낸 것들을 다루거나, 문화예술의 힘으로 사회변혁을 일으키는 소설이 부족한 건 애석한 일이다. 



특히 현대 철학 쪽이 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현대 철학에서 밝혀낸 사실들과 여러 정치철학 이론들 살펴보면 대역에 적용하기 매우 좋다.(갠적으로 난 후기 마르크스주의, 비판 이론, 후기 구조주의 이론을 가져와서 써보고 싶다.)



무엇보다 현대 철학의 관점을 빌려 올 때, 현실 문제와 역사적 사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놀라울 만큼 달라진다. 이거 때문에 현대 철학 공부가 꽤 재밌다.



누가 이런거 좀 써줬으면 좋겠는데 없으면 내가 써야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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