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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그래도 우리는 대항한다 - 149

우라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8 14:10:32
조회 893 추천 16 댓글 13
														

(본인은 이미 은퇴했음에도 폭탄 돌리기에 실패해서)특사로 임명받아서 나온 애틀리는 논리정연하게 우리를 설득했다.



"본래 전쟁배상금은 민간 차원의 피해만을 배상하는 게 관례입니다. 베르사유 조약의 경우에도 그러했습니다. 물론 프랑스의 주장으로 군 피해에 대한 배상 요구가 들어가기는 했으나 영 안과 도스 안을 거치면서 결국 철회되지 않았습니까."


"명백히 개전의 명분이 된 2척의 순시선 침몰은 영국의 책임이며, 이 과정에서 사망한 노르웨이 해안경비대원에 대한 배상 책임은 지겠습니다. 또한 파괴된 노르웨이 공공시설에 대한 책임 역시 지겠습니다. 그러나 그 이상의 배상은 드리기도 어렵거니와 기존 관례에도 어긋납니다."


말이야 다 맞는말이다.


그리고 한국을 상대할 때는 명분만큼, 다시 말해 구구절절 맞는말을 하는 것만큼 효율적인 대응법도 많지 않다.



한국의 외교전술 자체가 명분을 중시하는 스타일이고, 국민성도 그러니까.



물론 노르웨이 측은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지만.


그도 그럴 게, 우리가 끊어준 영수증이 한두 푼이 아니거든.



석유 캐서 그걸로 갚겠다고 할 수도 있지만, 전쟁 끝나고 조사한 결과 석유를 캐려면 최소 몇 년 걸린다고 보고가 올라왔다나.


내가 하루 동안 쏴댄 미사일이 한국군이 그간 만들어서 비축해둔 미사일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는 말에 나도 흠칫했으니 뭐.


"무엇보다 연합왕국에는 그럴 재원이 없습니다. 현재로써는 말입니다."


석유지대 상실은 기정사실화한 눈치구만, 뭐, 당연한 건가.



"우선 골치아픈 건 나중에 한 번에 처리하고, 전쟁 전 도발에 관한 배상 문제부터 논의해 보죠, 



"침몰한 경비정에 대한 배상은......"


"해당 경비정들은 둘 다 1000톤 미만이고, 무장은 57mm 포 1문씩이었습니다."


"간단히 처리하지요, 영국 정부가 비슷한 등급의 선박을 준비하면 57mm 포는 한국에 재고가 있으니 그걸 영국이 사서 노르웨이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하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2척의 경비정을 노르웨이 해안경비대에 넘기는 걸로 선박에 대한 배상을 끝낸다는 것.


어차피 영국 해군에 배가 없을 리도 없거니와 당장 부족한 현금 지출은 57mm 포 2문 사는 걸로 끝난다.


사실 영국 해군이 가진 포를 달아줘도 되긴 하겠지만 여기서는 노르웨이가 다소 꼬장을 부렸다.


대대적으로 배상 뜯어내고 싶은데 쉽지 않으니 마음에 안 든다 이거겠지.



우리야 푼돈이나마 돈 벌 수 있으니 나쁠 거 없지만.



"우리 군이 가진 57mm 포라는 게."


"2차대전 때 일본군이 시험하다가 양산 못 하고 노획된 시제형 57mm 속사포 2문이 있습니다. 기존 57mm 구경 무기들은 죄다 퇴역해서 해외공여 처분되었기에...."


"딱 숫자가 맞네, 희한하게."



근데 시제형이면 탄약도 없는 거 아냐 싶지만 그건 노르웨이군이 알아서 할 일이고. 영국도 탄약까지 사주진 않을 거 아닌가.


"기존 무기체계와 호환도 안 되는 놈인지라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치장물자 창고에 박혀 있었고, 이번에도 보급선에 안 좋다고 공여 대상에서 제외된 극소수의 구형무기 중 하나입니다."


"다른 게 또 있나?"


"시제형 105mm 대전차포가 있습니다."


"으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거기에 재고물자 짬처리까지 좋네, 노르웨이군이 탄약을 어디서 구할지는 모르겠지만.


몇 년 내로 예산 들여서 철거하고 다른 거 달면 그건 그것대로 웃기겠는데.



결국 일부분에 대해서는 합의했으나 완벽한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고, 다음 날을 기약하면서 오늘의 회담이 끝났다.



#



"회담 내 많은 부분에서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대변인이 기자들 앞에서 떠드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는 곳에서, 나는 내 손목을 잡아당기는 힘을 느꼈다.



"얘기 좀 하죠."


"뭐, 저도 할 이야기 좀 있었으니 기꺼이.... 근데 지금 어디로 가는 겁니까?"


"제 방이요."


"...... 예?"


"다들 노닥대느라 숙소 주위에는 사람 없어요."



하긴 그렇겠네.



한참 걸어간 뒤, 방문을 꽝 하고 닫아버리고 나서도..... 대화를 시작하진 못했다.


양쪽 다 서로의 얼굴만 쳐다봤으니까.



마침내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 애들 신경써줘서 고맙군요."


"아."


"재능을 썩히고 있는 게 안타까워서 도와준 것 뿐이니, 좋은 후원자를 만나 성공하면 그걸로 된 거지요. 그게 아니더라도 앞으로 먹고살 걱정은 안 해도 될 거고요."


진심으로 한 말이었다.


살짝 멍한 얼굴로 날 보던 마거릿은 한숨을 쉬었다.


"하, 그래, 그런 인간이었죠."


뭔 인간.


"아주 그냥 저만 바보 됐..... 넘기죠, 제가 멍청해진 기분이니까."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뭔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마는, 그게 전부인가?"


"아뇨. 확인을 받아둘 게 있어서 말이죠."


"...... 말해봐."


"3차 세계대전이라고 했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영국이 스칸다나비아에 승리하면 영국에 맞서기 위해 스칸다나비아에서 소비에트 연방의 영향력이 확장, 북방 항로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을 마주한 미합중국이 소비에트 연방과 군사적 대치."


"다르게 말하자면 당신이 또 다른 승리의 월계관을 쓴 이상 소비에트 연방이 필요 이상으로 영향력을 확장'당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3차대전의 위기는 종식된 거죠."


"그렇지."



나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을지를 짐작했다.



"영국을 재기불능으로 만들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으니 걱정 마."


"....... 사실 그 정도가 아니라서 그렇죠."


"뭐?"


"곳곳에서 파열음이 생기고 있어요."



영국병.



이 문제를 거슬러올라가 보려면 2차대전 직후로 가 봐야 한다.


원 역사에서 영국은 겉보기로는 대변혁을 이뤄낸 듯 싶었다.


식민지를 줄이고 군비를 축소하는 정책이 대성과를 거두어서 1950년 세계 수출품 시장의 25%가 영국산 공산품일 정도로 그 위상을 회복했다.


그러나 1950년대의 복구기간이 끝나고 60년대에 프랑스, 서독, 일본, 이탈리아 등이 재건에 성공하자 영국의 아성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1960년대 내내 영국의 경제는 멀쩡해보였다.


내부에서 썩어들어가고 있었을 뿐.



196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 통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영국 근로자들의 생산성은 미국보다 50% 낮고, 서독보다 25% 낮았다.


세계 9위의 GDP를 회복했던 영국은 1971년 15위, 5년 뒤에는 18위로 죽죽 밀려났다. 



이 문제를 거슬러올라가면 애틀리 정권의 보이지 않는 실책을 볼 수 있다.


애틀리 정권은 쑥대밭이 된 영국을 살리기 위한 2대 정책을 폈다.



1. 미국 바짓가랑이 잡고 늘어지기.


2. 국유화.



윈스턴 처칠이 애틀리랑 같이 화장실에 들어갔을 때 최대한 먼 칸의 소변기를 쓰자 애틀리가 서운해서 '우리가 아무리 당이 다르다지만 제가 그 정도로 싫으십니까?'라고 하자, 처칠이 '아, 난 당신 좋아하지만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으니 이해하시오, 당신네 노동당원들은 큰 것만 보면 죄다 국유화하려고 해서 말이지.'라고 답했다는 이야기가 있잖은가.


물론 처칠의 자뻑에 웃고 넘어가는(진짜 큰지는 본 적이 없고 보고 싶지도 않아서 모른다)경우가 많지만, 이 농담에서 한 가지는 애틀리의 정책을 정확히 짚고 있다.



- 당신네 노동당원들은 큰 것만 보면 국유화하려고 하잖소.



실제로 그랬다.


물론 애틀리가 자기 물건에 자격지심을 가져서 그런 건 아니고, 여러 가지 복잡한 원인이 있다.



우선 경재재건의 긴급함과 노동당의 당론인 노동자의 복지증진, 사회적/경제적 민주주의 실현 등의 이념적인 이유 등 이래저래 섞여 있었다.


사실 애틀리만 그런 것도 아니고 프랑스 4공화국도 애틀리랑 똑같은 정책을 했다, 물론 여기서는 나치 부역 혐의로 국유화된 것도 포함되어 있기는 한데.


아무튼 애틀리는 명확한 성과를 냈었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었어도 이런 국유화 정책은 계속되었다.


영국 유수의 대기업들도 줄줄이 경영난에 빠졌다가 영국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서 살려냈다. 당장 1971년 롤스로이스가 파산했을 때 영국 보수당 내각이 롤스로이스를 국유화해서 살려낸 뒤 다시 민영화한 전례도 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이 국유화와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회생이 반복되자 기업들이 무사안일주의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성공하면 좋고 망할 거 같으면 대마불사, 무조건 정부가 살려줄 테니 뭐 어때?라는 마음이 자리잡은 것.



그 결과 경직된 시장은 점점 몰락해갔고, 경영실적이 떨어지면 그냥 노동자들을 해고해버리는 걸 '경영합리화'라고 이름붙이고 숨만 쉬면서 사는 그런 생활이 지속된 것.


이는 노조가 들고일어나게 만들었고, 결국 영국은 실적하락-해고-파업-실적하락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완성했다.



그래도 워낙 덩치가 컸으니, 1970년까지도 영국은 괜찮아 보였다.


그러나 이미 영국은 쇠퇴하고 있었고, 취업을 안 하고 일하다가 그만두는 식으로 실업수당만 받아먹고 복지에 무임승차하며 살아가는 세대까지도 나오고 있었다.



즉 사방팔방에서 돈이 겨울철 동파된 수도관마냥 줄줄 새고 있었다. 마치 10년 뒤에 있을 일본 거품경제의 예고편처럼.


다만 당시 일본 거품경제는 당장 부유해보이기는 했던 일본이 있었기에 거품 붕괴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영국은 뭐 급격한 경제성장 같은 것도 아니고 이미 쇠락해 가고 있는 상황에서 거품이 꺼진 것도 아니고 땅이 싱크홀마냥 꺼졌다.


거기에 오일쇼크가 동시에 터지면서.



영연방 경제 블록 해체와 IMF 구제금융까지 이어지는 영국의 붕괴, 그리고 마거릿 대처의 등장 이후에야 간신히 이 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었다.



뭐 원 역사에서는 그랬는데.



지금은 더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는 모양이었다.



첫째, 영국 정부의 재정문제가 원 역사보다 한참 악화되었다.


덕분에 국유화를 하자 정부 재정에 대한 부담이 극도로 가중된 상태.



게다가 오일 쇼크까지 몰아닥치자 단숨에 찬물이 끼얹어진 영국 정부는 수습을 시도했다.


당장 애틀리도 내각이 붕괴하기 전까지 이리저리 뛰면서 세금이 줄줄 새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경악하여 땜질을 시도했다. 시도하기 전에 내각이 무너졌을 뿐.



그리고 이든 총리는 애틀리의 총정리본을 기반으로 세금이 새나가는 곳을 땜질하려 했다.



"문제는 세금을 새는 것을 막는 게 원칙적으로는 맞긴 한데, 이를 복지혜택의 축소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생겨났다는 거에요."


게다가 그들만이 아니다.



직장을 이리저리 옮겨다니면서 실업수당만 받고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이전에 했는데, 돈이 줄줄 새게 되면 당연히 그 새는 돈을 받아먹고 사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그 새는 돈을 받아먹고 사는 게 소소한 부정수급이면 모를까 오일쇼크와 겹쳐지면서 유일한 생명줄이라면?



당장 남미나 아프리카의 석유 파이프에서 석유 빼서 먹고사는 이들이 경비대에게 총맞아 죽어가면서도 석유 훔쳐서 팔아먹고 사는 이유가 뭐인가.


그거라도 안 하면 굶어죽을 판이라서 아닌가.



마찬가지로 실업자가 폭증하고 물가가 급상승하는데 경제는 추락하는, 잔혹한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진 영국에서는 정부 지원이 생명줄인 이들도 많이 있었다.



애틀리가 영국의 복지정책을 잘 설계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복지정책은 근본적으로 영국의 빈부격차 상황을 인정하고 그 사회 계층에 하류층들이 대강 '이 정도면 됐지'하고 만족하게 만드는 데 중점이 갖춰져 있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자면 그 복지정책이 아니면 불만을 터트릴 사람들은 언제든지 있다는 것.



즉 보수당 내각이 줄줄 새어나가는 세금을 땜질하려 했던 시도는 그 세금으로 하루하루 버텨나가던 이들에게 크나큰 충격이 될 터였다.


굶어죽으란 소리니까.



예를 들어 취직도 안 되고 부양가족은 많아서 간신히 정부 지원으로 근근이 버티던 가족에게 정부가 '이거 손질하다 보니까 원래 이거 주면 안 되는 돈을 주고 있었녜? 국민 혈세가 줄줄 새고 있었구나! 뱉어내란 소리는 안 하겠지만 앞으로는 안 준다'라고 하면 뭔 반응이 돌아올까?


아 내가 그동안 제도를 악용해서 부정수급을 하고 있었구나 흑흑 내가 잘못했어요 라고 할까.



아니면 '그걸 뺏어가면 우리더러 어쩌라고 이 개새끼들아!'라고 외칠까. 



"실제로 이든 총리가 개전 압박을 가장 심하게 받은 이유 중 하나였어요."



석유만 있으면 다 해결된다. 지금 모든 문제는 원자재값의 수직상승으로 인해 국제시장 결제망이 총체적 혼란이라 그런 거다.


그러니 석유를 확보한다.



어? 코앞에 유전이 있다고?


근데 노르웨이 놈들이 먼저 깃발 꽃았다고?



이러니 개전 압력이 적을 수가 있나.


뭐 양심이고 나발이고 굶어죽는 거 아니냐는 공포 앞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우니.



그래서 터진 게 영국-스칸다나비아 전쟁이었다.


다른 말로는 1일 전쟁.



정확히 24시간 만에 영국군 절반 이상이 무너지면서 종전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애틀리 전 총리는 노동당원이었을지언정 공산주의와는 친하지 않았죠."


물론 소련에게 전투기 엔진을 넘겨준다거나 하기는 했지만, 한국 전쟁 때 한국 그거 버리죠?라고 트루먼에게 제안하긴 했지만, 그는 평생 동안 공산주의 세력과는 뜻을 같이하지 않은 걸 넘어서 적대했다.



"근데 이대로 가다가는 진짜 공산주의자들이 혁명을 일으키게 생겼으니 말이에요. 이러다가 러시아 황실 꼴 나겠네요."


"..........."



나는 관자놀이를 꾸욱 눌렀다.


영국이 시뻘개지면?



뭐가 되긴 뭐가 돼, 미국의 유럽 대륙에서의 완전하고 영구적인 축출, 그리고 소련의 냉전에서의 완승이지. 


그러면 보자.



미국이 순순히 냉전에서 물러나줄까? 소련이야 자국이 공중분해되는 상황이었으니 조용했지.


미국이 시뻘개지는 거라면 나도 신경껐을 거다. 



근데 영국이 시뻘개져서 본토는 멀쩡한데 나머지가 다 시뻘개진다......



'나라도 크고 아름다운 시뻘건 버튼이 마렵겠는데.'



굳이 소련에 비유하자면 한창 냉전하는데 폴란드, 헝가리,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발트 3국이 일제히 독립을 선언하고 나토에 가입하는 수준의 충격 아닐까.


최소가 재래식 군사력을 동원한 전쟁이고 최악은 핵전쟁이다.



"명시적으로 뭘 해달라는 건 아니에요, 다만, 당신이 평화를 원한다면 우리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건 알아달라는 거죠. 이미 국민들이 좌절하기 시작했고, 알콜중독 문제에 마약 문제까지 퍼져서. 그나마 주세와 담배세가 많이 걷히기는 하는 게 그나마 긍정적인 점일까요."


자포자기한 이들이 술, 담배, 마약 같은 중독성 물질에 손을 대는 건 흔한 전개다.



정말로 모든 희망을 잃어버렸기에.


약물을 사용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어서.



당장 미국에서도 경제위기가 터지면 마약중독자가 양산된다고들 하잖나, 마약을 많이 접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자포자기할 때 마약을 찾을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는...


잠깐.



"마약?"


"예?"


"마약이 영국에 그렇게 흔했나?"


"드물지는 않죠. 병원 진통제만 빼돌려도 그게 오남용하면 마약인데요."


그런가.


"근데 요즘은 특히 심각해요, 여자가 길거리에서 벌거벗고 제 애완견을 물어죽이고 행인에게 덤벼들다가 사살당한다거나, 온몸이 썩어가던 노숙자가 사람 얼굴을 물어뜯다가 무장경관이 발포해 사살당한다거나."


"좀비야?"


"예? 그게 뭐죠?"



사실 부두교에서 좀비라는 개념이 시작되기는 했지만 그건 사람 씹어먹는 뭔가가 아니라 염전노예 비슷한 거다.


흔히 말하는 우어어어어어거리면서 사람 물어서 감염시키는 좀비는 1968년에 나오는 조지 로메로 감독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이며 심지어 당시에는 좀비라는 단어를 쓰지도 않고 구울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 모티브를 제공했다고 알려진 리처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도 당장 1954년에 원작 소설이 발표되었고 1964년에야 영화가 나왔다. 심지어 그건 흡혈귀물이라서 좀비라는 단어는 나오지도 않는다.



그게 무슨 뜻이냐면 좀비물이라는 개념은 아직 구체화되지도 않았다는 것.


즉 좀비라는 개념이 없는 세계에 진짜 좀비 비슷한 것들이 튀어나왔단 건데. 



짚이는 구석이 없는 것도 아니니.



"일단 제가 공인으로써 전할 말은 다 끝났어요."


"공인으로써는?"



그러자 탁자 위에 유리병 몇 개가 나타났다.



"이젠 주거침입에 짐덩이도 떠맡기고 간 친.구.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시간이죠."


라벨을 본 나는 헛웃음을 지었다.


"하나 묻겠는데 니가 나보다 셀 거 같아?"


"해봐야 알겠죠, 이 노괴 양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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