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후반 마두라이 나야캬의 궁정에서 편찬된 크리슈나데바라야의 치세를 다루는 텔루구 역사서 라야바카카무(Rāyavācakamu)에서 델리의 무슬림 통치자는 비자야나가르와 오디샤의 가자파티 힌두 통치자들과 같은 반열에 선 인도 아대륙의 옛 정통 왕국의 다르마 제왕 중 하나로 다뤄진다. 필립 왜거너(Phillip B. Wagoner)에 따르면 이는 16세기에 살던 사람들의 정치적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다. 다르마를 추구함에 있어, 종교의 차이는 아무 의미도 없던 것이다.

이러한 주장에 있어, 왜거너는 비자야나가르 왕국의 건국을 다루는 힌두 전통 서사를 남인도의 많은 왕국들을 파괴한 델리 술탄을 통해 비자야나가르 왕들의 통치를 정당화한 것으로 해석한다. 건국자인 하리하라와 부카 형제는 델리 술탄에 의해 그 땅을 다스리라는 명을 받고 카르나타카로 돌아갔으므로, 왜거너가 주장하는 이 이야기의 진짜 의미는 델리 술탄국의 후계국으로서 비자야나가르에 정통성을 부여한 것이다. 그 이야기의 힌두 버전에 힌두 현자 비다야란야가 호이살라 왕에 대항해 새로운 왕국을 세우려는 투쟁을 도왔다는 언급은 있으나, 하리하라와 부카 형제의 이슬람 개종과 배교에 대한 언급은 전무하다. 그리고 이에 따라 왜거너는 그 이야기가 종교와는 무관하며 정치에 국한된 것이라 명시한다.

왜거너가 그 이야기를 현대 공동체의 패러다임과 무관한 16세기 서사로서 읽으며 이러한 결론을 도출한 것은 그의 비판이 현대 역사가들에게 중대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A CONCISE HISTORY OF SOUTH INDIA, 카라시마 노보루,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