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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그래도 우리는 대항한다 - 167

우라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27 15:29:59
조회 807 추천 20 댓글 15
														

"일 났군."


급하게 아디스아바바로 날아온 나는 황제와 바로 대면할 수 있었다.



"에티오피아군이 먼저 발포한 겁니까?"

"먼저 발포한 건 나토네, 그런데 놈들이 경고사격에 우리가 실탄 사격으로 대응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거 좀 익숙한데.


[원 역사의 통킹만 사건과 비슷하군]


아.



"피해는 어떻게 됩니까?"  


"나토 놈들의 라파예트급 전함이 침몰했네. 우리도 강구트급 하나를 잃었고."



나는 혀를 찼다.


"차라리 일방적인 피해만 입었더라면 미국의 침략 행위에 대해 여론전이라도 할 수 있을 텐데요."

"어쩌겠는가?"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나는 내 수장을 떼어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미국인들에게 전하십시오, 제가 바로 네메시스, 아프리카의 유령이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제가 단순한 전투기 에이스로 놀고 있기를 바란다면 아가리 닥치라고. 미국인들이 참전을 결의한다면 그들이 대서양을 건너기도 전에 로지디아는 멸망할 것이라고."



#



미국, 백악관 안보보장회의.



"블러핑입니다."

"각하, 사실일 경우 리스크를 걷잡을 수가 없습니다."



노르웨이에 들이박은 이든에 이어 두 번째 나토의 머저리가 되고 싶은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게다가 명분도 부족했다.



"실질적으로 미국 소속이었다고 해도 라파예트함은 명목상 프랑스 해군 소속이었습니다. 만약 프랑스가 합의해버린다고 하면 합중국이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프랑스 정부는......."


그 자존심 드높은 놈들이 쫄았다.


미국의 도발을 비난하면서 그가 언론에 등장하고, 자신이 에티오피아에서 활약 중이던 '네메시스'이며 자신이 에티오피아 총사령관에 취임하는 거 보고 싶지 않으면 당장 로디지아에 대한 지원과 노골적인 개입 시도를 중단하라고 선언하자, 알제가 어마 뜨거라를 외치면서 '우리 협상하죠? 협상하는 거 맞지? 아니 시발 지금 전쟁나면 우리도 끌려들어가는 거 아냐?'라면서 비명과 절규를 내뱉고 있었다.


거기에 다른 NATO 국가들도 마찬가지였다.



영국 정부는 아예 '그 양반이랑 싸우는 거면 우리는 단 한 명의 장병도 내주지 못한다'고 즉답했고, 그 외의 주요 NATO 국가들도 슬금슬금 퇴로를 확인했다.


스테니스 대통령은 굉장히 심기가 불편했다.



원 역사에서 그는 쿠바 미사일 위기를 겪었으면서도 핵확산 방지 조약을 반대했고, 린든 존슨이 베트남에서 너무 온건하다면서 북베트남과 캄보디아를 폭탄으로 뒤덮어버리라고 상원에서 당당히 외쳐댔다.


보다못한 조지 맥거번 상원의원에게 '그렇게 저 정글에서 우리 장병들 죽이는 게 행복하면 직접 입대해서 총 들고 캄보디아에서 총질해라!'라고 일갈을 듣기도 했다.



괜히 최초의 네오콘 소리를 듣는 게 아니었다. 실제로 네오콘의 아버지 헨리 M.잭슨 상원의원과도 친밀했고 많은 분야에서 의견이 일치했다.



"겁쟁이(Chicken) 놈들."


영국을 비롯한 NATO 국가들이 들었으면 황당해했을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그렇게 영혼까지 털려놓고 싸우자고 하는 새끼들이 닭대가리(Chicken)이겠는가 아니면 '아 시발 이건 건들면 뒤지는구나'를 학습한 이들이 닭대가리인가.


그러나.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의 사명이 있지 않은가."



미국적인 가치가 인류 문명의 이상향이다.


그러니 이를 전 세계에 퍼트려야 하며, 이 과정에서 무력 사용도 불사해야 한다.



미국에 반대하는 모든 국가들은 불량국가이니 군사력을 사용해도 된다.


아니, 사용해야만 한다.



이는 현실주의적 외교관을 가지고 있는 키신저와는 다소 맞지 않았지만.


애초에 키신저는 자기 자신의 외교관마저도 일관적이지 못한 양반이었다.



물론 키신저가 타국에 벌여놓은 온갖 만행 덕분에 해외에서는 키신저도 네오콘과 같은 부류라고 여겨지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둘의 노선은 완전히 다르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 공산권이 압도적으로 서구 사회를 찍어누르고 있는 상황에서는 둘의 노선은 일치했다.



어떻게든 하나의 국가라도 더 미국의 세력권에 남겨야 한다.


수단과 방법은 제한되지 않는다.



그리고 냉정히 말해서 키신저가 에티오피아가 공산권과 친하다면서 찍어버린 것과 다른 이유로 네오콘은 하일레 셀레시에를 싫어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는 빈말로도 민주주의적인 인물은 아니었으니까.



그렇기에 네오콘은 에티오피아의 정권 붕괴를 바랐고, 키신저 역시 그러했다.



공산권은 미국적 가치를 따르지 않는다.


그리고 현재 공산권은 원 역사와 다르게 강력하게 결속되어 있으니, 이걸 떼어내서 미국 편으로 돌려놓고 자유민주주의를 이식한다는 계획은 둘 모두가 합의할 만한 계획안이었다.



"에티오피아가 승리하게 놔두면 아프리카는 더 이상 걷잡을 수 없어지네, 공산주의와 전제군주정이 그들을 뒤덮어 지배하겠지."


"아프리카를 잃으면 미합중국의 세계전략에 심각한 타격이 가해집니다."


"하지만."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이길 현실적인 방안이 있나?



"전 세계의 무수한 장성들에 의해 프라이마크의 군사활용 패턴은 분석되었습니다."


모든 장성이 그렇듯, 한국의 총통도 병력 활용에는 패턴이 있었다.



알아도 못 막는다는 게 유일한 차이점일 뿐.



"그리고 현재 에티오피아에서는 해당 패턴이 전혀 관측되지 않고 있습니다. 즉."


"지상 전투에는 관여하고 있지 않다는 건 사실이라는 거군."


"애초에 그가 위협한 것도 자신이 직접 나서서 전쟁을 지휘하겠다는 부분이었으니, 지금까지는 손을 대고 있지 않았다는 게 사실일 겁니다."


"전술핵무기를 소지한 소규모의 분견대를 항공편으로 급파합시다, 적어도 메시지는 전달되겠죠, 지금 저희는 판돈에 올릴 패도 없는 상태입니다."



키신저는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키신저는 처음부터 핵무기면 다 된다면서 벌이는 군축을 반대해온 입장이었다. 당시에는 그가 일개 교수였을 뿐.


그리고 한 번 날려먹은 걸 회복하는 건 유지하는 것보다 돈이 몇 배로 들었다.



#



"피가 섞이지 않았으나 내가 감히 형제라 부르는 이들이여."


나는 에티오피아군을 사열하고 외쳤다.


"형제들이여!"


"예!"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가슴을 펴고 고개를 들라! 내가 이곳에 있으니!"


"그동안 우리는 싸웠다, 공허 속을 전진하면서, 의지를 우리들의 기둥 삼아 달려나갔다. 저 별들은 우리의 길을 알려주었고, 온 세상이 우리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짖었다. 그리하여 승리가 눈앞에 찾아왔다."


"이제, 또 다른 적수들이 오고 있다. 대양 너머의 대륙에 살고 있는 오만방자한 돼지들이다."


"그러니 나는 이렇게 말하겠다. 일어나라! 대지에 저주받은 자들아, 그대들이 바란다면, 기꺼이 내 기적을 빚어내어 주겠노라! 저 신대륙의 하찮은 인간들을 그대들의 힘으로 압도하라! 우리가 놈들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해서 짓밟아도 좋을 존재가 아니라는 걸 그들의 가슴에 깊고 선명하게 새겨줘라!"


"내가 그대들을 보호하겠다, 내가 직접 나서서 그들에 맞서겠다. 그들의 혈관을 따라 우리가 주는 공포가 전신에 퍼지게 하자, 그들의 절규가 세상을 깨우고 마침내 우리의 시대를 열어내리라, 어떤 강력한 군단이라 해도 우리의 영광스러운 손아귀 안에서 한없이 사라질 것이다. 놈들에게 공포를 가르쳐주자, 그리하여 저들이 무릎 꿇을 때까지. 자비는 없을 것이다, 그들의 마음이 무너지고 그들의 허망한 갈망이 사그러들 때까지, 그러고 나서야 우리는 기꺼이 그들을 품에 안아줄 수 있으리라."



"이제 그들에게 전하라! 내가 직접 나선다고!"



#



"아니 시발 진짜요? 진심? 지금 전쟁을 하자고?"


"아프리카 흑인들이 무슨 세상에서 살고 싶어하든 그게 뭐가 중요합니까? 우리 장병들의 목숨을 갈아넣으면서까지 그럴 가치가 있습니까?"


"애초에 프랑스부터가 타협하자고 하잖습니까! 프랑스 선박이 침몰한 사건 가지고 왜 우리가 전쟁에 말려들어야 합니까?"



나토의 결속력은 이전부터 형편없이 약화되어 있었다.


각종 트롤링 속에서 벌어진 일이었지만, 이는 이번 사건을 통해 궁극적으로 터져나왔다.



"우리는 이든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오, 네 번째 갈리폴리를 하라고? 저번에 절반 날려먹었으니 이번에 마저 절반 날려버리라고 하는 거요?"


참고로 두 번째 갈리폴리는 2차대전기 처칠의 삽질이고, 3번째 갈리폴리는 이든의 노르웨이 침공이었다.



나토의 가맹국들은 압도적인 반발을 보였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아프리카에 단 한 명의 병사도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했고, 그나마 파병할까 하는 국가들은 대신 막대한 양의 돈을 요구했다.


보통은 문자 그대로 땡전 한 푼이 없어서 미국 용병 노릇 좀 해주고 입에 풀칠이라도 하겠다는 심보.



대부분의 국가들은 국채 탕감이나 현찰 지원을 파병의 전제조건으로 깔았다.



뭐 돈을 쳐바르는 거야 미국 전매특허니 그것까지는 그렇다치자.



그러나 물 들어온 김에 노를 저어대기 시작한 소련이 문제였다.



"우리 OPEC은 불의한 침략전쟁을 벌이는 국가들을 상대로 한 범국가적 금수조치를 시행할 것이다."



적당한 강대국들이라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른다.


어차피 아랍과 이란은 금수조치를 못하고, 남미 국가들도 입장이 곤란해지니까.



그런데 지난 천문학적인 유가 상승으로 인해 문자 그대로 숨통이 끊어질 뻔한 친미 소국들은 발칵 뒤집혔다.



"당연히 미국 정부가 책임지고 석유 주시겠죠?"


"석유 준다고 이야기 좀 해 주십시오, 네? 유가 안 오른다고요."



불에 데여본 짐승들은 그 뜨거움을 오래도록 기억한다.


석유 무기화가 현실화되자 바짝 쫄아버린 소국들은 슬금슬금 아프리카 문제에 관련되기 싫다는 쪽으로 작전상 후퇴했고, 미국은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면서 거품을 보글보글 뿜어냈다.



그리고.


로디지아군의 참패는 화룡점정이었다.



"그간 우리 미합중국은 로디지아에 막대한 물자지원을 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주력전차 250대, 셔먼 266대, 경전차 300대. 야포 1300문, 트럭 4만 2천 대, 박격포 1만 2천 문, 보병화기 200만 정, 무전기 5만 대, 탄약 수십만 톤, 각종 선박 940척, 항공기 900대(헬기 450기, 수송기 100여기 포함) 등이다. 



그런데 그게 죄다 깨져나갔다.



"아주 구체적으로 보고드리자면 455대의 항공기를 단 한 명에게 잃었습니다."



그 절반 이상 헬기이기는 하지만.


로디지아군은 전황을 타개하기 위해 헬리본 작전을 자주 펼쳤고, 네메시스는 그 헬리본 작전을 노려서 매섭게 파고들어서 호위째로 씹어먹고는 살육의 축제를 즐기고는 했다.



"그리고 각종 수송차량 925대, 열차 76대, 대형 전투함 2척을 포함한 각종 선박 81척, 야포 150문, 대공포대 100개, 전차는 셔먼 207대와 경전차 153대, 주력전차 164대로 도합 524대 격파. 단 한 놈이 한 짓입니다."


"도대체 뭘 어떻게 했기에 3개월 사이에...."


"대통령 각하, 저 자는 5분만에 영국군 전차 250대를 격파한 인간입니다. 그 자를 상식으로 판단하지 마십시오."


물론 그때는 혼자 한 건 아니었지만.



"전차들이 몰살당한 건 단 하루만에 400대의 전차가 격파당한 셔 강 전투가 클 겁니다."



2개 기갑사단을 동원해 반격을 개시하려다가 지속적인 공습으로 인해 통신체계와 진격로가 파괴당하면서 2개 기갑사단이 좁아터진 한 줄기의 길로 진격해야 하는 정신나간 상황이 벌어졌다. 문자 그대로 꽉꽉 막힌 교통정체였다.



그리고 그 대가리 위로 TNT 40톤급 위력을 지닌 열압력폭탄이 떨어졌고, 반경 700m 내의 모든 것이 파괴되었다.


그 짓을 몇 번 더 하자 2개 기갑사단은 전멸당했고, 생존한 전차들은 그야말로 오리사냥을 당했다.



이 묘기를 단 한 대의 전투기가 해냈다.



도합 500대에 달하던 로디지아군 2개 기갑사단의 전차 80%가 단 한 대의 전투기에게 파괴된 것이다.


처음부터 늪지대로 유인해서 2개 기갑사단의 발을 묶은 것도, 정작 전차들은 받았으면서도 훈련과 이를 지원할 공병장비들이 부실해서 교통정체가 일어난 것도.


그리고 대레이더 미사일로 통신망을 파괴해서 우회로를 제대로 찾아 행동하지도 못하게 하고. 고출력 레이더를 응용한 대규모 재밍으로 혹시 살아남은 통신망도 마비시켜버리고.



적들이 가장 꽉꽉 몰려 있을 때를 노려서 강력한 한 방을 연신 꽃아내린 것.



어느 3종족이 전투를 벌이는 우주 게임에서 물량 러쉬 가는데 마엘스트롬 날아오더니 그 위로 천지스톰 쳐맞는 그런 기분은 안 당해보면 모른다.


아무튼 그렇게 2개 기갑사단이 퇴로도 진출로도 막혀서 꼼짝 못 하는 상황에서 한 발에 한 개 대대씩 지워버리는 열압력폭탄이나 집속탄 세례를 쳐맞고 몰살. 그나마 살아남은 수십 대는 어찌어찌 늪지대를 돌파했거나 아니면 애초에 운 좋게 갇히지 않아서 하늘에서 쏟아져내리는 죽음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이들뿐이었다.


그러느라 무장을 거의 10여 번이나 재장전하고 오기는 했지만, 아무튼 간에 단 한 대의 항공기가 공세 병력 전체를 씹어먹어버렸다.



덕분에 로디지아군에서는 아예 한국군이 핵을 썼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었고, 사기는 밑바닥으로 쳐박힌 상태, 그나마 방사선이 검출되지 않았기에 열압력탄이라는 게 증명되기는 했지만, 이미 떨어진 사기가 그런 걸로 되돌아오지는 않았다.



"세계 4위의 군사력을 갖추게 해 줬는데, 단 한 명이 그걸 모조리 쓸어버렸습니다."



모조리라는 말은 어폐가 있다.


나머지 200여 대의 전차와 400여 기의 항공기도 에티오피아군과의 전투에서 거의 다 날려먹는 등 기갑전력과 항공전력을 거의 상실했고 군의 사기는 바닥을 치고 있었으며 기껏 마련해 준 선박들은 탄자니아에서 거의 쫓겨나면서 항구가 없어져 운용이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높았지만.



아무튼 아직은 전쟁을 계속할 수는 있다.


아주 천천히 멸망하게 될 뿐.



이미 개전 초기의 숙련병 대부분을 손실한 상황에서, 인구 95%에 달하는 흑인들이 들고 일어나면 백인 정권은 유지될 가망이 없다.



아마 전 세계가 알겠지.


미국이 핵무기를 쓰지 않는 한 이 전쟁은 이미 끝난 거나 다름없다고.



"로디지아는 한 달을 버티지 못할 겁니다. 우리가 적극 개입하지 않는 한은 말입니다."


"소련 정부가 미국 정부가 로디지아에 핵무기를 가져다둘 경우, 소련은 에티오피아에 핵무기를 줘서 핵보복 능력을 부여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습니다."


"나토 결의안이 부결되었습니다."


"유엔 총회에서 로디지아 규탄 결의안이 통과되었습니다."



누가 봐도 로디지아는 망해도 싼 국가라는 것은 전 세계가 동의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로디지아를 미국이 지원하는 건 누가 봐도 도덕과 양심에 기반한 게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에서 1세계를 자처하는 유일한 생존자라서 그렇다는 게 누가 봐도 뻔한 상황.



도덕적 정당성을 상실한 미국은 국제 사회에서 지지를 받을 수가 없었다.


다시 말해 어느 평행우주의 조지고 부시는 대통령이 당한 국제적 고립을 수십 년 일찍 당하는 상황이었다.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미국 정부가 강뉴 사의 자산들을 압류한다는 걸 네덜란드 정부가 거부했어요."


-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공주님.


"당신들이 석유 공급망 가지고 협박하는데 애초에 당연한 일이죠. 아, 그런데 그거 진짜에요?" 


- 전과 자체는 딱히 과장은 없었습니다. 다만 집계상의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을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당신 진짜 무슨 아레스의 화신이라도 되나요?"


- 전 유물론자입니다만.


"아주 그냥 전쟁 관련해서는 못하는 게 없는 거 같은데 말이죠. 다음엔 뭐에요? 전차? 잠수함?"


- 전 전쟁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미친놈들이나 그런 걸 좋아하죠. 그냥 해야 하는 일이니까 하는 겁니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게 다른 경우는 흔하죠."


- 아무튼 저는 전쟁을 멈추고 싶습니다. 미국인들이 헛된 욕심만 버린다면 기꺼이 종전에 동의하겠죠.


"미국인들은 이걸 전쟁이라고 하지 않고 있지만 말이죠."


- 하.


조소가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 뭐 특별군사작전인지 그런 겁니까.


"게릴라 소탕 지원을 위한 군사고문단 파견을 준비하고 있다, 그게 공식 발표였어요." 



엄밀히 말하자면 당사자라고 하기도 뭣한 미국이 함부로 쳐들어가면 전 세계적인 규탄을 면치 못할 테니 내놓은 변명이었다.



물론 눈 가리고 아웅이었다.


무엇보다 미국 상하원의 의견도 갈리는 상황에서 선전포고 없이 '군사고문단 파견'으로 넘겨버릴 수 있다는 게 핵심이었다.



미국 헌법은 개전 권한을 의회에 독점시키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구체적으로 상원 외교위원회에 전속되어 있다. 상원 외교위원회가 선전포고문을 작성하고 외교위 재적 과반수로 통과시킨 뒤, 다시 상원 재적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시켜야만 선전포고가 가능하다.


그러나 상원이 반드시 전쟁을 지지한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라는 게 문제라서 진짜 개전은 쉽지 않다.



그런데 단순히 군사고문단 파견 정도는 다소의 후폭풍을 감수하면 행정명령으로도 가능하다는 게 핵심이었다. 이는 연방법과 행정명령이 사실상 동급이 될 수 있는 미국의 특수한 환경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즉 대통령의 독단으로도 가능했다.



- 그렇다면, 전쟁은 피하기 어려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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