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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오늘의 SF단편)인간들의 위치 -전앱에서 작성

CoT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7.09 22: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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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수가 없군, 폐하께서 그 신경계에 싸움질만 들어찬 놈을 지목하시다니"

'큰투루'족 상원귀족 하나가 촉수달린 머리를 뒤흔들며 성냈다. 그는 동지나 정적들로부터 '파도치는 얼굴'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화가 날때는 끊임없이 머리를 이리저리 움직이는 버릇이 있었고- 지금 그의 머리에선 살집의 파도가 세차게 촉수사이사이를 부닥쳤다.

곁에 서있던, 마찬가지로 '큰투루'족 상원귀족인 '굵은 촉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파도치는 얼굴'에게 말했다. 그의 뇌수는 언제나 차분했고, 감정적이게 된 이들은 곧 그의 말을 듣고서야 이성의 영역으로 돌아오곤 했다.

"이미 예견하고 있던 일이었으니 소리치지 말게, 일단 지금은 진정하는 게 좋겠어. 자네 생각흐름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이 이상 소란을 피우면 '두 다리로 선 자들'의 두 눈을 이끌걸세.. 사실 이미 감시하고 있을 것 같지만"

'파도치는 얼굴'은 더욱 험상궂은 형태-어쩌면 슬픈 형태로도 보일-의 촉수조합으로 낯을 재배열하더니, 낮고 음울한 목소리로 뇌까렸다.

"이젠 우리-제국의 '진짜'들이 저들의 두 눈알까지 두려워해야 하는 군.. 천년 전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을 걸세, 내 친구여"

'굵은 촉수'는 낯을 재배열하지는 않았다. 그건 지나치게 시각정보에 의존하는 '두 다리로 선 자'들에겐 너무 띄는 행동이었다. 그는 그저 촉수 하나를 떨면서 긍정할 뿐이었다.

"맹세컨대 선조들도 이리 될 줄은 모르셨을 게야"






큰투루계로만 이루어진 상원귀족 무리들은 촉수를 미끄러트리며 흩어졌다. 오늘 있었던 일들이 그들의 회합을 양해할 수 있을 만큼의 대사건이라지만, 너무 오래 모여있는다면 쓸데없는 오해까지 부를 것이었다. '굵은 촉수'는 어느새 자신을 귀족원의 출구까지 안전히 호위하기 위해 곁에 따라붙은 호위병들을 그의 체내안구로 훑어보았다.

''두 다리로 선 자들' 혹은 '먼카인드' 혹은 '테란', 드문 표현이지만 '휴먼'... 제국의 모든 무력집단을 내 곁에 선 이 종족들이 차지했다, 폐하께선 이들이 그 누구보다 충성스럽다고 여기시는 듯 하지만.. 글쎄.. 과연 그럴까..?'

먼카인드들이 처음 제국에 편입된 것은 불과 천년 전의 일이었다. 그때 그들은 그들의 작은 행성에 갇힌 채- 부족 단위로 분열되어 있었다. 이들은 은하에서 가장 강대한 제국의 일부가 되라는 명령을 모욕적인 한 마디의 욕설로 거부했고, 놀랍게도 그들을 무력으로 복속시키기 위해 파병된 제국군과 대등하게 교전했다.

제국군병 대다수가 상정을 벗어난 큰 피해를 입고 교전거부권까지 행사하는 때에서야, 제국은 현지 행성의 절반을 광자포로 구워버린다는 강수를 두었다. 행성의 생태계가 완전히 붕괴하고, 생존이 불가능하게 되었을 때 제국은 그들을 생존가능한 환경으로 이주시켜주겠다고 공언했고, 기술의 폭력 끝에 먼카인드들은 굴복하여 제국 각지에 노예로서 이주되었다. 그냥 그렇게 끝났어야 했을 터였다.



"여기까지입니다 각하"

호위병의, 먼카인드 특유의 딱딱한 목소리가 '굵은 촉수'의 상념을 깼다. 그의 앞에선 그의 지위를 나타내는 듯한 고급스럽고 동시에 중후한 승용선이 문을 연 채로 대기하고 있었다.

"고맙네"

마음에 없는 감사를 전했다.

"제 의무를 다할 뿐입니다"

상대가 감사를 받아들였는가? 알 수 없다- 얼굴 표정과 목소리의 높낮이가 의사소통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종족-심지어 큰투루들마저도 그들의 영향을 받아 촉수'표정'을 도입했음에도-임에도, 먼카인드들은 자신들이 그래야한다고 여길 땐 너무나 기계같았다. 생물같은 느낌이 느껴지지 않았다. 황제가 이들을 신임하는 이유 중 하나겠지만.. 그래서 그는 이들이 두려웠다.

그는 승용선에 몸을 옮겨태웠다. 그의 마음을 읽은 것처럼 승용선의 인공지성은 최대가속도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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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검문이 있겠습니다"

잠들었었나? '굵은 촉수'는 승용선의 푹신한 좌석에서 몸을 꼬았다. 창가에선 군용헬멧과 흑색장갑복으로 전신을 가린- 그래 젠장할 또 먼카인드로군-병사가 그에게 말을 전하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굵은 촉수'는 잠에 취한 자신의 신경조직을 각성시키면서 물었다, 검은색 장갑복. 어깨에 새겨진 흰색 먼카인드 두뇌보호용 내골격-짧게 말해 '해골' 표식. 해골 밑에 쓰여진 큰투루 숫자는 000이었다. 큰투루 문화에서 0은 태초를 의미하는 중요한 숫자고, 그런 숫자는 자연히 중요한 것들에만 붙는다. 000은 수도치안군 중에서도 황제 직속 특수군의 숫자였다.

"한 시간 전에 남쪽 도심지에서 테러가 있었습니다, 안전장치가 제거된 광조사 장치가 과부하를 일으켰고, 큰투루 열둘과 테카마리 셋이 현장에서 즉사했습니다. 모든 도로 주요지점에 검문소가 설치되었고 추가 테러방지를 위해 스캔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한 시간 전, 그는 시계를 확인했다. 한 시간 전이면 그가 막 승용선을 올라타 먼카인드 호위병으로부터 도망치듯 벗어날 시간이었다.

"난 제국상원귀족일세, 한시간 전 쯤에 귀족원에서 출발해서 귀가중이지. 내 신원증과 위치기록표를 조회해도 좋아"

"알겠습니다- 조회 중입니다- 예, 특이사항 없습니다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굵은 촉수'가 고개를 끄덕거리자 병사는 미미하게 고개를 주억거리더니 뒤쪽에 있는 승용선으로 발길을 옮겼다. 차량들은 귀가시간 특유의 병목현상에 힘입어 황제 직속군의 검문이라는 추가사항 덕분에 끔찍할 수준의 교통정체를 겪고 있었다. 승용선의 속도계는 거의 0에 머물러있었다.

'굵은 촉수'는 주변을 빠르게 둘러보았다. 흑색 장갑복을 입은 병사들이 차량 사이사이에서 탑승자를 조회하고 있었다. 장갑복 위에, 먼카인드들이 '코트'라고 부르는- 천연모직을 추출해 제조한 그들의 전통의상을 걸친 장교들이 뒷짐을 선 채로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병사 스물에 장교 하나 꼴이었다.

먼카인드 병사들은 그 자체로도 뛰어난 전투기계였지만, 저들, '장교'들이 혼합되면 무적의 전쟁기계가 전장에서 스스로 적절한 전술판단까지 내리는 것과 같았다. 이런 비전시 환경에선? 편집증과 피해망상증을 지닌 전쟁기계라 할만 했다. 그들은 황제폐하의 권위 하나만을 제외하고, 뭐든지 무엇이든지 의심한다.

그들은 폐하에게 진상되는 무수한 보석들 사이사이에 수정체폭탄이 숨겨져 있을거라 의심하고, 폐하를 알현하기 위해 찾아온 사절단이 사실 살거죽을 뒤집어쓴 폭탄인형일거라 의심하고, 건함식을 치룰 신조함에 사실 원자폭탄이 장치되있을거라 의심하고, 폐하의 신축 대기권 공중별장이 자외선차단 조치가 미비되어 그 분을 구워 죽일거라 의심한다.

빌어먹게도 이 모든 것들은 실제로 시도되었고 먼카인드 호위군 장교들의 편집증은 이 시도들을 모두 저지했다. 그렇게 그들은 황제폐하의 무제한적인 신뢰를 얻었다. 젠장맞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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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먼카인드를 편입하면서 변했다. 그들은 처음 1세기 동안은 그저 전쟁용 광선받이노예였지만, 다음 1세기 동안은 어느 전장에서도 광신적으로 활약하는 광전사들이었다. '긍지스러운 노예'를 의미하는 신조어가 이 시기에 이들 때문에 생겨났다.

다시 다음 1세기에 그들은 그들 자신과 선조들이 치룬 무수한 군공 덕에 노예지위에서 해방되었다. 겨우 3세기만에! 매우 이례적이었고 많은 평민종족들과 노예종족들의 질시를 받았다. 귀족들은? 충성스런 군인들이 생겨났다는 감상 뿐이었다. 몇몇 노예종족들이 먼카인드를 본받아 해방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런 '승급'이 노예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킨다는 헛소리까지 내뱉는 자들이 있었다.

노예에서 해방된 먼카인드들이 보인 움직임? 물론 흠잡을 수 없이 완벽했다. 그들은 노예로서의 제한되어있었던 그들의 군사적 능력을 모두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부족'단위로 분열되어 자신들끼리 싸우면서 터득했던 모든 것이 그대로 먼카인드 독립부대에 적용되었고, 모든 장비와 함선, 무기체계는 먼카인드들의 입맛에 맞게 변형되었다.

그리고 다음 5세기 동안 먼카인드 군단들은 그동안 제국이 정복해왔던 권역보다 훨씬 많은 지역을 황제폐하에게 정복해 바쳤다. 그들은 광선소총을 쥐고 '황제폐하를 위하여!'라 외치고 다니며 군홧발로 모든 행성을 짓밟았고, 은하 모든 종족들에게 '황제폐하에게 복종하라!'라고 일갈했다. 먼카인드 편입 이전의 제국은 은하 절반 정도를 간신히 차지한 유망주였지만, 이제 제국은 은하 그 자체이고 은하가 제국 그 자체였다.

먼카인드들은 우수한 공적 덕에 순식간에 군사귀족으로 편입되었다. 소수라지만 귀족원에는 먼카인드의 명문-aka 가장 미친 또라이 새끼들-군인귀족들이 소속되었고, 시류를 읽을 줄 아는 몇몇 귀족들은 벌써 그들에게 줄을 대고 있다. -인정하기 싫지만 군사적 낭만주의에 경도되어 먼카인드문화가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하며 아예 정착해버린 것들조차 있다. 촉수로 짓는 '표정'이라던지-
먼카인드들에게 정복되어 편입된 노예들은 먼카인드가 귀족이 되어 더 큰 함대를 이끌 수 있게 되었단 소식만으로 모든 불온한 움직임을 멈추고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빌어먹을 상념 끝에 떠오르는 생각이라곤, '그래 젠장할 그들은 그럴만한 자격이 있어' 뿐이군'

이미 제국은 그들에게 너무 의존하고 있었고, 그것은 더 이상 돌이킬 수가 없었다. 지금 당장 먼카인드가 제국에서 독립하겠다고 날뛴다면 제국은 그들을 저지할 수가 없다. 그들이 제국의 무력 대부분을 틀어쥐고 있는데 대체 무엇으로? 다행히 그들은 은하제국의 군인귀족이라는 자신들의 위치에 만족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또 이제와 제국이 그들을 신묘한 정치적 술수로 숙청해낸다 하더라도, 그들이 없어지고 나면 제국의 노예들은 순식간에 들고 일어설 것이었다. '노예들은 황제가 아니라 제국군을 두려워한다'는 이제 몇백년이 된 격언도, 실제론 '노예들은 황제가 아니라 먼카인드를 두려워한다'라는 더욱 노골적인 표현이었다. 현실을 보건데, 먼카인드 없이 제국은 노예들을 제어할 수 없었다.

'그저 인류가 자신들의 위치에 만족하길 바랄 수 밖에 없군'

자신이 그 위치에 있었다면, 만족했을 것인가? '굵은 촉수'는 긍정했다. 명예와 자부심으로 쌓여진 먼카인드들의 권위는 완벽했다. 자신이 그 자리에 있었거나 먼카인드였다면 분명히 자부심에 겨워 몸부림을 쳤을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의 신경계 한 켠에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남아있었고, 이따금 이 불안감은 갑자기 커져서 그를 두렵게 했다.





"거기! 붉은 승용선에 탄 케세크족! 모든 부속지를 창 밖에 내밀어라! 지시에 이행해!"

먼카인드 병사들의 날카로운 고함소리가 도로를 메웠다. 어떤 케세크족 하나가 그들 특유의 파충류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며 창 밖으로 네 개의 팔을 내밀고 있었다. 그는 갈라진 혀를 날름거리며 그에게 겨눠진 광선소총들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병사 둘이 조심스럽게 승용선 문을 열고 케세크족을 밖으로 끌어냈다. 나머지는 여전히 광선소총을 겨누고 있었고, 장교 하나가 제압작업을 진행 중인 병사들을 지나쳐가서 케세크족의 승용선 내부를 살피고 있었다. 장교의 다기능 고글이 붉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곧 운전석 근처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2급 광분열 안전장치. 그저 부품만, 이게 많은 걸 시사해주는 것 같소, 테러에 사용된 광조사 장치의 '제거되었던' 부품과 완전히 동일한 물건이오, 물어볼 게 많겠군."

'끌고가!' 장교의 고성이 병사들을 더욱 무자비하게 만들었다. 케세크 족의 네 팔은 하나의 구속장치에 꽉 맞물렸고, 이번엔 재갈의 차례였다.

"물렁한 황제는 우리의 황제가 아니다!!"

케세크족은 재갈에 입이 막히기 전에 그렇게 외쳤다. 장교가 주먹으로 케세크족을 한 번 후려치자 그는 축 늘어졌다. 병사 한 명이 별거 아니란 것처럼 시체처럼 늘어진 케세크 족을 어깨에 둘러메어 번쩍 들어올렸다. 이제 그는 000부대의 심문소에서 깨어날 것이다. 막을 수 없는 죽음처럼, 단 하나의 명백한 운명이었다.

"불경하긴, 죄목에 황실모독죄를 추가해봐야 좋을 건 없을텐데"

장교는 그렇게 뇌까리며 병사들을 데리고 움직였다.
케세크족의 승용선이 000부대의 장갑차에 견인되어 끌려갈 동안, 꽉막힌 귀가길도 어느 정도는 풀리기 시작했다. '굵은 촉수'의 승용선도 속도계를 점차 올렸고, 그리고 그는 지나치듯 어떤 말들도 들었다

"도마뱀놈들은 역시 멍청해, 저래서야 종족단위로 죽어나가겠군"

'그래, 먼카인드가 선두에 서서 죽이겠지'

냉소와 함께 승용선들이 도로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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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원에서 있었던 대파란은 그의 저택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황제의 보좌관은 전통적으로, 그리고 지배종족으로서의 위치를 과시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서, 언제나 큰투루 귀족 중에서만 선별되어야 했다. 그러나 현 황제는 자신의 보좌관으로 먼카인드를 지목했다. 그가 '먼카인드 귀족 중에서도 제일가는 명문' 카이사르 가문이라는 수식어는 어떤 감흥도 일으키지 못했다. 그래봐야 천년짜리 명문일 뿐 아니라, 그는 애초에 큰투루가 아니란 말이다!

"이건 말도 안되는 처사에요, 제국을 세운 건 우리 큰투루입니다! 먼카인드가 아니라"

'굵은 촉수'의 첫번째 아들이 촉수를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이미 귀족원의 하원귀족이 된 장성한 아들이지만, 그에겐 여전히 투명한 유생처럼 어려보였다.

"그러나 제국을 은하제국으로 만든 건 먼카인드지.."

큰투루우월주의자 귀족들이 외면하고픈 진실을 중얼거린 건 그의 둘째 아들이었다. 둘째 아들은 현실을 직시하고 먼카인드 귀족들과 친목을 다지는 부류였다. 그와 친한 젊은 먼카인드 귀족 하나가 연대장이 되어 행성 하나를 정복했다고 자랑하기도 했었다.

"닥쳐! 긍지는 어디로 간거야?"

첫째 아들이 소리쳤다. 둘째 아들은 시큰둥했다

"우리가 군권을 먼카인드에게 들어다 바쳤을 쯤에 긍지는 다 죽었지, 현실을 보자고. 형님- 하지만 우린 여전히 귀족이잖아? 우리의 위치는 흔들리지 않았어, 너무 과민반응하지 말자고"

'굵은 촉수'는 숨구멍에서 깊은 날숨을 내쉬며 촉수를 늘어트렸다. 귀족원에서 있었던 격론이 그의 앞에서 그의 아들들을 통해 재현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귀족원에서처럼 중재해야할 입장이었고

그러나 그는 중재를 포기했다. 이것이 분명히 귀족원에서의 토론을 작게 재현한 것이라면- 그의 중재따윈 씨알도 먹히지 않을 테니, 그는 대신 그 자신의 상념속으로 도피하길 택했다.

먼카인드- 인류는 과연 자신들의 위치에 만족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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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쓰다보니 코즈믹 호러같냐

케세크 족은 개새끼에서 따온 말이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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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투루는 요래 생긴 애가 더 덩치크다고 보면 됩니다


이것도 대역으로 쳐주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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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110 일반 ㅋㄷㅌ) 초창기 명장면을 그려보면서 떠오른 궁금증(투표 있음) [1] 사과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34 52 0
1004109 일반 근왜대)완장 고로시 당하고 일처리하는거 가지고 따져지는거 볼때마다 [4] ㅇㅡ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8 56 0
1004108 일반 ㄱㅇㄷ)니키를 좋은사람으로 느낄수있는 기준 [6] 알룰로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4 90 0
1004107 일반 본격 탐라부터 부여까지 하나인 대역 ΟωΟ(125.180) 02:13 13 0
1004106 일반 주인공이 일당백이거나 전투씬 강렬한 작품 없나 [2] 대붕이(211.211) 01:50 66 0
1004105 일반 2머전 종전때 미국이 이정도 판도로 냉전 시작한다면 [2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36 145 1
1004104 일반 ㅋㄷㅌ) 니키가 뭔 ㅅㅂ 사람이 좋아 [1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33 19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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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102 일반 독일이 1차대전 못이긴다면 [1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58 17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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