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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대충 북미 원주민이 바이킹 만나는 머역 - 1

ㅇㅇ(218.50) 2022.05.15 12:48:37
조회 409 추천 13 댓글 3
														

[시리즈] 북미 원주민이 바이킹 만나는 머역
· 대충 북미 원주민이 바이킹 만나는 머역


Ep.1 Hello Worlds!


‘... 전능하신 하느님, 오늘도 저희 생각과 말과 행위를 주님의 평화로 이끌어 주소서. 아멘’


노르드인들과 이탈리아인 하나가 신대륙에 첫 발을 들인 다음 날, 안토니오 신부는 평소보다 조금 이른 성무일도를 올리고 있었다. 노르드인들조차 여독에 패배해 드르렁거리고 있음에도, 이 제노바인의 삶은 너무나 신실했다.


기도를 마친 안토니오는 자리에서 일어나 뒤돌았다. 그러자 어젯밤 그가 묵었던 오두막이 점차 새벽을 벗어 본연의 색을 되찾는 모습이 보였다. 주의 광영이 닿지 않은 땅에도 이런 모습은 그의 고향과 다르지 않았다.


어제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으나,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마을 어귀에 있는 작은 밭은 수확이 끝났는지 작은 새들이 놀고 있었으며, 그 근처의 집 옆에는 강아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잠들어 있었다. 더하여 강 산과 바다의 내음이 만나는 풍취가 완상의 흥취를 돋웠다. 안토니오는 자신에게 화공의 재주가 없음을 이리도 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풍습도 그랬다. 말 한 마디 통하지 않는 사람들이었으나, 접대는 이곳에서도 미덕인 것 같았다. 당장 그가 바라보고 있는 오두막은 아카피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자의 것이었으니까. 유럽에서 흔히 보았던 붉은 벽돌로 만든 것이기에, 이 사람들이 왜 아직도 금속을 널리 쓰지 않는지 의아할 따름이었다. (벽돌의 품질이 훨씬 조악했으나, 안토니오는 건축을 잘 몰랐다.)


이 먼 곳에서도 친절한 이웃이 있었으니, 이도 필시 신께서 안배하신 것이리라. 그렇지 않았더라면, 어제의 첫 만남은 훨씬 안 좋게 굴러갈 수도 있었으니까. 안토니오는 다시 한 번 어제의 일을 떠올리며 오두막으로 걸어갔다.


—--


“Heill ok sæll, minn frændur! (건강과 기쁨을, 친구들이여!)”


안토니오는 돌아버릴 것만 같았다. 분명 무기를 들고 다가오는 사람들이 아닌가. 노르드인들이 거친 것은 진즉에 알았으나, 활과 화살로 무장한 이들에게 갑옷도 없이 반갑게 인사하다니. 당장 저들의 표정이 밝지 않은 것은 배에서 내리기 전에도 보였는데 말이다.


레이프가 뱃머리에서 뛰어내려 저 선객들에게 먼저 다가가자, 저들도 가까이 오기 시작했다. 안토니오도 레이프를 따라 내려갔다. 신앙의 형제이지만, 솔직히 그의 성품이 퍽 문명인답지는 않아 혼자 보내기가 영 껄끄러웠으니. 그런 안토니오를 따라 선원들도 하나 둘씩 내리기 시작했다.


안녕하시오.”


이극고 두 무리가 일정한 거리에 다다르자, 저들 중 셋이 앞으로 걸어나왔다. 개중 가운데에 있는 자가 손을 가슴에 얹었다가 떼며 말을 걸어왔다. 아마도 저 손짓이 저들의 인사이리라.


“너희들은 어디서 왔는가? 이곳에 얼마나 있을 것인가? 왜 여기에 왔지?”


인사를 건넨 자의 오른쪽에 있는 자가 말했다. 창촉이 자기 머리보다 큰 창을 든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그의 말 한마디조차 이해할 수 없었다.


이들은 도대체 어디서 온 누구란 말인가. 안토니오는 전도 경험이 많은 신부였다. 동방의 루스인들부터 서쪽의 이베리아, 그리고 북쪽의 노르드인들까지, 그들의 언어와 풍습을 기록하고 배우며 복음을 전해왔다. 그러나 저들의 말은 그가 들어왔던 그 어떤 언어와도 달랐다.


“왜 대답이 없어?” 창을 든 남자가 윽박질렀다.


“레이프, 그냥 쓸어버리자. 얘들 사미 놈들만들도 못한 것 같은데?”


그러자 크누트가 레이프에게 소리쳤다. 성격이 거친 축이라, 여독과 피곤에 절어 감정이 이성을 거치지 않고 튀어나오고 있었다. 평소였으면 술 한 잔 먹이고 재웠을 것이다. 허나 지금은 그가 이 사람들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척 봐도 레이프 일행의 두배는 되는 사람들이 무기를 겨누기 시작했으니까.


“저 새X 입 좀 막아봐!” 레이프가 간곡히 외쳤다.


안토니오는 이쯤에서 주님 곁으로 갈 때가 되었지 싶었다. 천천히 대화를 하려고 해도 모자를 판에, 갑자기 이쪽에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있다니. 누가 봐도 수상한 상황 아닌가. 그의 예상 그대로, 저들 사이에도 동요가 번져가고 있었다.


“쟤네들 뭐야! 뭐냐고?”


“싸우러 온 거면 빨리 죽여버려! 우리 숫자가 두 배는 넘겠네!”


“좀 닥쳐봐아아아아!”


키가 크면 목청도 큰 것인지, 가운데의 남자가 소리치자 양쪽이 모두 조용해졌다. 그는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었음을 확인하자, 가지고 있던 단검을 뽑아 떨어뜨렸다. 손잡이 이음매가 조악했으나, 분명 금속이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아카피, 칩초웩, 케일레부”


자신의 무장을 해제한(엄밀히 말하자면 아직 활을 등에 메고 있긴 했지만) 그는 레이프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필시 자신과 좌우에 있는 자들의 이름을 소개한 것이리라. 안토니오는 다른 바이킹들이 끼어들기 전에 잽싸게 말문을 열었다.


“레이프 에이릭손, 안토니오 안토넬리.”


—----


“아, 코 X나게 고네, 저 새X”


별안간 들려오는 말소리에 안토니오는 상념에서 빠져나왔다. 레이프의 코 고는 소리에 깼다가 다시 잠드는 것을 포기한 아카피의 목소리였다.


“… Bongiόrno? (좋은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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