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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조선의 왕들이 현대에서 살다 평행우주로 회귀하면? - 1

ㅇㅇ(182.229) 2022.05.26 14:50:45
조회 4107 추천 76 댓글 27
														






태조


21세기에서 7기동군단 군단장이자 차기 국방부 장관으로 거론되던 이 중장, 아니 태조 이성계는

천천히 눈을 떴다. 조선을 건국하고 명나라에 옥새를 받아야 한다느니 하면서 열심히 청을 올리는

신하들을 내려보면서 잠시 3초간 멍할 수 밖에 없었지만 이내 손으로 얼굴을 쓰러내렸다.


얼마나 바라왔던 일인가. 현대에서 자신의 후손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일을 벌이고

나라가 망가지는 것을 보면서 이게 다 자기가 고려 왕씨를 잡아죽이고 죄없는 이들을

괴롭혔기에 벌어진 업보라고 후회했다. 잠시 목을 가다듬은 이성계는 신하들에게 명을 내렸다.


"어디 짱꼴라들한테 우리나라 세우는걸 허락 받아야 함메? 다 집어 치우라!

왕씨와 그들을 따르는 무리들은 저어기 유구 남쪽에 큰 섬이 있으니 거기다 보내라우."


그 말에 정도전이 놀란 얼굴로 왕을 보았다.


"저, 전하!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그 말은 즉...."


"길티, 촌부도 황제가 되는 것이 세상임메. 기렇다면 나는 말도 안통하는

바다 건너 촌부의 후손에게 인정받는 왕이 되는게 아닌 우리 조선의 백성들에게 인정받는 왕이 되갔어."


그러고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지란이! 가별초들 소집하라! 몇 년 안 있으면

우리 조선이 요동을 먹을 수 있을 기회가 생길것이디. 친정을 가야하갔어."


태조는 경악하는 신하들을 뒤로하고 뚜벅뚜벅 밖으로 나갔다.




정종


21세기 건물주로 태어나 탱자탱자 놀면서 리니지, 승마를 하거나 골프나 치던 한량 이씨, 아니 정종은

눈을 떠보니 다시 왕이 된것을 깨달았다. 그런데도 기실 별 감흥이 없었다.


"젊어서는 아버지와 전장에서 말을 달렸고 후생이나 지금이나 즐겁게 노는건 변함이 없구만."


바닥에 퍼질러 누워서 멀뚱멀뚱 생각하던 정종은 내심 돈을 부어가며 키워놓은 리니지 캐릭터가

아까웠다. 그러자 스멀스멀 현대의 편리했던 기계들이나 멋진 자가용, 재밌는 즐길거리, 맛있는

음식들이 그리워졌다. 21세기에서도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기에 오히려 왕노릇보다 미래가

더 좋았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빈둥빈둥 거리는것도 좋은데 내가 역사에 이름 한 줄 쓰일려면...."


정종은 21세기에서 몸매관리를 위해 다녔던 헬스가 기억났다.


"역시 입신체비가 최고겠지."


악동처럼 씨익 웃던 정종은 거기에 살을 덧붙이기 시작했다.


"이제 생활체육 명목으로 단오 때 올림픽체전 같은 거 크게 열고

겸사겸사 토토도 도입하면 되겠구만."

뒷머리를 벅벅 긁던 정종은 내관을 불렀다.


"여봐라 될 수 있는 한 빠르게 초정리 약수 좀 가져오거라."


"최대한 빨리 파발을 띄우겠나이다. 전하."

정종은 다시 바닥에 누워 궁시렁 거렸다.


"아 콜라 먹고 싶다."




태종


국회의원으로 이름을 날리던 이 의원, 태종 이방원은 즉위식이 끝난 직후인것을 알고 가슴을 쓰러내렸다.


"다행이다..."


권력이란 일장춘몽이라 그럼에도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었기에 21세기에서도 국회의원을 했었지만

역사를 알았기에 세조와 단종의 이야기가 마치 자기가 이복동생들을 죽인 업보처럼 느껴졌다.

특히 인터넷에서 태종을 다룬 만화에 달린 댓글이 가장 충격이었다.


- 거 태종도 지 애비 유폐하고 동생 죽인 패륜아 싸패새끼지만 아들이 세종이어서

묻힌거지 ㅋㅋㅋㅋㅋ


다시금 생각난 그 글귀에 이마에 힘줄이 생겼지만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그 또한 나의 업보일지니..."


태종은 조용히 몸을 돌려 아버지를 찾아가기로 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다짐했다.


"이제 외척을 죽이고 반대파를 죽이지 않을것이다."


그것은 비단 개과천선을 위한것이 아니었다.


"4군 6진과 만주, 대만을 개척하기에도 아까운 인력을 왜 그동안 그렇게 낭비했는지 쯧쯧."


태종, 그는 21세기에서나 지금이나 그다지 바뀌지 않았다.






세종



21세기 카이스트에서 연구하던 이 박사, 세종은 눈을 떠보니 즉위 초 경연 중이라는 사실에

놀라기 보다는 흥미로움을 느꼈다.


'역시 기억을 가지고 환생을 하면 그 반대도 가능할줄 알았어.'


속으로 웃으며 동료 연구원이었던 김 박사와 시간이동에 관한 토론을 하다 건 내기가

못내 아쉬웠다. 김 박사는 불가능에 자기가 아끼는 양주를 걸었기 때문이었다.

세종은 이내 잔잔한 미소를 띄우고 손을 들어 경연을 잠시 멈춘 뒤 눈을 감았다.


세종은 21세기에서 배운 기억의 궁전이라는 기법을 매우 좋아했고 눈을 감은 세종의

심상에 거대한, 21세기의 어느 박물관이나 도서관 보다도 넓고 커다란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세종은 기억의 궁전을 느긋하게 다니며 기억에 남겨둔 서양과 동양의 명화들을 감상하며

거닐다 이내 여러 책장 중 한군데에 멈췄다. 머릿속에 읽어둔 모든 책들을 기억의 궁전 방식과

도서관 장서 관리법을 결합해 수만권의 책을 저장할 수 있었다.


"찾았다."


신하들은 젊은 왕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눈을 감고 있는 모습에 왕의 정신 상태를 염려했지만

자고로 뱁새 따위는 황새, 아니 봉황을 따라가지 못하는 법이었다.


세종은 눈을 감은 채 책을 한 장 한 장 넘겼다. 유아심리 논문이었던 책은 세종이 무엇 때문에

진양대군이 그리되었나, 그리고 왜 세자는 여자에게 관심이 없는건가 고민하며 탐독했던 논문들 중 하나였다.

그것을 천천히 다 읽은 세종은 다시 기억의 궁전에서 발걸음을 옮겨 다이어트 책을 펼쳐서 읽었다.

잠시 필요한 부분을 읽던 세종은 다시 눈을 떴다.


"아무래도 다이어트를 하면 수명이 많이 늘어날텐데 죽기전에 산업혁명은 가능할려나?"


어떤 반응을 해야할지 어쩔줄 몰라하는 신하들 앞에서 현대 한국어로 중얼거린 세종은 피식 웃었다.



-----


재밌을것 같아서 써봄

담편은 문종-단종-세조-예종


이성계는 21세기에서 군인, 정종은 한량, 태종은 정치인, 세종은 과학자였음

그리고 세종은 기억의 궁전과 도서관 장서 관리법으로 머릿속에

거의 모든 지식들 축적해둠 써놓고 보니 워해머 40k 황제 같네


참고로 각각의 세계는 독립된 평행우주임 즉

위에 왕이 회귀했다고 그 다음 왕도 회귀한거 아니라는 뜻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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