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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ㄱㅇㄷ) 인지도 낮은 그리스 신화의 영웅 - 트로일러스

ㅁㄴㅇㄹ(119.196) 2023.01.15 19:40:04
조회 400 추천 1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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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로일러스(Troilus)를 살해하는 아킬레우스(에트루리아 암포라)



트로일러스는 트로이 전쟁에 등장하는 고대 신화의 인물이다.

그의 이름은 트로이 자체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불행히도, 트로일러스가 등장했던 작품들은 대부분 

고대에 이미 유실되었고, 부분적인 단편과 내용 소개만이 남겨져 있다.


트로일러스의 등장과 죽음은 트로이 전쟁을 중심으로 하는 작품군인

'서사시환'의 첫번째 작품인 키프리아(Cypria)에서 언급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키프리아는 트로이 전쟁의 시작과, "전쟁 9년 차"인 

일리아드에 이르기 까지 여러 사건들을 언급하며,

트로일러스의 죽음 역시 그 가운데 하나이다.


고대의 단편적인 내용들과 요약을 결합하자면, 트로일러스의 이야기는 이러하다.


- 트로일러스는 트로이의 여왕 헤쿠바의 아들로서, 사춘기 소년 혹은 청소년이다.

너무나 아름다운 외모 때문에, 트로일러스는 아폴론의 아들로 간주되었다.


트로일러스가 어른이 될 때까지 살아남는다면, 트로이는 함락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언이 있었다.

그래서 아테네 여신은 아킬레우스에게 트로이 전쟁 초기에 트로일러스를 찾으라고 권유한다.


아킬레스는 아폴로 신전이 있는 트로이의 외곽 지역인 Thymbra의 우물에 가서,

트로일러스와 누이 폴릭세나(Polyxene)를 매복하였다.


아킬레우스는 트로일러스와 폴릭세나의 아름다움에 욕정을 느끼고,

트로일러스의 머리카락을 붙잡아 말에서 끌어내리려 한다.


트로일러스는 어떻게든 도망쳐서 아폴론 신전에 피신하지만,

아킬레우스는 결국 트로일러스를 제단에서 참수하고,

시체의 사지를 절단하는데, 이는 무고하게 희생된 자의 유령이

자신에게 복수하지 못하도록 하는 주술인 

마스칼리모스(Maschalismos)라는 고대 관습이다.


(※ 아가멤논 역시 마스칼리모스 방식으로 살해된다.)


이러한 신성 모독은 나중에 아폴론과 파리스가 

복수하는 아킬레우스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


- 트로일러스의 이야기는 일리아드에서도 언급 or 암시되는데,

프리아모스가 자신의 죽은 자식들 가운데 "Trôïlon hippioccharmen(말을 좋아하는? 으로 해석됨)"을 언급하며,

아킬레우스의 별명으로서 "andros Paidophonoio(소년을 죽인 남자)"를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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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 510년대 Euphronios의 작품. 인물의 크기로 잔혹성을 강조하고 있다.


키프리아 이외에도 소포클레스 같은 작가들도 트로일러스를 제목으로 희곡을 썻으며,

기원전 6세기에서 4세기에 걸쳐서 제작된, 100여점 이상의 암포라 유물에서 

트로일러스 모티브의 그림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고대에는 

트로일러스의 이야기가 상당한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트로일러스의 죽음은 트로이 전쟁 설화에서 매우 중요한 이벤트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장면은 아킬레우스의 아들 네오프톨레모스가 프리아모스 왕을 살해하는 장면과 수미상관을 이룬다.


트로이 전쟁은 아버지(아킬레우스)가 아들(트로일러스)를 제단에서 죽이는 장면으로 시작하여,

아들(네오프톨레모스)가 아버지(프리아모스)를 제단에서 죽이는 장면으로 종결되는 것이다.




중세 시기에는 프리지아인 다레스(Phrygian Dares)의 작품으로 여겨지는 

"트로이 몰락의 역사"라는 서적이 유행하였는데, (실제로는 AD 5세기의 작품)

이 서적에서는 트로일러스의 죽음이 헥토르의 죽음 이후로 미뤄지며,

트로일러스를 헥토르와 같은 용맹하고 훌륭한 "기사"로 묘사하고 있다.


중세 작품에서는 이를 모방하여, 트로일러스를 강력한 기사로 묘사한 경우가 많다.


초서의 트로일러스와 크레시다에서, 트로일러스는 크레시다와 사랑에 빠지지만,

크레시다는 디오메데스와 사랑에 빠지고, 트로일러스는 분노하여 복수를 시도하다 죽는다.


세익스피어 역시 이 줄거리로 희곡을 쓰기도 했는데, 이 작품은 일종의 풍자극이다.



그렇지만, 트로일러스는 근대와 20세기에 들어서는 

대부분의 작가들이 언급하거나 활용하지 않는 인물이 되었다.


몇몇 작품에서 고대 전통에서처럼 어린 소년 병사로 나와서,

아킬레우스에게 살해되는 묘사를 넣는 경우가 있는 정도.


아무래도 현대에 트로일러스를 다룬 고대 작품들이

제대로 남은게 없어서 일리아드나 오디세이아와는 달리,

"원작대로" 묘사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워지게 된 데다가.


중세 전통에서처럼 "헥토르 다음가는 기사"로 하기에는 좀…

헥토르 만큼의 강자가 또 나온다는게 뭔가 질질 끄는 것 같을 거고.


세익스피어의 트로일러스와 크레시다도 인기를 얻은 작품은 아니다보니.

이쪽도 약간 좀 별로 인기가 없는 것 같다.


게다가 약간 마일드한 작품에서는 이야기 시작하자마자 

아킬레우스가 어린애를 쳐죽이는 내용 (+성적인 암시) 을 넣는게

아무래도 좀 그랬던 것 같다.


얘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그리스 로마 신화의 개론서로서 접하는,

토마스 볼핀치의 신화에서도 언급이 전혀 없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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