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법률》에서는 평의원bouleutes을 뽑을 때, 의원 수의 2배를 시민의 투표로 뽑고, 여기서 절반을 추첨으로 최종 결정하자고 함. 조금 더 상세히 말하자면 이렇게 됨:

ㄱ. 평의원은 360명으로 한다.

ㄴ. 모든 시민이 투표권을 가지며, 모든 시민은 (재산 기준) 최상위 계층에서 180명, 차상위 계층에서 180명, 차하위 계층에서 180명, 최하위 계층에서 180명, 총 720명을 투표로 뽑는다.(각 계층이 자기 계층 안의 사람만 뽑을 수 있는 게 아니다. 한 사람 A가 제1계층 투표, 제2계층 투표, 제3계층 투표, 제4계층 투표에 모두 표를 던진다는 것이다)

ㄷ. 시민의 투표로 뽑힌 720명 중 360명을 추첨으로 뽑아서 평의원 자리에 앉힌다.

평의회는 30의 12배에 해당하는 인원으로 구성되어야 합니다. ㅡ360명은 분할에 적합한 수(數)일 것입니다ㅡ 이들의 수를 90명씩 네 부분으로 나누고, 재산의 크기에 따라 나누어진 각 계층에서 각각 90명의 평의회 의원들을 선출해야 합니다. ......각각 180명을 뽑은 다음, 이들의 절반을 제비로 뽑아 심사를 한 후에 이들이 한 해 동안의 평의회 의원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이루어지는 선출방식은 1인 지배 정치체제와 민주정치체제의 중간일 것입니다. 정치체제는 언제나 이 둘의 중간을 유지해야 합니다.

플라톤, 《법률》756b-e

그리고 플라톤의 구상에서 국가권력의 핵심을 담당하는 법수호자nomophylax는 아예 50세 이상 시민 37명을 추첨 거르고 투표로만 뽑는 거임.

이 관직은 ⓐ법률의 시행과 관련하여 모든 관리들을 지도 감독함으로써 행정 전반에 직 간접적으로 관여하며, 법률의 미비점을 개선하거나 보충하는 입법자의 역할도 한다. 뿐만 아니라 국사와 민사 소송의 재판관 역할도 수행한다. ⓑ나라 안팎의 물리적 위험을 제압할 수 있는 무력(군대)을 간접적으로 제어하며, ⓒ시민들의 경제적 불균형을 조정하는 업무와 ⓓ품성과 가치관 형성에 관련된 교육적인 업무 전반을 관장한다.

김인곤, 〈플라톤의 『법률』에서 법에 의한 통치와 혼합정체 - ‘혼합’의 의미를 중심으로 -〉

당신들이 모든 신중함을 다 기울여 가장 먼저 돌봐야 할 일은 법수호자nomophylax들을 뽑는 일입니다. ... 선출은 대략 이런 방법으로 해야 합니다. 기병이나 보병에 복무하는 사람들, 그리고 감당할 힘이 있는 나이에 전투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모두 관리들의 선출에 참여해야 합니다. 선출은 나라가 가장 명예롭게 여기는 신전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서른일곱사람을 심사[발췌자 주석 - 병역 이행 여부, 납세 여부 등]한 후에 관리로 선포해야 합니다.

플라톤, 《법률》752e-753d

남자는 20세부터 60세까지 군역에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여자에게는 군역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일은 무슨 일이든지 부과하되, 아이를 낳은 후에만 그리고 50세까지만 각자에게 가능하고 적합한 일을 부과해야 합니다.

플라톤, 《법률》785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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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평의원 뽑을때 재산으로 계층 나눠서 90명씩 뽑는 게 이상해보일 수 있는데, 현대민주국가 의회의 대다수는 경제력이 최상위 계층임. 오히려 플라톤의 안건은 재산별 쿼터를 두라는 거임.

2. 아테나이 민주정에서 여성을 배제한 것과 달리, 플라톤의 개혁안에서는 여성도 정치에 참여함.

인용한 대화편 텍스트는 나남출판사에서 나온 정암학당 번역 기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