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세조가 조선 군사력의 약화 원인으로 꼽히는데 왜 그렇게 꼽히는지 설명하는 사람은 잘 없음. 이 이유는 세조가 실시한 보법을 자세히 살펴봐야함

보법이전 조선의 군역은 봉족제 였는데 , 1정 2족제로 성인남성 3명을 묶어 1명이 군역을, 나머지 2명은 군역을 지는 사람을 보조하는 형태였음. 여기에 1호당 봉족을 최대 3명까지 편성하고 이후의 남성은 봉족으로 편성되지 않았기에 가족수가 많을수록 부담이 옅어지는 구조였음

하지만 세조의 보법은 1정 1족으로 보조인의 수를 줄이고 가호 내의 모든 남성들을 봉족으로 묶어버린대다가 노비수에 비례하여 또 봉족을 세었기에 군역부담이 크게늘었음. 하지만 동시에 부담이 평등해졌기에 합리적인 면이 있었고 더욱이 군액의 수가 크게 늘어나 세조 초기때는 되려 군사의 수가 급격하게 늘기도 했음

그럼 이 보법이 왜 문제되었는가? 이유는 보법자체가 아니라 보법의 실행 주체인 세조정권에 있었음. 당장 많은 노비와 가족수로 군액의 부담을 크게 짊어질 공신세력들이 보법에 반발했기 때문임. 그리고 당연하게도 공신들덕에 정권유지하던 세조는 이들의 불만을 무시할수 없었고 공신들은 자신들뿐만 아니라 인척,친척,사제들 등 혈연,학연으로 연결된 이들과 함께 군역의 의무에서 빠져나가 버림

당연히 안그래도 농민들에게 과중된 군액의 부담은 공신세력들이 와장창 빠져나가면서 더욱 커졌고 조금씩 뇌물로 이 큰 부담에 빠져나가기 시작하는 이들이 생김.

더큰 문제는 군의 노역화 현상이었는데 평화의 시대+무리한 군액증가로 노역징발이 제한되자 군을 노역에 써버리는 참신한 방법이 나타나기 시작했음. 이로인해 농민들은 더욱 군을 기피하고 군대의 질까지 차차 떨어지기 시작함

결국 세조를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걷던 조선의 군사력은 성종시기 중앙에 진출한 사림들이 훈구파가 하는걸 그대로 따라해서 군역에서 탈출함으로서 지방 사족들까지 군역부담을 회피하자 완전히 무너져 내림

결국 의도는 좋았으나 결과는 시궁창이 된게 세조의 보법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