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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산스크리트 세계의 패자로서의 촐라 제국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13 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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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스크리트 세계의 정치 문화


라젠드라 촐라의 벵골 습격을 비롯한 정치적 행동에 영향을 준 문화는 권력, 부, 통치권에 관한 산스크리트어 문헌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문헌은 소왕, 대왕, 황제, 즉 왕중왕으로 가득한 정치 세계를 가정했습니다. 또한 통치자에게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맹도 없는 정치적 지각변동의 세계를 가정했습니다. 따라서 전쟁을 수행할 때 인도 고전 사상은 적을 전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충성스러운 수하로 삼아 미래의 적에 대항하는 동맹으로 활용할 것을 권장했습니다. 따라서 촐라의 벵골 원정을 묘사하는 동일한 비문에는 라젠드라가 북방 원정에서 승리하고 돌아왔을 때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폐하께서는 [그때] 자신의 [수도] 마을로 들어갔는데, 그 번영은 신들의 거처의 모든 공덕을 하찮게 만들더라 - 폐하의 연꽃 발은 [그에게 복속된] 고귀한 태생의 왕들의 [내내] 숭앙을 받았노라.

실제로 라젠드라나 그의 장군들이 이 원정에서 싸웠다고 전해지는 8명의 왕 중 한 명은 전투에서 죽었고, 다른 두 명은 전장에서 도망쳤으며, 나머지는 '정복'되었다고 합니다. 이 패배한 왕들, 적어도 촐라의 침공에서 살아남은 다섯 명의 왕은 처형되거나 공개적인 수모를 당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들은 충성스러운 가신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인도 고전 사상에서 오랫동안 공인된 국가 간 정치의 규범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규범에 따르면 영토는 왕이 동맹국 및 적과 함께 만다라라는 이상적인 정치 공간을 만들기 위해 기동하는 커다란 체스판과 같은 것으로 생각되었다. 이 용어는 일련의 동심원을 의미하는데, 중앙에 자신의 수도와 심장부가 있고 두 번째 원은 동맹국으로, 세 번째 원은 적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 너머에는 왕이 동맹을 맺으려고 노력하는 잠재적 동맹국으로 이해되는 적의 적들이 네 번째 원을 차지했습니다. 인도의 모든 주요 왕조가 동일한 지정학적 규칙에 따라 움직였기 때문에 그 결과 격렬한 정치적 암투와 끊임없는 갈등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교착 상태와 평형 상태가 지속되었습니다. 남아시아 전체는 고사하고 인도 내의 넓은 영토를 지속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왕조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실제로 체스 자체가 이러한 지정학적 사상이 자리 잡기 시작한 6세기경 인도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라젠드라의 아버지 라자라자(Rajaraja, 재위 985-1014)는 수도 탄자부르에 인도 남부에서 가장 웅장한 사원 중 하나인 라자라제시바람(또는 브리하디스와라 ) 사원을 건설하는 등 정복과 그가 후원한 문학 및 예술로 평가받는 위대한 촐라 황제로 널리 칭송받고 있습니다. 이 사원은 우주 공간을 재현하고 그 공간의 중심에 위치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사원의 이름 중 하나는 '닥시나메루Daksinameru', 즉 우주의 축을 의미하는 남쪽 메루산[수미산(須彌山)]입니다. 왕의 문화 프로젝트를 후원하는 데 필요한 부의 대부분은 인도의 지정학적 체스판에서 만다라 전략을 성공적으로 전개한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라자라자는 비옥한 카베리 삼각주에 위치한 촐라의 심장부에서 남쪽의 마두라이의 판디아 왕조와 서쪽의 케랄라의 체라 왕조를 차례로 물리치며 연이은 군사 작전을 벌여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 두 왕조는 스리랑카의 불교 왕들과 동맹을 맺고 있었기 때문에 라자라자는 섬나라로 해군 원정을 떠나 고대 수도 아누라다푸라를 약탈하여 해외 정복에 나선 최초의 인도 왕이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정복으로 라자라자가 보편적 황제(차크라바르틴)라는 주장을 입증했다는 점인데, 인도의 고전 정치 사상에 따르면 황제는 동서남북의 왕국들 즉 사방의 정복 '디그비자야'를 수행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1014년 라자라자가 죽자, 아버지 통치 말기에 공동 황제였던 라젠드라는 독자적인 촐라 황제가 되었습니다. 라젠드라의 비문 중 하나는 그가 얼마 지나지 않아 '폐하의 관심은 막강한 군대에 힘입어 사방을 정복(디그비자야)하는 데 관심을 돌렸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1017년 그는 스리랑카를 새롭게 침공하여 아버지가 북부 지역만 점령했던 섬 전체를 정복했습니다. 이듬해에는 남쪽의 판디아 왕조와 서쪽의 케랄라의 라자를 정복했습니다. 1021년에는 데칸 고원의 중심부에 기반을 둔 신흥 왕조인 칼야니의 찰루키아를 공격했습니다. 그 가문을 물리친 라젠드라는 수도로 돌아온 후 군대를 벵갈로 이동시켜 시계 방향으로 디그비자야를 계속했습니다. 하지만 이 비문은 벵골 원정의 또 다른 근거를 제시합니다. '태양의 자손[라젠드라]의 광휘'에서 말합니다


고행으로 강가(겐지스)를 [천상에서 지상으로] 끌어왔던 바기라타를 조소하시며, 아국을 [폐하의] 무력으로 길어온 강가의 물로 정화하고자 하셨다. 그리하여 [폐하께서는] 막강한 군대를 통솔하고 영웅의 풍모를 갖췄으며 외교에도 특출난 장수에게 명하시어, 그 강가에 있는 적국들을 제압하라고 하셨다.

이 구절은 마하발리푸람(또는 마말라푸람, 현대 첸나이 인근)의 멋진 7세기 해변 부조에 시각적으로 묘사된 힌두교 신화에 나오는 것으로, 수행자 바기라타가 엄격한 고행을 성취해 위대한 신 시바가 하늘에서 갠지스를 끌어내려 메마른 땅에 물줄기를 내렸다는 이야기입니다. 바기라타와 라젠드라의 유사점은 분명합니다. 신화적 고행자가 하늘에서 땅으로 강을 내려보냈다면, 라젠드라 왕은 인도 북부에서 탄자부르로 강을 의식적으로 내려보낸 것입니다.

라젠드라는 벵골을 습격하여 수도로 가져온 갠지스 강물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그는 강가이콘다-촐라('갠지스 강을 점령한 촐라')라는 칭호를 붙였을 뿐만 아니라 카베리 삼각주에 강가이콘다 촐라푸람, 즉 '갠지스를 점령한 촐라의 도시'라는 이름의 새 수도를 건설했습니다. 그는 이곳을 거대한 시바 신전으로 장식했는데, 중앙의 9층짜리 신전은 56미터 높이까지 솟아 있었습니다. 내부에는 신성한 갠지스 강물을 위한 우물을 파고 그 안에 촐라 왕조의 상징인 사자 동상을 배치했습니다. 1035년에 완공된 이 사원은 라젠드라가 이웃 왕국뿐 아니라 인도 전역을 정복한 군사적 승리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본 사원의 양쪽에 서 있는 두 개의 신전, 북쪽과 남쪽 카일라쉬는 우주의 신 시바가 거하는 신성한 히말라야를 가리킵니다. 이 산을 사원 경내의 중심부로 끌어들임으로써 촐라 군주는 건축적으로 위대한 신과의 유대감과 보편적 주권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모두 드러냈습니다. 의식적으로 갠지스 강 역시 라젠드라 제국의 중심부로 이전되었는데, 이는 인도의 신성한 풍경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어떻게 은유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인상적인 사례입니다.

라젠드라 촐라와 그의 아버지의 스리랑카 침공은 인도의 영향력을 벵골 만을 넘어 동남아시아 본토와 섬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남중국해까지 해상으로 뻗은 촐라 왕가는 아랍인, 페르시아인, 말레이인, 중국인과 함께 지역 간 상업 체제를 구축하며 당대 인도 국가 중 가장 대외적으로 뻗어나간 국가였습니다. 1025년경 라젠드라 촐라는 말레이 반도와 수마트라의 대부분을 통치하던 스리비자야 왕국을 상대로 대대적인 해전을 벌였습니다. 1015년부터 중국과 외교적 접촉을 유지해 온 촐라는 이후 말라카 해협을 장악하고 스리비자야에 대한 종주권을 행사하면서 스리비자야 당국의 중개 없이 인도와 중국의 직접적인 해상 무역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사실상 스리비자야의 통치하에 있던 영토는 촐라 왕국의 만다라 또는 종속 국가들의 원 안에 편입되었으며, 그 유산은 오늘날 타밀 해안을 지칭하는 일반적인 용어로 남아있습니다. '촐라 만다라'의 변형인 코로만델이지요.


-Richard M. Eaton, [India in the Persianate Age: 1000-1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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