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 흙수저 서민남성만큼 불쌍한 계층도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여성, 장애인, 동성애자, 다문화가정의 경우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으며 온갖 법적, 제도적 혜택들을 이끌어내지만 이들 남성은 이것의 사각지대에 놓인 역차별의 최대희생양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사회로부터 아무 혜택도 못 받으면서 더 많은 책임과 의무를 강요당하고 있다. 한창 학업에 열중할 시기에는 여성과 달리 2년 간의 병역의무를 져야 하고 연애 시에는 여성보다 더 많은 데이트비용을 부담해야 하며 결혼 시에는 여성보다 더 많은 수입과 재산, 그리고 결혼비용 등을 요구받는다.

이 같은 연유로 아들을 가진 부모들은 갈수록 높아져 가는 연애 및 결혼시장 진입장벽에 괜한 한숨을 내쉬는 게 아니다. 결국 사회와 여성들이 요구하는 높은 기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대다수 흙수저 남성들은 시장진입에 실패한 채 삼포세대로 내몰리게 된다.

이렇듯 삼포세대 흙수저 남성들은 열약한 사회적 위치에도 불구하고 남성이라는 생물학적, 사회적 성정체성을 이유로 각종 법적, 제도적 혜택으로부터 소외되면서 역차별정책의 피해자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맥락에서 한국의 보수우파는 이들을 핵심지지세력으로 만드는 틈새전략을 펼침으로써 몰락한 보수세력을 재건해야 한다.

그럼에도 보수우파는 아직까지 종북빨갱이 척결과 이승만-박정희 찬양, 박근혜 살리기 구호에만 매몰돼 있는데 비록 이것이 당위적으로 옳더라도 새로운 아젠다 설정과 이슈메이킹 없이 이것만을 주구장창 외친다면 유권자들이 갖는 피로감은 당연지사이며 궁극적으로는 이것이 보수야당의 외연 확장을 막는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혹자는 아직도 사회적으로 직장 내 성차별, 성희롱, 유리천장문화 등이 만연돼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우파진영도 외연 확장 차원에서 여성 성차별문제를 주요 의제 중 하나로 설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이미 좌파진영에서 선점한 아젠다로서 우파진영마저 이 의제를 덥석 문다면 좌파와의 이념적 헤게모니 다툼에서 그들에게 굴복했음을 자인하는 꼴이 된다. (이미 그러고 있다)

명색이 우파정치인이라는 직전대통령이 중도층 공략을 명분으로 어설프게 경제민주화를 내세우며 좌클릭 행보를 보였다가 탄핵의 단초를 제공했던 선례를 잊었는가?

따라서 우파가 반대진영에 제대로 맞불을 놓으려면 그들이 생각지 못한 의제부터 설정하고 그것을 정치쟁점화 시킴으로써 그들과의 차별화를 통해 우파로서 이념적 선명성을 부각시켜야 한다.

즉 남성 역차별문제를 핵심의제로 설정하고 정치쟁점화하여 상위 10% 금수저 남성이 아닌 하위 90% 흙수저 남성의 목소리를 대변함으로써 그들을 주요지지세력으로 확보하는 틈새전략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