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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건강염려증부터 시작됨

ㅇㅇ(39.118) 2020.12.30 19:46:41
조회 5781 추천 39 댓글 13

불안장애 1달동안 심하게 앓다가 불안장애갤이 있길래 나같이 건강염려증때문에 생긴사람들한테 조금 도움이라도 되라고 글 써본다.

현재 고2고 곧있으면 고3임

원래라면 ㅈㄴ게 공부하고있어야겠지만 이 ㅈ같은거때문에 공부 다끊었다.


시작은 모든사람들이 그렇듯이 별것도 아니었음

난 원래 평소에 맥박을 재던 습관이 있었음. 지금 생각해봐도 일종의 강박에 가까웠던거 같은데

그때 빠르게 고쳤어야되지 않나 싶다 ㅅㅂ 그랬으면 지금 이 ㅈ같은거 경험도 안해봤을텐데

나는 원래부터 건강염려증이 심했음. 귀에 큰소리들으면 청력 떨어졌을까봐 걱정하고 위 아프면 위염보다 심한걸까봐 걱정하고 별 ㅈㄹ을 다했다.

고1때는 빈맥이 많이 신경쓰였음. 이유는 모르겠는데 내가 빈맥이 살짝 있었다. 학교가면 꼭 90~100 이었음.

정상 맥박수가 60~100 이란 소리 듣고 그때부터 맥박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95 96 이렇게 나오면 어떻게든 심호흡해서 낮출려고 하고, 그때부터 약간 긴장된다 하면 맥박을 재기 시작했음.

그게 한 1년 반쯤 갔다. 그때는 별 생각 없었음. 그냥 초조할때나 긴장할때, 운동했을때 한번씩 재보는 정도? 그게 다였음

초반에는 좀 맥박 집착하면서 많이 걱정했던거 같은데, 시간 지나면서 괜찮아지더라.


문제는 1달전부터 시작됐음. 그날도 어김없이 맥박재고 있는데 순간 맥박이 이상하게 뛰는 것 같더라.

그거 느낀 순간부터 몸에 오한이 오더라, 가위눌린거 처럼. ㅈㄴ 당황해서 부모님한테 뛰어갔다.

당연히 부모님은 별로 반응 안하심. 뭘 그런거 가지고 호들갑이냐 이랬는데 나는 심각했음.


그때부터 맥박에 엄청나게 집착하기 시작함. 막 심장이 이상하게 뛰는거 같고, 어쩌다가 쿵 하고 불규칙하게 뛸거같고

내과검사 받기 전까진 사람새끼가 아니었음. 이것때문에 스트레스도 엄청 받고 내가 고작 이거때문에 왜이러지 하면서도 스스로가 잘 조절이 안됐다.

공부해야되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ㅈㄴ 불안하게 살다가 결국 평일에 내과를 가서 받을 수 있는 심장검사를 다 받아봄. 결과는 정상이었다.

결과 받고 현타오더라. 간단한 심전도, 혈액검사, 심장초음파 3개 다 해봤는데 별 문제 없다 그러더라. 심장에 대해서 관심을 끊으라고 함.

그때 아마 홀터도 같이 했으면 완벽하게 해결될 수 있었을거 같은데 그 병원은 홀터가 안되더라.


결과 받고 마음이 많이 편해짐. 그날이 아마 마지막으로 내가 평범했던 날인거 같다. 결과 받고부터는 심장 빠르게 뛰어도 별로 신경도 안씀.

문제는 또 그 뒤에 심장이 다시 신경쓰이기 시작함. 밥먹고 심장 두근거림이 있길래 또 이상한 생각에 들어갔다.

결국 다시 상태가 롤백됨. 다시 맥박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거의 ㅅㅂ 하루만에 재발한거임

문제는 정도가 더 심해졌다. 이젠 맥박의 강약, 규칙성에 집착하기 시작했고 내가 부정맥 환자가 아닐까 매일 걱정하고 불안해하기 시작함.

이때 나는 진짜 사람새끼가 아니었다. 맨날 누워있으면서 맥박만 재고 있었음. 이상한 징후 보이면 ㅈㄴ 불안해하고

신체화 증상인가? 이게 나오더라 어느날은 두통 ㅈㄴ 심하고 어느날은 피곤하고 어느날은 소화불량오고

심지어 나중에는 이게 교대를 해서 옴ㅋㅋ

나는 부정맥이 없다고 아무리 논리적으로 생각을 해도 불안한 감정이 이기더라. 이거 극복할 수 있으면 진짜 뭘해도 다 성공함.

점점 심해지면서 내과를 밥먹듯이 가게됨. 접수원 간호사가 나보고 또 심장 두근거려서 왔냐 그러더라. 그거 듣고 진짜 별생각 다들었다. 물론 불안은 계속됨.

심전도를 한 6번은 했던거 같다. 그중에 2번은 빈맥있을때 쟀는데 두번 다 정상이었음.

결국 오늘 밖에 나갔다왔는데 빈맥 ㅈㄴ 심해서 인데놀 먹고 누워있다. 나같은 경우 심하면 걸어도 130을 넘음.

일단 심장내과는 예약을 했고 신경정신과는 다니면서 약먹고 있는 중이다.


불안하기만 하면 몰라도 몸까지 아프면 ㄹㅇ 뒤질거같음.

내가 겪은건 빈맥, 두근거림, 열감, 두통, 어지럼증, 피로, 소화불량, 하지불안, 호흡곤란, 수면장애, 수면불안 이정도임.

특히나 수면쪽은 겪으면 좀 심각해질수도 있다. 수면장애가 심하면 일상생활이 아예 안되서 심한 사람은 수면제도 고려해볼만함.

앞으로도 더 추가될거 같다.


비록 아직 한달정도 앓았지만, 한달동안 죽을듯이 고생하면서 어떻게 하면 좋아질지 깨달은건 좀 있더라


신경정신과는 가보는게 좋다. 대학병원도 괜찮고 동네병원도 괜찮음. 근데 동네병원은 좀 찾아보고 유명한데로 가라.

진료보면 알아서 약 주실거임. 근데 약에 너무 의존하지 마라. 물론 증상 심하면 약이 당연히 필요함. 나도 인데놀 잘 써먹고 있고.

알다시피 무슨 약이든 고용량 장기간 복용하면 몸에 좋을거 하나도 없다. 약뿐만 아니라 본인의 극복 노력도 어느정도 필요함. 약으로만 낫다가 재발하는 사람들 많이 봄.

특히나 항불안제 계열은 금단현상이 심하다. 고용량으로 오래 복용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그리고 증상 나올때마다 겁먹지 않는게 가장 큰거같음. 물론 나도 이게 잘 안되고 특히나 나는 불안해하는게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다 보니까 잘 안된다.

그래서 검사는 꼭 받아봐라 진짜. 돈 신경쓰지 말고 다 받아봐라 ct든 mri든 돈 아끼는 거보다 너가 편안한게 훨씬 낫다.

나도 이제 가서 운동부하 홀터 다 받아볼건데 정상 나오면 마음 많이 편해질 거 같다.


그리고 정상이라고 나오면 극복 노력 꼭 해라. 신체화가 사람 많이 조지더라.

신체화증상 올때마다 계속 본인이 정상이라고 되뇌이면서 증상을 무시해보려고 노력하면 도움이 많이 된다더라.

나같은 경우 심장 검사 끝나면 운동 제대로 해볼 생각임.

또 한번씩 힘들때면 내 예전 모습 회상해보는것도 좋은거 같음 정상인 시절에는 어떻게 살았더라 생각하면 동기부여가 좀 되더라.

증상이 좀 호전되면 밖에 많이 나가서 걷기라도 하면 확실히 도움이 좀 되는거같음.


또 도움받을 수 있는 사람 한명이라도 만들면 좋음. 옆에 있어줄수 있는 가족이면 더 좋고 친구도 좋고.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거 만으로도 나는 도움이 많이 됐음. 정 없으면 심리상담센터도 좋음.


그리고 제일 중요한거. 완치될거라는 믿음을 가져야됨. 뭔 개소리냐 힘들어 죽겠는데 싶어도 이거 없으면 사람 나락가는거 한순간이다.

증상이 올때마다 무너지고 불안 심해지면 어느새 우울증이 생긴 너를 발견할수 있을거임. 불안장애보다 우울증으로 먼저 간다.


지금은 또 스트레스 받은거 때문에 부정맥 생겼을까봐 ㅈㄴ 떨고있다..

나같은 경우는 1달밖에 안됐는데 이렇게 글싸는 것도 웃기긴 하다 현재 진행형이고 아직

혹시라도 건강염려증때문에 심해진 사람 있으면 한번 내 경험이라도 읽어보라고 이렇게 글써본다.


같이 힘내서 열심히 노력해보자 나도 요즘 나아질려고 여러 방면으로 계속 노력하고 있다.

솔직히 좀 억울하지 않냐 계속 불안해하고 있으면. 빨리 완치해서 인생을 즐겨봐야하지 않겠냐.

언젠간 다 나아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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