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 : 동로마 제국

녹색 : 마자르(헝가리) 왕국

청색 : 라틴(베네치아, 제노바) 식민지 수비대 및 용병단

황색 : 투르크 예니체리

회색 : 투르크 비정규군

주황색 : 투르크 시파히

청록색 : 투르크 보병

시파히 기병대는 이윽고 기독교군 진영에 나타났다.

라틴인들과 마자르인들이 필사적으로 저지했다.

포성과 화살이 날아가 박히는 소리, 무기가 부딪히는 금속성이 전장 가득 울려퍼졌다.

기독교군 일부가 유인에 걸려 궤멸 당했지만,

최고의 성능을 뽐내는 무기와 방어구를 장비한 가톨릭 전사들은 과감한 전투를 벌이며 투르크군의 물량공세에 쉽사리 무너지지 않았다.

전황은 그 어느쪽에도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았다.

전투가 지속될 수록 양측 모두 사상자가 늘어났다.

라틴인들이 설치한 포탑에서 탄환이 발사되었고, 라틴 석궁수들은 우수한 사격술로 다가오는 투르크 기병을 정확히 사살했다.

투르크 기병들은 전장을 정신없이 휘젓고 다니며 기독교 기사들을 처치했다.

점점 불어만 가는 무슬림 기병들은 마치 파도나 구름과 같았다.

일진일퇴의 접전이 반복되었다.

끈질기게 응전하던 소수의 기독교 기병들은 투르크 기병의 파도에 깔려 사라졌다.

시파히, 아킨지, 예니체리, 그리고 사라센 낙타병들이 라틴 보병과 포탑을 향해 쇄도했다.

라틴 석궁병들은 파비스방패를 등에 진 채 물러나면서도 간간이 석궁 화살을 날려 이슬람교도를 낙마시켰다.

위협적인 미늘창(할베르트)으로 무장한 중부유럽의 창병과 강철로 온 전신을 휘감은 기사들이 밀려드는 투르크 기병을 막아섰다.

뒤에서 전황을 지켜보던 로마의 친위대와 고용된 라틴 기사들이 백병전이 펼쳐지는 한 가운데로 달려갔다.

전사들이 내지르는 함성과 비명을 포성과 금속성이 덮어버렸다.

투르크 대군의 공격을 받은 동로마 제국 숲속도시의 지휘부

그리스로마 특유의 고전양식 투구를 쓴 중기병은 방어군 사령관[둑스 : 제독(총독), 공(公)], 랜스를 든 기사는 라틴 용병대장,

타원형의 스쿠툼방패를 들고 터번을 쓴 인물은 동로마 무관, 십자가가 그려진 원형방패와 강철검을 든 이들은 라틴 기사,

연꼴방패(카이트쉴드)를 든 채 망토를 두르고 남동유럽 고유의 무장을 갖춘 그리스인들은 동로마의 고급장교이다.

포탑은 무너졌지만 필사적으로 싸운 끝에 기독교 연합군은 시파히의 돌격을 격퇴하였다.

예니체리 군단보병은 화망을 형성하여 기독교도에게 치명적인 공격을 이어갔다.

연합군이 방어하는 숲속도시는 고대로부터 이어져온 비밀스러운 곳이었다.

요새 깊숙한 곳에는 고대 헬라인들과 로마인들이 만든 성벽으로 보호 받는 숲속의 심장부가 있었다.

비밀스러운 도시의 주민들은 자족을 위해 화전을 이루고 밀밭을 경작했다.

밀밭 언덕을 올라가면,

고대에 세워진 백색 망루가 보였다.

망루 아래에는 화려한 무장을 갖춘 그리스인 수비병이 보초를 서고 있었다.

그 뒤로는 성물과 보물이 안치된 정교회 수도원과, 고대 헬라인과 로마인들의 숨결을 간직한 오래된 건물들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