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던파를 했던 중붕이들이라면 이 둘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아간조와 록시

노상강도와 그를 제압한 검사로 시작된 둘의 관계는 어찌저찌 썸으로 발전하고 결국 연인사이로 이어졌다는 러브스토리를 갖고 있다

NPC의 인간사따윈 신경도 쓰지않는 던파에서 거의 유일하게 나오는 러브스토리...

특히 록시는 주기적으로 폭주하며 이성을 잃어버리는 카잔 증후군을 겪고 있었다

몇십년간 카잔 증후군때문에 다른 이와 가까이하지 못한 채 살아온 그녀의 인생에, 아간조처럼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더더욱 소중했을터

하지만 둘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하는데

어느날 사도 시로코가 아라드의 비명굴로 전이된다

차갑고 어두운 비명굴에 떨어진 시로코는 살기위한 몸부림으로 비명굴 속 누골벌레들과 사투를 벌이게 된다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누골들이 비명굴로 나오자 아라드의 제국은 조사에 착수, 시로코가 나타났다는 걸 알게된다

이에 제국은 시로코를 없애기 위해 당시 검술이 뛰어나 명성이 높았던 4인의 웨펀마스터를 파견한다

아간조 역시 토벌대로 참석, 록시도 힘을 빌려줘서 시로코 앞까지 도달하지만....

사도앞에서 인간이 뭘 어쩌겠노

무참히 발리고 흡수당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

결국 록시는 자신의 카잔 증후군 봉인을 풀고 시로코와 최후의 결전을 벌인다

시로코를 처치하는데 성공했지만, 그로 인해 자신마저 죽여버린 록시...

아간조는 그렇게 자신의 유일한 사랑을 가슴에 품은채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이 사랑이야기도 대전이인지 좆전이인지 세계관을 마구 갈아엎으며, 던파 세계관에서 아예 없는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록시와 아간조를 분명히 명시했던 아이템 텍스트도 변경되고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록시에 관련된 정보는 모두 삭제됐다

설상가상 아간조는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는 설정이 생기며 록시와 아간조의 이야기는 그렇게 추억속에 묻히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여차저차 하다가 시로코가 다시 부활하게 된다

시로코는 다시 전성기의 힘을 회복하고자 하늘성을 타고 천계로 올라가 막대한 에너지를 흡수, 힐더와 만나 싸우기로 한다

시로코가 천계에 도달하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거라 판단한 아라드인들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시로코를 처치하기로 한다

이에 다시 시로코와 맞붙게 된 4인의 웨펀마스터...

하지만 이미 너무나도 강력한 시로코의 힘...

무엇보다 시로코는 그 실체를 마음껏 바꿀 수 있어서 데미지를 줄 수도 없는 상태

과거 비명굴에서 그랬듯 너무나도 무력하게 쓰러진 아간조...

1:25~3:20

하지만 시로코 앞에 다시금 록시가 나타난다

유일하게 자신을 죽인 록시의 존재는 시로코에게 큰 트라우마가 되었다

내면세계에 존재하는 록시의 환영이 다시 시로코를 도려내고, 꽁꽁 감춰두었던 시로코의 실체가 드러나며 해치우게 된다

그렇게 시로코에게서 다시 아라드를 구하게 된 모험가와 아간조

모두가 승리를 축하하고 있을때 아간조는 쓸쓸한 표정으로 자리를 떠난다...

"미안, 내 목숨보다 조금은 네가 더 소중한걸"

-록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