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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2035 번역) CHAPTER 20 - Miracles (3)

ArtyomDar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5.01 04:36:55
조회 210 추천 5 댓글 1
														

"더 크게!"


"보이지 않는 감시자들 말입니다."


"바로 그거야. 그것 보게, 어쨌든 자넨 그럭저럭 쓸만하군!"


"하지만 그건 과장된 이야기일 뿐입니다. 신화라고요. 에메랄드 도시 이야기처럼요."


"정확하네." 베솔로프가 동의했다. "과장된 이야기지. 동화나 다름없는."


"모든 게 오래전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한 달도 못 가서요. 국가 말입니다. 그리고 혼란이 있었죠. 그때부터...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삼척동자도 알아요. 아무도 우리를 다스리지 않는다는 걸. 우리는 모두 우리 스스로 여기 있는 겁니다. 우리만요. 보이지 않는 감시자 이야기는 신화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네는 그게 신화라는 것을 어떻게 알지? 자네에게 그걸 말해준 게 바로 우리일세. 알아듣겠나? 우리는 자네가 우리에게 맞출 수 있는 미리 만들어진 이미지를 직접 심어주었네. 어쨌든 자네는 단순한 영혼이야.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생각하니까. 뭐, 좋네, 상투적인 말은 내가 직접 떠먹여 주지. 마음껏 드시게! 보이지 않는 감시자들이라! 오호라! 생각해 보면, 자네는 분명히 나를 믿지 않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마치 나에 대해 모든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 같군. 소문이란! 텔레비전보다 낫다네."


"하지만 당신은... 옛 지도자들, 그러니까... 정부랑 대통령은... 당신들은 우랄산맥 너머로 피난을 갔었지 않습니까? 정부 시스템이 붕괴해서... 국가가..."


"생각해 보게. 왜 우리가 우랄산맥을 넘어가겠나? 왜 우리가 세상의 저 끝에 있는 다른 벙커로 피난을 가야 하나? 이 추운 날씨에 우리끼리 말인가? 우리가 거기서 뭘 하겠나, 서로 잡아먹기? 우리의 자리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이곳일세!" 베솔로프는 살찐 고양이처럼 기지개를 폈다.


"그럼 당신들은 이제껏 어디에 있었습니까? 우리가 음식물 쓰레기를 먹을 때? 서로의 목을 졸라댈 때? 당신네들 때문에 저 위에서 죽어가고 있을 때, 어디에 있었습니까?"


"바로 자네들 옆에. 우리는 항상 그 옆에 있었네. 바로 벽 반대편에서 말이야."


"그게! 가능할 리가! 없습니다!"


"말했잖나, 효과가 있다고. 진정한 기술을 술마냥 들이킬 수는 없는 법이네."


베솔로프는 책상에서 내려와 호박색 병을 한 모금 했다.


"여기 더 있을 이유가 있나? 어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여주지. 그건 그렇고, 우리는 오히려 금욕적인 편이라네. 그러니 자넨 별 소득을 거두지 못할 걸세."


베솔로프는 비틀거리는 스탈린을 조심스럽게 일으켜 세우고 연단에서 물러났다. 아르티옴은 넘쳐나는 이 모든 사실들 때문에 발걸음을 떼질 못했다.


"당신들은 개자식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뭘 했나?" 알렉세이 펠릭소비치가 물었다. "그 반대로, 우린 최소한으로만 개입했네! 우리는 그저 감시자일 뿐이야! 단지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일세. 시스템이 무너지기 시작할 때라면, 우린 그걸 바로잡아야만 하네."


"시스템이라고요? 사람들은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자기 아이들을 잡아먹습니다!"


"그래서 어쩌라는 건가?" 베솔로프는 아르티옴을 냉담한 시선으로 쏘아보았다. "우리는 자네들의 아이를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아닐세. 그걸 좋아하는 건 자네들이야. 그리고 우린 자네들이 자기 아이를 먹는다는 사실도 좋아하지 않네. 우린 그저 다스리는 것을 좋아하는 것뿐일세. 하지만 우리가 자네들을 다스리려면, 우린 자네들이 자기 아이를 잡아먹는 것을 허락할 의무가 있네!"


"거짓말! 당신들은 우리를 여기 가뒀고 간수하고 있잖습니까! 사람을 돼지 취급하면서! 도처에 앞잡이가 널려 있고... 몇몇은 보안기관을, 몇몇은 비밀경찰을 두고 있고, 몇몇은... 온 사방에 스비놀루프가 널려 있어요... 사실이군요, 제국과 다른 모든 것들 간에는 차이라고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건 우리네 러시아인들이 다른 방법으로는 관리가 안 되기 때문일세." 베솔로프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것이 자연이 우릴 빚은 방식이야. 나사를 조금만 풀어주면 반란을 일으키니!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네. 콤소몰 역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었지? 그들을 보게, 자기들의 권리를 요구했지. 반항했네. 어떻게 끝이 났지? 피바다였어! 그리고 그것이 붉은 라인을 약화시켰나? 전혀! 그야 물론, 보안기관은 신이 우리 러시아인에게 내린 선물이기 때문일세! 우린 천성적으로 난폭하네! 자네들이 갖고 있는 그 기관총들... 이런, 그들은 기관총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서 앞줄로 몰려들었지! 하지만 인내심 있는 자들은 살아남았네. 적어도 그건 일종의 선택 과정일세. 그리고 우리 국민들이 어떻게 통치될 수 있을까? 항상 주의력을 흐트려야 하네. 억눌러야 해. 말하자면 매어 두어야 한다는 거지. 어떤 생각을 강요할 필요가 있네. 종교든 이념이든. 항상 적들을 만들어내야 하네! 적 없이는 살 수가 없으니까! 적들이 없으면 완전히 공황 상태에 빠지는 거지! 자신을 정의할 수도 없고, 자기가 누군지도 전혀 모르지. 우리는 2년 전에 정말로 훌륭한 적들을 예비해 뒀었지. 검은 존재들 말일세. 숯마냥 새카맣고, 눈알조차 흰색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네, 마치 악마처럼. 그리고 그것들은 우리 러시아인을 공포와 혐오로 가득 채웠지. 환상적인 적들이었네. 모든 것이 즉시 분명해졌지. 저들이 까맣다면, 우리는 하얗다. 우리는 만일을 위해 그것들을 구해주고 있었네. '인류에 대한 위협' 시나리오였지. 하지만 웬걸, 어떤 저능아가 나타나서 오르도의 그 늙다리 바보와 함께 자기네 사파리 공원에서 우리의 애완 악마들에게 폭격을 퍼부었네. 상상이 가나?"


"예."


"우린 폴리스의 평의회를 통해 개입하려고 했네. 아직 검은 존재들로부터 어떠한 위험도 없다고 넌지시 알렸지. 근본적으로 그 시나리오는 그냥 수렁에 빠져들었네. 자네의 멜니크 대령도 길들였어야 했는데. 나는 구역 수준의 계획을 위해 손절을 했네. 우리에게 독재 정권이 있었더라면. 자네 따라오고 있나?"


포탄에 맞고 짓눌린 채, 아르티옴은 베솔로프를 따라 터벅터벅 걸어갔다. 그들은 다시 벌떡 일어나 경례하는 보초를 지나쳤다. 그리고 그들은 좁은 통로로 들어섰고, 발걸음이 철제 바닥에서 공허히 메아리쳤다. 그들은 식당이 있는 곳에서 분기점을 지나쳤다. 미러볼의 밝은 미광이 아르티옴의 눈으로 곧장 비쳤다. 구체는 아르티옴의 머리처럼 회전하고 있었다. 그 머리에도 한때는 넓은 거울이 한 장 있었고, 온 세상의 반사상이 그 속에 들어맞았었다. 하지만 거울은 산산조각이 났고 도대체 어디에 붙었는지 몰랐지만, 이제 그것들은 재미와 아름다움을 위해 거울을 서치라이트로 후려치고 있었다.


그들은 모퉁이를 지나 계속 나아갔다.


"어떻게 그자를 구워삶았죠? 어떻게 그 사람들을 전부 손에 넣었습니까?" 아르티옴이 멍하니 물었다. "매수한 겁니까? 모스크빈? 아니면 총통?"


"글쎄. 일반화할 수는 없겠군. 모든 사람에게는 올바른 각자의 접근법이 있네. 모스크빈은 돈을 중요시해서 자기 사촌을 독살했지. 예브게니 페트로비치 총통에게는, 예를 들자면, 손가락이 없는 어린 딸이 있네. 그렇게 태어났지. 정에 약한 남자야. 총통은 기형에 맞서 싸우는 모든 법을 통과시켰지만, 자신에게는 인정할 수 없었네. 그리고 우리는 그에게 몇 장의 사진을 보냈네. 여기 있습니다, 예브게니 페트로베치, 그리고 여기 당신의 품에 당신의 어린 딸이 있고, 당신의 아내가 곁에 있으니, 의심할 구석이 없겠군요. 그러니 룰을 지킵시다, 예브게니 페트로비치, 기품 있게 말입니다. 당신의 시민들은 당신을 믿어야 하니까요. 가장 형편없는 시민들 중 단 한 명이라도 당신의 제국이 가장 절대적으로 진정한 제국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다들 제국을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해요."


"이제 더이상 제국은 없습니다. 스스로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고, 소화시키고, 박살냈어요. 그리고 그 총통은 꽁무니를 뺐습니다."


"그리고 우린 다시 그를 데려다 그 자리에 둘 걸세. 그리고 그를 위해 전보다 더 나은 새로운 제국을 준비할 걸세. 우리는 이미 그의 아내와 딸을 데려왔고, 총통은 끌려오겠지."


"왜죠? 그자는 순 괴물입니다!"


"왜냐하면, 이 익살맞은 어린 친구야, 우리는 예브게니 페트로비치와 함께 일하는 데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지. 그리고 우리는 그 방법을 알고. 유죄를 입증하는 증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네. 이미 훌륭하고 준비가 끝난 선택지가 있는데 왜 우리가 새로운 남자를 찾고, 그 약점을 알아내고, 미끼로 그를 꾀어내야 하나? 총통은 일을 망쳤네, 그건 사실이야, 음, 그에 대해서는 우리가 벌을 내릴 걸세. 제국이 없다면 우리가 어디에 있겠는가?"


"거기 있는 사람들은 전부 쓰레기입니다! 짐승들이라고요! 몇몇은 짐승이고, 다른 몇몇은 겁쟁이입니다!"


"짐승들은 그곳뿐만이 아니라 바로 온 메트로에 널려 있네. 그리고 그들을 위해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 수용소가 지어졌는지 보게나. 그리고 짐승들은 곳곳에서 그 안으로 스스로 기어들어가지. 철위단이든 뭐든 기타 등등. 돌연변이들과 싸우려고. 화를 분출하려고. 제국이 없었더라면, 그들이 어디로 가겠나?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아니, 보내주고 제국을 위해 싸우게 해 줘. 아니면 붉은 라인을 위해서. 아니면 오르도를 위해서. 입맛대로 고르게나. 자유일세! 바로 여기 있잖나, 자유야!"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건 그런 게 아닙니다!"


"그런 게 맞네. 정확히 그거야. 그러니까 사람들은 지루할 일이 없을 걸세. 자기들 스스로를 바쁘게 할 무언가를 벌이게 될 거야. 그래서 선택권을 갖게 되겠지. 여기 지하에서 우리에겐 진정한 자급자족의 세계가 있네! 그리고 지상에 있는 다른 세계는 필요하지 않네."


"저는 필요로 합니다!"


"글쎄, 자네는 그럴지 몰라도,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아닐 걸세."


"아마도 저 위에 가족이 있을 겁니다! 그것만을 위해서라도요!"


"사람들의 가족은 지금 모두 여기에 있네. 그리고 정말 진심으로, 나는 자네를 이해할 수가 없어. 자네가 한 건 자네 건강을 깎아먹은 것 말고는 없네. 간신히 자네를 되살려냈네, 이 어리석은 친구야. 지상에서 찾아다니는 게 뭔가?"


"우리는 지상에서 태어났습니다. 우리의 공간이 저 위에 있어요. 탁 트인 곳에요. 숨쉬는 것 자체가 다릅니다! 그리고 다르게 생각해 보세요. 여기에는 제게 충분한 방향이 없습니다! 앞과 뒤만 있을 뿐입니다. 여긴 제게 옥죄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 알겠습니까? 당신 자신도 그걸 느끼지 않습니까?"


"아니. 그게, 나는 그 반대일세. 바깥은 현기증이 나네. 곧바로 벙커로 돌아오고 싶어지지. 아늑함 속으로. 맞네. 이곳은 우리 숙소지. 작은 아파트일세."


그들은 모퉁이를 돌았다.


10미터 너비의 거대하고 새카만 터널은 땅 한가운데 어딘가에 있는 한 지점에서 땅 한가운데 다른 어딘가에 있는 곳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 사람들이 여기 얼마나 더 있을까? 통로는 더 멀리까지 뻗어 있었다.


확실히 늦은 시간이었다. 벙커의 주민들은 헝클어지고 흐트러진 채 눈처럼 새하얀 음주 구역을 뿔뿔이 떠나 집으로 슬금슬금 향하고 있었다. 아르티옴은 문설주 너머로 터널을 따라 늘어선 아파트들 중 하나를 힐끗 보았다. 그리고 또다른 아파트. 그랬다, 정말로 꽤나 아늑했다.


사람이 살기에 충분했다.


"왜 이 모든 걸 제게 보여주고 말해주는 겁니까?"


"음, 알다시피 나는 이걸 즐긴다네. 약간의 논쟁을. 자네는 혁명가야, 그렇지? 사샤의 거처에 앉아서 뭘 하고 있었나? 날 기다리고 있었지. 낭만주의자야. 리볼버로 날 쏘고 싶었나? 날 죽이면 사람들의 삶이 좀 펼 거라고 생각했나? 내가 무슨 일을 하지? 나는 국내 정책만 담당하고 있네. 날 죽여, 그럼 새 인사가 발탁되겠지. 츠베트노이 불바르 역에서 자네에게 이치에 맞는 이야기를 좀 하려고 했었네. 하지만, 보다시피 자네의 기억은 날 실망시켰지."


"츠베트노이에서 말입니까?"


"내가 말했듯이, 기억상실증일세. 하지만 놀라운 일은 아니지. 그건 본질적으로 상징적이니까. 물론 자네의 기억상실증은 우리에겐 축복이네. 아무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니까 말이야. 덧없는 하루살이 같은 사람들. 마치 어제가 절대 일어나지 않은 듯하지. 그리고 누구도 내일에 대해 생각하고 싶어하지 않고. 같은 이 순간이 계속 이어질 뿐일세."


"무슨 내일입니까? 오늘 먹을 거리도 시원찮은데 어떻게 내일을 계획한단 말입니까? 당신은 그저 운이 좋은 겁니다!"


"여기서 우리의 기술이 필요해지지. 오늘은 항상 그날 분의 먹거리만 있어야 하고, 항상 딱 간신히 충분해야 하네. 공복은 이해하기 쉬운 것들에 대해서 꿈꾸게 하지. 사람은 균형을 유지해야 해. 알아서 배를 채우게 두면, 소화불량에 걸리고 자존심은 높아지지. 먹을 걸 부족하게 준다면, 권력 구조를 무너뜨릴 걸세. 뭐, 아니면 권력에게 납득당할 수도 있고. 나와 함께 우리의 기술을 위해 한잔 하겠나?"


"싫습니다!"


"그건 잘못됐네. 자넨 더 마셔야 해. 사람들의 구원은 보드카 속에 들어있네. 그건 그렇고, 보드카는 방사능에도 좀 도움이 되지(역자 주 -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 당시 소련 당국은 현장에서 일하던 인부들에게 피폭 방지용으로 아이오딘을 넣은 보드카를 지급했는데, 이것이 일반적인 보드카가 방사능에 효과가 있다는 말로 와전되었다. 실제로는 효과가 전무하다)."


기억나게 해 줘서 고맙군그래.


순수하고 이질적인 피가 아르티옴의 혈관을 통해 젤라틴처럼 찐득하게 스며들어 따갑고 혼란스럽게 했다. 아르티옴은 수척하고, 더럽고, 중독되어 있는 자신의 피가 더 좋았다. 이 쓰레기들에게 빚지지 않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비록 그가 고작 일주일만 더 살 수 있다 해도, 최소한 그는 자신의 삶을 불태울 수 있었고 빌린 삶으로 나돌아다니지는 않았을 것이다.


"당신은 사람들에 대해 그렇게 말하지만... 하지만 당신은, 당신 자신은... 어디서 왔습니까?"


"그래... 마치 내가 사람들을 싫어하는 것처럼 들렸을 수도 있겠군. 아니면 경멸한다거나. 하지만 그와는 정반대로, 내 마음은 완전히 그들에게 빠져 있네. 나는 그들을 사랑해, 내 말 믿겠나? 보게, 나는 그렇게 사람들 속으로 나가서 그들을 알아가고 어울린다네. 자네를 알게 된 방식 말일세. 간단히 말하자면,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은 사람들에 대한 모든 것을 이해해야 한다네. 그리고 정직해야 하지. 자신을 속여서는 안 돼. 그래, 그게 우리 사람들의 방식이지. 자신이 다스리는 것이 어떤 종류의 사람들인지를 느껴야 하네. 자기 사람들을 사랑해야 해. 그들을 교육시켜야 하고. 악마를 잡아내는 거지."


"당신이 다스립니까? 누가 다스리죠? 엘로이가 몰록을 지배하는, 그런 셈입니까? 그럼 당신은 무슨 귀족이라도 됩니까?"


"내가?" 베솔로프가 미소를 지었다. "내가 무슨 망할 귀족이란 말인가? 귀족들은 모두 언젠가 총에 맞아 죽었어! 나는 모스크바 출신도 아닐세. 나는 TV 보도기자에서 시작했네. 음식이 별로 잘 나오지 않아서, 정치 기술자가 되었지. 그리고 상황은 거기서 나선을 그리며 올라갔네. 그리하여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일세."


아르티옴은 갑자기 깨달음을 얻었다. 저들의 젤라틴이 그의 혈관 속을 흐르게 두자. 이것은 바로 그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유예 기간이었다.


아르티옴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곳엔 경비원들이 별로 없었다. 그는 당연하게도 온 벙커를 걸어다녀야 했다. 터널 중 한 곳에 군사 기지가 있다면 어떨까? 누가 이들의 권력을 지지하는 힘을 제공했을까?


"저쪽엔 뭐가 있죠?"


"자네가 원한다면, 가서 살펴보도록 하지. 세 번째 터널에는 창고가 있고, 네 번째 터널은 텅 빈 채로 있네. 사업가들은 전쟁 전에 그곳을 수리해두지 않았고, 우리에게는 그럴 시간이 없었지. 왜 그러나, 우리한테서 이 모든 것을 빼앗을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 무엇인지 궁금한가?" 베솔로프는 아르티옴에게 눈짓했다. "자네가 원한다면 내가 자넬 견습생으로 받아주겠네. 자넨 그냥 말만 하면 돼."


"당신은 제가 왜 여기서 서성여야 하는지 아직 설명해주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해가 안 됩니까? 더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겠지만, 이건 다 지하에, 메트로에 있는 겁니다. 그게 대체 무슨 빌어먹을 소용입니까? 온 도시가 저 지상 위에 있는데? 숲! 들판! 바다, 제기랄!"


그들은 끝에 다다랐다. 고약한 냄새가 나는 물에 잠긴 거대하고 텅 빈 터널이었다. 더이상 나아갈 곳은 없었다. 펌프가 목구멍으로 가래를 삼키며 웅웅거렸다.


"하지만 저 위에 뭐가 있는지 어떻게 아나? 응? 아마 천장만 없을 뿐 여기랑 똑같을지도 모르지. 음, 라디오에서 뭔가 나왔다지. 그것이 사람들에게 낙원을 가져다주나? 자유를? 형제애를? 웃기지 말게. 사람들은 지구의 표면을 가로질러 떠돌아다니며, 아무런 존엄성도, 아무런 국가도 없이, 읽고 쓰는 법도 잊어버리고 하나둘씩 거칠게 변해갈 걸세. 나는 자네에게 예외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네. 메트로가 우리를 예외적으로 만드는 거야! 5만 명이 한 자리에 모여 있네. 그런 집결이 있어야만 문명과 문화를 보존할 수 있는 법이네. 오직 그런 길로만 말일세. 그래, 메트로에서지. 그게 어떻나? 저 위의 신선한 공기 속에서 사람들은 더 빠르게 야만적으로 변할 걸세. 인간이 되는 것이 무얼 의미하는지 더 빨리 잊어버릴 거야. 저 위에서! 지상에는 네안데르탈인과 일부다처론자들과 동물 애호가들만 남게 되겠지! 그러나 사람들, 즉 영적이고 이성적인 사람들은 여기 남을 거고!"


"영적이라고요? 그럼 자기 자식을 먹는 자는요?"


"글쎄, 로빈슨 크루소는 프라이데이(역자 주 - 다니엘 디포의 소설 <로빈슨 크루소> 에서 주인공이 구해준 식인종)에게 바로 인육을 끊게 하지 않았네. 우리는 그저 일을 서두르려고만 하지 않네. 하지만 조만간 아니면 나중에라도..."


"하지만 왜 우리가 스스로 선택하게 두지 않는 겁니까? 우리가 지상에 살든, 그 아래서 살든? 왜 우리에게 묻지 않죠?"


"물어봤네." 베솔로프가 미소를 띠었다. "그리고 여전히 묻고 있고."


"당신은 사람들을 먹여살릴 수단이 아무것도 없잖아요! 버섯병이 돌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보내줘요! 그러면 적어도 여기서 죄다 굶어죽진 않을 겁니다!"


"우리 위대한 국민들은 이보다 더 나쁜 시련에서도 살아남았네. 어떻게든 헤쳐나갈 거야. 사람들이 얼마나 강인한지 아나? 미친 짓일세."


"지상으로 올라가게 해 주란 말입니다! 적어도 기회는 줘야죠!"


"지상으로? 저 위에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자네도 가봤잖은가! 예를 들면 발라시하 말일세. 거기에 사람들이 먹을 게 뭐가 있던가?"


"사람들은 스스로 먹을 것을 찾아낼 겁니다."


"이 빌어먹을 낭만주의자 같으니. 도대체 내가 왜 자네 같은 바보에게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건가?"


"그럼, 절 보내주시죠! 살려달라고 한 적도 없습니다! 당신 같은 사람들에게..."


"그리고 나면? 내가 자네를 내보내주면 온 메트로가 곧장 자네를 돕기 위해 일어설 거라 생각하나? 우리를 따돌리고,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그들을 지상으로 인도할 거라고? 그리고 그곳의 모든 건 여기와 다를 거라고?"


"그럴 겁니다!"


"그럼 가게나." 알렉세이 펠릭소비치는 무관심하게 말했다. "어디 해 보게. 자네의 혁명스런 리볼버까지 돌려주지! 자네가 날 믿지 않았던 것처럼, 아무도 자넬 믿어주지 않을 걸세. 모두에게 보이지 않는 감시자에 대한 허풍만 떨게 될 거라는 걸 알기는 하나? 현실을 직시하게, 아르티옴!"


아르티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미소를 지었다.


"두고 보면 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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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총통 이 십련 지는 돌연변이 딸 숨겨놓고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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