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과거 때문에 힘들다는 사연의 주인공과 나눈 대화내용이에요

"지금 손바닥 위에 뜨거운 물건이 놓여있어요. 그러면 손이 어떨까요?"

"뜨거워요."

"손을 뜨겁지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뜨거운걸 놓으면 돼요."

"본인을 힘들게 하는 안 좋은 기억도 그렇게 놓아주면 됩니다. 왜 그걸 붙들고 아파하나요? 놓아주세요."

예전에 얼핏 본거라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충 이런 내용이었어요

저는 이 스님의 비유가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라면 PTSD도 존재하지 않을거예요

벗어나려고 발버둥쳐도 더욱 선명해지는게 뜨거운 물건보다는 전기가 흐르는 물건이 더 적절한 비유 같아요

뜨거우면 자신도 모르게 손을 확 펼치며 털어버리지만

감전되면 더욱 세게 움켜쥐게 되어서 본인의 의지만으로 손을 놓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에요

뜨거운 물건을 버리지않고 움켜쥐고 있는 미련한 사람으로 만드는듯해서 기분이 좋지는 않았어요

아마도 그 스님은 PTSD를 겪은적없고, 주변에 PTSD를 겪은 사람이 한명도 없는게 확실해요

트라우마가 계속 떠오르는게 본인 의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면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거예요

그 스님의 비유는 아예 잘못된 건 아니고 반은 맞는 말이에요

뜨거운 물건을 움켜쥘수밖에 없는 상황이라서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뜨거운 물건을 움켜쥐었다가

나중에 손을 펼수있는 상황이 되었어도 이미 손의 피부가 눌러붙어버려서 펼수없게 된 거예요

그래서 뜨거운 물건을 버려야하는데 버리지못하고 움켜쥔채 고통받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