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 때 같은 반 남자애였는데
얼굴이 엄청 하얗고 예쁘장하게 생겼었어

근데 운동신경이 너무 안좋아서
체육시간에 맨날 엎드려뻗쳐하고 엉덩이 맞다가
옆으로 쓰러지던 모습밖에 생각이 안나네

점심시간에 아무랑도 안놀고
혼자 무슨 강아지 백과?? 그런걸 보고있는거야
나 강아지 엄청 좋아하거든
그래서 “너 강아지 좋아해?” 하고 물어봤더니

맨날 무표정이었던 얼굴이 갑자기 환해지는거야
눈이 반짝거리면서
“응 좋아해 너 아는 견종있어?”물어보길래

그래서 푸들, 코커스파니엘, 말티즈 그냥 아는 거 말했더니
자기도 신나서 강아지 종류, 특징 그런걸 말해주는데
너무 순수해보이고 귀엽더라구

얘가 너무 좋아서 친구들이랑 쪽팔려 게임한다는 핑계로
뒤에서 껴안기도 하고 그랬거든
근데 그뒤로도 별 반응 없었어

그러다가 한 3달 뒤에? 갑자기 너 영어학원 어디 다니냐고
물어보는거야
그래서 알려줬더니 다음날 나 다니는 학원에 앉아있더라ㅋㅋㅋㅋㅋㅋ귀엽지 않냐

음 그리고 정말 아무 일도 없다가
(심지어 친하지도 않았음)

1년 쯤 지나고

중3 1학기였나?
그때 갑자기 나한테 와서 삼각자좀 빌려달라는거야
그래서 빌려줬는데
돌려주지를 않았어

그게 끝이야

허무한데 이게 16년 전이거든

내가 지금 특수교산데 그 때 생각해보면
음 그 친구 아스피였던거같아
근데 정말 순수하고 귀여웠어
얼굴이 이준기같았어(제일 중요한 부분)

머 아닐수도 있지만 정말 예쁜 기억이야

아 그런데 아스피라는 표현 괜찮아?
무례한 표현이라면 미안해ㅜ
지금 맥주를 너무 많이 마셔서 헤롱헤렁해

이준기닮은 친구야 잘사니?
중2 때 다른 남자애들은 너무 저급하고 더러워보였는데
너는 유일하게 고고한 학처럼 보였어

고딩때 문자 보냈었는데 “어ㅋㅋ안녕?”이라고만
했잖아 바보야

잘생겼으니까 잘살겠지?
아니면 내가 콩깍지가 꼈었던가

행복하게 지내기를 기도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