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데이 당일

카즈하 - (…보자, 이걸로 몸단장도 무사히 끝났어)
(어젯밤 늦은 시간까지 걸려버렸지만, 다른 준비도 전부 끝났어. 다음은 주빈의 등장을 기다릴 뿐…)
(으으… 하지만, 역시 이 차림은 좀 부끄러워. 굉장히 진정이 안 돼…)
(하지만, 발렌타인데이에 모두가 이 옷을 입고 대접해 줬다고 생각하면, 별 건――)

렌카 - …우오!?

치카루 - 좋은 아침, 카즈하 짜――

요우 - 카즈하…?

란 - 오! 카즈하, 메이드 양의 옷을 입고 있어~!

카즈하 - 여러분, 좋은 아침입니다. 이 차림은, 오늘이라는 날에 담은 저의 결의의 증표라고 받아 들여주시면 좋겠습니다.

렌카 / 치카루 / 요우 - …!

란 - 있지있지, 치카루! 오늘, 무슨 날이었지?

치카루 - 란 짱은 아직 몰랐던 거니? 오늘은 있지――

렌카 - 내가 알려줄게. 오늘은 화이트 데이라고 해서, 발렌타인 데이에 받은 초코를 보답하는 날이야!

란 - 초코의, 보답…?

카즈하 - 그래. 그 날, 초콜릿과 근사한 추억을 준 모두에게, 꼭 보답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

요우 - 그래서, 그 차림을…. 큰맘 먹었구나, 카즈하.

렌카 - 덤으로 이런 성대한 장식까지…. 혼자서 하는 거, 많이 힘들지 않았어?

카즈하 - 당치도 않습니다. 모두가 기뻐하는 얼굴을 상상하면, 고생이라고 할 정도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란 - 카즈하, 열심히 했네~. 기특하다 기특해.

치카루 - 응, 정말이야.

렌카 - 잠깐잠깐, 카즈하를 칭찬하는 건 아직 이르지 않아?
그런 건, 우리가 오늘 실컷 만족할 만한 대접을 받고나서 해야지!

카즈하 - 네, 렌카 님의 말씀대로입니다. 저는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그럼 맨처음으로, 오늘을 위해 만든 쿠키와 컵케이크를 부디 받아주세요.

란 - 엣, 과자!? 와~아, 기뻐!

치카루 - 고마워, 카즈하 짱.

카즈하 - 아뇨아뇨! 덧붙여서 카나호 님 외, 그랑ㆍ에플레의 분들에게도 도움을 받았기에, 맛은 보증합니다.

요우 - 아아, 그래서 어제는….

카즈하 - 네, 그런 겁니다.

란 - 뭐야뭐야, 무슨 얘기?

요우 -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보다 란, 빨리 포장을 열어볼까?

란 - 그것도 그렇네! 그게….

렌카 - 그럼, 나도 실례해서… 읏차.

란 - 어라, 뭐가 들어있어….

치카루 - 어머, 정말이제. 『봉사권』이라고 쓰여 있는데….

카즈하 - 네! 한 장당 한 번, 메이드복을 입은 제게 희망하는 봉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권입니다.
양도 무효, 본인만 사용해 주셨으면.

치카루 - 아아, 그런 거구나… 우후훗. 이런 걸 굳이 만드는 게 어딜 봐도 카즈하 짱다워.

렌카 - 그렇지~. 그러고 보니 옛날에, 어깨 안마권 같은 거 만들었었지이.

란 - 봉사권… 봉사 서비스? 양도 무효? 좀 어려워….

카즈하 - 그 권을 나한테 주면 돼. 그러면, 해줬으면 하는 거 뭐든지 해줄테니까!

란 - 뭐든지…?

카즈하 - 그래, 뭐든지.

렌카 - 후후, 좋은 얘길 들어버렸다! 그런가~. 카즈하도 참, 뭐든지 해주는 거구나~?
그럼, 이런 일이나 저런 일이나, 뭐든 내 마음대로 라는 거지~?

카즈하 - 하… 한 장당 한 번뿐이에요! 봉사 회수를 늘려주면 좋겠다는 요청엔 응할 수 없기에!

렌카 - 흐응, 그렇구나? 하지만, 한 번뿐이라면 뭐든지 좋은 거잖아?

카즈하 - …네, 알고 계신 대로입니다.

렌카 - 그래그래, 그걸 듣고 안심했어! 헤에, 한 번뿐이라곤 해도 뭐든지 해주는 거구나~.
저것도 해줬으면 좋겠고 이것도 해줬으면 좋겠고…. 곤란하네에, 하나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치카루 - 그… 렌카 양? 모쪼록 양심의 범위에서 부탁할게….

렌카 - 안다니까!

카즈하 - (으윽…. 내가 봐도 말도 안 되는 약속을 해버렸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