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와의 전투에서 며칠 후――

유니 - 저기, 거기 당신. 저와 함께 공룡 박물관에――
…또…도망쳤다.
히구레 님이 말씀하신 미소도 의식하고 있을 텐데, 대체 뭐가 안 되는 걸까요?
핫! 혹시, 제가 귀여워서, 다들 주늑들어 있나…?
그 가능성은 맹점이었어요.

릴리 A - 저기….

유니 - 그거라면 말을 걸기 어려운 것도 어느 정도 납득은 돼요.

릴리 A - 저기요….

유니 - 그렇다면, 조금 더 담백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되겠네요. …나중에 마키나에게라도 물어 볼까요.

릴리 A - 실례합니다!

유니 - 뭔가요, 시끄럽네요. 지금 저는 바쁜데요.

릴리 A - 미, 미안해. 그래도 바빠 보이지는….

유니 - 바쁘다고 하면 바쁜 거예요. 그보다, 당신 누군가요?

릴리 A - 에에… 요전에, 휴지가 길거리에서 나왔을 때, 도움받았는데…

유니 - 도왔다? 그런 일도 있었던 것 같기도….
뭐, 하찮은 일이고, 고맙다는 말이라면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릴리 A - 그럴 수는 없어! 그때 입었던 옷, 나 때문에….

유니 - 그게 됐다는 거예요. 또 새 거 사면 되니까요.

릴리 A - 그래그래, 그거 말인데. 너, 로리타 패션에 흥미 있어?

유니 - 에? 뭐… 어느 정도는.

릴리 A - 그런가아~, 실은 나도 좋아해.

유니 - 그러신가요?

릴리 A - 나 혼자만의 취미라고 생각했는데 저번에 너를 보고 동지를 찾았다! 라고 생각해서!

유니 - 도, 동지…?

릴리 A - 있지있지! 괜찮다면, 같이 가게에 안 갈래?

유니 - 에!?

릴리 A - 네게 어울리는 옷 같이 찾아 줄게! 누군가랑 같이 가는 것도 즐거울 테고!

유니 - 에, 아, 그게….

릴리 A - 어떨까? 물론 상황이 맞는다면인걸로 괜찮은데!

유니 - 그, 그건 그게, 그….
(왜, 왜일까요… 말이 잘 나오지 않아…!)
(그보다, 이 애… 잘 보니 꽤 귀여워…! 내 취향…!)
(호, 혹시, 내 마음이 닿은 게 아닌지…!)
으, 으흠….
저, 저로 괜찮으시다면, 부디 오래오래――

마키나 - 유니! 여기에 있었구나, 찾았어!

유니 - 마, 마키나!?

마키나 - 아, 미안해, 얘기 도중에. 그래도 좀 급한 용무라서, 다음에 다시 말 걸어줘!

릴리 A - 그, 그래….

마키나 - 그러면, 잘 가!

유니 - 잠깐, 마키나, 떨어지세요…!

릴리 A - …….
저 두 사람, 설마――

***

유니 - 마키나… 대체 무슨 생각인가요? 드디어 제 운명의 사람이 나타났는데!

마키나 - 미안하다니까, 나도 급한 용무가 있어서 말이야.

유니 - 안건에 따라선 평생 용서 안 할 거예요.

마키나 - 평생이라니 무겁구만, 딱히 상관없지만.
그래도 말이야, 유니한테 있어서도 나쁜 얘긴 아니야. 자, 이걸 봐!

유니 - 뭔가요, 이거――이, 이건!
예약 곤란했던 공룡 카페 입장 티켓!? 마, 마키나 대체 어떻게 이걸!

마키나 - 우연히 페어 티켓 얻어서 말이야~. 유니 가고 싶어 했으니까, 어떨까 싶어서.
(뭐, 사실은 어제 밤새 공식 사이트에 달라 붙어서 따낸 거지만)

유니 - 과연… 어쩔 수 없네요. 그런 거라면, 이번 일은 불문에 붙여드리죠.
그래도, 딱히 대화에 끼어들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니었는지?

마키나 - 에? 아하하, 확실히 그렇네~.

유니 - 뭐, 마키나는 그렇게나 저와 같이 가고 싶어했다는 걸로, 납득해 드릴게요.
자, 빨리 가요.

마키나 - 네이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