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서울 컴공 2학년입니다

일단은 이 글이 누구를 폄하하거나 허세 부리는 것은 아니란 걸 쓰고 싶습니다 저도 학교든 뭐든 딱히 자랑할만할 정도로 이룬 게 없어서...

제가 한국 IT 산업 구조에 대해서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다른 회사 대비 어느 수준의 일인지 가늠이 크게 되지 않아서..

그래서 비추를 해주셔도..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선 제가 운이 좋게 신검 4급이 떠서 군대를 빨리 해결하고자 작년부터 병특을 하게 됐습니다

근데 제가 학부 동안 공부도 그냥저냥 하고 동아리 활동도 딱히 한 게 없고 포폴도 애매하고... 학교 이름만 믿고 실무 기술이나 기술 면접은 공부를 거의 안했다보니

정말 기본적인 cs 지식밖에 없던지라 좋은 곳에는 서류합해도 면접에서 다 떨어지고 그래서 중소기업에 3000으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여기는 코테도 안하고 서류랑 인성면접만 보더라고요

si 사업이랑 서비스 컨설팅 이것저것 하는 오래된 회사이긴 한데 저는 자사 시스템 솔루션 만드는 팀에 발령받았습니다

쓰는 기술은 스프링부트 jQuery js 마이바티스 정도이고

딱히 가르쳐주는 사람은 없어서 초반에는 어리둥절하긴 했지만 대충 구조가 보여서 개발 일 자체에는 금방 적응하긴 했습니다

학부생이다보니 어려운 일은 안 시키는 분위기인 거 같기도 하고 사람들도 대체적으로 좋고 잘 대해주는 회사입니다

근데 저의 사수로 배정받은 분이 18년차 개발자이신데... (나이는 20살 넘게 차이 나죠) 사실 말만 사수고 직급 자체는 부장님 급이십니다

처음에는 경력 많으신 분이다보니 계속 질문 물어보려고 하고 그랬는데 딱히 저한테 도움이 되는 말씀들인지는 잘 모르겠고..

결정적으로 저한테 선을 넘은 것 같은 발언을 한번 하셨어서 (저희 가족 얼굴에 대해서 저한테 뭐라고 말씀하셨다고만 해두겠습니다)

그 후로는 기분이 나빠서 일 이외에는 별로 얘기를 안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제가 폐급인 걸 수도 있지만

이 사수 분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자면...

1. 경력은 지금 회사 오시기 전까지는 여러 공공기관 시스템 구축/유지보수 일만 하셨고

2. 학교는 전문대에서 협수용강 라인 대학에 전산학과로 편입하셨다고 하십니다

3. 지금은 저희 팀에서 db 설계(dba), 인프라 설계(ta), 앱 설계(aa) 같은 설계 일을 주로 하고 계십니다

저한테 하셨던 조언들은

1. 제가 수학을 좋아했어서 그런지 알고리즘 수업에 A+ 맞고 해서 이쪽 재밌다 했는데 저한테 알고리즘 공부는 필요 없으니 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구요

2. 기술책은 이것저것 읽되 토비 스프링 책 같은 건 쓸데없으니 읽지 말라고 하십니다 (오래 전에 읽으시려다 바로 포기하셨다고)

3. 리액트 앵귤러 같은 것도 써봤는데 제이쿼리가 다 할 수 있고 제일 좋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이건 좀 딴 얘기긴 하지만 제가 잘하던 게 수학이랑 영어밖에 없어서... 토익도 980 맞고 그랬는데

영어나 변수명 짓는 걸 저한테 절대로 안 물어보려고 하시더라고요 이게 자존심 때문인지 아니면 본인만의 개발 철학 때문이신지...

다른 개발자 과장님도 저한테 변수명 짓는 거 물어보면 되지 않냐고 넌지시 얘기하시기도 하셨는데 말이죠

본인이 개발에 거의 모든 걸 할 수 있다고 자신하시는 거 보면 철학이 투철하신 거 같기도 하고...

철학이라 하면 동사나 명사만 쓸 수 있다는.. 그런 거 얘기하는 겁니다 제가 볼 때는 변수명 치고는 이상한 단어들이 많은데

솔직히 말하면 지금 회사 일이 제 남은 인생동안 하고 싶은 일은 아닌 것 같고.. 저희 회사만 보면 코딩 잘하시는 과장님이야 한두분 있으시긴 하지만 대표님은 목표만 크신 것 같고 비전이 있다거나 배울 점이 많은 선배가 있는 회사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최근에서야 알고리즘 공부에 재미를 느껴서 늦은 감이 있지만 집에 가면 틈틈히 백준 풀고 제가 좋아하는 거 공부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필요가 없더라도..

학교도 마냥 수업만 듣는 게 아니고 사람들 많이 사귀고 공부하고 알차게 보내야 된다는 것도 깨달은 거 같구요

여하튼 제가 워낙에 말수가 없는 사람이고 누구한테 질문할지 모르겠어서... 여기에 여쭤봅니다

1. 웹 개발이 원래 이렇게 재미없나요? 지금 하는 게 자사 솔루션이라지만 si 회사 일이랑 별 다를 게 없나요? 그러니까 저희가 하는 일이 소위 말하는 '웹 땔감' 일인가요? 인터넷에는 솔루션이랑 si랑 다르다고 해서, 산업 구조만 다른건지 일 자체가 다른건지를 모르겠네요. 저희 팀 PM이나 부장님들 보면 대표님이나 임원이 시키는 일만 수동적으로 하는 걸 보니 저렇게는 살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2. 제가 남은 대학 생활 동안 열심히 공부하면 이런 회사 말고도 재밌는 일을 하는 곳에 갈 수 있을까요? 지금은 너무 재미가 없어서 개발자라는 직업이 저랑 맞는 건지도 모르겠을 정도로 현타가 온 것 같기도 합니다.. 알고리즘이나 수학같은 이론 공부는 나름 재미있는 것 같아요. 대학원 생각도 없지는 않지만 돈 때문에 고민이 되는...

3. 제 사수가 배울 점이 있는 분이신가요? 평균적인 18년차 개발자 분들은 다 이런가요? 그냥 뭐 묻지 말고 조용히 시키는 일만 하면서 자기계발에 몰두하는 게 나을까요?

4. 개인 시간에는 백준 공부를 하고 있는데.. 다른 조언 있으신가요? 대학이든 나중에 취업이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