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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번역) ワトソヌ / 좀 더 사랑스러워지고 싶어

ㅇㅇ(125.177) 2023.08.29 18:10:23
조회 1130 추천 22 댓글 6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0456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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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크업은, 어떻게 하는 거야?」

 학교에서 밴드 연습에 하러 가는 길에, 토모리가 갑자기 물어왔다.
 아논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메이크업 같은 건 한 조각도…… 그야말로, 길가의 돌보다 흥미가 없었던 것이 확실한 소녀에게서 그런 질문이 날아올줄은. 그녀를 애지중지하는 드럼 담당이 듣고 있었다면 졸도했을 것이 틀림없었다.

 「으음…… 가르쳐줬으면 하는 거야?」

 토모리는 작게 수긍하고 나서, 더듬거리며 계속했다.

 「지금까지 전혀 해본 적 없어서…… 동영상이라든지 검색해봤지만, 전혀 이해되지 않아서. 아논쨩이라면, 알고 있을까 하고」

 「뭐, 확실히 화장품 소개 영상은 자주 보고 있으니까, 조금은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무슨 일이야, 갑자기?」

 「그게…… 조금 흥미가 생겨서. 그것 뿐」

 「흐~음」

 거짓말이다. 아논은 바로 간파했다. 평소보다 고개를 더 숙인채 말하는 모습, 달아오른 듯한 시선. 예삿일은 아닌 게 분명했다.
 그럼, 이유는 무엇일까. 작사의 참고? 클래스메이트에게 꼬드겨져서?
 그렇지 않으면, 사랑……?

 (아니아니, 그거야말로 말도 안 되는 거지)

 고개를 흔들며 생각을 떨쳐냈다. 그런 소녀 만화같은 사고방식이야말로, 토모리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다.

 「으음, 미안…… 민폐, 였어?」

 생각을 가다듬고 있는 동안, 토모리의 등이 둥글게 말리고 시선이 내려 가는 것을 눈치챘다. 토모리의 사고는, 나쁜 방향으로 나아가기 십상.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

 「아냐, 아냐! 그렇지, 모처럼이니 오늘 연습 끝나고 나서 시험해 보지 않을래? 도구라면 있으니까!」

 「괜찮아? 그렇지만, 밤 늦게까지 실례해 버릴지도……」

 「신경쓰지 마. 이런 건 말야, 쇠뿔도 단김에 빼라든가,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인 거니까!」

 「그, 그런가……! 고마워, 아논쨩」

 꽃이 피어나는 것만 같은 미소에, 우월감을 감추듯 웃는 얼굴을 띄웠다. 손은 많이 가지만, 토모리가 의지해주는 감각은 언제나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좋아, 모처럼이니까 최고로 사랑스럽게 마무리하자―!」

 「오, 오─!」

 그렇게 해서, 두 사람 모두 기세등등하게 개최된 연습 후의 메이크 교실. 토모리의 집에서 천천히 순서를 설명하면서, 토모리에게 메이크업을 해 나갔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상을 아득하게 넘는 성과였다.

 「와아……!」

 거울에 비치는 모습에 토모리가 감탄의 소리를 흘렸다.
 애교 있는 눈동자는 아이라인에 의해 한층 또렷하고 커 보였다. 희고 투명한 피부에 얹은 블러셔, 윤기있는 립은 천진난만한 소녀를 화려하게 물들였다.
 평상시의 음울함은 어디로 갔는지, 도시적인 분위기가 넘치는 여고생이 거기에 나타났다.

 「엄청 좋잖아! 완벽!! 그야말로 미소녀!!」

 「미, 미소녀?」

 「응응, 완전 몰라보겠어! 자, 이쪽 봐. 기념으로 사진 찍자!」

 「사, 사진은 조금 부끄러워……」

 「자, 치즈!」

 시선을 피하기 전에 정면에서 한 장. 「자, 이쪽 봐―!」그 다음에 아논도 옆에 서서 투샷을 한 장. 스마트폰의 카메라로도, 완전히 멋지게 찍혔다.

 「우와─, 이건 완전 포샵할 필요도 없잖아. 뭔가 여러모로 지나쳐서 질투해 버릴 것 같아」

 「미, 미안……」

 「토모리쨩. 나니까 용서하겠지만, 반 애들한테 그 대답은 NG니까」

 반사적으로 사과하는 토모리를 비난하면서, 아논은 번뜩였다.

 「맞아! 모처럼이고, 내일 학교는 메이크업 하고 가 버리자!」

 「에에!?」

 본인의 의향이 어떻든 메인 보컬이라고 하면 밴드의 꽃. 보기 좋고 눈에 띄는 것보다 좋은 건 없었다.
 게다가, 「멋내기¹」또한 밴드의 스테이터스. 클래스의 마스코트인 토모리에게 메이크업을 가르쳤다고 선보이면, 멋내기꾼으로서 꽤 눈에 띄지 않을까.

 (「MyGO!!!!! 의 멋내기 리더·아논」…… 응, 나쁘지 않은 울림이네)

 「그야, 모처럼 메이크업도 배웠으니까, 보여주지 않으면 손해잖아?」

 「그렇지만, 교칙이라든지……」

 「혼나면 그 때 지우면 되지. 선생님도, 처음이라면 그렇게 화내지 않아. 거, 기, 에~」

 토모리와 정면에서 시선을 맞추었다.

 「모처럼 이렇게 사랑스러운걸. 보여주지 않으면 손해야」

 「……아논쨩이」

 토모리는 알기 쉽게 뺨을 물들이고,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

 「사랑스럽다고, 그렇게, 말해 준다면」

 좋아. 아논은 미소를 띄우면서, 내심으로 승리의 포즈를 취했다.


 그리고, 다음날의 학교. 목적대로 클래스의 주목을 끄는 일에 성공했지만, 그 열기는 상상 이상이었다.

 「토모리쨩, 엄청 사랑스러워~!」

 「진짜 진짜! 역시 소재가 좋으면 단번에 빛나네─!」

 아침 조회 전인 것도 상관없이, 떠들썩한 소리가 하나 앞 자리…… 토모리의 자리를 중심으로 난무했다. 들뜬 말들을 받는 토모리는 고리의 중심에서 숨 돌릴 틈도 없이 당황스러움의 바다에 빠진듯한 모습이었다. 더듬거리면서도 차례로 질문에 답하고 있는듯 했다.

 「그보다, 어째서 지금까지 메이크업 하지 않았어?」

 「맞아, 아까워!」

 소동물 같이 귀여운 소녀가 꾸미는 것을 배웠다면 그 효과는 직방. 그야말로, 그 외의 존재는─메이크업을 가르친 장본인조차─잊혀질 정도였다.
 그런 당연한 사실을, 치하야 아논은 이제서야 눈치챘다.
 이것은, 조금 재미없다.
 아논은 작게 입술을 깨문다. 언제나 이렇다. 나의 타산은, 생각했던 대로 진행되는 경우가 없다.
 턱을 괸 채, 활기찬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 빙글하고, 전방의 토모리가 목을 이쪽으로 돌려 왔다.

 「아, 아논쨩이!」

 제어에 실패한 큰 소리로 말하고 나서, 이번엔 유난히 작게 속삭였다.

 「아논쨩이, 메이크업, 가르쳐 준 거야」

 토모리의 말에 끌리듯이, 그녀를 둘러싸고 있던 아이들의 시선이 아논에게 집중됐다.

 「그렇구나! 아논쨩, 멋쟁이네~」

 「역시, 아논쨩!」

 「……뭐, 별거 아냐~!」

 한 박자 늦게 아논은 웃는 얼굴로 응했다. 엄선한 메이크업, 추천하는 도구 등, 실제 메이크업 도구를 보여주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이 때, 화제의 중심은 완전히 아논으로 옮기져 있었다.
 아논이 메이크업에 조예가 깊다는 것도 클래스메이트들에게 전해져, 점심시간에도 메이크업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정도였다.
 거의 노린대로 진행된 전개에, 아논은 완전히 들떠 있었다. 여기까지 계산대로 일이 진행되는 것도 아논으로서는 오래간만의 감각이었다.
 수업이 끝나, 천문부 부실로 토모리와 이동했다. 토모리가 접이식 의자에 앉아 일지를 쓰고 있는 동안, 아논이 평상시대로 기타를 꺼내 간단한 프레이즈를 연습하고 있으면, 등 너머로 토모리가 쿡쿡 웃었다.

 「아논쨩, 즐거워 보여」

 「에?」

 「기타의 소리, 어쩐지 신난 것처럼 들려서」

 핑, 얼빠진 소리가 부실에 울렸다. 자신의 작업에 집중하고 있나 하면, 주변 정보에 묘하게 민감할 때가 있거나. 토모리의 안테나는 아직도 잘 이해할 수 없었다.
 속내를 꿰뚫어 본 것 같아, 묘하게 부끄러웠다. 아논은 「그런가」라고 중얼거리고 나서, 프레이즈를 연주했다. 아논에게는 소리의 차이가 잘 느껴지지 않았다.

 「뭐어, 아침에 메이크업에 대해서 칭찬받은 것은, 상당히 기뻤으니까」

 「모두로부터 질문받고 있었어. 그렇지만, 제대로 대답할 수 있었던 아논쨩은, 굉장하다고 생각했어」

 「동영상이라든지 잡지로부터의 도용이 대부분이지만 말야」

 「그래도 굉장해.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는, 아마, 척척 대답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그렇게 말해 주니 기쁜걸. 아─아, 그치만 아깝네. 모처럼 토모리쨩이 예쁘게 된 타이밍에 밴드 연습이 휴일이라니」

 「어쩔 수 없어. 모두 바쁜 것 같았고」

 「그렇지만, 아깝지 않아? 모처럼 치장했으니까, 모두에게도……」

 「그것은, 괜찮아」

 토모리로서는 드물게 또렷한 음성이었다. 접의식 의자에 앉은 채 이쪽을 돌아봐, 정면에서 아논과 시선을 맞추었다.

 「하고 싶었던 일은, 할 수 있었으니까」

 「흐~음, 그런가」

 토모리로서는 메이크업의 기초를 배울 수 있던 시점에서, 목적은 달성 할 수 있었다는 것일까.
 아논으로서는 남들에게 보여줘야만 의미가 있는 법. 공감은 할 수 없었지만 더 이상 파고들지 않기로 했다. 토모리의 감각을 완전하게 이해하기엔 아직 그녀와 보낸 시간이 부족했다.
 아논은 입을 다물고 다시 기타의 현을 튕겼다. 이따금 이야기하다가 왠지 모르게 화제가 끊긴 것을 알아차리면, 다시 각자의 작업으로 돌아간다. 토모리와 천문부에서의 교환은 대체로 이런 흐름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사정이 다른 것 같았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토모리가 책상에 다시 향하는 기색이 없었다. 단지 가만히 아논을 응시한 채로 굳어져 있었다.

 「저기, 토모리쨩.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는 거야?」

 답답한 침묵을 견디다 못해 묻자, 토모리의 어깨가 흠칫 뛰어올랐다. 뭘 놀라고 있는 거야, 라는 말은 직전에 삼켰다.
 이윽고 그녀는 양 손가락을 맞대면서, 더듬더듬 말했다.

 「으음, 뻔뻔스러운 부탁인 건 알고 있지만…… 혹시 괜찮다면, 그」

 서서히 열이 차오르는 말은, 마지막에 가선, 반쯤 외치는 듯한 목소리가 되었다.

 「멋, 멋내기, 좀 더 가르쳐줬으면 해! 옷이라든지, 메이크업도…… 좀 더, 사랑스러워지고 싶다고 생각해서!」

 「에……」

 아논은, 곧바로 대답할 수 없었다. 토모리를 돕는 게 싫은 것은 아니었다. 토모리의 변화를 「무섭다」라고 느끼는 자신에게 깜짝 놀랐기 때문이었다.
 토모리는, 무엇보다 변화를 싫어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최대한 잔잔한, 잔물결조차 일지 않을 정도의 일상을 좋아했을 터였다.
 그런 그녀가, 지금까지 흥미가 없었던 영역에 차례차례 손을 뻗으려고 하고 있었다. 이 상태라면 언젠가, 아논이 전혀 모르는 토모리로 거듭나 버릴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신의 손이 닿지 않는 누군가의 곁으로──.

 (그건, 싫구나)

 기타 넥을 잡는 손에 힘이 실렸다. 현이 파고들어 조금 아팠다.
 토모리를 바라보자, 스테이지에서 노래할 때와 비슷한, 곧고 강인한 의사를 눈동자에 가득 담고 있었다.
 토모리는 이제 멈추지 않는다. 내가 거절해봤자, 다른 누군가에게 부탁을 계속할 것임에 틀림없다. 받아들여 줄 때까지, 몇 번이나. 그리고, 내가 모르는 곳에서 토모리는 바뀌어 버릴 것이다.
 어차피 바뀌어 버릴 거라면, 내 손이 닿는 범위에서 변했으면 한다.

 「하아, 어쩔 수 없구나」

 아논은, 노력해 밝은 어조로 말해 보였다.

 「이미 타버린 배니까, 이 내가 끝까지 돌봐 줄게!」

 「정말!?」

 「정말, 정말. 토모리쨩의 기분이 풀릴 때까지 가르쳐 줄게」

 「다행이다…… 후훗, 기뻐」

 달아오른 목소리에, 아논은 무심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평상시의 언동으로부터는 의식 할 수 없었지만, 그녀도 아논과 동갑. 연애사정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는 나이라는 걸, 다짜고짜 의식하게 되었다.
 아논은 은근히, 물었다.

 「저기, 참고로 물어보는 건데, 갑자기 멋내기에 눈을 뜬 이유는?」

 「그건, 아직, 비밀」

 쉿, 하고. 입술 앞에 X표를 만드는 모습은 사랑스러우면서도, 어딘가 요염함을 띠고 있었다.



 ◎



 MyGO가 거점으로 삼고 있는 라이브 하우스, RiNG. 라이브 스튜디오와 카페가 함께 마련된 이 가게는, 과거 라이브 하우스에 있던 삼엄한 이미지는 불식되어 상쾌한 공기로 가득 차 있었다.
 실제로 고객층도 학생을 포함한 젊은층이 많았다. 기타 케이스를 메고 일직선으로 스튜디오에 향하는 사람. 흥미롭게 밴드 멤버 모집의 포스터를 바라보는 사람. 카페를 향해 걸어가는 교복차림의 학생. 목적은 제각각이지만, 모두가 각자 원하는 대로 보낼 수 있는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카페 스페이스의 점내. 악령이라도 씌인 것 같은 답답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은, 아르바이트 점원 중 한 사람─시이나 타키였다.
 미인이라 불리기 손색이 없는 늠름한 용모가 특징인 그녀였지만, 평상시보다 표정이 죽어 있어, 한층 다가가기 어려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럼에도 커피를 끓이는 손놀림이 변함없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인가.
 가게에 들어간 아논이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고 있자, 주문을 받으러 온 점원─야마부키 사아야가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

 「저기, 조금 상담해도 될까?」

 「네, 저로 괜찮다면」

 「타키쨩에 대해, 뭔가 알고 있어? 최근, 쭉 건성이라고 할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봐도 『아니오』든지 『별로』밖에 대답하지 않아서」

 「아─…… 죄송해요, 우리 릿키가」

 「으응, 화났다든가 한 건 아니야! 일은 잘 해 주니까 문제 없지만, 역시 신경이 쓰여서」

 그렇게 말한 사아야의 목소리에는, 순수한 걱정의 색이 배어 있었다.
 이 얼마나 상냥한 사람인가. 타키는 성실하지만, 결코 태도가 좋다고는 말할 수 없다.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커뮤니케이션을 최소한으로 끝내려고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선배는 마음속 깊이 타키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어설프게 속여넘기는 건 할 수 없다. 아논은 사아야의 귓전에 얼굴을 접근해, 조용히 말했다.

 「릿키는 일종의, 실연을 당한 느낌이라서요」

 「그건…… 혹시, 토모리쨩을 말하는 거야?」

 입가를 누르는 사아야에게, 아논이 수긍했다. 「에─, 거짓말─」하고, 사아야는 뺨을 물들인 채 타키를 힐끔힐끔 바라보고 있었다. 2살 위의 선배였지만, 그다지 연애에 인연이 없었던 것마냥 청순한 반응이었다.

 「그래도, 누군가랑 사귄다는 이야기를 분명하게 들은 건 아니지만요. 단지, 요즘 토모리쨩은 굉장하거든요」

 「굉, 굉장해……?」

 「후후, 마침 지금부터 MyGO의 모두와 협의할 테니까, 볼 수 있을 거예요」

 「뭐야 뭐야, 토모리쨩의 이야기?」

 「아, 소요씨. 라나쨩도」

 「응. 사아야, 파르페」

 「말차 파르페구나. 주문받았습니다~」

 RiNG으로 오는 길에 잡아 온 것으로 보이는 라나를 거느려, 소요가 자리에 앉는다.

 「토모리쨩, 굉장히 사랑스러워졌지. 나도 처음엔 깜짝 놀랐어~」

 「소요쨩이 봐도, 그래?」

 「후후훗. 앗,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소요의 말 직후, 카페의 문이 열렸다. 풍부한 접객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훌륭한 반사신경으로 사아야가 손님을 맞이하려고 해─.

 「어서오세, 요─……」

 사아야의 말이 끝으로 갈 수록 작아져, 당분간 굳어진 뒤, 이쪽에 눈짓을 보냈다. 사아야의 의도를 헤아린 아논과 소요가, 쓴웃음을 지으며 수긍했다.
 사아야는 여전히 믿을 수 없는 듯, 반신반의하며 물었다.

 「토, 토모리쨩, 맞니?」

 「네. 오래간만, 입니다」

 「……에에─!?」

 토모리 특유의 섬세한 목소리에, 간신히 확신을 가진 것 같았다. 사아야로서는 드물게도 놀란 목소리가 점내에 울렸다.
 토모리는, 외견보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타입이었다. 사랑스러운 로퍼보다, 수수한 스니커즈. 스커트보다, 숏팬츠나 후드티 같이 움직이기 쉬운 복장. 가방도, 촌스러울지라도 수납량보다 더 중시하는 건 없었다.
 그런 그녀가, 흰색 블라우스와 연분홍색 무릎 치마에 펌프스를 조합한 복장──청초계 패션으로 몸을 감싸고 있었다. 내츄럴계열의 메이크업은 그녀 본연의 투명감을 돋보였고, 자연스러운 화려함이 어우러지면서 다소 어른스러워 보였다.
 눈을 동그랗게 뜬 사아야에게, 소요가 「알아요」하고 수긍해 보인다.

 「다들 그렇게 되곤 해요. 라나쨩조차, 처음엔 누군지 모르는 눈치였으니까요」

 「무」

 라나가 입을 비쭉 내민다. 토모리가 처음 이 패션으로 라나와 만난 날은, 아논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라나는 눈을 크게 뜨고, 토모리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아, 구석구석 핥아대듯이 전신을 관찰한 후, 간신히 짜낸 목소리로 「…… 누구?」라고 중얼거렸던 것이었다. 토모리라는 걸 알고 나서도, 그 날은 긴장한 들고양이처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었다.
 사아야는 서서히 진정했는지,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토모리에게 엄지를 세워 보였다.

 「조금 놀랐지만, 응, 엄청 어울리고 있어! 사랑스러워」

 「가, 감사합니닷」

 「그렇지만, 이런 패션에 눈을 뜬 건, 뭔가 계기가 있던 거야? 역시……」

 쨍그랑!
 날카로운 소리가 점내에 울렸다. 소리는 진원지는 카페의 주방…… 타키가 있는 쪽이었다. 손에 붙은 거품으로 보건데, 설거지 중간에 손이 미끄러진 모양이었다.

 「죄, 죄송합니다」

 타키가 고개를 숙이고 나서, 다시 작업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눈의 빛은 사라지고, 움직임도 담담한 채였다. 로보트라고 생각할 정도로 기계적인 존재로 전락해 버린 것만 같았다.
 그 모습에, 사아야는 전부 깨달은 듯 몇 번인가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그런 거구나」

 「아하하…… 아직 동요를 떨쳐내지 못한 것 같네요」

 「응~, 이건 좀 오래갈 것 같네」

 사아야는 곤란한 듯이 눈살을 찌푸렸지만, 이윽고 「뭐, 괜찮아!」라고, 자랑스럽게 가슴을 펴 보였다.

 「그 부분은 나도 선배니까! 천천히 지켜봐 둘게」

 「감사합니다, 사아야씨」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이는 아논과 소요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고, 사아야는 그 자리를 뒤로 했다. 주방의 타키에게 말을 걸어, 설거지를 대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토모리도 침착치 못한 모습으로 타키를 지켜보고 있었다.

 「괜찮을까, 타키쨩. 나, 걱정끼쳐 버리고 있을까나? 밴드 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것, 전해졌으면 좋겠는데……」

 「괜찮아, 분명하게 타키쨩에게 전해졌어. 단지 좀, 시간이 필요할 뿐이니까」

 「소요쨩. 시간이라니, 무슨 시간?」

 「으음, 그건 말야~……」

 소요가 머리카락을 만지면서 대답을 생각하는 모습을, 아논은 한숨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여자아이다워졌다 싶으면, 토모리는 역시 묘한 곳에서 둔감함을 발휘한다.

 「아논도, 걱정?」

 「에?」

 파르페를 먹으면서, 라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논을 바라보았다.

 「밴드. 아논도, 토모리가 걱정이야?」

 「응─, 밴드 활동은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어. 작사 작업도 좋은 상태인 것 같고」

 「그런가」

 「뭐야─? 라나쨩도, 토모리쨩을 걱정해 주고 있었어?」

 「별로」

 매정하게 말하곤 다시 파르페에 숟가락을 향했다. 그러나, 잘 보면.

 (라나쨩치고는 먹는 페이스 늦지 않아?)

 파르페는 아직도 반 가깝게 남아 있고, 심지어 아이스는 거의 녹아 있었다. 평소의 그녀라면 파르페 하나 정도는 벌써 다 먹고 있었을 터.
 이러니 저러니해도, 라나 또한 토모리가 마음에 걸렸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흐뭇해서 무심코 뺨이 느슨해졌다.

 「그럼」

 「응?」

 아무래도 라나의 의문은 해소되지 않았던 것 같다. 입가의 크림을 혀로 핥은 뒤, 무구한 눈동자로 물어 왔다.

 「아논은 어째서, 쭉 토모리를 보고 있는 거야?」

 「응─, 그것은 말야~……」

 그건, 어째서일까. 말을 고르기 위해 아논은 머리를 굴렸다. 순진한 라나에게 정직하게 전하기엔, 가슴의 안쪽에 엉킨 감정은 너무나도 추레하게 느껴졌다.
 ──어째서, 멋내기에 눈을 떴는가.
 단 둘일 때도, MyGO의 모두에게도 비밀로 한 그 이유가, 머리속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정신을 차려보니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았다.
 그 날 말한 대로, 토모리는 사사건건 아논에게 상담을 청해 왔다. 어느 쪽의 옷이 어울릴 것 같은가, 어떤 화장품이 어울릴 것 같은가. 어떤 날에는 셀카 사진을 보내, 감상을 요구받은 적도 있었다.
 그 모두에, 아논은 진지하게 대답했다. 그러나 그 내용은, 너무나도 아논의 주장이 강했다.
 옷, 메이크업, 액세서리…… 정신을 차리고보니, 토모리는 싹 바뀌어 아논 취향의 걸리시한 옷차림 중심으로 되어 있었다.
 그런, 자신의 취향에 물들어 간 토모리가 마음에 꽂히지 않을 리 없었다.
 도가 지나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토모리를 묶어두는 무언가를 갖고 싶었다. 아논과 토모리를 묶는, 하나의 쐐기를.
 아논은 다시 라나에게 향하여, 질척질척한 감정을 숨기듯이 장난기를 담아 말했다. 라나의 파르페에 못지 않을 정도로, 달콤한 말을.

 「토모리쨩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무심코 응시해 버린 거야♪」

 「……흐음」

 라나는, 평상시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대답했다. 매정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태도가, 지금은 조금 고마웠다.







 밴드 연습이 끝나고 RiNG도 폐점 직전이 된 시간대. 손님은 완전히 없어져, 스태프들은 모두 폐점 작업에 열중이었다.
 그런 가운데, 카페 스페이스의 일각에서 서로 마주 보는 두 사람.
 타카마츠 토모리는, 대면의 소녀─카나메 라나에게 물었다.

 「그래서, 오늘의 아논쨩은 어땠어?」

 「쭉 토모리를 보고 있었어」

 「정말? 그래서, 뭔가 말했어?」

 「『토모리쨩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무심코 응시해 버린 거야』래」

 「……후훗. 그런가」

 「토모리, 기뻐보여」

 「그거야 물론」

 토모리는, 황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논쨩이 『사랑스럽다』라고 생각해 준다면, 나는 그걸로 좋아」

 「흐음」

 흥미없다는 표정으로 파르페를 입에 옮기는 라나.

 「으음…… 이제 와서지만, 정말로 파르페로 괜찮아? 점심에도 먹었지 않아?」

 「점심의 것은, 아논을 보고 있는 동안에 아이스 녹아 버렸어. 그러니까, 한 번 더 먹을 거야」

 「앗…… 그, 미안해? 내가 『아논쨩의 모습 보고 있어』라고 부탁한 탓에」

 「별로 상관 없어. 또 파르페 먹여 주기만 하면」

 「그런가」

 두 명의 회화가 끊기고, 달칵달칵, 파르페 스푼이 유리잔에 부딪치는 소리만이 가게 안에 반향을 일으켰다.
 이윽고, 유리잔을 비운 라나가, 무정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토모리, 아논 좋아해?」

 「……응. 아, 아직 아논쨩한테는 비밀이야?」

 「그건 상관 없지만, 왜?」

 「좀 더, 노력하고 싶어」

 토모리는 자신의 옷차림을 내려다 보았다. 아논 덕분에,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분위기가 바뀐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아직 자신을 가질 수 없었다.
 아논의 옆에 서도 부끄럽지 않게, 좀 더 예뻐지고 싶었다. 아논이 「사랑스럽다」라고 생각해 줄 정도로, 그녀의 취향에 가까워 진다면, 더할 나위 없다고 생각한다.
 좀 더 꾸며서, 가슴을 펼 수 있을 정도가 된다면, 그 때는──.

 「그러니까, 좀 더 비밀로 하고 싶어」

 「그런가」

 라나는 「잘 먹었었습니다」라고 손을 모아, 기타를 등에 메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부탁이라면, 또, 말차 파르페」

 「읏…… 또, 다음 번에 부탁할게?」

 「약속」

 그렇게 말을 남기고, 라나는 가게를 뒤로 했다. 입이 무겁고 좀처럼 의심받지 않는 라나에게 아논의 반응 관찰을 부탁한 것은, 토모리 자신으로서도 좋은 인선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얼마 안 남았어」

 반응은 최상이다. 이대로 노력하면, 골은 가까운 것인지도 모른다.
 눈 앞의 문제는, 단 하나.

 「……아르바이트, 하는 것이 좋을지도」

 실천해보고 나서야 알았다, 멋내기는 돈이 든다. 게다가, 입막음료의 파르페 값도.
 카페에서 계산을 마치자 가벼워진 지갑에, 토모리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가슴 속은 만족감과 새콤달콤한 기분으로 가득 차 있었다.




¹멋내기 : 오샤레(オシャ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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