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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번역) 陽氷 / 시작해 버려

ㅇㅇ(125.177) 2023.08.30 23:54:47
조회 1104 추천 21 댓글 9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051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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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말차 파르페」

 덜컹덜컹, 하고 바퀴 소리가 가까워지기도 전, 점내에 들어 온 시점에서 알고 있었다. 기타 케이스와 큰 트렁크 케이스, 그런 걸 가지고 다니는 건 요즘엔 한 사람 밖에 없다.
 앞에 앉더니 입가가 빙그레 올라간다. 정말로 고양이 같다. 훌쩍 어디론가 가버리는 것도, 어느새 사람 사이에 비집고 들어와 있는 것도.

 「돈은?」
 「없어」
 「어이……」
 커다란 눈이 말없이 타키를 응시하고 있다. 오드아이가 데굴데굴하며 「말차 파르페」라고 한 번 더 호소한다.
 타키는 한숨을 내쉬고 나서 시계를 보았다. 다음에는 스마트폰을. 누군가 늦는다는 연락은 없다. 그러면 앞으로 10분만 버티면 된다. 그래, 단 10분이다! 10분 정도는 해 주마!
 대충 10초 정도만에 이끌어 낸 해답은 정답에 가깝다. 이대로 라나─즉 들고양이를 여기에 붙잡아 둘 수 있다면 나의 승리다. 그렇게 마음 속으로 스스로를 고무시킨다.

 「말차의 어디가 좋은 거야」
 「맛있어」
 「그것은 알고 있어.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었냐고」
 「말차는 말차. 그걸 파르페로 만들어. 맛있어」
 침묵. 그러고 보니 들고양이와 대화한 적 있었던가? 내가 알기론 없다. 한 두 마디 주고 받는 것을 대화라고 한다면 있겠지만, 그런 걸 대화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고 보니까 신곡, 도입부에 어레인지 넣었는데 데이터 봤어?」
 「말차 파르페」
 「………」
 계기가 뭐였지? 이렇게 된 계기. 어째서 내가 매번 사주고 있는 것인가. 아아, 그래. 무전취식했던 것이다, 이 녀석. 그 말차 파르페를 내가 대신 계산한 것이었다. 그래서, 어째서 내가?
 들고양이가 일어선다. 트렁크 케이스의 손잡이에 손을 댄 순간,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기다려 기다려 기다려 기다려 기다려! 알았어! 알았으니까」
 「말차 파르페」
 정말 뭐냐고, 돌아가려고 하지마.
 시계를 보면 결의하고 나서 3분밖에 지나지 않았다. 3분만에 기브업이다. 너를 위해 아르바이트 하고 있는 게 아닌데.
 콘플레이크, 생크림, 말차 젤리, 한 번 더 콘플레이크, 무스를 넣고 마지막에 말차 아이스를 2개 담는다. 타키는 익숙해진 손놀림으로 말차 파르페를 완성시켰다. 남은 시간 5분.
 들고양이는 바로 스푼을 손에 들고 먹기 시작했다. 숨은 쉬는 건지 모르겠지만, 차례차례로 맛있게 먹고 있다.

 「…………… 주 1회로 해 줘…… 정말이지」
 「응」
 그거 대답? 잘 모르지겠만 전해졌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지갑이 폭발한다.
 그 후, 소요가 왔다. 뒤이어 토모리와 아논이. 어김없이「또인가」하고 쓴 웃음을 짓는다. 그런 눈으로 나를 보지마. 들고양이는 정확히 5분 만에 다 먹고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그 날의 연습은, 화날 정도로 컨디션 좋게 기타를 연주하니까 불평은 하나도 말할 수 없었다.

 ──그건 그렇고, 감사 정도는 해라


-2-


 신출귀몰이란 건 이런 걸 말하는 거겠지.


 들고양이가 같은 학교의 중등부에 있는 것을, 밴드 결성전에 우연히 알게 되었다. 솔직히, 그다지 생각해 내고 싶지 않은 기억이었다. 토모리와 아논이 학교에 찾아왔던 것도 깜짝 놀랐지만, 그것보다 들고양이가 우리 중등부였다는 것이 더 놀라운 일이었다. 심지어 연하. 그런데도 그 손가락 놀림, 센스, 기술이라니, 놀랍다는 말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다.
 그렇다, 지금까지 본 적은 있어도 우연히 마주치는 경우는 없었다. 같은 학교니까 가끔씩은 만날 일도 있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중등부와 고등부는 조금 떨어져 있으니까 의외로 만날 기회가 없다. 만날 생각도 없고, 만날 이유도 없고, 연락이라면 스마트폰 한 대면 충분하다……. 라고 생각했지만, 아니, 그건 거짓말이다. 충분하지 않다. 저 녀석은 스마트폰을 거의 보지 않고, 답신도 없다. 그래도 만나야만 하는 용무 같은 건 없으니까, 저쪽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생각하고 있었다,
 「어째서, 네가 여기에 있는 거야!?」
 
 점심시간. 겨우 지루한 수업이 일단락된, 마음 편안해지는 시간이다. 강렬한 공복이 빨리 도시락을 먹으라고 호소하므로 그 욕망에 충실하게 도시락통을 가방으로부터 꺼냈다.
 ───순간, 무언가가 시야에 들어온다. 오싹, 해서 등을 돌린 타키가 본 것은, 책상 구석에 양손을 살짝 얹고 쭈그려 앉아 있는 들고양이였다. 반 정도 책상에서 얼굴이 나와, 오드아이가 데굴거리며 무언으로 타키를 보고 있다.

 「흠, 마침내 동생이라도 만들었습니까?」  「아니야!!」──아, 귀찮은 녀석이 또 늘었다. 잽싸게 배후에 선 우미리를 노려본다.

 「빵셔틀은 좋지 않군요, 간과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아니라고!!」
 즉석에서 말을 차단하고, 가만히 이쪽을 보는 들고양이에게 시선을 향하면 빙그레 웃고는 책상에 무언가를 두었다.

 「줄게」
 투명한 컵에 빛나는 녹색. 손바닥에 쏙 들어가는 그것에 휘감긴 라벨에는 말차 푸딩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역시 빵셔틀입니까」
 「진짜 때린다?」
 컵을 손에 들어보니 아직 차가움이 남아 있었다. 사 온 것인가. 매점에서는 팔지 않을 테니, 이자식은 중등부 주제에 학교를 빠져나가 근처 편의점에 갔다 온 게 틀림없다. 그다지 칭찬할 만한 것은 아니지만, 꿀꺽 말을 삼켰다.

 「뭐야, 이건?」
 「줄게」
 ──그거, 맛있어. 그렇게 말을 이은 들고양이의 시선이 스륵, 움직였다. 역시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구나, 저번도 오늘도.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 시선을 쫓자, 타키의 도시락이 있었다.
 「먹어도 돼?」
 「왜!?!? 너, 급식 있잖아! 중등부니까!!」
 ──당신, 보는 눈이 있군요. 타키씨의 도시락은 상당히 맛있습니다. 스스로 만들고 있다고 했던가요?
 좀 진짜 시끄러워 우미리, 입 다물어라.

 「급식도 먹을 거야」
 「내 점심이 없어지잖아!!」
 「조금」
 「조금 주면 되지 않습니까?」

 ──이놈이고 저놈이고!!
 부글부글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까. 표면화되지 않은 분노가 소용돌이치고 있지만 말차 푸딩의 차가움이 분노를 식혀주고 있는 건지 어떤지.
 올라간 양 어깨가 힘 없이 떨어진다. 하아, 하고 깊은 한숨이 나왔다.
 「나참, 뭐가 먹고 싶어?」
 「추천메뉴로」
 추천메뉴라니, 가게냐!!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은 만큼 먹는다는 이미지였고, 실제로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들고양이의 입에서 「추천메뉴」라는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
 「이거려나」
 계란말이를 젓가락으로 가리킨다. 조금 버릇 없는 행위지만 뭐, 지금은 용서해줬으면 좋겠다.
 들고양이는, 크게 입을 열었다. 무심코, 아? 하고 눈살을 찌푸린다. 뭐하는 거야, 이 녀석. 아기새냐. 먹여 달라는 거냐. 스스로 먹어라!!
 「젓가락 빌려줄 테니까」
 「싫어」
 「칫……」
 「아~앙, 정도 해주면 어떻습니까, 아~앙 정도는. 선배잖아요? 후배에게는 상냥하게 대해주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 후배에게 매주, 말차 파르페 사 주고 있는 거야, 이쪽은!!!

 쓱쓱, 하고 난폭하게 머리를 긁었다.
 「아─진짜!! 자!!」
 푹신한 계란말이를 젓가락으로 잡아 들고양이의 입에 넣는다. 볼록 뺨이 부풀어 올라 천천히 음미하더니, 오드아이의 눈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비유지만.

 「맛있어」
 「……그건 다행이네」
 「좀 더 먹고 싶어」
 「다음에…」
 「다음?」
 말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이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에 방어적으로 나가 버렸다. 도시락 확보를 우선한 것도 패인일지도 모른다.
 「아~, 뭐, 언젠간」
 「소바」
 「되겠냐!!」
 「뽑아」
 「안 된다고!!」
 이미 점심시간의 반이 지나고 있다. 시계의 초침은 기다려 주지 않고, 시간은 멈추어 주지 않는다. 즉, 자신의 쉬는 시간이 완전히 줄어들고 있는 셈이니, 머리가 아파진다.
 「주먹밥」
 「주먹밥…… 뭐, 언젠간」
 「내일」
 「너, 사양이라든가 모르는 거냐!?!?」
 한 달치 말을 주고받은 기분이 든다. 나는 그다지 누군가와 관련되거나 이야기하지 않고, 최소한으로 끝마치고 있으니까─우미리의 참견은 제쳐두고─주위의 클래스메이트들의 시선이 따갑다.

 내일은 밴드 연습이 있다. 말차 파르페를 한턱 내는 것보다는 좋은가. 일부러 작은 것이라도 만들어 갈까.

 「알았으니까, 빨리 교실 돌아가. 급식 없어질 테니까」
 「알았어」
 주눅들지 않고 고등부의 교실에 들어 온 들고양이는, 돌아갈 때도 주눅들지 않고 교실에서 나갔다. 돌아보지도 않고, 인사도 없이.

 「타키씨에게 사랑스러운 후배가 생겨서 다행입니다」
 「하아? 사랑스럽지 않거든」

 약간 미지근해진 말차 푸딩을 가늘게 뜬 눈으로 바라본다. 뇌물이나 답례인가, 변덕인가. 들고양이의 감정은 곡을 연주하고 있을 때 밖에 모르니까, 어째서 이 푸딩을 주러 왔는지 짐작하기 어렵다. 다만, 싫진 않다. 받을 뿐이었던 녀석이, 주러 오다니. 운석이라도 떨어질련가.

 젓가락을 놓는다. 도시락에 손을 대지 않고, 비닐의 뚜껑을 휙 떼어낸다.

 ──뭐, 맛있으, 려나.



-3-



 「타키쨩, 라나쨩의 말차 파르페 값, 한달에 2000엔에서 2500엔이지?」
 머리가 좋은 녀석들은 뭐든지 숫자화하는구나, 타키는 턱을 괴며 소요를 흘겨 보았다.
 그때부터 주 1회 말차 파르페와 주 2, 3회 주먹밥이 뇌물이 되어 들고양이가 밴드 연습에 오지 않는 일은 없어졌다. 애초에 감수성이 풍부한 인간이고, 음악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 것도, 기타를 아주 좋아하는 것도 소리를 통해서 알 수 있으니까, 밴드가 있을 곳이 되어 준다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하고 있다. 뭔가 보호자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 감각은 들어맞는 것 같다. 게다가, 들고양이는 기다리는 것을 배웠다. 전에는 3분도 기다리지 못하고, 제 뜻에 맞지 않으면 돌아가려고 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8분까지는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 진보다. 성장이다.
 「릿키 말야, 토모리쨩에게 지나치게 무르지만, 라나쨩에게도 무르네. 내가 조금 성장해도 칭찬해 주지 않는 주제에……… 나에게도 무르게 대해 주어도 된다구? 자, 자」
 「하아? 누가 너 같은거 칭찬하겠냐!! 응석부리게 하겠냐!! 그런 것보다, 좀 더 연습해!!」
 ──하아? 하고 있어! 할 수 있게 됐고!
 반론에 반론을 돌려주어 말다툼이 벌어지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는 관계이니만큼, 불씨를 켜는 게 빠를수록 불이 번지는 속도도 빠르다. 격해지려는 찰나, 짝 하고 마른 소리가 울려퍼졌다.
 「네, 거기까지. 싸우지 말아주세요~. 그래서, 주제로 돌아갈게」
 타이밍 좋게 들어온 소요의 중재에, 타키와 아논은 서로 노려보지만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뭐?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그러니까~, 타키쨩의 부담이 크다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 했던가?」
 「지금 말한 거야」
 ──이 녀석 진심으로, 그 사건(멱살 사건이라고 이름 붙이고 있다) 이후로는 본색을 숨기지 않게 되었군. 초조한 마음을 구석에 구겨 넣고(조금 전 아논과 싸우고 있던 주제에, 라는 생각을 하긴 하지만, 과연 나도 성장은 하고 있다) 소요의 말을 기다린다.
 「말차 파르페 비용, 다같이 부담하는 건 어떨까~ 해서」
 「하아? 아니, 소요는 상관 없지만, 토모리나 아논도 아르바이트하고 있지 않으니까 무리겠지」
 「어째서 나는 좋은 걸까나~」
 아논은, 「뭐, 100엔 정도라면」하고 납득하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는 없지만 토모리도 반대는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애초에 사 주고 있는 것이 이상하다고」
 「그렇지만 타키쨩 계속하고 있지?」
 「그것은, 그렇지만」

 배려하는 마음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고 말하고 있으니까, 특별히, 거절할 이유도 없고, 이 호의를 받아들여 버리면 된다.
 ───하지만, 하지만이다.

 리리코씨의 말이 머릿속에서 다시 울려퍼진다.
 ──라나쨩, 최근에는 타키쨩이 만들지 않으면 말차 파르페 먹지 않는구나~. 그리고 함께 있을 때라든가. 꽤 따르고 있지~.

 왠지 모르겠지만 어쩐지 훈훈함이 배어 나오는 기분이다. 정말로 나는 부담이라고 느끼고 있는가? 지갑적으로는 부담일 것이다, 알고 있다. 최근에는 말차 파르페를 사 주지 않아도 밴드 연습에 참가하고 있다. 과연 계속하는 의미가 있는 것인가. 필요성은 있는 것인가. 이상한 루틴, 이상한 버릇을 들여 버린 것도 잘 알고 있고, 여기까지 자신이 부탁받은 것도 아니다. 조금, 얽매여 버린 것인가. 잘 모른다.

 「뭐, 그렇구나」
 여기까지 오면, 착착 진행되었다. 소요가 제안하고, 아논도, 물론 토모리도 목을 세로에 끄덕였다.
 그러면 감수성 풍부한 들고양이가 그 일을 알아차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로, 생각했던 것보다 금방이었다.

 각자 부담으로 해서 3회째. 그때부터 3주 후다.

 「필요없어」그 때 처음으로 들고양이로부터 거부의 말이 튀어나왔다. 그대로 「하자」라고 한 마디 던지고 드르륵 트렁크 케이스를 당겨 스튜디오로 사라졌다.
 소요나 아논이나 토모리도 놀라고 있었고, 이렇게 말하는, 나도 조금은 놀라고는 있었지만, 거부의 말이 나온 게 아니라, 의외로 깨닫는 것이 빨랐던 일에 놀라고 있었다.
 들고양이도 바보가 아니다. 연상의 밴드 멤버, 게다가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지 않는 3명에게 돈을 내게 할 만큼 몰인정한 녀석도 아니고, 아무 생각도 없는 녀석도 아니다.
 그러면 나는 아르바이트하고 있으니까 괜찮은 건가? 지갑 취급인 건가? 나는? 그건 그거대로 웃기지만.
 연습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들고양이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보통으로 기타를 연주했고 아무 문제 없이 종료했다.
 각각, 정리를 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드럼 세트를 원래대로 되돌려 코드를 감는다. 스틱을 가방에 넣고 얼굴을 올리면 들고양이가 있었다. 이미 정리를 끝낸 모양인지, 트렁크 케이스에 기타 케이스가 달려 있다.

 「릿키, 주먹밥」
 무슨 일이야? 라고 물어보기 전에 들고양이가 말한다.
 「주먹밥, 있어?」
 「……오늘은 없어. 만들어 오지 않았어」
 「그래」

 삐진 듯한 음색이 담겨 있었다. 드물다, 라고 생각했다. 나와 달리 그다지 말에 감정을 담지 않으니까.
 휴, 하고 숨이 막혔다. 머릿속이 뭉게뭉게하고 있던 이유도 왠지 모르게 알아 버렸다.
 맛있게 먹는 들고양이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것을 바라보는 시간을 좋아했다. 말차 파르페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만들어 오고 있었던 주먹밥을 거기에 지지 않을 정도로 기쁜 듯이 맛있게 먹어 주니까, 나쁜 기분은 아니었던 것이다.

 「…… 내일은 만들어 올 테니까」
 「응」
 들고양이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입꼬리를 올린다.
 이 감정이 어디에서 오는 건지 전혀 모르겠다.



-4-



 사람은 살아 있는 동안에 몇 번인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치를, 사건을 만나게 된다.
 나에게 있어 그 중 하나는 밴드를 결성하는 계기가 된 라이브였다. 토모리가 부딪혀 준, 닿았으면 하는 마음이 시가 되고, 그리고 전원이 모여 노래가 된 그 순간. 그것은 잊을 수 없다. 나이 값도 못하고 흐느껴 울었던, 희미해진 시야에는 확실히 보물같은 경치가 있었던 것이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면 좋겠다, 같은 진부한 드라마나 소설의 장면에 나오는 곰팡내나는 대사를 그대로 생각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그러고 보니 그 때, 나를 끌어낸 것은 들고양이였구나, 하고 생각한다. 문득, 왠지 모르게 그 경치와 세트로 떠올린 것이다.

 

 최근에는, 가끔 들고양이뿐 아니라 모두를 위해 무언가 만든 것을 가져가는 일이 늘었다.
 오늘은, 샌드위치. 한 사람당 하나, 라고 하면 좌우에서 손이──하나, 둘, 셋. 샌드위치를 낚아채 가는 것은 괜찮지만──하나, 손이 부족하다. 어디 갔지? 하고 고개를 들면 평범하게 눈앞에 있었다.

 「주먹밥은?」
 「있어」
 상투적인 문구처럼 들고양이는 어이없다는 듯이 주먹밥을 재촉한다. 매번, 주먹밥밖에 모르는 바보처럼 말하니까, 그때마다 질리지 않는 것이 신기하다고 생각한다. 재료는 바꾸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가리는 건 없는 것같다.
 덧붙여서 잽싸게 샌드위치도 낚아채 간다. 빈틈없구만.

 「릿키는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 만큼, 평범하게 요리할 수 있는 거네」
 「바보 취급 하고 있는 거야? 간단한 것쯤은 만들 수 있어」
 「칭찬하고 있는 건데, 나 참. 정말 츤데레네」
 「너한테 데레한 적은 한 번도 없는데」
 「자아자아, 진정하자」
 「타, 타키쨩…. 아논, 쨩… 진정해」
 「칫」
 「혀 찼어!!」

 익숙해져 버린 이 전개. 들고양이만이 조용히 우걱우걱 샌드위치와 주먹밥을 먹고 있다.
 ──의외로 깨끗이 먹는 구나, 이 녀석.

 대기실에는, 여러 그룹의 밴드가 모여 있다. 언뜻 보면 뭔가 먹고 있는 그룹도 있는 반면 긴장해서 굳어 있는 그룹도 있다. 덧붙여서 싸우고 있는 것은 우리뿐이다. 평소보다 많은 밴드가 있는 스테이지에 서는 것은, 우리들이 성장했다는 증거겠지.

 약간이지만 언제나보다 큰 스테이지에서 라이브를 할 수 있다.

 「모두, 잊은 건 없어?」
 「괘, 괜찮을, 거야……」
 「아니, 토모리쨩, 챙길 거 아무것도 없잖아」
 「시끄러워. 토모리를 탓하지마」

 스틱 챙겼다. 마음의 준비도 괜찮다. 아논이 앞 사람을 가르고 방을 나온다. 그 뒤를 토모리가 따라간다. 나는, 팔을 머리 뒤에 두고, 오른손으로 왼쪽 어깨를 잡아 스트레칭을 한다. 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즐겁다든가 기쁘다든가 그런 감정이다. 조금, 진정하자. 아직 이르다. 나갈 차례는 앞으로 두 차례나 남았다. 후우, 하고 천천히 심호흡을 했을 때에 누군가가 어깨를 두드렸다. 돌아보자 들고양이가 뒤에 있었다.

 「저기, 말차 파르페」
 「하핫, 너──」
 무심코 웃어 버렸다. 좋은 의미로 어깨의 힘이 빠졌다. 너무 고양되면 속도가 빨라지는 버릇이 있었으니, 다행이었다.

 「뭐, 좋아. 미스하지 마」
 「응」


 쌓아가는 경치도 기억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제멋대로인 걸까. 소중히하고 싶은 순간이 많아도 괜찮다는 생각마저 하게 된다. 덮어 두었던 감정을 더이상 멈출 수 없게 되어, 욕심이 깊어져가는 이 감각이, 조금 우스꽝스러웠다.


 


-5-


 하나 하나, 모아서 쌓아올린 것은 어떤 형태를 하고 있을까.


 「건배!!!」
 아논이, 잔을 한 손에 들고 아직 식지 않은 열을 숨기지 않은 채 선창한다.
 「오늘, 손님 엄청 많았지」
 「으, 응. 그렇게…… 많이. 티켓…… 매진, 이었대」
 「엄청 기뻐!!!」

 모두 고양된 상태라 텐션이 이상할 정도로 높다. 라이브 후, RiNG으로 이동해도 가라앉을 기색이 없다. 나도 안절부절하고 있다. 소리치고 싶을 정도로 기쁘고 즐거웠으니까.

 「말차 파르페」
 「그래그래. 기다려」
 「에? 릿키가 만드는 거야?」
 「휴일이지만 리리코씨에게 허락받았으니까」
 「타키쨩, 나도 받아도 될까나」
 「네네! 그러면, 나도! 나도 먹을래! 만들어──!」
 「하아? 어째서 내가 네 몫을 만들어야 하냐! ───토모리, 먹을래?」
 「머, 먹고 싶을, 지도…」
 「이상해! 불공평해! 차별이야! 악마! 귀신! 얼간이! 릿키 바보!」
 「시끄러」

 4명의 소리를 BGM으로, 재빠르게 자신의 몫도 포함해 5인분의 말차 파르페를 만들기 시작한다.

 「저기, 라나쨩 말야, 릿키가 주먹밥 만들어 주고 있잖아? 가장 좋아하는 재료는 뭐야?」
 「좋아하는 재료…… 연어」
 「연어구나. 나도 좋아해~, 연어.」
 「연어…… 수족관에 없는, 물고기」
 「응~. 토모리쨩은, 그 시점인가~.」

 콘플레이크, 생크림, 말차 젤리, 한 번 더 콘플레이크, 무스를 넣고──

 「그렇지만… 전부, 맛있어」
 「릿키, 들었어!? 전부 맛있대─!!」

 마지막에 말차 아이스를 2개 담는다.
 ──진심으로, 시끄럽다. 손님이 한 명도 없는 걸 구실로 히죽히죽 외치고 있는 핑크 바보년이.

 손을 뗄 수 없으니 대신 잔뜩 노려보지만, 아논은 기분나쁜 미소를 짓고 있다. 완성된 파르페를 쟁반에 올리면서, 빠직 하고 핏대가 서는 것이 느껴진다. 하지만───이어진 들고양이의 말로 여러가지가 멈춘다.



 「릿키의 밥, 매일 먹고 싶어. 그렇게 된다면 행복」



 효과는 뛰어났다. 짤그랑, 하고 스푼이 쟁반에 떨어진다. 시간이 멈추었다. 아니, 정지당한 것이다. 들고양이의 손에 의해서.
 소요가 양손을 입가에 누른 채 놀라고 있다. 아논은, 「와아오」하고 벌린 입을 가리지 못했다. 얼간이. 토모리는, 약간 얼굴을 붉힌다. 의미 알고 있는 건가, 토모리.

 들고양이만이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왜, 각인각색으로 전혀 다른 반응을 나타내고 있는지 모른다는듯이.

 안면이 뜨겁다. 마치 라이브 중인 것만 같다. 무슨 말하고 있는 거야 저 녀석은, 정말이지, 의미도 모르면서 그렇게 플러팅 툭 던지지 마 바보!!!
 젠장, 짜증나! 초콜릿 추가!


 하나 하나, 모아서 쌓아올린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커져서 되돌아 왔다.
 이 감정에 아직 이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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