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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번역) 白い虎 / 첫사랑 #1~#4 (시리즈)

ㅇㅇ(125.177) 2023.09.05 21:34:24
조회 788 추천 21 댓글 11
														

https://www.pixiv.net/novel/series/10894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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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첫사랑은 여물지 않기로 정평이 나있다


 첫사랑은 여물지 않기로 정평이 나있다.
 그렇지만, 여물 가능성도 있다.
 나는 그 가능성을 믿고 있었다.
 그랬는데, 그랬을 터인데──

 「타, 타키쨩, 상담… 하고 싶어….」
 「상담? 나로 괜찮다면 뭐든지 들어줄게.」

 밴드 연습이 끝나자 마자 토모리가 내 곁으로 달려와 귓속말을 했다.
 토모리와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이것저것 숨기느라 정신이 없어서 이야기를 들어 볼 기회조차 놓칠 뻔했지만, 어떻게든 흔쾌히 승낙할 수 있었다.

 「아, 아논쨩이 좋아하는 물건이라든지, 그… 사람, 이라든지… 물어봐줬으면 해.」
 「…하?」

 갑자기 뒤통수를 맞은 듯한 충격이 느껴졌다.
 토모리에게 차갑고 낮은 소리로 「하?」라고 말해 버렸다는 사실에 스스로도 깜짝 놀라 입을 막았을 정도였다.

 「타, 타키쨩한테 밖에, 부탁할 수 없어서… 무리, 일까…?」
 「아, 아논에게, 물어 보면 되는 거야? 그러니까, 그, 그건 즉 토모리가 그 녀석을… 그런 거야?」
 「…응.」

 수긍했다. 토모리의 얼굴은 살짝 홍조를 띠고 있어, 확실히 사랑에 빠진 아가씨 그 자체였다.
 그 순간, 내 안의 열이 급격히 식어가고, 심장을 예리한 무언가로 찔려, 벌어진 상처로부터 쿨렁쿨렁 흘러나오는… 무언가를 느꼈다.

 「알, 겠어. 나에게 맡겨….」
 「…! 고, 고마워, 타키쨩!!」

 토모리는 나의 손을 잡고 붕붕 흔든다.
 평소에는 하지 않던 행위에 새로운 일면을 보았다며 솔직하게 기뻐할 수 없는 것이 슬펐다.
 그 때의 나는, 토모리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서, 간신히 평소대로 대답했다.
 이렇게도, 좋아하는 사람에게 향하는 미소가 괴로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2
 말하지 않고 후회하는 게 데미지가 더 크다.


 나는, 토모리를 좋아한다.
 아마, 처음 가사를, 노래를 들었을 때부터 좋아하고 있었다.
 토모리의 노래를 들었을 때, 삶의 희망이라고 할까, 이런 나라도 살아 있어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그 녀석을 좋아하는 거냐고.」

 그 날, 집에 돌아와서 방에 틀어박혔다.
 뺨을 붉게 물들인 토모리의 얼굴이 잊혀지지 않아서, 그것이 분하고, 슬퍼서 아무런 의욕도 나지 않았다. 작곡 도중이었던 음원에 손조차 대지 못할 정도로.
 CRYCHIC 시절도 있었던 만큼 내 쪽이 함께한 시간은 길었을 텐데, 그런데도 왜 아논 따위를….
 침대에서 얼굴을 베개에 묻고, 눈물조차 나오지 않아, 그저 아논이 부러웠다.
 토모리로부터 호의를 받고 있는 아논이, 나와 다르게 솔직하고 완고해서 주위를 억지로라도 이끌어 갈 수 있는 아논이.

 「…좀 더 빨리 좋아한다고 전해뒀으면 좋았을 텐데.」

 전했다고 해도 토모리가 나를 좋아하게 되어 줄 가능성따윈 너무나도 낮지만, 말해서 후회하는 것과 말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것은 데미지가 너무 다르다.

 『나, 토모리를 오래전부터 좋아했어.』

 문자를 쳐박고 지우기를 반복한다.
 이제 와서 보내도 늦었다.
 머리로는 알아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지웠다 쳤다를 반복한다.

 「………….」

 졸리지 않다, 배도 고프지 않다.
 눈을 감고 앞으로의 일을 생각한다.
 만일 두 사람이 교제하게 된다고 하면, 라나는… 별로 변함없을 것 같다.
 소요는 아논을 꾸짖을 것 같다.
 「밴드내 연애는 붕괴를 초래하는 거야!」라든지 말할 것 같다.
 응,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러면, 나는?
 나는 이대로 좋아한다는 사실을 숨기고 살아가는 게 좋은 건가?

 「아니, 따로 숨기고 있는 것은 아니고. 토모리 이외에는 눈치채고 있을 테고.」

 본인에게 전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것은 지당한 사실이지만, 고백할 용기도 타이밍도 없으니까.

 「기분전환… 해야겠지.」

 물론 밴드를 그만둘 생각같은 건 전혀 없다.
 이 멤버로 하는 것은 즐거우니까, 여러모로 부딪히거나 했기 때문에 친구 이상의 관계를 쌓아 올릴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이대로 내 마음대로 그만둘 수는 없다.
 만약 그만둔다면, 이유를 이야기하지 않는 사키코와 마찬가지가 된다.

 「노력하자.」

 나는 그대로 눈을 감아 의식을 놓았다.



 다음날, 방과 후가 되어도 책상에서 멀어지고 싶지 않았다.
 연습이 있다고는 해도, 토모리와 아논과 얼굴을 맞대고 싶지 않았으니까.

 「하아….」
 「뭔가 고민입니까?」
 「에, 아아….」

 어느새인가 옆에 와 있던 우미리와 시선이 마주쳤다.
 츳코미를 하지 않도록 대답을 하고 시선을 되돌린다.

 「괜찮다면 부디.」
 「…고마워.」
 「매우 솔직하군요. 귀염성 있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아?」

 우미리가 책상 위에 살그머니 밀크 젤리를 올려두었다.
 그것과 동시에 츳코미할 기운도 없었을 터였는데, 잡아먹을 기색으로 말해 버렸다.

 「저로 괜찮다면 이야기정도는 들어드리겠습니다.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면 후련해질지도 모르고.」
 「지금은, 조금 이야기할 수 없지만, 힘들 것 같으면 이야기해도 될까?」
 「예, 물론. 그럼 이만.」

 우미리는 학교가방과 커다란 베이스 케이스를 들고 교실을 나갔다.
 설마 이 한 순간만을 위해서 밀크 젤리를 사러 갔던 건가…?
 왠지 미안한 일을 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아… 늦으면 전처럼 끈질기게 들러붙을 것 같고, 슬슬 갈까…」

 짐을 정리하고, 너무나도 무거운 허리를 일으켜 학교를 뒤로 했다.





 #3
 무거운 허리도 일으키기만 하면 어떻게든 된다.



 「후우…, 오늘은… 이 정도면 됐겠지.」
 「상당히 오래 했네~ 수고했어~.」
 「하아… 하아… 수, 수고했어.」

 무거운 허리도 일으키기만 하면 어떻게든 된다고, 아무 지체도 없이 연습은 끝을 맞이했다.

 「흐흥, 만족. 돌아갈래.」
 「앗, 라나쨩 기다려! 나도 먼저 돌아갈게, 수고했어!」

 평소처럼 만족한 들고양이는 재빠르게 정리하곤 스튜디오를 나섰다.
 그 뒤를 「어레인지 부분에서 묻고 싶은 게~!!」라며 소요가 스튜디오를 쫓아나선다.

 「아하하… 정말 라나쨩은 자유롭구나.」
 「그 자유로움 덕분에 도움받는 것도 있으니까, 뭐 받아들일 수밖에 없네.」
 「….」

 예약시간까지 앞으로 10분도 채 남지 않아, 남은 우리도 정리를 시작한다.

 「타, 타키쨩….」
 「무, 무슨 일이야. 토모리?」
 「잊어버린 거… 아니지?」
 「잊어버리지 않았어. 조금 타이밍이 맞지 않는 것뿐이니까.」

 어느새인가 배후에 있던 토모리에게 조금 깜짝 놀라면서도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랬다, 솔직히 말하면 잊고 있었다.
 타이밍이 맞지 않는 건 사실이라고 해도, 역시 빨리 실행하지 않으면….

 「나, 나도 먼저 돌아갈게. 어머니한테 메시지 왔어.」
 「아, 응. 조심해서 돌아가.」
 「내일 봐~, 토모리쨩!」
 「…응!」
 「…읏.」

 아논과의 확실한 차이를 느끼면서, 나는 어금니를 악문다.
 혹시, 나도 주위 사람들한테는 이런 느낌으로 보이고 있었던… 건가.
 반면교사라는 말이 있지만, 설마 여기서 몸으로 배우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
 「….」
 「릿키?」
 「…뭐야.」

 토모리가 스튜디오를 뒤로하고, 둘이서 정리를 해 나간다.
 고요한 무언의 공간을 찢은 것은 역시 아논이었다.

 「뭔가 고민하고 있어?」
 「…별로.」
 「정말?」
 「너랑은 관계없어.」
 「…그런가.」

 언제나처럼. 아니, 언제나 이상으로 매정하게 굴어 버린다.
 저걸 보고도 평소처럼 대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좋아, 우선 정리는 이 정도면 되겠지. 접수처 갔다올게!」
 「….」

 기지개를 편 뒤, 짐을 안고 스튜디오를 나가는 아논.
 그렇지만 나는 신체가 납처럼 무겁게 느껴져 밖으로 나오는데 의외로 시간이 걸렸다.

 「….」
 「릿키, 역시 이상해.」
 「뭐가?」

 RiNG을 나와서 조금 밖을 서성이던 중, 뒤를 따라오는 아논이 있었다.
 집 방향은 다른데 어째서 이 녀석은 따라 오는 거지?
 함께 있어봐야 내 태도가 악화되진 않더라도 좋아질 리도 없는데.

 「어째서 그렇게 기분이 안 좋은 거야? 연습중엔 괜찮았잖아!」
 「그 때는 기분이 괜찮았던 것 뿐이야.」
 「…그렇게 내가 싫어? 나와 단 둘이 됐을 무렵이지? 릿키의 기분이 나빠진 건.」
 「딱히 그렇게까진 말하지 않고, 태도에 드러낼 생각도 없어. 아ㄴ… 너가, 그렇게 느끼고 있을 뿐이겠지.」
 「그거! 겨우 이름으로 불러 주게 됐다고 생각했더니 일부러 다시 말한다든지, 완전히 드러내고 있지만!」

 확실히, 지금은 이 녀석의 이름을 부르고 싶지 않아서 부를 것 같으면 다시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상관 없잖아 너는.
 토모리에게 사랑받고 있으니까.
 호의를 받고 있으니까.
 토모리의 호의는 나에게 향해지지 않고, 너에게만 향해지고 있으니까.
 …이대로 계속해도 이 녀석이니까, 계속 들러붙을 게 틀림없다.
 결국은 내가 접힐 수밖에 없었다.

 「하아… 내가 나빴어. 미안, 아논.」
 「가, 갑자기 이름 부르기는! 뭐, 뭐 솔직하게 사과했으니까 이번엔 용서하겠지만! …나도 미안, 끈질기게 들러붙었고.」

 우쭐대거나 당황하거나 시무룩하거나 정말로 이 녀석은 바쁘다.
 감정이 너무 풍부하다.
 아마 그것도 토모리에게 사랑받는 점의 하나겠지, 라고 생각하면 또 마음이 차가워진다.

 「별로, 그렇게 여겨진 나에게도 문제 있고. 걱정해 주고 있었던 거 뿐이지?」

 생각하지도 않는 말이 나불나불 나온다.
 사실은 네가 원인이라고 말하고 싶다.
 네가 나에게서 토모리를 빼앗아 간 것이 원인이라고.
 …아니, 다르다. 애초에 토모리는 나의 것이 아니다.
 착각도 유분수다.

 「릿키는 뭐든지 떠안아 버리는 것처럼 느껴지니까, 정기적으로 가스 빼기… 같은? 그런 걸 하는 편이 기분 좋게 드럼을 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말야」

 방금 전까지 한 걸음 뒤에서 걷고 있었는데, 지금은 옆에서 걷고 있다.
 평소대로의 아논이다. 여러모로 성큼성큼 발을 디뎌 오는 이 느낌은 솔직히 말하면 싫지 않다.
 상대를 이해하자, 나를 알려 주자라는 생각에서 나온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뭐, 떠안아 버린다는 게 완전히 빗나간 건 아닐지도.」
 「그렇지~!? 같은 밴드 멤버니까, 나에게 상담해도 괜찮으니까.」

 흐흥! 하고 「큰 배에 탔다는 느낌으로」라고 말하고 싶은 듯한 그 얼굴을 보면 불안해 죽겠다.
 큰 배라기보단 진흙배다.

 「상담까지는 아니지만 말야 …내일 한가해?」
 「엣?」






 #4
 이유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

 약속시간에는 아직 이른 시각. 나는 1시간 이상 전부터 역 앞 벤치에 앉아 있었다.
 오늘, 아논과 둘이서 외출… 이라고 할까 놀이? 아무튼 어느 쪽이라도 좋지만, 어제의 태도는 과연 내가 나쁜 거였고, 아논은 전혀 나쁘지 않았고.
 그 사과라고 할까, 토모리에게서의 부탁을 완수하기 위한 적당한 구실을 만들 수 있었으니까 됐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MyGO!!!!! 멤버 중 둘이서만의 첫 외출상대가 아논이 될 거라곤 생각도 못했고, 개인적으로는 토모리와 함께이기를 바랐다.
 오늘은 후딱 아논이 좋아하는 사람을 물어봐서 토모리에게 보고하고, 귀가하는 흐름으로 가자.

 「앗, 릿키! 오래 기다렸지~.」
 「하…?」

 아직 약속 시간은 30분이나 남았는데도 달려오는 아논을 봐 소리가 새어나왔다.
 아직 30분 전이지만??
 나는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았고, 여러가지 준비가 필요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만 아논은 왜?

 「아직 30분이나 남았지만.」
 「빨리 릿키를 만나고 싶어서 말야~.」
 「하아?」

 눈을 치켜뜨고 올려다보는 아논. 나보다 키 큰 아논이 해봤자 아무 느낌도 없다. 오히려 짜증이 늘어날 뿐이었다.

 「그건 그렇고 권유해 줘서 고마워! 그래서, 오늘은 어디에 가는 거야?」
 「아직 말할 수 없어」
 「어째서~!?」

 그래, 권유했다.
 내가 아논을.
 어제 돌아가는 길에,


 「내일 한가해?」
 「엣…? 뭐, 비어 있지만?」
 「…사과, 라든지 그런 건 아니지만, 내일 함께 와 주지 않겠어?」
 「에, 에! 릿키가 놀러가자고 한 거야!? 갈래갈래! 가겠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엉성한 권유였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나도 친구 적고, 놀러가자고 할 일따윈 없으니까 모르고.
 그렇게 엉성한 권유에서도 왜인지 아논은 굉장히 기뻐하고 있어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 결과, 현재에 이른다.


 그리고 「어디 가는 거야~??」라고 계속 물어보는 아논을 끌고가는 형태로 역에 들어가 전차에 탔다.
 자리에 앉아도 계속 이야기하는 아논을 곁눈질하며 도착 예정 시간을 확인.
 30분 정도면 도착하는 것 같다.

 「잠자코 있다가 도착하면 알게 될 텐데 왜 그렇게 알고 싶은 건데?」
 「뭐 어때! 릿키가 정해준 장소인 걸. 아니면 릿키는 서프라이즈를 좋아해? 의외로 아가씨~!」
 「칫…!」
 「오랜만의 혀차기다!」

 무슨 말을 해도 역효과, 진정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날뛰는 수준이다.

 「부탁이니까 조용히 해, 애도 아니고 전차 내에서 떠들지 마.」
 「그런가, 여기 전차 안이었네. 미안, 조용히 할게.」

 냉정하게, 그저 냉정하게 설득한다.
 자칭이라도 성적 우수한 모범생이라니까, 이 정도는 들어주지 않으면 곤란하다.

 「있지, 릿키.」
 「….」
 「있지, 릿키.」
 「하아… 뭔데?」
 「드럼은 언제 연습하고 있는 거야? 기타나 베이스는 집에서도 할 수 있지만, 드럼은 방음실이라든가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무슨 말을 꺼내나 했더니 악기에 대한 내용이었다.
 확실히, 자신과는 다른 악기를 사용하는 사람이 신경이 쓰이는 것은 안다.
 어떤 느낌으로 골랐는가, 무엇을 기준으로 정했는가 등.
 나도 기타조나 베이스조가 어떤 느낌으로 집에서 연습하고 있는지 상상이 안 되고, 뭐, 그래도 스튜디오에서 하는 것과 거의 다를 바 없을 거라고는 생각하고 있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뭐, 잡지 같은 걸 묶어서 리듬감을 익히거나 했지만, 지금은 스튜디오에서밖에 하지 않으려나」
 「공백기가 길어지면 감각 잊어버리거나 하지 않아?」
 「그러니까 그 전에 혼자서도 가고 있었어.」
 「과연….」

 납득할 듯 말 듯한 애매한 느낌으로 이 이야기는 끝났다.

 「그렇다는 건, 역시 다 같이 연습 할 수 있어서 기뻐?」
 「…뭐어.」
 「그런가…!」

 이 녀석은 잘도 이런 걸 물어본다.
 솔직하게 대답하기엔 조금 부끄러워서, 언제나 이런 식으로 대답하고, 그것을 본 아논이 히죽히죽한다.

 「…릿키는, 말야.」
 「응?」
 「…나를,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히죽거린 뒤,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진 것 같았다.
 고개를 숙이고 있었기 때문에 옆에서는 확실히 보이지 않아서 확신할 수는 없지만, 목소리도 조금 떨리고 있던 것 같다.

 「하아? 정말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별로 질질 끌고 있는 건 아니지만 말야. 토모리쨩은 말해주었고, 릿키한테도 듣고 싶어서…」
 「필요하다, 라고 할까. 필요하다든가 필요하지 않다든게 아니라」
 「…응」
 「MyGO!!!!! 는 나, 토모리, 소요, 라나. 그리고 너... 크흠! 아논이 있어야 MyGO!!!!! 니까」

 또 너라고 말할 뻔해서 무심코 헛기침으로 속였다.
 그렇지만 이 녀석이니까 반드시 지적해 오겠지.

 「…에헤헤.」
 「읏…!」

 아논이 고개를 들면서 부끄러움 반 기쁨 반 느낌의 웃는 얼굴로 내 쪽을 본다.
 정말로 이 녀석은 표정이 풍부하다, 전에도 말했지만 그것이 단지 부럽다.

 「릿키? 얼굴 빨간데 무슨 일이야?」
 「핫…!? 벼, 별로!!」

 지적받은 것에 당황하면서 이번에는 내가 얼굴을 돌린다.

 「…???」

 왠지 뺨이 뜨겁게 느껴진다.
 옆을 살짝 보면 아논이 「?」하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이 때 느낀 뺨의 뜨거움과 아논의 얼굴을 보았을 때에 두근, 하고 뛰었던 심장의 이유를 나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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