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널티킥의 xG값이 0.78인 이유는 평균적인 페널티킥의 득점 확률이 78%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EPL에서는 48개의 페널티킥 중 44개가 득점으로 연결됐으며, 이는 92%에 달하는 수치이다. 이달 초 첼시의 로베르트 산체스가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페널티킥을 막아내기 전까지 총 32개의 페널티킥이 연속으로 성공되었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변화는 여러 이유 중 한 가지 요인이다.

페널티킥은 이분법적이다. 득점에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둘 중 하나다. EPL의 페널티킥 성공 확률은 01-02시즌 65.5%로 가장 낮았고, 13-14시즌 83.9%로 가장 높았다. 

통계적으로 볼 때 선수들이 평균보다 더 많이 득점하거나, 더 많이 실축하는 시즌들이 있다. 실제로 최근 5시즌 중 3번의 시즌에서 득점 확률은 평균 이상이었다. 

최근의 시즌들에서 성공 확률이 급격히 상승하게 된 원인은 아마 19-20시즌을 앞두고 이루어진 페널티킥 규칙의 개정 때문일 것이다. 

새로운 규정은 공격수가 공을 차기 전 골키퍼는 반드시 라인을 밟고 있어야 했으며, 더 이상 슛을 차는 순간 뒤에서 앞으로 달려 나오며 점프를 하지 못하게 만들었고, 이는 골키퍼의 움직임을 제한시켰다. 

골키퍼가 골대 정면에서 양 포스트까지 다이빙하는데 약 0.6~1초가 걸리는 데 비해, 페널티킥은 0.4초 만에 골대까지 도착하기 때문에 골키퍼를 골라인에 고정하는 시키는 것은, 공격수에게 분명한 이점이 생긴다. 

페널티킥 키커는 VAR의 판정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불안감이 높아지며, 이것은 성공률이 낮아지는 데 영향을 끼친다. 또한, 페널티킥을 잘 막는 골키퍼의 이탈, 페널티킥 전담 키커의 합류도 전체 성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일 모두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 시즌 EPL에서 3개 이상의 페널티킥을 찬 7명의 선수 중 4명은 현재 EPL에 없다. 이반 토니(6/7)는 징계로 인한 출장 정지, 해리 케인(5/6)과 루벤 네베스(3/3), 미트로비치(4/8)는 각각 독일과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났다. 

이번 시즌 눈에 띄는 또 하나의 페널티킥 트렌드는 왼발 키커 수의 증가이다. 이번 시즌 48번의 페널티킥 중 23번을 왼발 키커가 찼다. 이는 이미 지난 31번의 시즌 중 26번의 시즌보다 많은 횟수이다. 

매 시즌 동일한 페널티킥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왼발 키커의 숫자를 비율로 나타내보면 이번 시즌 47.9%의 페널티킥을 왼발 키커가 찼고, 이는 기록상 가장 높은 수치이며, 또한 평균보다 19.4%나 높은 수치이다. 

18-19시즌 아래로 왼발 페널티킥 횟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18-19시즌부터 20-21시즌까지 세 시즌 동안 합쳐서 30개를 기록하였다.

절반이 채 지나지 않은 이번 시즌 동안 이미 21-22시즌 전체 횟수(22)를 넘어섰고, 지난 시즌 횟수(25)를 넘는데에도 단 2개만이 남았다. 

이는 결론적으로 눈에 띄게 높은 성공 확률과 이례적으로 많은 왼발 페널티 키커라는 두 가지 상관관계로 이어진다. 

인과관계를 평가하는 것은 복잡하지만, 페널티킥은 이에 반해 상당히 단순하다.

축구는 22명의 선수가 끊임없이 뛰어다니는 동적인 스포츠지만, 페널티킥은 정적인 순간이다. 공과 선수는 항상 같은 위치에 있고, 거리는 변하지 않으며, 키커에게는 단 한 번의 기회만이 있다. 

규칙이 개정된 19-20시즌 이후 왼발 키커는 84.7%의 성공률을 기록했으며, 이는 79.4%를 기록한 오른발 키커보다 5% 이상 높다. 

왼발 키커가 오른발 키커보다 더 뛰어난 페널티 키커로 보이지만, 둘은 거의 동일한 비율로 실축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오른발 키커와 왼발 키커는 각각 6.1%와 6.5%의 실축률을 기록했다. 

차이점은 세이브율에 있다. 골키퍼는 오른발 키커의 슛을 약 14.4%의 확률로 막아냈지만, 왼발 키커를 상대론 8.7%밖에 되지 않았다.  

왼발 키커의 수가 그들의 이점을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음의 주파수 의존 가설’이라고 부른다. 쉽게 말해 왼발 키커의 수가 적다는 것은 곧 골키퍼는 주로 오른발 키커의 페널티킥을 막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른발 키커와 왼발 키커의 슛 궤적은 완전히 반대이며, 페널티킥과 같이 시간에 쫓기는 상황에선 기존의 훈련된 오른발 키커를 상대로 했던 학습된 행동으로 페널티킥을 막으려고 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뜻이다.

19-20시즌 이후 약 20%에 해당하는 페널티킥만이 왼발 키커에 의해 차졌으며, 이는 대회 전체의 비율과 거의 비슷하다. 

1996년 잉글랜드 풋볼 리그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오른발 키커의 슛이 왼발 키커의 슛보다 훨씬 예상하기 쉽다.”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골키퍼들 또한 “왼발 키커의 슛을 예측하는 것이 더 어렵다.”라는 인터뷰를 하였다. 

현대축구에서 진행한 연구가 아니기 때문에 시대에 따른 차이가 있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The Athletic의 골키퍼 전문가인 Matt Pyzdrowski 또한 이러한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내가 상대하고 같이 뛰어본 왼발잡이 선수들은 항상 까다로웠다. 그리고 이는 아마 최상위권 레벨에서도 비슷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그들이 공을 컨트롤하는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고, 슛을 숨기는 방식 또한 오른발 슈터들과는 다르다.”라고 그는 말했다. 

상대 분석의 범위가 무한정한 시대에 골키퍼들은 왼발 키커의 슛을 예측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적어야 하며, 오른발 키커와 같아야 한다.

그러나 21-22시즌이 시작된 이후 프리미어리그의 모든 골키퍼들의 세이브를 분석한 결과 오른발 키커를 상대할 때 올바른 방향으로 다이빙한 비율이 41%인 반면 왼발 키커를 상대할 때는 30%밖에 되지 않았다. 

이 표본은 충분히 많은 경기를 포함한다. 새로운 페널티킥 규정이 만들어진 후의 경기들 포함하지만, 골키퍼와 키커에게 심리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진행된 비공개 경기는 제외한 수치이다.

일상생활에서의 왼손잡이가 그렇든 왼발잡이의 숫자 자체는 소수이지만, 전체 인구에 비해 지나치게 과장되는 경우가 많다.

축구 경기장은 대칭이며, 유럽 축구로 대표되는 현대축구의 스타일에는 왼발잡이가 필요하다고 Pyzdrowski는 설명한다. 

“특히 오늘날에는 대부분 팀이 후방에서 공을 가지고 있기를 원하기 때문에 왼발잡이 선수들이 더더욱 많이 보인다. 윙어뿐만이 아니라 미드필더 심지어 센터백까지도 말이다. 그리고 이것은 페널티킥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수치는 단순히 소수의 왼발 키커가 전체 통계를 왜곡한 결과가 아니다.

이번 시즌 각 팀에서 페널티킥을 전담한 콜 팔머(4/4), 브라이언 음베우모(3/3), 모하메드 살라(3/4) 모두 왼발을 주발로 사용하는 오른쪽 윙어이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리버풀에 입단한 맥 알리스터는 지난 시즌 브라이튼에서 7개의 페널티킥 중 6개를 성공시켰지만, 이번 시즌 페널티킥 우선순위에서 살라에게 밀렸다. 

아스날의 부카요 사카는 또 다른 왼발잡이 오른쪽 윙어면서 메인 페널티킥 키커이다. 이번 시즌 아스날의 페널티킥은 모두 왼발잡이 키커인 사카, 파비우 비에이라, 마르틴 외데가르드, 카이 하베르츠가 찼다. 

맨체스터 시티는 리야드 마레즈를 페널티킥 전담 키커로 종종 맡겼지만, 그는 21개의 페널티킥 중 단 13개만을 성공시켰다. 곧 키커는 왼발잡이인 엘링 홀란드로 교체되었다.

슈팅 목표 지점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이번 시즌 팔머 와 홀란드는 매우 강하게 찰 것처럼 공을 향해 달려간다. 그러나 대신 왼쪽 하단으로 공을 굴린다. 

21-22시즌 이후 왼발 키커의 1/3 이상이 왼쪽 하단으로 들어갔고, 이는 키커를 상대하는 골키퍼들이 오른쪽 코너를 향해 몸을 날린 비율의 두 배가 넘는 수치이다. 

각각의 페널티 키커와 골키퍼는 다르지만, 이론적으로 왼발 키커의 일관성이 높아질수록 슛을 선방하기도 더 쉬워진다. 상대적으로 오른발 키커는 더 퍼진 슈팅 분포를 보여주지만, 거의 동일한 비율로 양쪽 모서리를 겨냥한다. 그렇지만 선방률은 왼발 키커에 비해 높다.

왼손, 왼발을 사용하는 선수들이 각 인베이션 스포츠(Invation Sports : 정해진 시간 내에 상대 팀의 점수를 최소한으로 유지하면서 상대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팀 게임이다.)의 종목들을 지나치게 대표하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축구의 페널티킥과 유사한 일이 핸드볼 페널티에서도 발견되었다. 

Nathan Leamon과 Ben Jones의 저서 Hitting Against the Spin: How CricketReally Works에서는 크리켓에서도 오른손 투수들을 상대로 가지는 여러 이점들 때문에 최상위권의 테스트 매치에서도 왼손잡이가 증가했다고 설명한다. 

[테스트 매치 : 최대 5일 동안 진행되는 국가 대표팀 간의 크리켓 경기로, 각 팀은 두 번 배팅하고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팀이 승리한다.]

또한, 오른손·발이 앞으로 나오는 사우스포 복서들이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더 많은 승리를 거두었다는 통계도 있다.

이번 시즌 전체 페널티킥 성공률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많은 팀이 뛰어난 왼발 페널티킥 키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23-24시즌에도 여전히 기록적인 왼발 페널티킥의 개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왼발로 차는 페널티킥의 성공률이 더 낮다는 오래된 축구의 통념을 깨트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보다 더 나아가 모든 이들이 왼발 키커를 사용하게 된다면 그들은 오히려 현재 가지고 있는 그들의 이점이 사라지는 역설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축구를 보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