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번역] My Humanity 2편 allo, toi, toi -7-

ㅇㅇ(211.230) 2021.01.01 21:09:08
조회 57 추천 0 댓글 0
														

  좋고 싫음을 배제하고 냉정히 분석하려고 하는 리차드를 언젠가부터 아동살해범이 정면에서 응시하고 있었다.

  “‘호감이라는 것을 너는 모르고 있어내가 돌봐주고 있었던 리틀리그 아이들한테도 진심이었어애초에 호감이란 건 대하기 나름이고 완전히 알맹이는 다른 거잖아나를 바보로 생각해서 적당히 얼버무리지 말라고.”

  인간은 애정이라는 추상물을 언어를 사용해 정리하는 것이 가능하다하지만 언어로는 그것이 가능해도 실제 뇌 내 신경에서 애정이 정리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들이 언어로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 같은 호감은 뇌신경의 반응으로서는 한 가지 뜻이라고 보증돼있지 않아전에 케이크와 호감’ 이야기를 했었잖아신경한테는 케이크가 달콤하기 때문에 좋다가 아니라 케이크가 좋다’, ‘케이크는 달콤하다라는 두 가지 문제라는 거야이 두 가지 문장을 떠올린 것뿐이어도 그때마다 네 뇌 내에서 완전히 똑같은 신경발화 조합이 만들어진다는 보증은 없어.”

  뇌의 고차원적인 기능이 뿔뿔이 흩어져 있는 정보를 종합할 때 내부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작용은 아주 불안정하다. ITP에서 경험전달이 이루어지는 것조차발생하는 고차원적인 기능을 통째로 의사신경으로 만드는 억지스러운 작업으로 대처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에 불과했다.

  “우리들은 신경발화의 최소단위까지 의식을 미분해서 흩어놓으면 그 중 가장 작은 하나만으론 케이크가 좋다는 말조차 인식할 수 없다고. ‘언어로서 당연하게 사용되고 있는 무언가가 좋다는 말은 의식의 최소단위시간으로 처리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한 거야.”

  리차드는 호감을 기계의 스위치처럼 말해서 소박한 반감을 드러낸 채프먼에게 또다시 얼버무려버린 것처럼 되었다죄수복을 입은 남자는 이해하지 못한 듯 지쳐버린 눈으로 허공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너는 내가 행복해지든 아니든어떻게 되든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건가.”

  교도소의 공기에서 배어나오는 정의를 행하라” 라는 압력이 리차드의 피부에도 스몄다교도관은 불쾌한 모습으로 남은 면회 시간을 확인하고 있었다아동 성적 학대범을 증오하지 않는 것 같다는 이유로 리차드가 채프먼 편이라는 편견을 갖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자신은 상식적이라며 스스로를 의심해보지 않는 사람들은 종종 자신들이 극단적으로 보수적인 집단이라는 것도 알아채지 못한다.

  “우리들은 연구자로서 공평하게 접근하려 하고 있어. [아니마]를 행복을 정리하는’ 물건처럼 만들었지만 네가 행복하게 ’ 것인가 어떤가는 관여할 부분은 아니야.”

  “여기 있는 놈들은 나를 증오하고 있다고도와줘.”

  채프먼은 리차드가 자신을 혐오하지 않는다고 보고 이해받으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리차드에게도 그가 그렇게 의존해 주는 것은 고마웠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들도 걱정하고 있어다른 죄수들이 너를 때리고 있는 동안 교도관들이 구해주지 않았던 것은 개선할 수 있어너의 구원요청이 뉴롤로지컬에 직접 전해지도록 해놨어.”

  즉 리차드는 최신버전 ITP에 구비돼있는 생각한 것이 문장으로 송신되는 문자인터페이스 기능을 켜기 위해 온 것이다이곳에서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는 방대한 데이터를 뉴롤로지컬의 컴퓨터가 감시해서 위험한 단어를 발견하면 자동으로 신체기능 감시체제에 들어간다그리고 필요에 응해 교도소관리회사에 클레임을 건다늙었거나 몸이 아픈 사용자들을 위한 자동으로 구급차를 부르는 기능을 활용한 것이다.

  “너의 ITP에는 문자 커뮤니케이터(communicator)에 송신하는 기능이 있어네가 머릿속으로 생각한 문장이 뉴롤로지컬 컴퓨터에 송신되는 거야스위치를 켜볼게봐봐이렇게 되는 거야.”

  리차드는 가지고 왔던 종이형단말을 면회실 테이블에 펼치고 화면을 채프먼 쪽으로 돌렸다거기에는 문자 커뮤니케이터 관리 소프트가 표시되어 있었다이 소프트웨어가 제공하는 표시공간에 채프먼의 신경발화로부터 읽어낸 생각이 문장 형태로 표시되는 것이다.

  <이 녀석들은 믿을 수 있는 거겠지 (결국 데이터만 뽑고 내 목숨은 어찌되든 좋은 거 아냐믿을 수 없다 해도 어쩔 수 없어)>

  큰 죄를 지은 살인범의 불신이 문장화되어 적나라하게 화면상에 나타났다신경 발화는 한순간에 여러 갈래로 전개되기 때문에 표기법이 보통 문장과는 조금 다르지만 그럼에도 한눈에 문장의 의미를 간파해냈다.

  채프먼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런 게 도움이 되는 거야?”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여도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면 문자를 보낼 수 있는 건 긴급 시에는 편리하다고병이나 사고로 죽는 건 비상시에 말을 할 수 없어서 병원에 옮길 타이밍을 놓쳐서 그런 경우가 많아숨을 쉴 수가 없다거나 목소리를 낼 힘이 없다거나 하는 경우도물론 구타당하는 동안에도 그렇겠지만 구해줘라고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것 정도는 가능할 거야그러면 목숨을 구할 확률이 높아지는 거지.”

  ITP는 뇌 내 이미지나 감정 자체를 받는 쪽이 이해할 수 있는 그대로 써내는” 완전한 커뮤니케이션 툴이기도 하다거기에 비하면 문자 커뮤니케이터로 보낼 수 있는 정보는 그저 문자에 불과하다. “읽고” “이해해서 받는다는 두 번의 수고를 받는 쪽에 요구하면서 잘못 읽을 위험성도 있다.

  <기분 나쁘구만 그러고 보니 이 녀석 딸이 있다고 했었지 (딸은 어떤 여자아이일까귀여울까 (흑인하고 어떤 인종의 아이이려나/ 12살 아래라면 좋겠는데))>

  범죄자가 리차드의 딸에 대해 망상하고 있는 것이 적나라하게 비춰지고 있었다아버지로서 생리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채프먼이 무마하려 했다.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 정돈 자유롭게 해줘나도 교도소에 들어오고 나서 후회하고 있어.”

  그것은 사건을 자신의 실패로 인식하고 있다는 말이었다사람을 죽였음에도 채프먼은 항상 자신의 시점으로만 사건을 이야기한다그곳에 무참히 목숨을 빼앗긴 소녀가 있을 자린 없다.

  <내 편이 돼주지 않으면 곤란하다고 뭐야 이 화면 어쩔 샘인 거냐 이 녀석>

  반성하고 있으니까 같은 편이 되어달라고 들러붙는 것 같아서 리차드는 불안해졌다.

  채프먼은 [아니마]가 보여주는 비전도 여자아이로 인식했고 그것이 자기 것인 양 하고 있었다지배욕과 정욕을 끊임없이 채우려 하고 있을 뿐인 것 같았다.

  “대니지금 [아니마]가 네 머릿속에서 뭔가 말하고 있어?”

  “항상 말하고 있는 건 아니야이 녀석은 내 맘대로 되는 게 아니야.”

  종이형단말에 문자 커뮤니케이터로부터 송신된 문자열이 표시되었다.

  <왜 이 녀석은 떠들어대지 않는 거지>

  [아니마]가 뇌 내의 좋고 싫은 감정을 관리하는 소프트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것이 정상이다.

  [아니마]는 뇌 내에서 반응과 감정과 의지를 좋고 싫음으로 정리한다채프먼의 반응을 분류하고 정리한 결과신경에 간섭하면 안 된다고 판단했을 때는 대기하는 것이 맞다.

  “[아니마]는 죄를 죄로 인정하고 너를 승인하는 것이 되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생각해네가 가장 원하는 것이 되려고 하고 있는 거야.”

  리차드도 문자 커뮤니케이터의 정상작동을 확인한 이상이 이상한 세계에서 빠져나가고 싶었다.

  “오늘 할 일은 슬슬 끝내도록 할까. ITP 기록을 전사해줬으면 좋겠어.”

  <조금 더 여기 있어줘 싫다고 (이곳의 생활로 돌아가는 것은 싫다고두들겨 맞는 것은 싫다고모두에게 계속 미움 받는 것은 싫다고)>

  채프먼의 속마음이 문자열로 표시되는 것과 동시에 본인의 목소리도 리차드를 불러 세웠다.

  “[이 녀석]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보지 않아도 괜찮겠어?”

  [아니마]가 지어내는 반응은 소수 예외 패턴을 제외하면 사용자의 뇌 내 정보에 불과하다.

  리차드는 느긋하게 시간을 들여 그 사실을 이해보는 것을 선택하지 않았다돌아갈 생각을 하니 기분이 들떴던 것이다.

  이 그저 좁고 엄중한인생의 종착점 같은 장소에 있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다교도소 밖에는 보수적이지만 가정적인 아내가 있고 사랑하는 자식이 있다.

 


*


ㅡㅡㅡ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58 설문 SNS로 싸우면 절대 안 질 것 같은 고집 있는 스타는? 운영자 24/05/06 - -
1008 공지 비트레스 갤러리입니다 AM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1.02 115 1
1082 일반 메간 영화봤는데 뭐냐 [1] ㅇㅇ(14.55) 04.11 19 0
1080 일반 스노우드롭 애니에서는 귀여운데 ㅇㅇ(14.55) 04.10 16 0
1079 일반 처음 애니 나왔을때부터 알았는데 [1] ㅇㅇ(14.55) 04.09 17 0
1078 일반 비트레스 소설 한국어 버전으로 살걸 [2] 레이시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35 0
1073 일반 갤망했나요 좆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8 28 0
1072 일반 ㅎㅇ 갤떡뭐 [1] 좆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7 66 0
1071 일반 요즘 AI얘기 많이 나와서 간만에 애니 재탕했는데 [1] 단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14 90 1
1070 망한갤에 AI로 레이시아 그렸다 [5] 린린린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10 179 9
1068 일반 비트레스 정주행 하는김에 들러봄 [1] ㅇㅇ(182.217) 22.12.14 98 0
1067 일반 비트레스 [1] 노다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2.09 57 0
1066 일반 여동생 썅년때문에 하차마렵네 [1] ㅇㅇ(223.38) 22.10.04 115 0
1064 일반 vivy 보고 넘어왔는데 재미가...있나..? [3] ㅇㅇ(121.169) 22.09.26 144 0
1063 일반 주.딱. 살아있습니다 [3] AM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9.06 76 0
1061 일반 코우카 오피셜 피규어 떳..다? [1] ㅇㅇ(118.235) 22.08.27 132 0
1058 일반 비트레스 2권도 띠지 있지 않던가? [1] OO(49.163) 22.06.01 91 0
1056 일반 사운드트랙 도착 [2] ㅇㅇ(116.33) 22.01.30 129 2
1055 일반 걍 안할란다 [1] 재난문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09 172 0
1054 일반 비트레스겜 신규가입자면 될려나 재난문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09 63 0
1053 일반 갤은 있는데 겜정보가업노 [4] 재난문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08 106 0
1052 일반 해피뉴이어 [3] 린린린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01 38 1
1051 일반 갤은 살아있습니다 [1] AM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29 91 1
1050 일반 갤망햇나요? [4] 좆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23 102 0
1049 일반 전에 갤에서 소설 번역하던 유동이 있었어… AM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4 112 0
1048 일반 뭐 추가적인 컨텐츠가 없으니 린린린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7 62 0
1047 일반 왜 이렇게 갤이 정전갤됨? [2] ㅇㅇ(122.34) 21.11.30 63 0
1046 일반 아직도 살아있냐 [1] ㅇㅇ (223.62) 21.10.08 73 0
1045 일반 비트레스 OP,ED는 흔해빠진 개빻쓰레긴곡인데 [1] ㅇㅇ(222.108) 21.09.20 322 0
1044 일반 애니보다 소설재밌는거 나만그럼? [1] ㅇㅇ(59.30) 21.08.15 128 0
1043 일반 님들 이거 애니만 보면됌? [1] ㅇㅇ(211.173) 21.08.05 133 0
1042 레드쥬스 비트레스 일러스트 가져와봄 [7] AM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8.04 243 5
1041 일반 소설이랑 레이시아 피규어삼 [2] Spok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7.29 164 5
1040 일반 게임 나왔더라 [5] 린린린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7.15 179 0
1039 일반 beatless다시 읽는데 진짜 명작이다 [2] 보무라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7.01 296 2
1038 일반 비트레스 지인들에게 추천해보면 [1] 린린린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6.23 155 0
1037 일반 이번 분기 애니중에 vivy라는 애니를 봤었음 [7] 린린린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6.20 264 0
1036 일반 비트레스 소설 구입 인증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5.26 150 1
1034 일반 지나가다가 놀라서 찍음 [1] 유즈나우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5.11 161 0
1033 일반 무장 보고 사는 끠규어 [2] 선악이원진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30 143 0
1032 일반 레이시아 1/8 말고 1/7로 냈어야 함 선악이원진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30 116 0
1031 일반 굿스마 레이시아 찍은 거 -최종- 선악이원진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30 112 0
1030 일반 굿스마 레이시아 찍은 거 -1- (스압) 선악이원진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30 92 0
1029 일반 피규어가 다 그렇지만 [1] AM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30 94 0
1028 일반 갤주님 와꾸 [1] 선악이원진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28 152 0
1027 일반 BEATLESS Lacia 2018 Deployed Ver. 1/8 선악이원진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28 113 1
1026 일반 나도 레이시아 끠규어 샀다ㅋ 선악이원진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28 93 0
1025 일반 갤주님 피겨 도착 [1] ㅇㅇ(112.168) 21.04.19 116 0
1024 일반 가슴이 먹먹하다 [1] ㅇㅇ(110.45) 21.04.18 105 1
1023 일반 천동의 싱귤러리티 볼 수 있는 곳 아는 사람 [3] 코딩늒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7 230 0
1022 일반 아무생각없이보다가 14화에서 울뻔함 ㅇㅇ(1.243) 21.04.14 111 0
1021 일반 이거 애니보는중인대 [2] ㅇㅇ(1.243) 21.03.12 139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