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주 "그럼...이걸로 더 특별한 사항이나 질문 없으면


오늘 회의는 좀 빨리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른 토요일 아직 11시 조금 넘은 시간 평소 보다 조금 더가 아니라


처음으로 30분이나 더 빨리 이르게 끝난 회의 시간


1부관 "뭐 더 특별한 사항은 없습니다만....."


희주 "그럼 오늘은 이걸로 마치겠습니다


오늘 당직이신 분들은 수고해주시길 바랍니다"


평소 같으면 더 회의에 열의를 띄우며 의욕도 넘치는 희주 였지만


오늘은 너무 티가 날 정도로 달랐다


병든 '닭'마냥 


좀 기운이 없어 시름 앓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짬순으로는 희주 보다 더 많은 1부관이 눈짓을 하자 다른 간부들이 모두 나가고


중대장실에는 희주와 1부관 단 둘만 남았다


1부관만 남자


희주가 일어나면서 굳이 기운 없는 모습을 숨기지 않으며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희주 "저도 오늘은 약속이 있어서....퇴근 준비를 해야겠네요"


1부관 "무슨 일 있으십니까?"


희주 "별 일 없습니다...."

희주에 힘 없는 대답에


1부관이 잠시 정적을 지키다 


제복 외투를 벗어 의자에 두고 말했다.


1부관 "전에...말씀하셨죠?


사석에서는 1부관이 아니라 박부연 언니로 편하게 하셔도 된다고?


지금 여기에는 저희 둘만 있고 아직 저도 퇴근까지 저도 1시간 남았습니다만


제 경찰옷이 보이지가 않네요


희주야?"


박부연 1부관이 희주를 위해 나름 재미있는 말장난을 하자 


처음으로  


희주 "아.....풉!"


오늘 미소를 보였다


희주 "뭐에요 언니?ㅎㅎ


이런 농담까지 하실 줄 아는 분이셨나?


애들이 이런 모습보면 아주 놀라겠는데요"


부연 "중대장으로서 고민이 있는 거면 다시 예의를 차려 대하고


그냥 인간 서희주의 고민이면 언니한테 편하게 말해봐


그래도 인생 선배니까"


희주가 힐끗 시간을 보더니 메고 있던 넥타이를 풀며 살짝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희주 "인간 서희주에.....연애 고민인데 괜찮으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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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주가 289 중대에 처음오고 수아와 면담을 하던 날이였다


희주 "......?"


수아 "?"


희주가 수아를 다시 물끄러미 바라보다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희주는 예감이 오감이 뛰어났다


촉이 뛰어났다고 해야하나


그 예리한 감 덕분인지


시체를 잘 찾는 능력에도 발군이 있었다


불길한 예감은 대부분 맞는다고


근데 왜 하필 그 위화감이 왜 수아에게 드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은 수아하고 초면이였다


아니....초면이 맞나?


왜 이 전에 어디선가 수아를 본 적이 있는 것 같지?


수아 같은 페이스도 바디도 분명 흔하지가 않아 자신이 봤다면 기억을 못 할리가 없는데 


하지만 수아도 자신을 이번에 처음 보는 거라 하고


자신도 분명히 수아를 처음 보는게 맞아야 하는데....

이 전에 어디선가...분명히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하지만 


학교,주소,경력,나이대 모두 아무리 겹치고 쥐어 쫘봐도


겹치는 무언가가 없는데


왜 자꾸 무엇 '하나' 놓치고 있는 것 같은 찝찝함이 들었다


대체 그게 무엇인지.....


'정수아.....정수아....수아...정.수아.....정.......?'


희주가 드디어 실마리를 풀린 듯 감았던 눈을 번쩍 뜨며


설마 그 위화감이 그것 때문인지


반은 맞기를 또 반은 틀리기를 바라며 


확인해 보기로 했다


희주 "수아야.....혹시....너희 큰오빠 성함이


정수호씨...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