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성왕이 말했다
"내일 정나라 군주가 부인을 데리고 와서 초 군사를 위로한다니, 포로와 노획물을 가득 늘여 세우고 우리의 위엄을 과시해야 할 것."
정나라 군주의 아내는 초성왕의 여동생 문미였다.

초왕은 미리 준비한대로 포로와 노획물을 가득 쌓고 힘을 과시했다. 위로하러 온 정나라 군주 문공과 문미는 축하인사로 황금과 비단을 크게 희사해 삼군을 위로했다.

문미에게는 시집 안 간 백미와 숙미라는 딸들이 있었다. 문미는 두 딸을 데리고 외숙을 뵙는 예로 인사시켰다. 초성왕은 크게 기뻐했다. 낮부터 밤까지 술자리가 이어지자 초왕이 만취하여 문미에게 말했다.
"과인이 만취하여 본 주량을 넘겼다. 누이와 두 생질녀는 나를 바래다주라."
문미가 말했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정나라 문공은 초왕을 배웅하며 먼저 작별인사했다. 그러나 문미와 두 딸은 초왕과 수레를 타고 초 군영으로 갔다. 본래 초왕은 두 생질녀의 미모가 마음에 들어 침실로 끌어들일 심산이었고, 마침내 침실로 들어가 남녀 간의 기쁨을 누렸다. 니미 씻팔
문미는 장막 안에서 안절부절 못하며 하룻밤을 꼬박 새웠다. 그러나 초왕의 위세가 두려워 한마디 말도 못 꺼냈다. 외삼촌이 생질녀를 범했으니 이 얼마나 짐승 같은 짓인가! 이튿날 초왕은 노획물의 반을 문미에게 주고 문미의 두 딸을 수레에 싣고 들어가 후궁으로 삼았다.

정나라 대부 숙첨이 탄식했다.
"초왕은 끝이 좋지 못할 것이다. 예법에 맞게 대접했건만 분별없는 짓을 했으니 좋은 죽음은 맞지 못하리라."
-열국지, 2권-

초성왕 말년에 태자를 바꾸려다가 본래 태자였던 상신이 반란을 일으켰다. 성왕은 곰발바닥 요리가 먹고싶다 했지만, 뜻을 간파한 상신이 말했다.
"무슨 뜻인지 잘 아니 속히 자살하시오"

성왕은 목 졸라 자결했고, 상신은 초목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