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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헬스리치] 2부 14장: 부두 (1)

트루-카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8.02 18: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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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부두



태양이 지기 시작하자 놈들이 왔다.

헬스리치 부두는 하이브 경계선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따분한 창고와 항만 사무용 탑 수천 개가 파도치는 더러운 잿빛 물속으로 뻗어나가는 무수한 방파제와 선창으로 꾸며진 광활한 만을 감시하고 있었다.

세계 전체의 공기에서 희미한 유황의 냄새가 언제나 풍겼지만, 여기, 헬스리치 산업의 중심부에선 건강하지 못한 석유의 악취에 가까웠다. 단 한 시간이면 한 사람의 옷과 머리카락이 유출된 기름과 암모니아 해수의 무거운 오취에 흠뻑 젖었다. 이곳에서 평생을 보내며 생계를 유지한 부두 노동자들은 가래를 뱉으면 상당한 양의 검은 물질이 흩뿌려졌다. 호흡기 종양은 이곳의 서민들 사이에서 두 번째로 큰 사인이었다. 첫 번째인 산업 사고와는 큰 차이가 없었다.

부두의 혼란은 적의 공격을 자연스럽게 방해했지만 진정으로 방어하지는 못했다. 선원들이 오염된 물을 헤치고 1킬로미터를 수영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부두에 닿으려고 선박에서 뛰어내리자 적의 첫 징후가 나타났다. 건조한 육지에서 헬스리치의 방어자들은 부두에 들어가지 못한 유조선 수백 척이 휘발성 징후와 함께 폭발하여 앞바다에 가라앉는 것을 지켜보았다.

화물상자 위에서, 포장된 도로에서, 강철 선창에서, 헬스리치의 남녀들은 함께 서서 바다와 수면을 돌파해 도시로 더 가까이 다가오는 적 함대를 지켜보았다. 인류의 군세가 바다를 보고 있었다.

마거너스는 더러운 작업복을 입은 노동자 무리를 이끌며, 새로 벼려진 라스건을 가슴에 움켜쥐고 한 군중의 선두에 다가갔다. 제국군 장교들이 부두 지구 전역의 창고에 보관된 무기상자에서 라스건을 나눠주고 있었다. 부두 일꾼들은 어떻게 라스건을 장전하는지, 장전을 해제하는지, 안전 상태로 설정하는지, 조준 후 사격하는지 짧고 간단하게 대화를 나누었다. 마거너스는 라이플과, 지금은 그의 혁대에 걸린 작은 자루에 담겨 있는 여분의 전지들을 받아들자 손바닥에 땀이 맺히는 걸 느꼈다. 서두르던 제국군 하사는 빠르게 사용법을 보여주며 소리쳤고, 지금 여기서 총을 든 마거너스는 입이 바싹 말랐다.

“배정된 지도자를 따라라.” 하사는 한데 모인 수많은 남녀들의 소음 위로 소리를 질렀다. “모든 부두 일꾼들에게는, 50명마다 한 명씩 스톰 트루퍼가 함께할 것이다. 하늘에서 내려와 너희의 망할 궁둥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신 황제 폐하처럼 스톰 트루퍼를 따라라. 언제 싸우고, 언제 도망치고, 언제 숨고, 언제 도망칠지 알려줄 것이다. 너희가 스톰 트루퍼의 말대로 행동하면, 하나로 뭉쳐 이 일을 극복하고 다른 부대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다. 듣지 않는다면, 다른 이들과 뒤엉키고 너희 친구들을 죽일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알겠나?”

모두의 확인이 답했다.

“앞으로 며칠 동안 너희는 제국군 소속이다. 제국군에게는 첫 번째 규칙이 있다. 전진하라. 길을 잃었으면, 전진해라. 길을 잃었다고? 전진해라. 무리에서 낙오됐다고? 적이 있는 방향으로 가라. 그곳에서 가장 좋은 일을 할 것이고, 친구들도 찾을 것이다. 알겠나?”

이번에도 모두의 확인이 답했다. 약간 망설임이 섞여 있었다.

“좋다. 다음 조!”

그 말과 함께 마거너스의 무리는 창고에서 빠져나와, 다른 조들이 정확히 같은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자리를 내주었다.

바깥에서는 황토색 재킷을 입고 진동하는 묵직한 발전기 백팩을 멘 강철 군단 스톰 트루퍼 수십 명이 사람들의 흐름을 지도하고 있었다. 마거너스는 자신에게 손을 흔드는 자에게로 무리를 이끌었다. 남자는 날씬했고 면도를 하지 않았으며 뒤집어쓴 돔형 투구 아래의 이마를 긁고 있었다. 그의 고글은 투구에 묶였고 재호흡기 마스크는 목에 느슨하게 걸려 있었다. 그는 길을 잃으면 자신이 어디에 있을지 확실히 모를 사람처럼 보였다.

“안녕하세요.” 마거너스는 침을 삼켰다. “할당된 군인이 있어야 하는데요.”

“아, 이미 알고 있지. 그게 나야. 나는 안드레이.”

“감사합니다, 각하.”

스톰 트루퍼는 부두장의 어깨를 치며 웃음을 터트렸다. “재밌구만. ‘각하’이라. 재밌는 사람이구만. 전쟁이 끝나고도 같이 다닐지도 모르겠어, 어? 나는 각하가 아니야. 안드레이지. 어쩌면 너희 모두 죽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 후엔 각하가 될지도 모르겠지. 그랬으면 좋겠네. 잘된 일일 거 아냐.”

“전…”

“그래, 압박이 크겠지. 이해해. 난 승진하고 싶으니까, 너희 모두 살아남아야 해. 이제 우린 내기를 한 거야, 응? 이런 아이디어를 줘서 고마워. 오늘이 더 재미있어졌거든.”

“전…”

“자, 자. 지금은 친구를 사귈 시간이 아니야. 나중에 더 얘기하자고. 이봐! 너희 부두에서 일하던 사람들 모두 날 따라온다, 응?”

안드레이는 답을 기다리지 않고 군중들 사이를 헤쳐 나아가기 시작했다. 스톰 트루퍼는 가끔씩 다른 군인들에게 인사했다. 대부분은 조용하게 고개를 끄덕이거나 퉁명스러운 인사말로 답했다. 한 명은 너무 숱이 많고 윤택해서 평범한 포니테일로는 묶을 수 없는 흑발을 지닌 창백한 미녀였는데,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옥좌시여, 누굽니까?” 마거너스는 안드레이 바로 뒤를 따라가며 물었다. “사모님이십니까?”

“하! 그랬으면 좋겠네. 저쪽은 도모스카야. 우린 같은 분대지. 아주 미인이야, 응?”

과연 그랬다. 마거너스는 그녀가 사람들 틈으로 또 다른 조를 이끄는 것을 지켜보았다. 도모스카가 우글우글한 군중들 속으로 사라지자 그의 시선은 그녀가 이끌고 있는 남자들에게로 닿았다. 마거너스는 자신이 그들 모두처럼 긴장한 듯 보이지 않길 기도했다.

“아주 재밌어, 그렇고말고. 쟤 남동생은 내가 본 사람 중에 가장 못생겼는데, 쟤는 행운의 손길을 받았는지 아주 미인이야. 남동생이 참 씁쓸할 거야, 응?”

마거너스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자, 자. 시간이 흐르고 있다고.”

그게 한 시간 전이었다. 지금, 그들은 안드레이와 함께 서서, 익숙하지 않은 무기를 가슴에 대고 빨라지는 심장박동을 억누르고 있었다. 안드레이는 코를 후비며 자신에게 집중했다. 두꺼운 갈색 가죽 장갑을 끼고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었지만, 지독하게도 위풍당당한 끈기로 해내고 있었다.

“각하.” 마거너스는 시작했다.

“잠깐만. 승리가 다가왔다고.” 안드레이는 손끝으로 뭔가 괴기한 것을 튕겼다. “다시 숨쉴 수 있어. 찬양받으실 황제 폐하시여.”

“각하, 뭐라도 한 마디 하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는 목소리를 낮추고 더 가까이 다가갔다. “부하들을 고무시키지 않으실 건가요?”

안드레이는 부두를 따라 퍼져 있는 다른 조들을 둘려보며 멍하니 상처 난 입술을 깨물고 눈살을 찌푸렸다. “안 그럴 거야. 강철 군단의 누구도 말하지 않을 거야. 난 레클루시아크의 연설을 기다리고 있어, 응? 내가 지금 말해봤자 소용이 있겠어?”

“레클루시아크님께서 연설하실 건가요?”

“오, 그래. 그분은 소질이 있으시거든. 마음에 들 거야. 곧 하실 것 같은데, 아마.”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부두에서 복스-탑들이 전부 왜곡된 칭얼거림과 함께 되살아나자 광풍 같은 쇳소리의 피드백이 허공을 갈랐다.

“봤지?” 안드레이는 히죽 웃었다. “난 언제나 옳다고. 예측을 최고로 잘하지.”

몇 초 동안, 헬스리치의 사람들은 복스-스피커에서 낮고, 묵직하고, 험악한 숨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하이브 헬스리치의 아들딸들아.” 목소리가 폭발하듯 해안 지구에 울렸다. 인간이라기엔 너무 낮고 낭랑했다. 복스-오염으로 인한 약간의 잡음이 가미되어 있었다. “바다를 보아라. 너희의 도시에 부를 가져다주었던 바다를 보아라. 이제 그 바다는 죽음만을 약속하고 있다.

36일 동안, 너희 세계의 사람들은, 너희 도시의 사람들은, 자신의 목숨을 팔아 너희를 지켰다. 36일의 밤 동안, 너희의 부모가, 너희의 형제자매가, 너희의 아들딸이 적과 싸운 덕에 하이브의 절반이 인간의 손에 남아 있다. 그들이 곳곳에서 전투를 벌이고 땀 흘리고 싸우고 죽어간 덕에 너희는 며칠 간 자유를 누릴 수 있었다.

너희는 그들에게 빚을 졌다. 그들이 지금까지 해온 희생을 빚지고 있다. 다가올 밤낮 동안 치를 희생을 빚지고 있다.

지금 여기서, 너희가 얻어 마땅한 기회를, 그들 모두에게 보답할 기회를 얻을 것이다. 그보다도, 감히 너희의 도시를 공격한, 너희의 가족을 박살내고 집을 파괴한 적들을 처벌할 기회를 얻을 것이다.

파도를 보아라. 울부짖은 야수들의 군세를 품고 너희의 항구로 들어오는 고철의 함대를 보아라. 이번 주의 끝에 해가 질 때, 이 부상하는 배들에 탄 침략자들은 더 이상 단 한 마리도 이 세계의 신성한 공기를 들이마시지 못할 것이다. 놈들은 너희에게 쓰러질 것이다. 너희는 이 도시를 구할 것이다.

당연히 두렵겠지. 그것이 인간이다. 이 순간 너무 빨라지는 심장박동을, 한 번도 휘두른 적 없는 무기를 쥐고 떨리는 손가락을 부끄러워하지 마라. 오직 비겁함만을 부끄러워하라. 모든 것이 네 행동으로 귀결될 때 도망쳐 다른 이들을 죽게 내버려두는 것을.

제국군의 베테랑이 너희를 이끈다. 강철 군단의 최정예, 제국군 스톰 트루퍼다. 하지만 그들만이 아니다. 헬스리치의 병력이 오고 있다. 충분히 오랫동안 버티며 적들을 물리치면, 바로 이 도시에서 만들어진 전차 수천 대가 침략자들을 먼지로 갈아버리는 모습을 볼 것이다. 도움이. 오고. 있다. 그때까지 자랑스럽게 버텨라. 단호하게 버텨라.

내 말을 명심하라, 형제자매들이여. ‘죽음이 다가오면 우리가 해온 선은 아무 의미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파괴한 악으로 삶을 심판받으리라.’

심판의 때가 너희에게 다가왔다. 난 모든 남녀들이 그것을 피로, 뼈로 느끼고 있음을 알고 있지.

난 블랙 템플러의 그리말두스요, 너희 모두에게 내 맹세를 바치노라. 우리 중 한 명이라도 버티고 있으면, 이 부두는 결코 함락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천 마리의 적을 직접 죽여야 한다면, 정복되지 않은 도시 위로 태양이 다시 한 번 떠오를 것이다.

너희 사이에서 기사들을 찾아라. 우리는 전투가 가장 치열한 곳에, 폭풍의 심장부에 있을 것이다.

우리와 함께 버텨라, 우리가 너희의 구원이 되어주겠다.”

침묵이 다시 한 번 내려앉았다.

마거너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숨결이 차가운 공기 속에서 안개가 되자 긴장감이 그에게서 빠져나갔다. 안드레이는 개조한 라스라이플에 달린 슬라이드 랙을 조절하고 있었다. 무기는 부두장을 거슬리게 만드는 대전된 윙윙거림의 맥박을 내뿜었다.

“근엄한 잔소리였어, 응? 시간이 얼마 안 남았을 거야, 아마.”

마거너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그가 말을 꺼냈다.

“그 라이플은 뭔가요?”

“이거?” 안드레이는 돌봄을 마치고 라이플의 묵직한 개머리판과 어깨에 멘 강철 파워 팩을 잇는 두툼한 전선 피드를 가리켰다. “헬건이라고 불러. 너희 것하고 비슷하지만, 더 밝고 더 시끄럽고 더 뜨겁고 더 비열하지. 어, 너희는 이걸 가질 수 없어. 이건 내 거야. 희귀한 물건이라서, 항상 옳은 사람들한테만 주거든.”

“그럼 이건 뭔가요?”

“점착 폭탄이야.” 그는 혁대에 걸린 손바닥만 한 폭약 원반을 두드렸다. “전차에 붙어서 귀엽게 폭발을 일으키지.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하나밖에 안 남았어. 이걸 써버리면 아무것도 안 남겠지. 그럼 아주 슬픈 날이 될 거야.”

마거너스는 안드레이가 정말 스톰 트루퍼인지 묻고 싶었다. 그는 이렇게 말해서 대신했다. “제가 예상했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시군요.”

“삶은,” 군인은 산만하게 생각하는 듯 측면에서 눈을 떼며 말했다. “마지막 나쁜 일이 있을 때까지, 아주 놀라운 일의 연속이지.” 안드레이는 조 전체를 둘러보고 히죽 웃으며 투구의 아래턱 끈을 죔쇠로 고정했다.

“내 잘생긴 새 친구들, 곧 전쟁을 치를 시간이 올 거야. 그러니, 아름다운 숙녀와 멋진 신사들, 아름답고 멋지게 남고 싶으면, 머리는 숙이고 소총은 들어 올리라고. 항상 조준은 뺨에 대고, 눈은 총신을 내려다보고. 엉덩이로 총을 쏘진 마. 자신이 최고라고 느낄 수 있는 아주 훌륭한 짓거리이긴 하지만 아무것도 맞출 수 없어. 아, 시끄럽고 무서울 거야, 응? 아주 공황에 빠지겠지, 아마. 방아쇠를 당기기 전엔 항상 1초 기다리고 자기가 엉뚱한 걸 겨누고 있진 않은지 확인해. 안 그러면 다른 사람을 맞출 수도 있어. 그건 너희에게 나쁜 소식이고, 적들에겐 더 나쁜 소식이니까.”

노동자 무리가 부두 전체에 흩어져 창고 사이 샛길에, 상자 더미 뒤에, 건물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바다를 마주보고 있는 다층 구조 격납고와 작업 건물 여러 층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자, 자.” 안드레이는 자신의 조를 하역 기중기의 그림자로 이끌었다. 흩어져서 거대한 강철 기둥과 근처의 화물 컨테이너 주변에 몸을 숨기라고 그들에게 명령했다.

“각하?” 한 명이 외쳤다.

“내 이름은 안드레이라고 여러 번 말했어. 하지만 그래, 뭐가 문제야?”

“총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전지가 안 들어가요.”

조의 선두에서 쪼그려 앉아서, 안드레이는 멜로드라마틱한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저었다. 고글이 그의 눈을 감싸고 그의 이목구비가 아이처럼 히죽 웃자 그는 즐거운 거대 파리처럼 보였다.

“애초에 그것을 왜 꺼냈는지 궁금한데.”

“전 그냥―”

“그래, 그래. 무기의 기계령을 잘 대하라. 세밀하게 다루라.”

라이플을 내려다보는 부두 노동자는 어색해 보였다. “도와주세요?” 그가 불안하게 말했다.

“하! 존경심이 대단하네. 이제 반대편에 있는 그 잠금 스위치를 눌러. 그게 해제 걸쇠야. 그걸 뒤로 당겨서 전지를 넣으면 돼.”

남자는 손이 떨려서 전지를 떨어뜨렸으나, 두 번째 시도에서 제자리에 꽂았다. “감사합니다, 각하.”

“그래, 그래. 난 영웅이지. 내 용감한 친구들, 이제 곧 사이렌이 울릴 거야. 말인즉 적이 나를 미소 짓게 하기엔 숫자가 슬프게도 너무 적은 우리 포병들의 사정거리 내에 들어왔다는 뜻이지. 내가 준비하라고 말하면 너희 모두 일어나서 거대하고 못생긴 야수를 쏘러 돌아다녀야 해.”

“네, 각하.” 그들이 합창했다.

“오 그래, 익숙해지면 되지. 이제, 잘 들으라고, 놀라운 친구들. 몸통을 겨눠. 가장 큰 표적이거든. 이 일에 처음이라면 그게 중요해.”

“네, 각하.” 그들이 다시 말했다.

“이 전쟁이 끝나면 결혼하고 싶은 아주 아름다운 여자가 있어. 분명 내 청혼을 거절하겠지만, 두고 보자고. 그녀가 수락하면 너희 모두 내 결혼식에 초대할게. 매일 날씨가 훨씬 덜 지랄맞은 동부 영토에서 열릴 거야. 음료도 공짜라고. 약속하지. 난 언제나 진실된 사람이라고. 내 수많은 영광스러운 미덕 중 하나니까.”

몇 명이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다. 수 킬로미터 길이의 부두 전역에서 겁에 질린 제국의 영혼 수만 명에게 밴시의 통곡처럼 울부짖었다. 사브르급 방어 플랫폼이 다가오는 함대에 사격을 개시하자 먹먹한 폭음이 들려왔다.

“때가 됐구만.” 안드레이는 다시 히죽 웃었다. “빛나는 훈장을 얻어 보자고.”

“황제 폐하를 위하여.” 한 남자가 기도처럼 그 말을 내쉬었다. 그의 눈은 감겨 있었다. “폐하를 위하여.”

“오, 아냐. 그분을 위한 게 아니야.” 안드레이는 재호흡기 마스크를 밀착시켰으나, 그들은 여전히 그의 목소리에서 웃음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분은 저 멀리 있는 황금 옥좌에서 행복하시다고. 이건 나를 위하고, 너를 위한 거야. 그거면 충분해.”

사이렌이 조금씩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통곡이 잡음을 내며 꺼졌다.

“이제 좀 있으면,” 안드레이는 등을 기댄 컨테이너 위로 조준하려고 몸을 밀착하며 말했다. “우린 동료가 되겠지.”

첫 번째 선박들이 해안에 부딪치는 폭풍의 파도처럼 시끄럽게 부두에 충돌했다. 어떤 기교도 없이, 속도도 줄이지 않고, 경사길과 하역 플랫폼을 밟으며 그들 자신을 사납게 바닷가로 올려놓았다. 문과 출입구가 즉시 폭발하듯 열려 더러운 외계인들의 육신으로 이루어진 조수를 부두에 토해냈다.

폐품-잠수함에서 가장 먼저 흘러나온 외계 짐승은 더 작은 형제들보다 두 배는 더 큰 야만적인 놈이었다. 구부정한 어깨에 다른 세계의 다른 전쟁에서 얻은 인간의 해골과 어뎁투스 아스타르테스의 투구를 전리품으로 걸고 있었다. 놈은 수십 년 동안 제국의 경계선에서 자신의 부족을 이끌었으며, 다른 그 어떤 상대에게도 어뎁투스 아스타르테스 하나보다 더욱 맞붙기 어려웠을 터였다.

놈의 얼굴과 어깨와 몸통은 무자비한 라스건 일제사격에 박살났다. 불타는 잔해가 부두 끝자락으로 굴러 떨어져 오염된 바닷속으로 사라졌다. 10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도모스카는 자신이 이끄는 부두노동자들에게 다시 사격하라고 명령하며 격려하고 있었다. 많은 사격이 빗나갔지만, 충분히 많이 제자리에 꽂혔다. 첫 번째 공습의 제노 괴물들이 울부짖고 웃음을 터트리며 도시로 들어오자 그것은 현재 헬스리치 부두를 따라 반복되는 패턴이 되었다.

느슨하게 쌓인 화물 컨테이너 소굴에 임시로 만든 엄폐물에서, 마거너스는 계속 사격하며 손에서 라이플이 총성을 내뿜을 때마다 더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자신이 무릎을 꿇고 있는 상자의 가장자리 아래로 몸을 낮추고, 숙련되지 않은 손가락으로 라스건을 장전했다. 개 같은 것이 걸려버렸다.

“힘을 써.” 안드레이가 부두장 옆의 자기 자리에서 말했다. 스톰 트루퍼는 그를 보지 않았다. 조준하고 사격하는 방향에서 눈을 떼지도 않았다. 편두통을 일으킬 정도로 밝게 과충전된 에너지 광선이 군인의 헬건에서 뿜어져 나왔다. “새 소총은 가끔 슬라이드가 걸려. 우리 고향 세계에서 만들어진 라이플의 슬픈 진실이지. 영혼이 깨어나는 데 시간이 필요한 거야.”

마거너스는 그가 상륙하는 선박들의 소음, 외계인들의 포효, 기계적 총성의 산발적 합창으로 허공을 채우는 라스건의 소리에도 다른 이들의 말까지 들을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칸트렐 라이플을 한 번 쏴봤는데 말이야,” 안드레이는 계속했다. 그가 다음 목표를 쫒으며 약간씩 자세와 조준을 바꿔 차례로 발사할 때마다 그의 말에 구두점이 찍혔다. “아주 예리한 물건이더라고, 오 그랬지. 거기 세계는 열정적인 총을 만들던데.”

마거너스는 새 전지를 알맞은 자리에 꽂고 자리로 돌아왔다. 군인으로서 첫 2분을 보냈는데 이미 그의 등이 아팠다. 어떻게 강철 군단은 며칠씩 몸을 쭈그리고 전투에 익숙해졌는지 그는 알 수 없었다. 그는 냄새를 쫓는 것처럼 거의 방향도 목표도 없이 뭔가 찾을 때까지 길을 잃고 달리는 거대한 외계인들을 맡을 때까지는 멀리 떨어진 형체들을 향해 사격했다. 새로 출현한 무리에 있던 다른 놈들은 자신들을 쏘아대는 라스-사격의 근원을 향해 질주했고, 성급하게 달리다가 잘려나갔다. 몇 놈은, 이 괴물들의 기준으로 분명 교활한 놈들은 뒤에 남아 중화기를 장전했다. 이 마지막 야수들은 비명 지르는 미사일을 제국 전선의 참호에 쏘았고, 화물 상자 더미를 터트렸으며, 창고의 측면을 박살냈다.

천천히 하지만 분명히, 비열할 정도로 느리게, 부두가 파괴된 잠수함과 타오르는 건물이 내뿜는 짙은 연기로 뒤덮이고 있었다.

“곧 움직여야 할 거야.” 안드레이가 다른 이들에게 어깨 너머로 외쳤다. 그 말은 예언적인 힘을 갖고 있었다고 증명되었다. 강철과 바위가 부딪치는 소리와 범람하는 물의 파도와 함께, 잠수함 한 대가 그들의 위치에서 3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부두에 올라왔다. 몸을 웅크린 부두노동자들에게 바닷물이 튀었다. 난파된 잠수정의 문들이 폭발하듯 열리자 외계인들의 으르렁거림이 들려왔다.

“상황이 좋지 않은데.” 스톰 트루퍼가 사격 자세를 다시 잡으며 재호흡기 뒤에서 얼굴을 찌푸렸다. 첫 번째로 나타난 괴물에게서 눈알을 뽑았다. 거친 광선이 놈의 면상을 꿰뚫고 머리 뒤쪽을 날려버리자 놈은 끈이 끊어진 꼭두각시처럼 쓰러졌다.

마거너스와 다른 이들은 그의 사격에 가세했다. 여전히 더 많은 야수들이 잠수함에서 뛰쳐나왔다. 그린스킨들은 바리케이드 뒤에 숨은 근처의 인간 무리에게서 냄새를 맡고, 레이저 사격의 흐름을 따라 지금 돌격하고 있었다.

“각하…” 한 사람이 말을 더듬었다. 그의 눈은 동공이 넓어지고 충혈되어 있었다. “각하, 놈들이 오고 있습니다…”

“나도 알아.” 안드레이는 잠시도 사격을 멈추지 않고 답했다.

“각하―”

“제발 닥치고 계속 사격해라, 응?”

야수들이 화물 컨테이너에 다다랐다. 놈들은 피, 연기, 씁쓸한 땀의 냄새와 외계 곰팡이 오염의 악취를 풍겼다. 야수들은 다발을 이룬 근육으로 바리케이드를 뛰어넘었다. 짐승들이 더 이상 엄폐물 안에 있지 않고 화물 포드 안에 포위된 인간들에게 포효했다.

라스-탄이 베어 갈랐다. 기어오르는 야수 수십 마리를 받아쳤다. 첫 번째 공세의 찌꺼기들은 두 번째에 합류했다. 부두노동자들 사이에 떨어진 괴물들은 고철-권총으로 짖어대며 육중한 도끼를 휘둘렀다.

“후퇴하라!” 안드레이는 폭발하는 난전을 뚫으려고 헬건으로 영거리 사격을 가하며 소리쳤다. “도망쳐!”

부두노동자들은 이미 공황에 빠져 도망치고 있었다. “나랑 같이 가야지, 이 멍청이들아!” 스톰 트루퍼는 빽 소리를 질렀다. 놀랍게도 정말 효과가 있었다. 충분한 정신력을 지닌 부두노동자들은 이 혼돈 속에서 라스건을 움켜쥐고 안드레이와 함께 움직이며 다시 그의 사격에 가세했다.

그는 그의 팀 3분의 1을 컨테이너와 기중기 기둥의 은신처에 버려야 했다. 비명을 지르는 부두노동자들은 침략자들에게서 탈출할 수 없었다. 안드레이는 그와 남은 이들에게서 순간적인 망설임을 감지했다. 그들이 논리적으로 생각하길 거부하는 찰나. 몇 명은 죽어가는 친구들에게 사격하는 대신 얼어붙었고, 다른 이들은 그런 살육의 광경에 경악하고 공포에 빠져 최면에 걸렸다.

“이미 죽었어!” 안드레이는 마거너스가 다시 돌아오도록 장갑 낀 손바닥으로 그의 머리 측면을 후려치고 그를 세게 흔들었다. “사격해!”

주문을 풀기에 충분했다. 라스-사격이 다시 재개되어 포진한 외계인들에게 뿜어져나갔다.

“재장전해야 할 때만 후퇴해라! 그때까진 버티면서 사격해!”

안드레이는 명령을 내리고 숨을 죽여 욕설했다. 오크들은 초록 육신과 도끼날과 누더기 갑옷의 쇄도 속에서 이미 더 가까이 기어오고 있었다. 후퇴하는 팀 주변에서 부두가 타올랐다. 더 많은 잠수함이 상륙하는 소리가 천둥처럼 울렸다. 안드레이는 다소 먼 곳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뚫고 또 다른 부두노동자 팀을 순간적으로 보았다. 그들은 중간에 끼어든 오크에게 조각나면서 더 빨리 도망치고 있었다.

그의 서민 무리에도 같은 일이 벌어지려고 했다. 그는 다시 욕설했다. 도모스카가 상황이 더 낫기를 바랐다.

죽기엔 바보 같은 곳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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