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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파묻힌 단검 - 막간 III (4)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8.30 01: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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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프; 현재]


방벽판의 틈새로 새어 들어오는 날카로운 지옥빛에 둘러싸인 인간의 사신은 돔형 천망대의 방을 맴돌고 있었다. 때 탄 놋쇠와 강철 갑주를 두른 크고 여윈 프라이마크는 우리에 갇힌 동물처럼 인상을 찡그린 채 주먹을 쥐면서 서성였다.


방 구석에는 데스슈라우드들이 일렬로 동상처럼 조용히 서서, 분노한 주인을 살피며 다음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폭풍 속에서 꺼져가는 불꽃을 손으로 어루 감싸듯 자신의 화를 다루며, 타오르는 마음에 더욱 불을 지폈다.


비물질계에서 정처없이 드리워지는 희미한 빛줄기가 그의 얼굴을 어루만졌지만, 따스한 온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 악취. 갤러 필드와 테르미누스 에스트의 아다만티늄 선체로 새어 들어오는 무르익은 사이킥 주술의 역내가 느껴지는 것만 같다. 저 밖의 워프에서는 이질적이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들의 광기가 그를 향해 울부짖고 있었다. 광기의 바다가 한 방울씩 스며든다.


지금은 희미한 기억이 되어버린 아득한 과거에, 모타리온은 뜬눈으로 영혼을 훤히 드러낸 채 저 영역을 지나간 적이 있었다. 지금처럼 안전한 함선을 타고 있는것도 아닌데다, 벌거벗고 공포에 떨던 채로. 인간의 기준으로는 갓 태어난 아기가 따뜻하고 안전한 인공 자궁에서 찢겨나가 참혹하게 흩어지는 현실 속으로 던져져 버렸으니. 그의 미숙한 정신이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감정과 감각이 생애 첫 기억이었다.


그는 그 순간 워프를 벗어나 음산하고 적막한 바르바루스의 지표면으로 내던져졌다. 이유도 모른 채 추방당했다.


모타리온이 돔의 굽은 지붕으로 걸어가자 지옥의 빛이 그의 얼굴을 반으로 비췄다. 저 밖을 바라본다면 무엇을 볼 수 있을까? 막연한 기억 속에서 봤던 끊임없이 변하는 폭풍일까,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일까?


두려워해야 될 무언가일까?


황제가 모타리온을 찾아낸 후 유사 “가족”의 또 다른 아들을 되찾은 지 수년이 지났던 날, 모타리온은 용기를 내어 그 어떤 추측으로도 풀 수 없었던 질문을 물었다.


'아버지,' 둘만 있었을 적 그가 물었다. '왜 저를 죽음의 세계로 보내신겁니까?'


모타리온은 버려진 아이의 울음소리처럼 나약하게 들리는 이 의문을 혐오할지라도, 진실을 알고 싶다는 열망이 그의 마음을 좀먹었다.


황제는 모타리온의 눈조차 마주치지 않았다. ‘내 의도가 아니었다, 아들아.’


'하지만 아버지께선 전능하시지 않습니까.' 모타리온이 주장했다. '그 누가 당신의 계획을 비틀 수 있겠습니까?' 이 대답에는 반박의 기미가 숨겨져 있었다. 만일 인류의 황제가 원초적인 힘 그 자체라면, 그분의 계획을 꺾을 수 있는 권능을 지닌 자가 있겠는가?


'만물에 혼돈이 도사리고 있다.' 오랜 침묵 끝에 아버지가 대답했다. '어려움을 겪으면서 강해지는거란다.'


그 지겨운 옛 격언은 대답이 아닌, 비난이 담긴 변명이었다. 모타리온은 다시는 그 질문을 꺼내지 않았으며, 이미 가꾸고 있는 정원에 또 다른 의심의 씨앗을 심었다.


'내가 그분의 입에서 답이 나오게 만들 수 있을 거야.' 사신이 머릿 속에서 잠시 이 생각이 맴돌았다. '스스로의 오만때문에 호루스가 아버지를 타도하는 날이 온다면. 그때면 진실을 알 수 있겠지.'


수십 년간 쌓여온 좌절감에 힘입은 모타리온의 손이 급작스럽게 플렉스 스틸 차단막의 가장자리를 움켜쥐었다. 프라이마크는 데스슈라우드의 반응을 무시하고는 힘을 다해 꺾어내자, 천망대 돔 내부를 덮고 있던 얄팍한 철판이 찢겨 나갔다. 그가 찢어 놓은 구멍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차가운 빛이 금속 갑판을 감싸며, 공중에 떠다니는 먼지 한 톨도 아른히 비췄다.


모타리온은 다시 한번 단서를 찾으려 워프를 들여다보았지만, 보이는 거라고는 얼굴도 형태도 없이 휘몰아치는 안개 소용돌이뿐. 짙고도 예측할 수 없는 워프의 독기는 모타리온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


그는 바르바루스 요새의 아머글래스 문 앞에 서서 한치 앞도 보이지 않던 독성 안개를 들여다보며 고민에 빠졌던 나날이 떠올랐다. 대답 없는 물음의 상처를 헤집으며, 그 진실 아래 허무한 공허만이 드러날까봐 두려움에 떨었던 날이.


“어디로 가고 있는거지?” 또 다른 의문이 생각의 수면으로 떠오르며, 전사를 다시 현실로 끌어당겼다. 방향 없이 사방에서 내리쬐는 천계의 빛과 전함의 강력한 엔진이 끊임없이 내는 굉음이 없었더라면 모타리온은 군단이 얼어붙었다고도 착각했을 것이다.


어떻게 사람 한 명이 이런 곳에서 함대를 이끌겠다는 걸까? 제 아무리 현명한 티폰이라 해도 불가능한 일 일것이라.


“끝없이 진군하리라...” 전쟁 첫날에 데스 가드에게 맹세했던 교리를 곱씹으며 읊조렸다. “끝없이!”


그는 분노에 휩싸여 테르미누스 에스트의 회랑을 빠져나가 1중대장을 찾아 나섰다.






모든 성간 우주선에 있는 네비게이터들의 성역은 그 자체만으로도 독립된 권역이었다. 일반적으로 갑판 2개에서 10개 정도 직경의 구형 모양으로 설계된 나비스 노빌라이트의 폐쇄된 왕국은 함선이 항성의 부두를 떠나기 전까지는 내부에 설치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거대한 구체는 한 가문의 대표자가 함선을 인도하겠다고 선서한 후에야 완전히 지어져서 평범한 조선공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로 전달되어 함선에 자리잡는다.


수백 년 동안 공허를 누비던 거대한 함선의 네비게이터가 단 한 번도 성역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전력, 통신 및 공용 도관은 내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충분히 공급되었고, 그 대가로 네비게이터들은 명령을 따랐다. 내비게이터들은 세 번째 눈을 뜨고, 별과 별 사이를 오가는 길을 밝히며. 이들이 지닌 초자연적인 사이킥 능력 없이는 은하계를 뒤덮은 인류제국을 세우기란 불가능하리라.


모타리온은 그 역겨운 모순을 이해했다. 이들은 아스트로파식 교신자들의 사이커 합창단처럼 그저 도구일 뿐이라며, 그가 생각했다. 지휘선 하부에 구속해둔 괴물처럼 도구일 뿐이다.


함선과 유린당한 성소를 잇는 조리개형 관문 앞에는 티폰의 그레이브 워든들이 토막낸 테르미누스 에스트 네비게이터들의 시체가 아직도 널브러져 있다. 모타리온은 이 광경을 보고 그런 생각을 떨쳐냈다. 그는 얇은 입술을 깨물었다. 순종을 바라는 행성 위라면 경고의 의미로 이런 공개 처형을 벌인다 해도, 이 1중대장의 기함에서는 무례하고 쓸모없는 짓거리였다.


해치 밖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전사 비오스는 프라이마크가 다가오자 긴장한 듯 몸이 굳어졌다. 그는 경례를 해도 즉시 물러서려고 하지 않았다. “전하, 티폰 중대장님이 구역 내부에서 분투하는 중입니다. 다른 사람은 들어오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모타리온은 비오스가 스스로 옳은 결론을 내릴때까지 아무 말없이 쳐다보았다. 그 누구도 인간의 사신에게 제약을 내릴 수 없다.


비오스가 마지못해 물러서고, 모타리온이 해치 제어기에 손을 뻗자 또 다른 말을 덧붙였다. “전하, 데스슈라우드들은 들어가면 안 됩니다.”


모타리온의 호위병들은 그 말을 듣고 심기를 곤두세웠지만, 이내 프라이마크가 손을 들어 제지했다. “알겠다.” 그는 치밀어오르는 혐오를 억누르고는, 내부에서 목격할 것에 대해 마음을 다잡았다. “필요 이상으로 저런 것에 노출된 필요는 없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도 근위병들에게 다른 명령을 내릴 필요가 없었다. 모타리온이 7분마다 특정 음성 암호를 전송하지 않는다면 방을 급습하여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죽일 것이다.


조리개형 해치가 열려 성소 안으로 들어온 프라이마크는 워프에서 봤었던 밝고 숨이 멎을 듯한 빛 속으로 발을 내디뎠다.


구체 모양의 성역 내부는 다채로운 색과 모양이 서로 폭동을 벌이듯 얽혀 있었다. 조절 밧줄과 난간이 프랙탈 패턴처럼 공간을 수놓고, 수백 개의 홀로리틱 창으로 가득 찬 거짓된 하늘이 고요하고 차가운 허공에 매달려 있었다. 모타리온이 방 한가운데로 다가갈수록 벌건 서리가 부츠 밑에서 바스라지며, 차가운 피 냄새가 콧속을 파고들었다.


그는 황동 골조, 깜빡이는 렌즈 고리와 딸깍이는 태엽장치 구조물로 지지되는 푹신한 소파들이 있었다. 두 개를 제외한 모든 소파는 비어 있는데다, 소파에 기대어 앉은 사람은 인간 크기에 맞춰진 가구에 겨우 들어갈 정도였다. 이들은 1중대장의 '전문가'로 불리는 한 쌍의 군단병들이었고, 티폰은 여전히 카타프락티 갑주를 입고 둘 사이에 서있었다. 프라이마크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었지만, 티폰이 부리는 불가사의한 의식을 확실히 볼 수 있었다. 미끈한 빛이 구부러진 벽으로부터 독사처럼 꼬여 내려와 전사들의 이마를 매만지고 있었다. 만일 저들이 네비게이터였다면 사이커의 세 번째 눈이 활짝 열려 밝게 타오르고 있으리라.


영혼을 육체에서 몰아낼 수 있을 만큼 밝은 저 빛을 보아하니 경고를 내릴 때다.


이 상황을 보던 모타리온은 결국 혐오감을 터트리면서 1중대장의 이름을 외쳤다. 주춤대며 사이킥 공명과의 연결이 끊긴 티폰은 한 발짝 비틀거리다가 다시 정신을 차렸다.


“넌... 들어오면 안 되는데 말이지...” 티폰이 얼굴을 돌리자, 모타리온은 오랜 친우가 눈에서 검고 기름진 무언가를 닦아내는 걸 본 것 같았다. “일을... 하는 도중에 말야...”


“도대체 무슨 짓인가?” 모타리온은 등에 달린 자석판에서 침묵을 꺼내 저 주술의 기계에 휘두르고 싶었지만, 이 폭력적인 충동을 억눌렀다. “우릴 어디로 데려가는 건가, 티폰? 내가 이런 걸 허락한적 있냔 말이냐?”


“우리 군단과, 워마스터의 궁극적인 승리를 위해서 하는 일이네.” 1중대장이 승강판에서 내려오면서 말했다. 그는 아직도 사이오닉 트랜스에 빠져 있는 두 전사를 돌아보며 손짓했다. “네가 이 의식을 증오하는 건 알지만, 꼭 해야만 하는 일이야.”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마음을 다 잡았다. 티폰의 병들어 보였던 안색이 평소보다 더욱 창백해 보였다.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건 듣고 싶지는 않겠지만, 진실을 말해볼게. 데스 가드 내부에 항상 사이커가 있다는 건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사실이야. 사이커를 군단에서 현역으로 복무를 금지시키는 니케아 칙령 전에도 부대에서 제외시켰지 않나... 아니면 그런 척을 했거나 말이지.”


모타리온은 미간을 찌뿌렸지만, 그동안 외면해온 것들이 있기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이제 티폰은 금기를 깨고 그 존재들에 대해 노골적으로 말했다.


“재능이 있는 자들을 네 눈에 띄지 않게 능력을 숨기도록 가르쳤었지. 수십만 군단 중 극소수였지만, 알고 있었나? 그런 자들이 어디에 필요할지 궁금했을테고 말야.”


“네가 그런 걸 잘 관리할 거라 믿었거늘,” 프라이마크가 이를 갈았다. “네가 워프와... 친화력이 있으니 충분할 거라 생각했네.”


“그렇지.” 티폰은 진실을 받아들이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제 역할을 하고있네만.” 그는 사이커 군단원을 향해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저들 모두 이름만 빼고 완전한 라이브러리우스 형제들이다. 이제 우리 모두를 구원하기 위해 헌신할 때야.”


1중대장의 강한 어조가 모타리온의 신경을 긁었다. “가식없이 말해라, 형제여.” 그가 명했다. “내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으니, 계속 그렇게 숨길 거라면 죽여주마.” 한참을 고민한 후, 모타리온은 전투 낫을 뽑아 들었다. “내가 꼭 그렇게까지 해야 되겠느냐? 이닉스에서 네 제안을 받아들인 게 실수였을까? 아직도 내게-”


충성하냐고?” 티폰의 뺨이 누렇게 뜨며 그 말을 내뱉었다. “왜 그런 말을 하는거지, 모타리온? 이 수십 년 동안 네게 최고의 충성을 바친 사람이 나 말고 누가 있다고?” 그가 고개를 내저었다. “그날 밤 계곡에서 네가 알고 있던 모든 걸 버리고 내 목숨을 구해줬는데, 너에게 헌신을 다하는 것 말고는 그 은혜를 어떻게 갚을 수 있겠나?” 티폰의 눈이 밝게 빛났다. “널 위해 하는 거네, 형제여. 우리 모두를 위해서.”


“그럼 뭐가 좋다고 우리 군단을 무의 구덩이로 던져넣은겐가?” 모타리온은 함선의 스크라이-센서 데이터가 의미없이 일렁이는 홀로리스 창에 침묵의 머리를 겨눴다. “다른 이들이 널 믿지 않았을 때 널 믿었으니, 어떻게 보답해줄지 말해다오.”


“힘으로.” 티폰은 계단을 내려와 프라이마크 앞에 섰다. “우리가 항상 갈망하던거잖아? 영원히 멈추지 않고, 불멸과 강인. 우리의 모든 약점의 흔적을 영원히 지워주는 힘으로.” 모타리온이 대답하기도 전에 티폰은 광신도처럼 격정적으로 말을 이어 나갔다. “이제 되돌릴 수 없다고! 이미 시작했는데 모르는 건가? 형제여, 너와 함께 걸어온 길의 끝에 다다르고 있어. 바르바루스의 황폐한 땅에서부터 위대한 부활로 가는 길이. 이건 운명이네.”


프라이마크는 잠깐 1중대장의 공격적이고 열렬한 말 아래서 희미한 벌레 소리를 들었다고 생각했다. “난 운명 따윈 믿지 않아.” 모타리온이 목소리를 내리 깔며 대답했다. “전에도 말했듯이, 그런 미신 같은 건 믿지 않는단 말이다.”


“안 믿는다고?” 마치 프라이마크의 거짓말을 알아챈 듯 티폰의 말에 교활함이 섞여 들었다. “아, 내 오랜 친우여, 장막 너머에 있는 걸 증오하고 경멸할 수는 있어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우기면 안 되지... 이미 봤지 않나.” 티폰은 자신의 건틀릿을 내려다보며 손을 펴보았다. “속박해두고 잠깐이나마 네 뜻에 따르기도 했었지.”


모타리온은 숨을 죽였다. “그것에 대해 알긴 하느냐?” 그는 테라탈리온에서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그곳에서 붙잡은 악마와 나눈 대화에 대해 아는 사람은 한 손으로 꼽을 정도인데다, 티폰도 그 중 한 명은 아니었다.


“워프의 눈을 들여다봤었구나. 그것도 여러 번이나. 무언갈 찾으려 했지만 찾지도 못했고.” 티폰이 말하고는 손바닥으로 자신의 흉갑을 내리쳤다. “하지만 난 찾았어!” 그는 홀로리스와 그 너머의 휘어진 벽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광명을.”


모타리온의 첫 충동은 전투를 위해 악마학 연구를 한 것이라며 정당화를 하는 것이었지만, 그 말은 입 안에서 썩어 들어갔다. 이 점을 말하고 싶어도, 모타리온은 방금 전 티폰이 말했던 단어만 되뇌였다. 그 생각은 또 다른 심각한 걱정과 씨름했다. '내 형제가 이 독기에 얼마나 깊이 빠져들은거지?'


티폰은 벨트에 찬 주머니에서 낡은 쇳덩어리 두 개를 꺼내 들어 모타리온에게 보여주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얕은 금속 잔 한 쌍이었다.


프라이마크는 그 날이 생각났다. 까마득한 옛날에, 검붉은 하늘과 산성비 아래서 이 작은 탱커드 잔으로 마셨던 나날이.


“가장 큰 시련이 우릴 기다리고 있네, 내 친구여. 이 모든 게 우릴 여기까지 이끌어줬구나. 우리가 치러왔던 모든 전투, 우리가 살아남은 모든 투쟁과, 흉터가 남은 모든 상처까지. 이 순간에 준비하기 위해 데스 가드가 이 모든 걸 견뎌왔어. 가장 치명적인 시련에 맞서기 위해... 그리고 이게 우리가 나눌 잔이네.”


모타리온은 잠시 낡은 술잔의 그림자 속에서 기름진 먹빛 액체가 맴도는 걸 보았다고 생각했다.


술잔의 전통은 데스 가드가 처음 창설되었을 적, 바르바루스의 독을 견뎌내는 인간이었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불굴의 데스 가드 군단원조차 버틸 수 없는 극독이란 없었다.


이 관습을 굳힌 자는 모타리온 자신이었다. 전투가 끝날 때마다 전사 한 명을 골라 독이 섞인 술잔을 나눠주곤 했었다. 전사는 그 독주를 마시고 살아나 군단의 일부로서 불굴의 힘을 다질 것이다. '죽음에 맞서,' 전사들은 인내로 이 건배사를 증명해냈다.


“이 독이라도 살아남으리라.” 티폰이 말했다. “너가 믿든 말든, 운명의 뜻이니.”


모타리온은 그 말 속에서 다시 웅웅대는 소리를 듣자, 섬뜩한 감각이 프라이마크의 강인한 자제력을 반하고 살갗에 타고 흘렀다. “독이라니?” 그가 나지막히 말했다. 답을 생각해보려 해도 날카로운 공포감이 정신을 가득 채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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