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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헤러시 단편) 무표(無標) 2/3

누글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9.05 18:39:33
조회 161 추천 12 댓글 3
														
[mark:-?]


"오래 머무를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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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그라마티쿠스


올은 뒤돌아 섰다, 그리고 그의 라스건을 겨눴다. 존은 방공호의 입구에서 등을 벽에 기댄채 서 있었다.

좋은 바디 글러브와 작업복을 걸치고 있었다.

"이런 빌어먹을 자식," 올이 말했다.

그는 총을 내려놓았다. 깜짝놀란 자신 스스로가 뭔가 멍청하게 느껴졌다.

"얻었군, 그걸 말이야." 존이 고개를 끄덕 거린채 올의 벨트에 메달린 아테임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게 그렇게 중요한건가?"
"그렇고 말고."

"그럼 자네가 이걸 맡아야지, 내가 아니라." 올이 말했다.

"아, 좀." 존이 답했다. "자넨 칼스에 남겨질수도 있었어, 친구로써의 경고이자 도움이었지, 자네를 거기서 빼내려는. 게다가 지금 난 바빠, 나도 할일이 있으니까."

"아, 그러셔?"

"뭔지 물어보지마, 말해줄 생각 없으니깐."

"지금 내가 하고있는 이 심부름은 상당히 중요한건줄 알았는데 말이야, 아닌가?" 올이 물었다.

"맞아, 솔직히 말하자면 그래, 하지만 내가 하는 일도 마찬가지야, 그리고 딱 까놓고 말하자면 때마침 자네가 있었지. 나는 지금 카발의 일을 하고 있어. 그들이 내 급료를 지불했거든, 무슨말인지 알겠지?"

"그런 말은 오랬동안 못들어본것 같은데?" 올이 답했다. 그는 거의 웃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카발은 날 감시하고 있어. 난 지금 아무곳에나 갈수 있는 상황이 아니야."

"그 말인 즉슨 난 지금 카발의 일에 연관된 것이 아니다 라는 건가?"

"그래, 맞아. 사실 자네랑 이야기 하고있는것도 안되는 거야."

오랜 세월동안 처음으로 올은 그의 오랜 친구의 눈을 들여다 보았다. 온 우주가 사실이 아니란것을 외치는듯 했지만 그의 눈은 자신이 하는 일이 옳은 일 임을 주장하고 있었다.
올 퍼손은 처음으로 존 그라마티쿠스에게 동정을 느끼고 있었다.

"이봐, 올. 자네가 거기에 도착하면 나도 그곳에 갈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지만..."

"하지만, 뭐?"

"예감이 안좋아, 올. 어둠이 몰려오고 있어."

"자네 마음속이 언제나 그렇지 뭐."

"아냐, 올. 이건 싸이킥 하고는 상관 없어. 이건 그냥... 아는거야. 마침내 나도 막다른 길에 도달한것 같아. 이게 내 마지막 여정이 될것 같다고."

"그들이 다시 되돌려 놓겠지," 올이 답했다. "카발이 자네를 다시 돌려놓을거야, 언제나 그랬듯이 말이야."

그의 말은 빨랐다. 마치 누군가를 비난하는것에 가까운 어조 였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가리고 싶을때는 언제나 그래왔다.

어째서 우리둘다 같은걸 느끼는 것일까?

어째서 우리 모두 이게 우리들의 마지막 모험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가?

영속자들이 필멸성을 느낄때면 우주는 언제나 위험에 처해왔다.

"칼스에서 자네가 그렇게 말했지, 상황이 모두에게 나쁘게 돌아갈거라고, 성공 혹은 실패. 단 두가지 만이 있을거라고 말이야." 올이 말했다.

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아. 그러니까... 내말은, 개인적으로 말해주는거지만 말야, 나는 할일이 있어, 그리고... 선택을 해야하지. 올, 모든 선택지가 마음에 들지 않아, 하지만 상관 없어. 내가 자네 대신 이 일을 할수 있었으면 좋겠어, 자네의 어깨위에 책임의 무게를 전가하고 싶지 않다고, 하지만 별 수가 없어. 내가 자네에게 감사해 한다는걸 알아 줬으면 해, 올 솔직히 말하자면 이 일은 나보다 자네에게 더 어울리는것 같아."

올은 답하지 않았다.

"자네가 그곳에 도착하는 대로 나도 그곳에 갈수 있도록 노력할게." 존이 말했다. "하지만 그렇게 못한다면, 만약 내가... 늦는다면... 뭘 해야 할지 알고 있으리라고 믿네."

"존, 대체 날 무슨 일에 끌어들인거지?"

"아무 문제 없을 거야."

"존, 자넨 날 이런 먼곳까지 이끌었어... 무기들, 음식, 특정한 장소들. 모든게 적절하면서도 아이러니 하지. 그게 바로 하나의 극을 만들어내는 존 그라마티쿠스(John Grammaticus)의 전형적인 재능이니깐"

존은 어깨를 으쓱이며 코 웃음을 쳤다.

"자넨 지금 날 숨기려 하고 있는거야. 맞지?" 올이 물었다. "나를 목적지로 직행하지 않게, 다른 길로 빙빙 돌아서. 놈들이 날 쫓기 어렵게 만드려고 말이야."

올은 방공호 밖으로 나와 이른 아침 햇살을 받으며 존과 얼굴을 맞대고 섰다.

"그게 바로 나여야만 하는 이유겠지, 내 말이 틀렸나?" 그가 물었다. "신이시여, 이제야 알겠군. 난 자네처럼 싸이커가 아냐. 내가 워프를 통과할때 난 그들에게 보이지 않지만 자넨 마치 비콘 처럼 빛나지. 그게 바로 이 지저분한 일을 자네 대신 내가 하는 이유인 거야."

존은 답하지 않았다.

"존, 대체 므'카르는 뭐지?"

"그건..."

"대체 이게 무슨 의미야? 이름인가?"

존은 강가를 바라 보았다.

"우리를 이어줄 시간이 다 됐어, 올. 모든게 질서대로 되지 있질 않아. 므'카르는 놈의 이름이야."

"인간의 이름은 아니겠지."
"맞아, 사실 이놈의 이름이 아직 므'카르가 맞는건지 확실하지도 않아, 아니면 언젠가 므'카르 라고 불릴지도 모르지. 워프의 시간은 우리가 인식하는 것과는 다르게 흐르니깐"

그는 슬픈 눈으로 올을 바라봤다.

"놈들은 자네를 칼스에서 무사히 걸어나갈수 있게 놔주진 않을꺼야. 그 칼을 든 채로는 말이지. 놈들이 자네를 추적할 뭔가를 보냈어, 바로 므'카르라 불리는 놈이지. 자네가 이런 에둘레 길을 지난게 도움이 될거야, 그리고 자네가 싸이커가 아니라 나처럼 어둠속에서 빛나지 않는다는것도 마찬가지야. 그래, 그래서 자네가 나 대신에 이 일을 하고 있는거지. 맞아, 알겠지? 인정할게."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놈은 오고 있어. 므카르가 오고 있지. 뒤를 조심하도록 해, 내가 자네에게 줄수있는 도움이라곤 놈에게서 최대한 오랬동안 멀리 떨어지라고 충고 해주는것 뿐이야."

"그게 무슨 뜻이지?"

"놈은 처리 해야할 다른 일들이 있어, 그말은 놈도 평생 자네만 따라 다닐수는 없다는 거지. 계속 앞으로 나아가, 몸을 낮추고 놈의 시야에서 벗어나는 거야, 그러면 놈도 결국엔 포기하고 되돌아 가겠지."

"어째서지?"

"놈도 자신의 운명을 가지고 있으니깐. 뒤를 조심하게, 올."

"조금만 더 도와달란 말이야, 존? 이런 젠장! 난 도움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어떻게 해야 놈에게 맞설수 있지?"
"도와 줄수가 없어, 미안하네." 존이 말했다. 진심이 담긴 사과 같아 보였다.

"지금 이쪽도 바쁘긴 마찬가지야. 나는-"

"지금 진짜 이 자리에 있는것도 아니지?" 무언가를 깨달은듯 올이 물었다.

"울트라마의 잘못된 곳에 있지."

올은 한숨을 내쉬었다.



"자네가 여기에 있는게 아니라면, 나도 여기에 있는게 아니겠군, 맞나?"



[mark:-?]


그가 잠에서 깨어났다, 동이 트기 직전이었다.

빗방울이 텐트를 때렸고 다른 이들은 아직 잠에 빠져 있었다. 그는 참호 아래로 더 내려가 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으리란걸 알고 있었다.

참호가 그에게 알려줄수 있는 모든것을 알았고 존은 나타나지 않을태니까.

이제 다시 앞으로 나아갈 시간이 되었다.


[mark:-?]

그들은 죽어버린 도시 안으로 들어갔다.
일행들중 누구도 이곳이 어디인지, 또 언제인지를 알지 못했다, 올 역시 다르지 않았다. 도시는 마치 분필처럼 하얀 돌로 이루어져 있었다. 물론 분필은 아니었다.

이들의 겉면은 가볍게 손을 대는 순간 가루가 되어버렸다. 세월의 결과였다. 하늘높이 솟구친 도시 너머의 하늘은 자주빛이 감도는 푸른색이었다, 그리고 거기엔 8개의 별이 박혀 있었다.

바람이 불고 멈추기를 반복할때마다 새하얀 먼지가 증기처럼 피어올랐다.

도시가 천천히 지워지고 있었다.

이 하얀 도시는 텅 빈 공간이었다. 문간은 비어있었고, 가구도 없었다, 장식도, 누군가의 재산도, 누군가의 시체도 없었다, 아무것도. 올의 생각에는 누가 이곳에 살았었건간에 이 도시는 아주 오래전부터 먼지로 변하기 시작한것 같았다.

이곳의 주민들과 함께.

오직 고요한 첨탑과 방, 공허한 계단만이 이곳에 남은 전부였다.

그들이 대략 한 두시간 쯤을 걷고 나서야 깨달은 것이 있었다, 하나는 이 도시엔 도무지 끝이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들이 탑과 벽을 지날때마다 그 너머로 보이는건 또다른 탑과, 벽, 지붕 뿐이었다.

두번쨰는 일행들의 기운이 빠지게 만드는 허전함이었다. 일행들은 모두 바짝 긴장해 있었다. 그러나, 들리는건 그들의 발소리와 한숨 같은 바람소리 뿐이었고 보이는건 희이하게 날리는 흰색 먼지 뿐이었다.

일행들이 대화를 나눌때, 그들의 목소리는 사방에서 메아리가 되어 돌아왔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각각의 대화는 몇초간의 간격을 두고 메아리가 되어 돌아왔다, 자연스럽다고 느끼기엔 너무나도 오랜 시간이었고 그들의 목소리는 조금의 울림도 없이 있는 그대로 메아리가 되어서 돌아왔다.

일행들은 모두 대화를 멈췄다.


올은 제자리에 멈춰선 채로 나침반을 확인했다. 그들은 다음 장소로 갈 수 있는 위치를 발견했다. 올이 아테임을 꺼내 다음 장소로 떠날수 있는 문을 만드려 하자 죽어버린 백색의 도로를 따라 메아리 소리가 들려왔다.


므'카르.


그 누구도 입밖으로 낸적이 없는 단어였다.


[m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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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의 공간은 굉장히 습도가 높았다.

틈새의 건너편으로 발을 내딛기 전 부터 그것이 느껴졌다. 구슬같은 땀방울이 그들의 창백한 피부위로 흘러 다이아몬드 처럼 반짝거렸다.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것은 열대 우림이었다. 영원토록 펼쳐진, 비취색 환혼의 빛과 통나무들이 둥둥 떠있는, 무릎까지 차오르는 진흙탕이었다.

그래프트는 중심을 잡느라 애를 먹었다. 가지 사이로 햇빛이 반짝 거렸다. 두꺼운 이끼가 마치 에메랄드 벨벳처럼 나무들과 물에 반쯤 잠긴 통나무를 뒤덮고 있었다. 매캐한 악취도 피어올랐다. 그리고 마치 시계 장인들이 만들었을법한 도구 처럼 생긴 날개달린 벌레들이 일행들 앞에서 잠시 떠있더니 이내 날아가 버렸다.

이곳 역시 올이 알지 못하는 장소중 하나였다. 올은 그것이 일행들에 대한 안내가 점점더 불안정해지고 불규칙 적으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 하였다. 아니면 그들의 행적이 점점더 비밀스러워 지고 있다는 신호 일지도? 대체 이 버림받은 오지는 어디인가? 땀에 젖은 그의 손은 라스건을 움켜쥐고 있었다.

우림은 전투를 치루기에 적합한 곳이 아니었다. 그는 정글전을 정말 싫어했다. 그들은 길을 가면서 그래프트를 돕기 위해 자꾸만 걸음을 멈춰야 했다. 게다가 가끔식 시커먼 진창에서 허우적 거리는 그래프트를 끌어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정말 마음에 안드는구만." 크랭크가 불평했다. 올은 이 젊은 군인이 꿉꿉한 기후에서 발생하는 불편에 대한 것을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장소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았다. 그의 태도를 보아하니 둘다 맞는 생각인듯했다.

순간, 침묵이 감돌았다.

소름이 돋는 침묵이었다. 침묵이 내리 깔리전 까지만 해도 그들은 이 우림이 시끌 시끌한 곳이었다는걸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벌레들이 웅웅 거리는 소리, 물이 튀기는 소리, 덤불이 밟히는 소리, 양서류들이 울어대는 소리,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이 모든게 단 한순간에 멈추어 버렸다. 일행들은 거슬리는 허전함에 이를 깨달았다. 모두가 얼어붙었고, 귀를 기울였다, 소리가 다시 들려오길 바라면서.

올은 손을 들어 올려 보였다, 그리고 천천히, 몸을 돌리며 소총을 겨눴다. 정강이 까지 차오르는 물속에서 그의 움직임은 아주 작은 소리만을 내고 있었다.

일행들의 뒷편에 있던 나무들 사이에서 뭔가가 그들에게로 달려왔다. 그것은 인간 정도의 크기에 인간의 형태를 한, 하지만 인간에 비해 다리가 짧고 팔이 길다란 놈이었다.

놈은 몸이 야위고 구부정한 유인원과 비슷한 무언가였다. 허난 놈에겐 눈이 없었고 머리 전체가 벌어진 주둥이였고 뒤로 말려들어간 입술 뒤의 이빨은 야수의 것이었다.

놈이 괴성을 지르고 물을 첨벙거리며 달려오기 시작했다. 캣은 비명을 질렀고 놈은 반쯤 잠긴 통나무를 뛰어넘어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앞발을 뻗은채 달려오고 있었다.

올이 사격을 개시했다. 세발이 놈의 몸통에 박혔다.

놈은 뒤로 나자빠져 녹색 진창에 처박혔고 이내 가라앉아 버렸다.

"이건 무슨-" 자이브스가 뭔가 말을 하려 했지만 시간이 없었다. 다른 유인원들이 달려오기 시작하더니 그 수가 불어나 4마리가 되었다. 비명을 지르며 달려오는 놈들은 첫번째 유인원이 맞이한 최후따윈 안중에도 없는듯 했다.

"갈겨!" 올이 지시를 내리며 놈들에게 총을 쏴댔다. 그 혼자서만 상대할 수는 없었다. 다른 일행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크랭크는 자신의 라스건의 멜빵을 푸느라 미친듯이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베일이 사격을 개시했다, 놈들중 하나의 접근을 저지했고 놈은 이내 그의 정조준 사격에 맞아 쓰러졌다. 자이브스도 총을 쏘고 있었지만 명중은 기대조차 할수 없어 보였다.

올은 두발을 더 발사했다. 두발 모두 놈들을 깔끔히 처리했다, 하지만 놈들은 계속해서 몰려들었다. 6마리, 12마리, 모두가 날뛰며 달려오고 있었다.

오직 올과 베일만이 뭔가라도 쏴 맞추고 있었다. 놈들중 부상을 입은 한놈이 비명을 지르며 흙탕에 처박혔지만 놈의 빈자리는 곧 다른 유인원들에 의해 채워졌다. 놈들의 이빨은 변색된 뼈처럼 누런색이었고 주둥이는 시뻘갰다.

한놈이 올에게 가까이 접근해 겨우 놈을 처치할수 있었다.

크랭크도 마침내 일행들과 함께 사격에 동참할수 있었다. 그의 사격은 난잡했지만 놈들을 저지하고 있었고 한두놈씩 차례로 쓰러트렸다. 캣도 라스 피스톨을 뽑아들었다. 두손으로 피스톨을 움켜쥔채 방아쇠를 당겼다, 명중이었다. 그녀도 상황의 심각성을 알아차린 것이었다. 캣은 유인원들이 비명을 지를때마다 몸을 움추렸다.

자이브스가 겨우 한놈을 처치 했다. 그도 선천적 명사수는 아니었다. 유인원중 한놈이 그에게 달라붙었다, 놈을 처치하는건 그의 능력 밖이었다. 놈이 그의 목을 잡아 찢으려 했다.

그래프트가 작업용 팔로 유인원의 목을 낚아챘다, 그리고 놈을 들어 올리더니 마치 짚단으로 만든 인형처럼 나무들 사이로 날려버렸다.

올이 유인원중 마지막을 쏴 쓰러트렸다, 더이상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들의 거친 숨소리와 떨어지는 나뭇잎 소리 너머로 침묵이 내리 깔렸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듯이 우림 본연의 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올이 긴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이마 위로 흘러내리는 땀을 쓸어내렸다. 그는 마침내 이곳이 어디이며 언제인지를 깨달았다.

그의 시간 너머 깊은 기억속의 직감이 그에게 말하고 있었다.

이곳은 인류가 일어서기 이전의 테라(Terra)였다.

일행들을 공격한 것들은 언젠가 인류로 진화하게될 존재였던것이다.

하지만 이것들은, 녹색 진창에 얼굴을 처박은채로 둥둥 떠있는 이것들은 예외였다, 이들은 얼마나 오랜 옛날부터 인간의 모성이 워프의 오염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올은 이에 대해서는 일행들에게 입도 뻥끗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이제 다시 밀고 나가는거야."

라고 했다.


[mark:-?]


나침반이 작동을 멈췄다. 추는 갑자기 무거워 지기라도 한듯 흔들리기를 멈췄다.

"길을 잃은 거군요," 올이 하는 일을 바라보며 크랭크가 말했다.

"말씀(Word)이 잠잠해(becalmed) 졌내," 올이 딱잘라 말했다. 하지만 그 말씀이 무었이었든지 알바는 아니었다. 그는 한번도 이런식의 모험을 해본적이 없었다, 그런고로 나침반에 생길 문제가 예견 되었던 것인지 아닌지는 알길이 없었다. 그가 이러한 방식에 대해 듣고 배운 범위 내에선 나침반이 이렇게 멈추는 경우는 없었다.

그는 그의 긴장감을 감추고 '잠잠해 졌다'의 뜻을 유추해 보려 했다. 바다에선, 가끔식 바람이 멎고 모든것이 잠잠해질 때가 있다. 그렇게 되면 바람이 다시금 불때까진 할수있는 것은 없고 어디로도 갈수가 없게 되고 만다.

천상의 바람은 그저 잠시 멎었을 뿐인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일어날 것이다, 그들이 그래왔듯이. 그들은 다시 일어서고 순례행은 다시금 이어질 것이다.

"괜찮아," 올이 일행들에게 말했다. "전부다 괜찮아 질꺼야."

그들은 가을 풍경이 연상되는 장소에 들어섰다.

하늘은 마치 숯이 번진듯 어두웠고 가시금작화로 갈색에 물든 먼곳의 언덕들은 어렴풋이 그 형상만이 보일 뿐이었고 떨어진 곳에선 검은 새들이 하늘을 멤돌았다.

이파리 하나 없이 벌거벗은 가시 나무들은 끝없이 이어져 가시로 이루어진 덤불의 우리를 만들고 있었다. 가시와 잔가지들은 마치 뼈처럼 차갑고 창백했다. 작은 벌레나 새들이 붉은 과일을 쪼거나 씹기 좋도록 가시위에 꽂아놓은듯 했다. 과즙이 마치 피처럼 흘러 내리고 있었다.

올은 차트, 그리고 나침반, 은색 해골 상자와 씨름을 하며 추를 양손 바닥으로 비비기도 했다. 체온을 전달하면 다시 작동 하리라는 생각을 한듯 했다. 하지만 그것들은 여전히 무기력하게 멈춰 있을 뿐이었다.

일행들은 올에게서 떨어져 지역을 순찰 중이었다. 모든게 가끔식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과 동떨어져 있었다.
만약 우리가 잘못된 길에 들어섰다면?

만약 바람의 길과 떨어진 곳에 발을 들여 이제는 돌아갈수가 없다면?

만약 오류가 생겨 오직 신만이 어디인지, 그리고 언제인지를 아는 곳에 버려진 것이라면?

어떻게 이 우주에 천상의 바람이 미치지 아니하는 곳이 있을수 있단 말인가?

갑작스레 그의 유추가 너무 평범하게 느껴졌다. 아무리 바람이 잠잠해 졌더라도 나침반은 북녘으로 향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만약 바람이 없다면 노를 저어 다시 항해를 할수가 있다.

그는 노를 저었었다.

마치 노예처럼, 북소리에 맞춰.

그는 이것을 콜키스를 향한 항해 당시 배웠다.

그것은 콜키스가 배신자 17군단의 모성의 이름이 아닌 흑해 위에 떠있는 왕국의 이름을 뜻하던 시절의 이야기였다.

"이제 노를 저어야해," 올이 큰 목소리로 말했다. 허나, 일행들은 너무 멀리까지 가있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을 찾아 보았다, 가시덤불 사이로 그들의 그림자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돌아와!" 몇몇이 그에게 대답을 했다. 하지만 그는 더이상 말을 내뱉질 못했다.

빌어먹을. 저들이 너무 어리석은 짓을 했어. 위험해.

올은 확신했다.

그는 갑작스레 알수 있었다, 서늘한 냉기가 그의 척추를 찔러댔기 떄문이다 . 그건 숲의 공기가 땀을 식히면서 느껴지는 기분이 아니었다. 이건 하나의 힌트요, 신호였다. 마치 그의 혀뿌리가 큰 싸움이 벌어지기 전이면 간질거리는 것처럼, 또는 주변의 누군가가 죽어갈때 그의 손이 떨려올때처럼.

그는 칼스에선 이런것들을 느끼지 못했다, 칼스에서 일어난 일들은 너무다 갑작스러운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파멸은 자신의 얼굴을 가린채 다가온다, 최후의 그 순간 까지.

하지만 이곳, '이곳' 이 어디건 간에, 파멸은 그다지 갑작스레 찾아오지 않는다.

파멸은 그들의 뒤를 몰래 따르고 있다.

놈이 다가오고 있다, 무자비한 포식자가, 천천히, 그들의 시야 밖에서, 몸을 낮춘채로.

그는 포식자의 이름을 알고 있다, 그것은 인간의 이름이 아니다.

므'카르


이는 그들을 끝내기 위해, 그리고 검을 되찾아 그들의 계획이 방해 받지 않도록 워프의 악신들의 의해 보내진 존재였다.

올은 쥐죽은듯 엎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영속자다, 그리고 그러한 자들은 '평범' 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이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우주의 패턴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이들이었다. 영속자들의 존재는 워프의 존재들의 분노를 사지 않는다. 다만, 이단적인 영속자 하나가 몇명의 인간과 함께... 수광 세기에 걸친 신시대의 우주에 대한 계획에 미약한 위협을 가하고 있을 뿐이었다.

허나 므카르가 보내졌다.

엎드린다.

올은 그래야만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올은 라스 라이플을 들어올렸고 언제든 방아쇠를 당길 준비를 했다, 마치 때가 되면 라스 라이플이 도움이 될것이라는 듯이.

그는 포식자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을 지를 생각해 보았다. 한번, 아니면 두번 정도로 공간을 가르고 올 거리, 아니면 이미 이곳, 가시 덤불 속에 있을지도?

존이 뭐라 했던가?

"놈은 처리 해야할 다른 일들이 있어, 그말은 놈도 평생 자네만 따라 다닐수는 없다는 거지. 놈도 자신의 운명을 가지고 있으니깐."

전형적인 그라마티쿠스식 격언이었다, 다만 기본적으로는 충고가 되는 말이다.

먼길로 돌아가라, 몸을 낮춰라, 놈의 시야에서 벗어나라, 놈에게 대적할수는 없으니 시간이 다 되어 포기 할때까지 기다려라.

그렇다, 충분히 도움이 되는 말들이다. 여기서 문제는, 올도 잘 알다 시피 놈이 이미 일행들의 냄새를 맡았다는 것이다.

므'카르가 이미 그들을 추적중이었으니.

놈은 분명 악마일것이다, 인간의 것이 아닌 이름을 가지고 있으니.
놈은 어떻게 그들을 추적 중일까?

검에서 나오는 생명의 반짝임?

이건 싸이커가 빛을 내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올은 시계(視界)의 힘도, 마인드 글로스 능력을 가진것도, 텔레카인도 파이로 카인도 아니었다.

그가 가진 것이라곤 고작 쑤시고 경련이 오고 등골이 서늘해지고 혀가 가렵고 손이 떨리는 것이 전부였다. 그의 눈꺼풀은 주변에 싸이커가 있으면 경련을 일으키곤 했다. 이는 올이 배 위에서 메데아의 근처에 있을때면 언제나 그래왔다. 때문에 이아손 이전에 콜키스의 마녀가 그저 우는 소리나 해대는 사기꾼 점쟁이가 아닌 진정 선물을 받은자란 것을 알아챈 것이다.

때마침, 올의 왼쪽 눈꺼풀이 경련을 일으켰다.

그는 몸이 얼어버리는듯 했다.

손은 총을 부여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워프의 악취를 기다렸다, 므'카르를 기다렸고 므'카르가 어떠한 형태를 취했건 간에 놈이 가시 덤불을 뚫고 나와 그들의 목숨을 앚아가기를 기다렸다.

그는 므'카르가 그들을 끝내길 기다렸다.

이 장소가 애도 한번 없으며 알아보는이 하나 없는 그런 무덤이 되기를.

땅거미가 지고 있었다, 허나, 하늘에는 새들이 원을 그리며 날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돌렸다. 다른 일행들은 아직도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오로지 캣만이 그의 옆에 딱 붙어 있었다. 올이 부르자 마자 돌아온 것이었다.

그의 눈이 경련을 일으켰다.

"아, 신이시여."

소녀가 그 마녀에 대해 떠올리게 하는것은 검은 눈동자 만이 아니었다. 그는 어째서 이 소녀가 이리도 조용하고 수줍어 하는지를, 그리고 외톨이 인지를 알아차렸다.

어째서 이 소녀가 마치 도망자가 묵어갈 곳을 찾듯이 자신의 농장에 찾아와 허드렛 일을 하러 오게 된 것인지를, 그리고 어디서 그녀의 약삭 빠르고 아는채 하는듯한 질문들이 나오는 것인지를.

그는 아마 소녀 스스로도 자신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있음을 거의 확신했다, 그녀는 제대로 평가를 받은적도, 블랙쉽(Blackship*)에 태워진 적도 없었다, 소녀는 희미하고 숨겨진 존재였던 것이다. 오직 소녀의 삶이 슬프고 난처하며 남들과 어울리지 못하며 절망적이고 남들의 이해를 받지 못할 만큼만의 선물을 받은 존재였던 것이다.
(*인류 제국에서 싸이커들을 소집하기 위해 사용하는 함선.)

그녀는 그저 밤중에 켜둔 램프의 불빛 만큼만 빛이 나도록 손길을 받은 그런 존재였던 것이다.

"왜 그러시죠?" 소녀가 물었다 "저희 문제 없는거죠?"

소녀가 스스로의 말에 수줍은듯 웃어보였다.

"숨을 곳을 찾아야 한다." 올이 답했다. "어둠이 몰려오고 있어."

그는 고민했다, 진지하게, 소녀의 목숨을 끊어야 할지에 대해서. 허나, 이내 그는 그런 고민을 한 스스로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다.

"므'카르"

"뭐?"

"그 단어, 도시 안에서 메아리치던 그것 말이에요" 캣은 메데아의 검고 커다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 메아리 소리를 들은 이후로 도지히 잊혀 지지가 않아요, 마치 독처럼, 제 마음속에 채워지고 있어요."

올은 라스건을 내려두고 허리춤에 감싸서 묶어둔 아테임에 손을 가져갔다.

이게 바로 그들이 원하는 것. 일행들이 가지도록 허락받지 못한것. 그들이 운반해서는 아니되는것.

올의 생각속에 무언가가 떠올랐다. 그들은 무기를 가지고 있다. 만일 아테임이 그렇게 강력한 물건 이라면, 워프의 존재들이 악마들을 보내서 다시 회수를 하려 할 정도로 귀중한 것이라면.

그렇다면 이건 정말로, 빌어먹에 중요한 진짜배기 라는 뜻이다. 이건 워프의 우주도 베어 길을 만들었다. 또 무엇을 배어버릴수 있을까?

그러한 생각이 그에게 실낱같은 한줄기 희망을 심어주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 붙어 있던 캣도 그러한 희망을 느끼고는 미소를 지었다, 어쨰서 그녀가 이런 일을 하는지도 모르는 채로.

그리고 희망은 사라졌다.

갑자기 그의 혀 뿌리가 가렵고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이제 곧 전투가 벌어질 것이다.

전투와.


죽음이.


[mark:-?]

태양은 지고 바람이 불어와 회색 구름이 하늘을 겹겹이 메우기 시작했고 산들 바람에 가시 덤불들이 부대끼며 삐걱 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들은 모두 자신들의 얼굴에 부는 바람을 느꼇지만 올의 나침반에는 아직도 아무런 미동조차 없었다.

"더이상 움직일순 없네," 올이 그의 일행들에게 말했다. "돌아갈수도, 나아갈수도 없어, 여기에 있어야 하네, 그 말은 우리는 여기서 위치를 사수해야 한다는 거지."

"사수라뇨?" 자이브스가 물었다.

"여긴 싸울만한 장소가 아니에요." 베일이 말했다. 그는 전쟁을 직접 겪은적이 별로 없고 오직 그것에 대해 배우기만 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는 바보가 아니다. 넓고 남루한 산중턱에 가시덤불이 빼곡하고 꽃이 핀곳? 싸우기에 좋은 장소가 아니다. 만약 그들에게 시간이 있었다면 언덕에 늘어선 돌길을 따라 올라가 거기서 참호를 팠을것이다. 그들에겐 시간이 없다. 올의 혀가 말해주고 있었다. 그의 눈꺼풀이, 그의 손이, 그리고 그의 등에 맺힌 차가운 땀방울이. 그리고 캣의 눈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었다.

"어디서 엄폐를 해야 하죠?" 크랭크가 침을 삼키며 물었다. 그리고 그는 그의 가까이에 있던 가지를 툭 쳤다. 부서지기 쉬운, 마른 가지였다.

"이거요? 이걸로 하자고요? 이걸로는 라스건도 못 막아요! 숨을 곳이 없다고요! 참호를 파던지-"

"쉿" 올이 말했다.

"대체 어디에 몸을 숨겨야 하죠?"

"라스탄 따위가 아닐걸세."

"그럼 뭐죠?" 자이브스가 물었다.

"므'카르야." 캣이 말했다, 말하지 않을수 없었던것 같다.

"저게 대체 무슨 말이죠?" 크랭크가 물었다, 그의 목소리엔 히스테리가 가득했다.

"진정하게." 올이 그에게, 모두에게 말했다. "아주 나쁜게 우리에게로 오고있네. 우린 여태까지 잘 빠져 나갔지만, 결국엔 놈이 우릴 찾고 말았지."

"어떤 나쁜거죠?" 크랭크가 물었다.

"칼스에서 뭔가가 온거야." 베일이 뭔가를 깨달은듯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칼스에 왔던 놈들중 하나일꺼야. 아니면 이쪽으로 오고 있던 놈이겠지..."

올이 고개를 끄덕였다. 크랭크의 표정이 구겨지며 슬픈듯한 신음소리를 내더니 이내 울음을 터트렸다.

"대체 어떻게 저희를 찾은거죠?" 베일이 물었다.

올은 캣에게서 시선을 땔 수가 없었다.

"우리가 운이 없었던 거지," 그가 답했다 "우린 오럤동안 잘한걸세, 다만 운이 없었을 뿐이지. 그러니까 이제 우린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하네."

"대체 그런걸 상대로 어디서 숨을 곳을 찾아야 하죠?" 크랭크가 울부짓듯 물었다.

올은 자신의 가슴을 두드렸다.

"바로 여기 일세," 올이 말했다. "신앙이 있던 시기에 우리는 그렇게 악마들을 몰아냈네. 믿음, 힘, 불굴의 정신으로 말일세."

"성자(聖子-pious) 올이라더니." 자이브스가 웃음기 하나 없는 웃음을 내뱉었다.

"경건함은 미덕일세," 올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 언제나 신앙을 가지고 있었네, 니네베(Nineveh)*에서 태어난 나의 머리 위로 성유가 뿌려진 이래로 말이지. 언제나 가지고 있었고 언제나 지키고 있었다네, 심지어 시대 착오적 발상이라는 이유로 모든 교회가 파괴되었을때도 말이지. 나는 상위의 힘을 믿는다네, 그리고 바로 그것이 지금 우리가 마주한 것이지. 또다른 힘이지, 어쨋건 말이야. 상위의 힘, 하위의 힘, 다른 힘. 인간의 것이 아니야. 불멸의 것이라네."
*(아시리아 제국의 수도 유적. 현제 이라크 모술지방.)

"하지만 아저씬 불사신 이잖아요." 캣이 말했다.

"불사이긴 하지, 하지만 난 인간이란다. 이건 신과 악마들의 요소란다, 그 사이에서 네가 붙들고 있을수 있는건 믿음 뿐이란다. 난 언제나 신앙을 가지고 있었지. 그래서 그는 나를 좋아하지 않았고 나를 그의 이너 써클에 끼워주지 않았던 거란다."

"누구요?" 베일이 물었다.

올이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닐세, 나는 오랜 기간동안 신앙인이었지만 그 누구에게도 강요한적은 없네. 복음전도 같은거 말이야. 음, 아주 오랬동안, 어쨋건 말이지. 그러니까 자네들에게 이상한 짓을 강요하지는 않겠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두들겼다.

"그저 믿으면 되는걸세, 자네들이 내키는건 뭐든지 말이야. 황제를 믿어도 좋고, 스스로를 믿어도 되고 꿈에서 봤던 불빛을 믿어도 되고, 아니면 자네들이 딛고 서있는 땅의 단단함을 믿어도 좋아. 나를 믿어도 좋지, 내키는건 뭐든지간에 믿도록 하게."

"뭔가 다른걸 해야 합니다, 트루퍼 퍼손," 그래프트가 말했다. "저는 '믿는다' 라는 행위를 할수가 없습니다.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행동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프트의 말이 맞아요." 베일이 말했다.

"좋아. 그래, 그러면 다같이 노래를 하는거야."

"노래요?" 크랭크가 침을 튀기며 말했다.

"그래, 다같이. 우리의 마음을 다지는거야. 내가 노래를 가르쳐 주겠네, 찬송가일세. 오랜 옛적에, 신앙심 깊은 이들은 다같이 모여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영을 다스리며 악마를 무찌르고 어둠을 몰아냈다네. 우린 그걸 할걸세."

올은 일행들에게 한두 소절씩 노래를 가르쳐 주기 시작했다.

오 하느님 우리 인류의 주인이시여...

그들은 마지못해 노래하기 시작했다. 가사는 한두개씩 빼먹기 일수였고 음정은 엉망이었다. 그래프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의 음정에 변화가 없었다. 올은 계속해서 노래를 부르게 했다, 그러면서 그는 계속해서 그의 손과 눈꺼풀의 떨림, 그리고 어깨 너머를 넘겨다 보았다.

사람들은 함께 노래를 불렀고 힘을 합치며 신앙을 함께 하였다.

그들은 신앙을 하나의 무기로 만들었다, 소극적인 무기- 방패 정도에 불과했지만 어쩌면 최대의 무기였던 것이다.

올처럼 신앙인이 아닐지언정 사람들이 모여 노래를 부르는것에 대한 이점은 있었다. 함께 노래를 불렀다, 그들은 한군데 모여 노래를 불렀다. 그들은 자신들이 혼자가 아니란 사실을 떠올렸다. 그들은 이어져 있었고 서로를 지지해 주고 있었다. 이는 그들에게 할수 있는 무언가를 쥐어주었다, 그들의 정신을 공포가 아닌 다른 무언가에 집중할수 있도록.

그리고 어쩔때는 노래는 그저 소음뿐일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이는 일행들을 지켜 줄것이다. 마치 오르페우스가 그리 하였듯이.

"계속해, 계속 노래 하는거야. 끝나면 처음부터 다시 하는 거야. 계속해."

그는 몸을 돌려 가시 덤불의 끝자락으로 다가갔다. 그의 뒤로는 일행들이 가능한한 크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는 사초 더미를 흘깃 둘러보았다, 그리고 이미 어둠으로 물들어 가고 있는 땅을 바라 보았다. 얼마나 많은 전장을 이렇게 바라보았던가? 적이 스스로를 내비치기를 기다리던 전장을 말이다.

이 땅은 장벽(The Wall) 너머의 황야를 생각나게 했다. 그는 성벽을 따라 야만인들(The Painted Man)을 찾아 해맸었다. 또, 그는 알타이(Altai)의 땅에서 구르던 풀 더미를 떠올렸다, 사마리아의 기수가 다가오는 모습이 생각났고-


순간


또다시 그의 손이 떨려왔다.

므'카르는 먼곳에 있는것이 아니었다.

므'카르는 바로 이 자리에 있었다, 그는 가시 덤불속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24aec429e6d928ae61abd9f8428676699836d27ea247b64a53f37e39ed07a31a11e8774c8cfb37e835db90f2

일행들을 노려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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