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내용: 해머할로 향하는 고트렉과 파이어슬레이어들, 그리고 중간에 합류한 프리시티 왕자 한 명. 그들은 여관에서 앞으로의 일에 대해 논의한다. 고트렉은 여관에 마법사 한 명을 발견하고, 그가 쓸모가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다가간다. 하지만...

고트렉은 탁자 위에서 뿜어져 나오는 미약한 주문을 혐오스럽게 바라봤다. 그는 도끼의 손잡이를 꽉 쥐었다.

'리치로군. 여관주인은 나에게 강령술에 대해선 입도 뻥끗하지 않았는데 말이지. 네 피라미 같은 영혼들을 치워라. 그러면 용암을 품은 강철로 만들어진 이 도끼로 고통없는 죽음을 선사해주마'

브로두르가 슬레이어의 팔에 만류하듯 손을 얹었다.

'잠깐만요!'

'손을 떼거나 네가 도끼의 다음 희생자가 되어라'

'당신께선 더이상 카오스의 왕국이나 당신이 말했던 세계에 있는 게 아닙니다. 단순히 누군가 잘못하여 분노케 했다고 아무나 죽여선 안된다고요'

'그리고 그 아무나는 다크 엘프나 화염 드워프처럼 네크로맨서도 포함되나 보지?'

'지그마는 한때 그림니르와 죽음의 군주가 포함된 만신전을 이끌었습니다. 신화의 시대에선 우리 모두가 동맹이었습니다'

고트렉은 꺼림칙하게 도끼를 내려놓았으나, 우탄(네크로맨서)을 향해 미심쩍은 응시를 계속해서 보냈다.

'그랬다고?'

'아주 긴 이야기라오'

우탄이 말했다.

'그게 말이죠,'

브로두르가 말했다.

'나가쉬가 지그마를 배신-'

'난 상관안해!'

고트렉이 소리쳤고 의자에 앉은 마법사가 움찔하게 만들었다.

'난 지금 시대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 데 신경 안쓴다고. 내가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신경쓸 것 같나? 입 다물어라, 이야기꾼. 그룽니의 털난 궁둥짝에 맹세코 내가 입 열라고 할 때까지 닥치고 있어야 할 거야'

브로두르는 시무룩하게 입을 닫고 가슴에 팔을 올렸다.

(대충 자신이 이전에 다클링 쉐도우블레이드-다크엘프-말리네스에게 습격당해 죽을 뻔 했다는 걸 밝히는 우탄)

'난 흥미로운 사람이지. 하지만 케이나이트의 관신을 끌 정도의 사람이냐고? 그건 아니야. 산 자들의 세상에서 아무리 비참히 산다 해도 샤이쉬로 가는 것보단 낫겠지'

'샤이쉬는 죽음의 렐름입니다'

브로두르의 입꼬리 밖으로 중얼거림이 새어나왔다.

'나도 샤이쉬가 어떤 곳인지 알고 있어!'

'하지만 어쩌면...'

우탄은 주변을 불안하게 살피고, 몸을 기울였다. 고트렉과 브로두르에게 똑같이 하도록 했다.

'불타는 관문 말이지'

우탄이 말했다.

'불타는 관문이라고?'

브로두르가 말했다.

'넌 뭐 메아리라도 되는 거냐? 이놈이 말하게 냅둬'

'렐름게이트 말이오'

'으흠'

'렐름게이트란 말이죠-'

'나중에 좀 해, 이야기꾼!'

생각보다 적응력이 빠른 고트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