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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아핸과 금지된 기술1

서보스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1.01 19: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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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서 2개로 나눔.


이전 상황: 아핸 소속 크리우스와 임피 소속 보레아스는 한 아핸 함선에게서 집결 신호를 받고 함선에 탑승하게 되는데...

 

-

 

우리는 자네들과 돌아가지 않을걸세우리 앞에 놓인 일로부터 등 돌리지 않을 것이야.’

 

그렇다면 네가 보낸 신호는 뭔가?’ 보레아스가 물었다. ‘전쟁을 위한 집결 신호는?’

 

우리가 있지 않은가.’ 피디아스가 말했다.

 

다른 생존자들과 나머지 군단들은?’

 

학살 이후 다른 군단원들은 보지 못했네.’ 아타나토스가 말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말일세.’ 피디아스가 중얼거렸다.

 

크리우스의 머릿속에 정보들이 딸깍 소리를 내며 제자리를 찾아갔다가능성의 문이 하나둘 닫히면서 깨달음이 찾아오자그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뜨거워져 가는 공기 속에서도 갑작스럽게 오한이 느껴졌다.

 

집결 요청 신호가 아니었군.’ 크리우스가 말했다보레아스가 그를 돌아보았다. ‘미끼였어.’

 

적들을 우리에게 끌어들이는 거네.’ 피디아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별들 속에 사냥꾼들이 있네.’ 아타나토스가 말했다. ‘이스트반을 탈출한 후로 녀석들은 우리를 계속 추적해 왔지우리의 신호를 들었을 거다그 뜻을 알 만큼 녀석들은 우리를 충분히 잘 알고 있지녀석들은 올 것이며우리는 녀석들을 마주할 거네.’

 

고작 몇 명으로 말인가?’ 보레아스가 물었다.

 

우리가 가진 모든 무기를 사용해서.’ 아타나토스가 대답했다.

 

자네가 백 배의 병력을 가졌다 할지라도...’ 크리우스가 말하다 멈추고 고개를 저었다. ‘형제들이여여기서 자네들은 죽을 것이네.’

 

죽음...’ 아타나토스가 그 말을 반복했다단어가 뜨거운 공기를 가르며 뱉어내 졌다.

 

여기서 죽음 외에 다른 무엇을 희망할 수 있겠나?’

 

아타나토스는 웃었다침묵 속에서 으르렁거리는 웃음소리가 마치 기계장치가 갈리는 듯한 소음처럼 울려 퍼졌다.

 

이건 더이상 희망의 전쟁이 아니네형제여복수와 말살의 전쟁이지.’ 그가 고개를 저었다.

 

프라이마크는 사라졌고 대성전 역시 끝났어곧 제국도 뒤따를 거네중요한 건 오직 우리를 이 지경에 이르게 한 자들이 우리의 무덤 속에서 함께할 거란 사실이지.’

 

보레아스가 으르렁거렸다크리우스는 템플러의 칼집에서 검이 살짝 빠져나오는 소리를 들었다그는 돌아서서 반쯤 뽑힌 검의 손잡이를 꽉 쥐고 임페리얼 피스트 군단원의 타오르는 눈빛을 마주 보았다주변에서는 충전된 조준 링의 높은 울음소리와 볼트 무기의 발사 장치가 덜그럭거리며 무장되는 소리가 들렸다.

안되네.’ 크리우스가 말했다. ‘자네 죽음은 여기서 어떤 의미도 가지지 못할 걸세.’

 

보레아스는 맞서서 빤히 쳐다보았다그의 얼굴은 분노가 서린 눈빛을 제외한다면 무표정했다크리우스는 손의 서보 모터가 칼을 그 자리에 고정하기 위해 삐걱이며 것을 느꼈다천천히 크리우스는 손에서 힘을 빼며 검을 놓고 아타나토스를 향해 돌아섰다.

 

제 7군단의 동지를 용서해주게나자네 말이’ 크리우스가 말을 멈췄다그의 혀가 벌어진 이빨 뒤에서 멈추었다그의 눈이 딸깍거리며 다시 초점을 맞췄다. ‘자네 말이 그를 놀라게 했다네.’

 

죽음이 어떤 의미도 가지지 못할 거라 했나자네는 틀렸네.’ 아타나토스가 말했다. ‘남은 것은 오직 죽음뿐이네.’

 

대체 이 형제들은 무엇이 되어 버렸단 말인가돌아서는 아타나토스를 보며 크리우스는 자문했다아타나토스의 갑옷이 삐걱거리는 마찰음을 냈다피디아스와 나머지 아이언 핸드 역시 몸을 돌려 그를 따라갔다.

 

 

(중략이후 보레아스와 크리우스는 함선을 조사하다 얼음으로 덮인 방을 찾아냄.)

 

 

이게 뭐지?’ 보레아스의 목소리는 올라갔다가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것 같았다.

 

크리우스의 머릿속으로 계산들이 딸깍거리며 추론과 가능성의 길을 따라 결론을 도출했다.

 

무덤이네.’ 마르게 속삭이는 목소리로 크리우스가 말했다그는 천천히 손을 다시 들어올렸고 유리로부터 얼음을 닦아냈다그의 눈이 그 너머 공간이 빛을 비추었다.

 

철제 해골이 그의 눈앞에 있었다.

 

크리우스의 생각은 갑자기 정지했다데이터는 여전히 그의 눈앞을 스쳐 지나가고 있었지만그는 이제 조금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귀에 울리는 소리가 가득 찼다.

 

얼어붙은 아타나토스의 모습이 얼음의 고치 속에서 그를 바라보았다.

여기서 죽음 말고 다른 무엇을 희망할 수 있겠나?’ 그는 자신의 질문이 머릿속에서 메아리치는 것을 들었다기억 속 깊은 곳에서 아타나토스의 대답이 울려 퍼졌다.

 

이건 더이상 희망의 전쟁이 아니네형제여복수와 말살의 전쟁이지.’

 

그리고 그 기억과 함께 축적된 데이터에서 도출된 불가피한 결론이 뒤따랐다.

 

사이버네틱 부활그의 머릿속 논리가 속삭였다.

아타나토스는 죽었다그들 모두가 죽었다우리가 도착했을 때 우리를 맞이하러 이 잠에서 깨어났다가 다시 죽음의 포옹으로 돌아간 거다그들은 헬의 열쇠를 돌렸다.

 

안돼.’ 그는 자신의 입술에서 힘없이 나오는 말을 들었다안돼이건 금기야우리의 아버지께서는 그 문을 여는 것을 금하셨다.’

 

페러스 매너스는 죽었다.

 

크리우스는 움직일 수 없었다그의 생각은 혼돈의 소용돌이였고눈은 얼음의 수의에 덮은 채 먼 곳까지 줄지어 서 있는 관들에 고정되어 있었다관들은 수백 개였다.

 

발 밑의 갑판이 흔들렸다천장 높은 곳에서 깨진 얼음이 떨어졌다테티스호는 전투 구역 안에 들어왔다.

 

남은 것은 오직 죽음뿐이네크리우스.

 

갑판이 다시 한번 흔들렸다청색 불빛이 방을 따라 줄지어 켜졌고앞쪽의 관이 갈라지면서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파이프와 격자창으로부터 가스가 분출되었다크리우스는 타오르는 듯한 눈으로 응시했다보레아스의 검이 점화됐다.

 

또 다른 갈라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아타나토스가 자유롭게 걸어 나왔다그의 묵직한 발걸음에 갑판이 울리는 소리를 냈다근육 대신 피스톤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무기들은 무장되며 얼음의 껍질을 벗었다.

 

아타나토스는 잠시 가만히 서 있었다관절에서는 증기가 내뿜어졌으며서보 모터가 딸깍거렸다그런 다음 그는 크리우스를 바라보았다접안렌즈가 푸르게 빛났다.

 

'이제 알게 되었군크리우스,' 아타나토스는 얼어붙은 철이 깨지는 소리 같은 쉰 목소리로 내뱉었다그의 비활성화된 파워 피스트가 앞으로 뻗어나가 단에서 셉터를 꺼냈다.

 

크리우스는 메두사의 룬들이 셉터의 고리를 따라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각각의 룬은 희미한 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그는 그 중심에 묶여 있는 이질적인 에너지를 맛볼 수 있을 정도였다.

 

'이제 이해하는군.‘

 

무슨 짓을 한 거지?’ 멀리서 퍼지는 전투의 소리에도 불구하고크리우스의 목소리가 차가운 공기를 가르고 울려 퍼졌다.

 

아타나토스는 답하지 않고 뒤돌아 얼음으로 덮인 관들의 행렬을 바라보았다그때 크리우스는 무언가를 느꼈다 – 공기 속의 한기정전기 도는 숨결과 같은 느낌을그는 다시 말하려고 입을 열었으나 아타나토스가 먼저 말했다그의 몸 전체가 피스톤과 기계장치들로 달그락거렸다.

 

논리는 언젠가 무너지더군눈치챘나순수한 데이터와 이성의 흐름 – 결국 그것들은 다 떨어져 버리네자네는 끊임없이 이해하려고 노력하고일어난 현실과 타협하려고 하지지하지만 이해할 것도타협할 것도 없네.’

 

너는-’

 

철의 길기계적인 논리 – 그것들은 우리를 강하게 만들고우리의 육신을 초월하게 해야만 했지.’ 아타나토스는 잠시 멈췄다그가 다시 입을 열었을 때 죽은 전자 드론과 같은 목소리에는 분노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그건 거짓이었어철은 부서질 수 있고논리는 결함 있을 수 있으며이상은 무너질 수 있다.’

 

넌 대체 뭐지?’ 보레아스가 물었고 크리우스는 템플러를 흘긋 보았다.

 

보레아스는 움직이지 않았지만그의 고요함 속에는 억제된 분노가 감돌았다아타나토스는 천천히 그를 바라보았다.

 

나는 이스트반의 전사자네워드 베어러 군단원이 발톱으로 내 두개골의 절반을 찢어냈지. 많은 이들과 같이 나 역시 쓰러졌어피디아스가 날 전장에서 수습했다네 – 나와 다른 이들을 가능한 만큼 많이우리의 육신은 무너졌고 진시드는 우리의 시신 속에서 썩어버렸지만내 몸은 충분할 정도는 남아있었지.’

 

아타나토스는 셉터를 들어 올려 표면을 지나가는 데이터 룬들을 바라보았다.

 

그는 에이지신 프로토콜과 사르코사의 공식의 비밀을투쟁의 시대의 장치들과 공정을, 우리 아버지께서 우리의 손길이 닿지 못하게 하신 것들을 알고 있었네피디아스는 나를 새롭게 만들어주었고얼음과 철의 삶두 번째 삶을 선사했지오랜 시간 동안 나는 내가 누구였는지 기억하지 못했지만 결국 몇몇 과거의 파편들이 돌아왔네이는 드문 일이야대부분의 깨어난 이들은 거의 기억하지 못하지.’ 아타나토스는 방 안에 늘어선 관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우리 모두 증오가 무엇인지 기억한다.’

 

프라이마크께서 금지하신 일이다.’ 크리우스가 으르렁거렸다. ‘페러스 매너스께서는-’

 

쓰러지셨지.’ 아타나토스가 부드럽게 말했다난 그것을 보았네형제여난 우리의 아버지가 죽는 것을 보았어.’

 

크리우스는 싸늘함이 온몸을 휘감는 것을 느꼈다그의 정신은 더이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는 이성적으로 사고할 수 없었다 그저 얼음이 그의 육신과 기계에 얼어붙는 것을 느낄 뿐이었다.

 

페러스 매너스는 쓰러졌다.

 

그는 실패했다.

 

어둠이 그의 생각을 휘감았다뇌운처럼 번져나가며 분노로 끓어올랐다.

 

그는 우리를 떠났다이제 그의 어떤 권위가 남아있단 말인가?

 

아타나토스는 그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의 눈은 철제 해골 속에서 푸른 태양처럼 빛났다.

 

그래.’ 아타나토스가 말했다. ‘이제 자네도 보는군이게 아버지가 우리에게 남긴 거네논리도이성도 아닌증오가그게 그분 죽음의 교훈이었어. 이게 마지막 전쟁이 될 거라네이성이 아닌 복수를 위한 전쟁이그 외에 다른 것은 없네어떤 명령이나 맹세도 더는 의미가 없어이게 진실인 것을 알지 않나크리우스그걸 자네는 부인할 수 없네.’

 

난 그걸 배반이라 부르지!’ 보레아스가 포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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