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어둠이 진동한다. 떨림이 바닥을 타고 흐른다. 가까운 책장에서 고서 몇 권이 갑자기 떨어진다. 기록관은 두려워하며 소리를 지른다.

마우어는 신더만을 쳐다본다. 그들은 서로의 눈에서 불안을 본다. 콜렉션 888은 깊은 곳에, 생텀 임페리알리스의 토대, 렝의 홀에 파묻혀 있다. 그들이 여기서 떨림을 느꼈다면, 황궁 전체가 진동했을 터.

아흐리만이 갑자기 헐떡거리며, 가여운 기록관을 다시 시작하게 한다. 마술사는 자기 자신에게 중얼거린다. 당황하고 불안한 듯하다.

“뭐예요?” 마우어가 묻는다. 그녀는 더 이상 그를 진심으로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가 그들에게 미래의 공포와 견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더 이상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

“뭔가,” 아흐리만이 말한다. 그의 정신은 다른 데 보내진다. “뭔가 바뀌었다. 반전이자, 변화야.”

그는 그들을 날카롭게 쳐다본다. 푸른 눈이 매섭다.

“방금 들었나?” 그가 묻는다.

“아니요.” 마우어가 말한다.

“무엇을 들었단 말이오?” 신더만이 묻는다.

아흐리만은 그들을 무시한다. 독서대를 돌아보고, 입술을 내밀고, 이빨 사이로 쉿쉿 소리를 낸다. 그 소리에 모든 카드들이 공중으로 날아올라 일렁이며 긴 호를 그린다. 하나씩 그의 손바닥에 떨어진다. 또 한 번 고개를 끄덕이면 그의 손바닥에서 펄럭이며 뒤섞인다.

말없이, 아흐리만은 또 한 번 펼쳐서 마주하기 시작한다. 카드가 한 장 한 장 탁자에 놓여 완벽하게 정렬된다. 이 재앙의 스프레드는 이전과 동일하나, 신더만이 보기에 몇몇 그림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이며 변화하는 듯하다. 그의 피부에 소름이 돋는다. 철저하게 뒤섞는데도 차례는 변하지 않는다. 불화의 여신의 어릿광대, 눈, 대적자, 박살난 세계, 미궁의 길, 뒤집힌 옥좌, 잔해, 달, 순교자, 괴물, 번개의 탑, 황제.

아흐리만이 마지막 것을 뒤집는다. 황제의 카드의 쌍둥이인 어둠의 왕이 더 이상 아니다.

그것은 인류 제국에 빠르게 다가오는 손실을 나타낸다. 디스포일러. 종말의 명백한 상징이다.

충격파가 세계 전체로 퍼져나간다. 테라가 끓어오르는 분노에 잠긴다. 찰나의 시간 동안, 하늘이 대낮처럼 환해진다.

그것은 마지막 요새 위의 질식한 천상을 타고 분출된다. 유해한 오로라와 광대한 연기의 장막에 거품이 인다. 아래의 고통받는 생텀에서는 극소수만이 그것이 지나감을 알아차린다. 그들은 너무나 약해졌고, 최후의 전장의 잔혹함에 너무 깊숙이 잠식되었다. 아직도 황제에게 충성하는 이들은 자신들의 목숨을 위해 싸운다. 그들은 엉뚱한 벽을 등지고 있고, 피투성이 얼굴로, 악마들의 분노와 진눈깨비 같은 라스-사격을 견디며, 자신들이 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용시의 망가진 파편으로 전쟁을 벌인다. 그들의 비명 지르는 적들, 거대한 군세는 분노와 기쁨에 눈이 멀어 정신병적 욕망에 빠진 광전사들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그것을 느낀다. 피부의 따끔거림, 영혼의 아픔, 더 두려워할 것이 없는 것 같은데도 그들을 덮친 이름 모를 두려움. 그것은 어떤 이들에게는 더 강렬히 노력하도록 자극이 되어준다. 충성스러운 전사의 결의에 불을 지피거나, 반역자들의 잔인한 목마름을 몰아세운다. 다른 이들에게 그것은 절망을 일으킨다. 몇몇은 그저 쓰러져 죽을 뿐.

불생자 군세는 그것을 가장 예리하게 느낀다. 그것이 지나가자 그들은 보이지 않는 바람에 불타올라 비명을 지르며 경련한다. 몇몇은 피눈물을 흘리고, 다른 이들은 완전히 형체를 잃어버린다. 그들의 형태는 워프의 거품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그들은 고통을 견디며 그것에 기뻐한다. 고통은 일시적이나, 그것이 알리는 승리는 영원할 것이므로.

황제가 자신의 마지막 강점을 포기했다. 하나뿐인 기회를 낭비했다. 그는 더 이상 죽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이제 그는 죽을 것이다.

진짜 이렇게 되니까 3부가 기대되네. 2부 주인공은 생귀일 줄 알았는데 바로 황제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