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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단편) Riven - 7 (완)

서보스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1.19 19: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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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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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의 꿈 속에서 목소리가 크리우스에게 닿았다.


깨어나라.


언제나 그렇듯이 고통이 먼저 찾아왔다. 고통은 그의 가슴에서 시작해 남아있는 살점으로 퍼져가며, 산성 물질에라도 닿은 것처럼 타올랐다. 그리고 철이 깨어났다.


더 많은 고통이 찾아왔다. 고통은 바늘처럼 날카롭게 그를 관통해 찔러댔다. 긴 시간 동안 그는 자신의 몸속 피스톤, 서보, 섬유를 모두 느낄 수 있었지만 움직일 수는 없었다. 그는 다시 한번 갇혔다. 자신이 묶여 있는 금속의 무게에 의해서. 피가 살 속에서, 힘이 사지 속에서 멀리서 들려오는 북소리처럼 고동쳤다. 그의 귀에 소리들이 울려 퍼졌다: 기계의 딸깍거림, 공구의 긁히는 소리, 임무를 수행하는 서비터들의 소리.


더 많은 고통이 찾아왔다. 고통은 가시지 않았다. 발버둥 치려는, 소리치려는, 철에서 벗어나려는 본능이 그의 안에서 부풀어 올랐고 가만히 있기 위해 그의 모든 의지가 필요했다. 그런 다음 그 순간은 지나갔다.


몸은 다시 그 자신의 것이 되었다. 시력이 돌아왔다. 처음엔 검은 어둠 속에서 눈처럼 내리는 정전기의 구름이 보였다. 그다음엔 형태들이, 그리고 색들이, 그리고 그가 알고 있는 얼굴이 나타났다.


'시간이 됐네.' 피디아스가 말했다.

크리우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통의 떨림이 그의 척추를 타고 올라갔다.


페러스 매너스는 죽었다.


언제나처럼 그 진실이 처음 들었을 때와 같이 그의 머릿속에서 새롭고도 강렬하게 솟아올랐다. 처음에는 공허함이, 그다음에는 가라앉는 슬픔의 어둠이, 그 후에는 피보다도 더 붉은 분노가, 그리고 마침내 증오가 찾아왔다. 담금질된 철과 같이 차갑고 무한한 증오는 서서히 형체를 가졌고 곧 필요와 원동력이 되었다. 그는 불필요한 시스템을 끊어내듯이 다른 모든 감정과 생각을 잘라냈다. 오직 증오만이 남아 고통의 빛 속에서 빛났다.


그는 피디아스로부터 시선을 돌려 앞에 서 있는 아이언 핸드들을 바라보았다. 손에는 무기들이 들려 있었으며 눈은 차가웠다. 그는 다시 피디아스를 바라보았다.


‘태양계에 충분히 가까워졌네.’ 피디아스가 말했다.


크리우스는 아무 말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아이언 핸드들이 그 뒤를 침묵 속에서 따랐다.



*



보레아스는 크리우스를 올려다보았다- 단단한 뼈 위에 붙은 얼굴 피부는 더 창백해 보였고, 살은 테라를 떠났을 때보다 더 얇아 보였다. 템플러는 파괴된 갑옷 대신 검은 로브를 입고 있었다. 사슬이 손목과 발목 주위의 두꺼운 수갑과 목을 휘감고 있는 아다만티움 구속구를 연결하고 있었다. 그가 몸을 곧게 펴자 사슬의 고리들이 서로 부딪히며 울렸다.


보레아스의 상처는 분명히 고통스러워 보였으나 그는 회복하고 살아남을 것이다. 그의 얼굴은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크리우스는 눈 깊은 곳에서 미세한 빛을 포착했다. 그는 그 빛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가능성들을 고려했다: 분노, 연민, 결의, 인식? 그는 그 모든 것들을 무관하다 일축하며 무시했다.


격납고는 몇 달전 그들이 도착했을 때만큼이나 조용했다. 착륙선과 건쉽들의 시체들이 여전히 어두운 동굴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뜨거운 공기 역시 여전히 주변을 맴돌았다. 보레아스의 스톰 이글의 황금색과 검은색 선체가 발진 준비를 마친 채 자리에 있었다. 그녀의 조명은 승선 경사로 앞에 빛의 웅덩이를 만들었다.


‘태양계의 경계에 도착했네.’ 크리우스가 말했다. ‘우리가 떠난 후에 신호를 보내지. 자네 형제들이 찾아올 거네.’


‘자네는… 저들과 같군.’ 보레아스가 말했다. 그의 눈은 크리우스로부터 나머지 아이언 핸드들로 향했다.


‘저들은 내 형제들이네.’ 크리우스가 대답했다.


‘이 짓에 끝이란 없을 거다.’ 보레아스가 조용히 말했다. ‘자네가 지금 걷는 길에는 어떠한 희망도 남아있지 않아.’


‘희망은 오래 전에 사라졌네, 보레아스.’ 크리우스의 목소리는 낮고 거칠었다. 가슴에서는 심장을 대체한 기계들의 고동이 느껴졌다.  ‘우리의 프라이마크가 쓰러진 순간, 우리의 아버지들이 필멸자가 된 순간 사라졌어. 이 전쟁은 자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끝나지 않을 걸세, 보레아스. 자네 주군이 원하는 대로 끝나지도 않을 테고.’


그는 잠시 멈추고 손을 들었다. 손목에 여전히 매달려 있는 끊어진 쇠사슬이 서로 부딪히며 울렸다. 


‘하지만 나는 자네와 함께 돌아가지는 않더라도 약속을 지킬 걸세. 원한다면 이 유대는 자네 것이네. 때가 오면 우리를 부르게.’


보레아스는 긴 시간 동안 크리우스의 눈을 응시했다.


‘어떻게?’


‘이그나락. 한때 불타올랐던, 그리고 불타오를 산들의 침묵. 그 메세지를 한 단어와 함께 보내게. 만일 우리가 그때까지 존재하고 있다면 전갈을 들을 것이고, 응답할 것이네.’


보레아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얼굴은 다시 단단히 굳어졌고 표정은 읽을 수 없었다. 크리우스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 방을 떠나려 했다. 보레아스를 에워싼 두 명의 아이언 핸드가 그를 스톰 이글의 경사로로 이끌었고, 크리우스는 파일럿 서비터들이 기계어로 기체에 말을 걸어주는 소리를 들었다. 


경사로 맨 위에서 보레아스는 몸을 돌려 다시 크리우스를 마주했다.


‘무슨 단어지?’ 그가 되물었다. 크리우스는 템플러를 올려다보았다. ‘무슨 단어가 자네를 불러낼 것인가?’


스톰 이글의 엔진에 시동이 걸리며 공기가 울리기 시작했다. 격납고의 뜨거운 공기가 굽이쳤다.


‘깨어나라.’ 크리우스가 말했다.


경사로 위에서, 보레아스는 바람 속에 잠시 서 있다가 몸을 돌렸다.



-



이후 '헬의 열쇠' 단편으로 이어짐. 갤에 이미 번역된거 있어서 링크 달아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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