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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5:xxiii 침략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1.21 14: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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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종말과 죽음 2부 : 5장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5: i 파편들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5: ii 필멸을 초월하는 것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5: iii 무적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5: iv 판데모니엄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5: v 그림자 아래로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5: vi 무엇이 된 것이더냐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5:vii 파편들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5:viii 지옥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5:ix 홀로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5:x 어둠 속에서 종말을 기다리다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5:xi 만유의 초월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5:xii 테라의 지표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5:xiii 변화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5:xiv 불을 밝혀라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5:xv 파편들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5:xvi 진지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5:xvii 이곳도 저곳도 아닌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5:xviii 어둠이 오다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5:xix 죽음 이후의 삶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5:xx 굴복은 없다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5:xxi 영광의 끝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5:xxii 마지막 영광



5:xxiii 침략



어둠, 그리고 목소리. 나시르 아밋은 눈을 뜬다.


프라이토르 중대장 혼플러가 마침내 다시 모습을 드러낸 뒤다.


“명령을 내리겠다.”


프라이토르는 지층에서 대기하고 있던 거부자 중대에 다가서며 명령을 내린다.


아밋은 아주 잠시 동안 카탈렙시안 노드가 추는 푸가에 몸을 맡긴다. 부분적으로는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실 무엇보다도 스페이스 울프 사르탁이 내뱉는 끝없는 투덜거림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그의 정신은 쉬지 않는다. 일주기성의 푸가는 대개 꿈 없이 이뤄진다. 아밋은 자신의 유전-군주의 환상에 얽혀 있었다. 환상 속에서, 그의 밝은 군주는 완전한 어둠에 잠겨 길을 잃은 채였다. 프라이마크의 손가락이 더듬는 곳마다 문과 관문들이 있었지만 모두가 위험했고 어디로도 연결되지 않았다. 새로운 곳은 없었고, 최소한 그곳과 다른 곳이 아니었다. 대부분은 그의 군주를 처음 시작한 곳으로 다시 되돌렸고, 몇몇은 촛불이 켜진 채 조용히 자리한 석관이 자리잡은 수장고일 뿐이었다.


한 문은, 아밋의 꿈으로 그의 군주를 직접 연결해 주는 것 같았다. 그럴 때마다 대천사는 아밋을 쓸쓸한 눈빛으로 보았다. 마치 함정에 빠진 동물과도 같은 눈빛이었고, 그때마다 그는 어둠 속으로 돌아가 또 다른 문을 시험했다. 너무도 고통스러운 꿈이었기에, 아밋은 입 안에서 거의 피 맛이 느껴지는 것 같다.


“모두 집중하도록.”


혼플러가 다시 명령을 내린다. 그의 측면에는 그의 전열 부관을 맡고 있는 레이븐 가드 군단의 아에림 루(Aerim Lur), 임페리얼 피스트 군단의 기수 타모스 로크(Tamos Roch), 그리고 샐러맨더 군단의 파이어 가드에 속한 은‘코노 엠바(N’nkono Emba)가 시립한 채다. 대기하던 중대원들이 움찔거린다. 사르탁은 ‘드디어’처럼 들리는 소리를 내며 으르렁거린다. 아밋은 마음을 비우려 노력한다. 아직 그의 심중에는 그의 위대한 군주가 남긴 유령이 거하고 있으니까. 그냥 꿈일 뿐이라고 아밋은 스스로에게 되뇌인다. 바알의 군주에 대한 그의 걱정 때문에 비롯한 꿈일 뿐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놈들은 벌써 7개월째 길을 뚫어내려 하고 있다. 벽과 굳게 잠긴 성문으로 놈들을 막아 왔지만, 만약 놈들의 포위망이 너무도 정교해서 그의 꿈으로 침입하려는 거라면? 그렇게 해서 꿈을 무너뜨리려는 거라면?


아밋은 스스로에게 혼플러에게 집중할 것을 강제한다. 결국 그 명령이다. 누구도 듣고 싶지 않았던 그 명령이 내려질 것이다. 제국의 사망 선고가 내려지는 순간이고, 그 순간이 온 만큼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되뇌인다.


“전쟁 의회가 예비대 배치를 지시했다.”


혼플러는 아에림 루에게 데티어 슬레이트를 받아들고 입을 연다.


“배치되는 부대는-”


혼플러의 말이 멈춘다. 사르탁이 이미 전투 플랫폼의 진입 계단 쪽으로 걸어가며 제 중대에 아무렇지 않게 따라오라는 손짓을 보내고 있다.


“어디 가는 거지, 늑대?”


루가 외친다.


“전장으로.”


뒤를 돌아보며 사르탁이 대꾸한다.


“여기서 이야기나 하시지. 무슨 수를 쓰건 말이지.”


루와 로크가 모두 한 걸음 앞으로 나선다.


“자리로 돌아가라, 펜리스의 사르탁.”


혼플러가 다시 입을 연다.


“내 자리는 저기 벽이야.”

“자네 자리는 전쟁 의회가 배치하는 것에 달렸어.”


루가 대꾸한다.


“전쟁 의회는 엿이나 먹으라지.”


사르탁은 이를 악물고 내뱉는다.


“그놈들의 멍청한 결정과 비겁한 전술 때문에 우리가 이 빌어먹을 결말까지 왔어. 진작에 벽에 올라갔어야지. 라우트가 어떤 식으로 싸우는지-”

“당장 대열로 돌아가라, 징징대는 건방진 개새끼야.”


잠시 침묵이 흐른다. 아밋은 순간 모두가 자신을 보고 있음을 깨닫는다. 아무 생각 없이, 그대로 내뱉었다. 마치 무슨 갑작스러운 분노가 치밀었던 것처럼. 그 분노가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사라졌는지조차 알 수 없다.


“사과하오, 프라이토르.”


아밋이 혼플러에게 말한다.


사르탁은 몇 번 킁킁거리다가 침을 뱉더니 천천히 자신의 자리로, 340호 거부자 중대의 선두로 돌아간다. 가는 내내, 그의 눈은 아밋을 응시한다.


“계속하지.”


혼플러는 무표정한 눈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을 잇는다.


“자네들이 이끄는 거부자 중대는 생텀에 배치될 것이다. 성벽이 아니다 예비 방어선을 맡도록.”

“생텀 내부라 하셨소?”


헴헤다가 묻는다.


“프라이토르.”


그리고 나서 덧붙인다.


“생텀 안이다, 헴헤다 칸.”


혼플러가 대답한다.


“보이드 쉴드가 무너지고 있다. 연쇄 붕괴가 일어나기라도 하면, 델픽의 생존은 순식간에 무너지게 될 테고. 적들이 지상으로 침입해 올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방어 자산을 여기 플랫폼에 가둬둘 수는 없다.”

“델픽이 무너질 때를 대비해서 새로운 벽을 세울 걸세.”


로크가 입을 연다.


“그것이 자네들의 역할이고.”

“그러니까 여기서처럼 저기서도 서 있기나 하란 소리군.”


사르탁이 중얼거린다.


“그래, 우리가 할 일이 서 있는 거라면야. 어이, 블러드 엔젤?”

“그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군, 늑대.”


아밋이 대꾸한다. 맥박이 빨라진다. 그렇다면 아직 종말이 아니라는 뜻이군. 아직은 아니다. 피할 수 없는 상황을 막기 위한, 돈의 전쟁 의회가 필사적으로 쥐어짠 전략 전환. 실로 부정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아에림 루가 해산을 선언한다. 6개 예비 중대는 그의 지휘를 따라 카일론 행진로(Kylon Processional)로 이동할 것이다. 그리고 사르탁의 중대를 포함한 4개 중대는 혼플러와 함께 화성 접근로로 움직인다. 엠바는 5개 중대를 지휘해 서부대로(Western Mass Passageway)로 향한다. 아밋과 헴헤다의 중대는 기수 로크가 지휘하는 5개 중대에 속하고, 마르닉스 합류점(Marnix Confluence)로 배치된다. 아밋의 추정에 따르면, 아마 델픽 주변에서 대기 중이던 예비대 상당수가 비슷한 방식으로 내부 생텀에 배치되어 옥좌실로 이어지는 통로를 둘러싸고 있을 것이다.


“준비하라!”


혼플러가 소리친다.


그들 모두 준비가 되어 있다. 즉시 움직일 태세가 되어 있다. 20개의 거부자 중대가 델픽의 장갑화된 계단을 따라 줄을 지어 내려간다. 모두 완벽한 훈련이 되어 있기에, 나란히 발을 맞춰 행진한다. 아밋은 저 아래 계단에서 울려 퍼지는 리드미컬한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963호 거부자 중대의 차례가 오기를 기다린다.


“잠시만.”


아밋은 자신의 부사관, 라미루스(Lamirus)에게 말한다.


“내가 만약 늦어지면, 우리 중대를 이끌고 가 주게. 곧 합류하지.”

“어디 가십니까?”


라미루스가 묻는다.


아밋은 대열을 따라 340호 거부자 중대의 선두로 향한다. 사르탁은 아밋을 등진 채 부하들에게 원색적인 단어를 섞어 가며 근위장 방식의 전술을 헐뜯고 있다. 그는 아밋이 오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하지만 사르탁의 눈에 자기 중대에 속한 샐러맨더 군단병과 아이언 핸드 군단병의 표정이 보인다. 사르탁이 돌아선다.


둘은 잠시 서로를 응시한다.


“내가 자네를 모욕했네, 형제여.”


아밋이 입을 연다. 사르탁은 얼굴을 찌푸린다.


“그래, 날 징징대는 건방진 개새끼라고 불렀지.”


사르탁이 중얼거린다.


“그랬네.”


아밋이 답한다.


“내가 주제넘었어.”


사르탁은 대답하지 않는다.


“나는… 용서를 구하러 왔네.”

“어째서?”

“다시는 못 만날 테니까.”


사르탁이 킁킁거린다. 살짝 어깨를 으쓱인 사르탁은 제 부하들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아밋은 다시 그의 중대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어이, 블러드 엔젤?”


마잇이 어깨 너머를 바라본다. 사르탁이 그를 바라보고 있다.


“그러니까, 나에게 하던 생각을 그대로 내뱉은 거지?”


사르탁이 묻는다.


“그랬네.”

“좋아. 여기 다른 병신들은 그러지도 못하는 것 같아서. 어쨌든, 용서 따윈 안 해. 나는 그런거 안 하니까. 대신 충고를 좀 하지.”

“꼭 그래야 하나?”

“그래야 할 것 같아서 말이지.”

“좋네.”

“블러드 엔젤, 저 반역자 쓰레기 놈들하고 대면하게 되면 말이지, 네놈이 짖어대는 것보다 더 확실하게 물어뜯어 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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