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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고스 왕 트러그(Trugg the Troggoth King)

트러그는 가간트(gargant)와 씨름하거나 장갑으로 둘러싼 코그포트(cogfort)를 밀어버릴 수 있을 만큼 거대한 뿔달린 괴수입니다.
전설적으로 성질이 험악하고 머리통의 욱신거리는 두통을 멈추기 위해 필사적인 트러그는 등에 달린 신비한 엔진의 힘으로 렐름들을 가로질러 지나가는 모든 것을 파괴합니다.

트로고스(troggoths)들은 기록을 남기지 않고, 자칭 문명인이라고 자처하는 렐름의 문명인들에게는 트로고스 왕처럼 거대한 트로고스들도 다른 트로고스들과 거기서 거기로 비슷하게 보이기 때문에 트러그의 실제 나이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신화의 시대(Age of Myth)로 거슬러 올라가는 전설에 따르면, 기란(Ghyran, 생명의 렐름)을 괴롭히고 도시를 폐허로 만들며 방랑하던 거대 생물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카잘리드(Khazalid) 유적에서 발견된 연대기에는 듀아딘(duardin)들이 '오래된 돌부수기꾼(Old Stoneshatter)'라고 불렀던 기괴한 크기의 트로고스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희귀한 옛 기록은 수 세기에 걸친 침묵으로 점철되어 있으며, 그런 괴물에 대한 언급도 없이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이는 가장 격동적인 시대 동안 잠들어 있던 트로고스 종족의 능력을 아는 이들에게는 놀라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수 세기 동안 트러그는 기란의 왕국인 안드로세이아(Androceia)의 깊은 동굴에서 잠들어 있었습니다.
그가 잠들어 있는 동안 역병의 신(Plague God, 너글)이 전염병을 옥색의 왕국(Jade Realm) 전역에 퍼뜨리면서 신화의 시대는 카오스의 시대(Age of Chaos)의 공포로 이어졌습니다.
이 시기에 한 무리의 마법사들이 덩굴로 뒤덮인 안드로세아의 동굴로 숨어들었고, 그곳에서 잠자는 트로고스를 발견했습니다.
그 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미스터리입니다.
아마도 이끼로 뒤덮이고 바위 같은 피부를 가진 트러그의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우연히 발견한 비전술사들은 주변 동굴의 기이한 지형지물을 그저 침입하는 파멸의 부족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법의 석상을 세우기에 완벽한 장소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지요.

대지연결망(geomantic)의 힘으로 구동되는 이 중추석(leystone)은 아쿠쉬(Aqshy, 불의 렐름)의 불타는 에너지부터 기란의 치유 티끌까지, 여덟 렐름(Eight Realsm)의 마법을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장치들의 네트워크는 옥색 왕국의 숲을 보호하고, 화염 방벽을 투사하여 공격자를 격퇴하거나 울구(Ulgu, 그림자의 렐름)의 그림자 그물로 전초 기지를 은폐했습니다.
트러그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동안, 이 유물은 가끔 큰 소리로 마법의 갈래를 뱉어내곤 했는데, 그 마법의 갈래들은 트로고스 제외한 모든 것들을 깨웠습니다.
카오스의 공격으로 안드로시아 문명이 무너지고 그로 인한 비전 피드백이 중추석을 손상시키고 트러그의 동굴 대부분을 불태웠을 때에도 그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트러그의 몸통에는 이끼와 덩굴이 돋아났고, 해골에서는 웅장한 베르디안(Verdian) 사슴의 것처럼 생긴 뿔이 돋아 나왔는데, 이는 이제 손상된 중추석에서 흘러나오는 통제되지 않은 생명 마법의 부작용이었습니다.
수 세기가 지났습니다.
필사적으로 구원을 찾던 부족들은 잠든 상태에 빠진 트러그의 모습을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잠든 트러그를 숲의 신 또는 신성한 수호자로 여겼던 부족들은 트러그의 살갗에 자신들만의 조잡한 표식을 새겼습니다.
하지만 굶주림과 질병, 재난으로 하나둘씩 죽어갔고, 거대한 트로고스만이 태평히 졸고 있었지요.

트러그의 몽롱한 의식을 되찾기 위해서는 그롯(grot)의 래블-로우자(Rabble-Rowza)의 방해가 필요했습니다.
브래깃 빅-토카(Braggit Big-Talka)가 고함섞인 장난질이 치고나서야 트러그는 머리가 욱신거리고 성질이 더러워진 채 마지못해 다시 깨어났지요.
천천히, 그는 편두통의 들쭉날쭉한 잔상처럼 자신을 괴롭히는 아득하고 불타오르는 듯한 파장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트러그가 인식하고 있던 것은 대지연결망, 혹은 아스트로매트릭스(Astromatrix)라고 알려진 현실을 뒷받침하는 마법의 틀의 마디들이었습니다.
하지만 트러그가 신경 쓴 것은 오로지 자신의 두통을 악화시키는 빛의 원인을 찾아서 그것을 없애는 것이었습니다.

트로고스 왕의 기상은 순식간에 일어났고, 그의 앞길을 막는 자들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오래 살아온 종족의 기준에서도 고대의 존재인 트러그는 대포알을 맞아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으며, 아무리 날카로운 전쟁용 창도 그의 가죽을 뚫어내지 못합니다.
트러그는 화석화된 강철껍데기 달팽이(ironshell snail)의 등껍질에 통나무를 엮어 만든 곤봉을 휘두르는데, 비록 장인이 만든 무기는 아닐지언정 스팀 탱크(steamtank)의 차체도 뚫을 수 있을 만큼 강력한 무기입니다.
트러그의 무시무시한 힘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등 위에 있는 신비한 구조물입니다.
이 장치는 지그마의 시대(Age of Sigmar)에 엄청난 피해를 입힌 마법 재앙과 트러그가 성가신 조그마한 트로글렛(trogglet)을 등 뒤에서 밀어내려다 천장에 부딪히거나 곤봉으로 내리치는 바람에 엉망이 되어버렸죠.
트로고스 왕이 지축을 울리며 전투에 뛰어들면, 룬석에 새겨진 룬이 번갈아 하얗게 빛나며 구멍에서 비전 에너지가 쏟아져 나옵니다.

특정 시점에 중추석이 어떤 형태의 렐름 마법에 조율되어 있는지에 따라 다른 현상이 나타납니다.
만약 기란의 인장이 타오른다면 트러그의 재생 능력이 극대화되어 상처 입은 살점이 순식간에 재생될 수 있습니다.
아쿠시에 조율될 경우 트로고스 왕은 자신과 그의 하수인들은 적을 집어삼키려는 피할 수 없는 굶주린 화염에 휩싸이게 됩니다.
트러그는 너무 어리석어서 중추석의 힘을 제어할 수 없지만, 두꺼운 두개골과 작은 뇌 덕분에 강력한 마법의 원천에 항상 가까이 있는 최악의 영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 여명성전군 2권: 짐승의 통치(Reing of the Br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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