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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파묻힌 단검 - 막간 IV (2)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1.21 20: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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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바루스 행성; 과거]


모타리온은 네카레에게 사로잡힌 사람들을 도운 후 뒤쫓아보니, 헬러스 컷이라 불리는 마을에 도착했다는 걸 운명적인 첫날 밤에 깨달았다. 골짜기에 자리잡은 이곳은 마을이라고 불리기엔 천장이 낮은 회관과 공동 창고를 중심으로 주거지가 모인 작은 정착지에 불과했지만, 그 주변에 펼쳐진 밀밭은 주민들에게도, 가축들에게도 소중한 식량이 되어주었다. 어림잡아 이 마을에 살고 있는 200명의 열등민 모두가 모타리온을 두려워했다.


지금으로부터 몇 주가 지난 첫날 밤에는 불안감만이 가득했다. 너무나 많은 일들이 너무나 빨리 들이닥친지라, 이 모든 걸 한 번에 받아들일 새도 없었다. 그럼에도, 모타리온은 여전히 귀환한 동족들을 본 사람들의 반응들을 되뇌이며 고민했다. 너무나 많은 이들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면서 서로에게 순수한 애정을 보이는 모습에 모타리온의 가슴이 아려왔다. 이 광경을 보면서 자신의 어린 마음으로는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의 메아리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지만 간절히 원했던 감정이 느껴졌다.


하지만 자신의 낡은 습관은 이 열망을 약점이라 여겼고, 이들이 눈치가 빠르지만 모두에게 배척 받은 창백하고 신랄한 칼라스와 자신을 돌아보자 이 감정을 가슴 속에 파묻었다.


열띈 논쟁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도살 작업을 방해받은 오버로드가 헬러스 컷을 멸할 것을 두려워하던 사람들은 이 도망자들을 다시 네카레의 손아귀로 돌려보내길 원했고, 다른 이들은 모타리온과 칼라스가 사람들을 구했음에도 공공연히 처형을 하라며 언성을 높였다. 결국에는 이 둘이 구해준 사람들이 누추하긴 하지만 머무를 장소를 마련해주었다.


마을 변두리에 무너져 가는 마구간은 두 사람의 거처가 되었고, 사람들은 불을 피울 땔감과 음식을 나눠줬다. 공용 솥단지에서 끓인 칙칙한 잿빛 스튜였지만, 모타리온에게는 그동안 산의 요새에서 먹어온 그 어떤 것보다도 맛있었다.


그는 며칠 동안 굳센 파수꾼처럼 마구간 문 앞에 서서 양아버지가 자신을 찾으러 오길 기다렸지만, 네카레는 후드를 두른 낯짝을 드러내지 않았다. 얼마 후 정착지는 어느정도 평화를 되찾았다. 낮에는 희미한 햇빛이 밭에서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들을 비추고, 내려앉는 어스름에 마을 한가운데로 모인 사람들은 식사를 하며 휴식을 취했다.


칼라스는 이 사람들이 내는 기이하고도 즐거운 소리를 “노래” 라고 부르며, 가끔은 열등민들이 웃는 소리도 들려왔다. 물론 전에도 이런 소리를 들을 적이 있었지만, 골렘들이 지성 없이 떠들어대는 소리나 오버로드의 사악한 비웃음소리는 언제 들어도 성가시고 불쾌한 소음이었다. 다시 가슴이 아려온다. 모타리온은 혼자 있을 때면 자신의 마음을 헤아리며 이 이상한 감정의 차원을 그려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가 찾은 거라고는 어떻게 채워야 할지 막막한 내면의 빈 공간 뿐이었다.


“슬슬 떠납시다.” 칼라스의 목소리에 모타리온은 현실로 되돌아왔다. 그는 화로 앞에서 책상다리를 틀고 앉아 샛노란 불꽃을 헤집고 있었다. “저 사람들이 말하는 걸 들어보니, 우리가 사라진다면 오버로드의 복수를 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더군요.”


“그러지 않겠다.”


“않겠다니?” 칼라스가 그를 노려보았다. “자기네들이 살 수만 있다면 우리 시체를 언덕에 박아 세울 놈들도 있는데, 어서 갑시다...” 그가 잠시 침묵했다. “우리 둘이서라면 저 밖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단 말입니다.”


모타리온은 창백한 청년을 바라보았다. “네 종족이랑 같이 지내고 싶지 않느냐?”


칼라스의 표정이 굳어졌다. “내 종족이라고요? 내가 태어날 적에 내 종족들이라는 것들이 뭔 짓을 했는지는 알긴 합니까? 내 어머니를 물에 빠트려 죽이고 내게도 똑같은 짓을 하려 했다고요. 어머니가 운 나쁘게도 오버로드에게 얼굴을 비췄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그는 잠시 넋을 잃고 불꽃을 들여다보았다. “난 당신과 같은 이방인 신세요.”


“넌 나와 다르지 않느냐.” 모타리온은 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난 그저 살육자일 뿐이지만, 넌 요술을 부릴 수 있어. 그때 산길에서 하는 걸 봤었지.”


칼라스는 냉소를 머금고는 모닥불에 침을 뱉었다. “잘못 본거요. 나한텐... 재주가 좀 있으니. 무른 정신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 말이죠.”


모타리온은 이 요점을 파고들지 고민했지만, 다른 것들이 더 중요한 지금 상황에서 그러지 않기로 결정했다. “어디로 떠나자는 건가? 이곳 말고 다른 곳이 있느냐? 적어도 이 사람들은 우리에게 감사를 표하지 않나.”


“저 사람들에게 친절을 바라다니.” 칼라스는 질문보다는 진술에 가까운 반박을 했다. “저 놈들에게는 나는 잡종이고, 당신은 오버로드 손에 놀아나는 하수인일 뿐인데 그런 대우는 받을 수 없다고요.”


도리깨와 낫을 들고 밭으로 맥없이 걸어가면서 오늘의 일을 시작하려던 침울한 표정의 농부들은 모타리온의 시선을 느낀 순간 침묵에 빠졌다가, 그의 귀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다시 대화를 시작했다.


“떠나지 않겠어.” 모타리온은 무언가를 깨달으며 말했다. “내가 바라는 건 중요하지 않아, 칼라스. 이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들이 중요해.” 그가 농부들을 가리켰다. “저들을 보거라. 두려움에 사로잡혀 삶의 작은 불꽃 하나라도 붙잡으려 발버둥 치는 게 모든 생각과 행동에서 묻어나지 않느냐. 그저 공포와 불안으로만 가득 찬 존재들이야.”


그는 열등민들 만큼이나 그 삶을 잘 알고 있었다. 저들 모두가 처한 상황은 달라도, 이 공포가 모두의 공통점이란 걸 알아챘다.


“항상 이래왔으니 말이죠.” 창백한 청년이 대답했다. “언제나 변하지 않던 현실이니깐.”


“이제 변할 때다.” 모타리온은 마구간 문을 열고 농부들을 따라 나섰다.


“갑자기 어딜 가는 거요?” 칼라스가 뒤에서 소리쳤지만 그대로 무시당했다.


양아버지의 복수가 펼쳐지기를 기다리던 날마다 모타리온은 마을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공포를 이해하게 되었다. 절망적인 잿빛 운명에 처해도 바르바루스인들은 여전히 마음속에 불을 지피려 분투하고 있다. 이들의 위대한 인내심에 감탄하며, 끓어오르는 분노를 이해했다. 이 세계는 영원히 불의의 축으로 돌고 있다. 오버로드의 사소한 증오와 끝없이 인간을 희생시키는 계략으로.


하지만 이 사람들에게는 무언가를 해낼 동기가 부족했다. 외로이 버려진 사람들에게는 지도자도, 희망도 없었다.


이건 불공평하다. 멈춰야 한다. 네카레와 놈의 기생충들의 폭정은 끝날 것이다.


내가 끝내리라.


수십 명의 충격 받은 시선과 숨죽인 목소리 사이서 들판으로 걸어가는 모타리온의 머릿속에서 이 생각이 부풀었다.


시간이 걸려도, 군대가 필요할지라도 불가능할 일은 아닐 것이라.


모타리온은 무르익은 밭 가장자리에 서서, 손칼로 질긴 밀 줄기를 자르다가 잠시 쉬는 사람들을 지켜보았다. 주위를 둘러보던 그는 망가져서 버려진 커다란 낫이 달린 수확기를 찾았다. 짐승이 끄는 게 보통인 수레처럼 생긴 커다란 농기구는 바퀴가 부숴져 움직이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모타리온은 대담하게 농기계로 다가가 자신의 키와 손아귀에 적당한 도구를 뜯어냈다.


그의 강인한 손은 열등민들이 휘두르기는 커녕 들기에도 너무 무거운 자루와 초승달 모양의 날을 지닌 대낫을 뽑아 들었다. 낫을 몇 번 휘둘러보니 손에 딱 맞는다.


그리고는 모타리온은 묻지도 않고 밭에 들어가 낫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낫질을 할 때마다 그는 다른 사람들보다 다섯 배나 많은 작물을 베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농부들도 모타리온의 뒤를 따라 빠르게 밀을 거두기 시작했다.






날이 저물수록 일이 빠르고 원활하게 진행되었기에, 주민들은 모타리온의 속도에 맞추느라 진땀을 뺐다.


추운 계곡에서도 희미한 온기가 느껴지는 환한 웃음소리가 바람을 타고 울려 퍼졌다.


“이게 당신 계획입니까?” 모타리온이 뒤를 돌아보니 칼라스가 곁에 있었다. 놀랍게도 그 창백한 청년은 모타리온을 따라 밀단을 모으고 있었다. “낫이나 휘두른다고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냐고요?”


그는 잠시 멈춰서 숨을 들이쉬었다. 어느덧 해가 뉘엿이 기울고 있었고, 밀밭 끝자락에 비낀 기나긴 그림자에서 옅은 화학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저들의 경외심을 얻어야지. 너도 그러는 게 좋을게다, 칼라스.” 모타리온이 말했다.


밭 너머, 저 멀리서 고동소리가 들려온다. 하루 일과를 끝내고 마을로 돌아오라는 신호다.


창백한 청년은 그쪽을 바라보더니, 씩 웃으며 낫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신이여, 얻을 필요는 없다고요. 그냥 원하는 무엇이든 가질 수 있는 걸. 저기 있는 그 어떤 사람도 당신께 거스를 수도 없죠.”


모타리온은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안개 언저리를 바라보더니, 손을 들어 눈 앞의 검은 머리카락을 치워냈다. “공포는 내 적에게만 쓰는 무기야.” 


칼라스의 미소는 비웃음으로 번져갔지만, 입을 채 떼기도 전에 멀리서 나무가 부러지는 소리와 아이의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두 사람의 귀에 꽂혀 들었다.


모타리온은 낫을 움켜쥐고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몸을 돌렸다. 밭 너머에 먼지 바람이 흩날리는 곳을 보니 넘어진 마을의 공동 수레 하나와, 여러 농부들이 작물을 내려놓고 전복된 수레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고통에 찬 가는 비명소리로 변한 아이의 울음이 다시 들려온다.


누군가가 도움을 부르짖어도 마을로 곧장 달려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때 모타리온의 기이하리만치 예민한 후각이 신선한 피냄새를 맡았다. 그는 생각할 새도 없이 검붉은 땅바닥에 낫을 내리 박고, 심장이 고동치는 그 순간에도 쓰러진 수레까지 달려나갔다.


주위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다가오는 모타리온을 보고 물러나면서 상황을 살펴볼 자리를 내줬다. 창고로 돌아가던 밀 뭉치를 가득 실은 수레의 바퀴가 도랑에 빠져있다. 이걸 보니 사고의 원인이 한 번에 파악된다. 엄청난 하중으로 인해 잘못된 방향으로 뒤틀린 바퀴가 부숴지면서 수레가 쓰러진 것이다.


수레가 넘어지면서 같이 도랑에 휘말린 한 아이가 골조에 깔려 있었다. 비쩍 마른 어린 여자아이다. 밀더미를 묶기 위한 노끈 자루를 운반하는 일을 맡은 아이의 머리에서 피가 흘러나오면서, 충격으로 얼굴이 하얗게 질려가고 있었다. 그녀 밑에 깔린 진흙창이 천천히 가라앉으면서 무거운 수레가 뼈만 남은 앙상한 몸을 짓누르고 있다.


“애를 두고 갈수는 없다고!” 농부 한 명이 쇳소리를 내며 소리쳤다.


“해가 지고 있는걸. 안개가 끼고 있는데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잖아.” 다른 누군가가 주장했다.


모타리온은 알고 있었다. 마을 주민들은 어둠이 깔린 시간 내내 타르 횃불을 태워 덮쳐오는 안개를 막고 있다는 사실을. 안개 속에서는 무언가가, 마주치는 모든 인간을 찢어 죽이는 포식성 괴물들이 도사리고 있지만, 횃불의 타오르는 빛은 이곳까지 닿지 않고 있다.


“좀 보라고!” 찬바람이 불어오자 두 번째 사나이가 소리쳤다. “저걸 옮기려면 스무 명은 필요할 거라고! 사람들이 이곳으로 올 때쯤이면 안개가 우릴 덮칠 텐데!” 그는 침을 삼켰다. “차라리 우리가 고통 없이...”


“비켜라,” 모타리온이 말하자 한 농부가 자신의 칼을 잡으려 손을 뻗었지만, 힘 하나 들이지 않은 모타리온의 손길에도 진창에 자빠졌다. 그는 넘어진 사내를 지나치고는 부러진 바퀴 앞에 쭈그려 앉아 축을 만졌다.


그 밑에 깔린 아이가 겁에 질려 눈을 깜박거렸다. ‘이 아이는 내게서 무엇을 보고있을까? 죽음 그 자체가 자신을 찾아왔다고 생각할까?’ 모타리온의 머리 속에서 한 의문이 떠올랐다.


그는 이 의구심을 잠재우고 진흙 바닥에 발을 딛고 자세를 바로잡았다. 그리고는 모타리온은 양손으로 수레의 차축을 붙잡고 낮게 끙끙거리더니 엄청난 무게를 들어올렸다. 질척이는 소리와 함께 뽑혀 나온 수레는 모타리온의 손에 들려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충격에 빠져 침묵만이 감돌다가, 마침내 칼라스가 소리쳤다. “멍청하게 얼타있지 말고 빨리 꺼내!”


구출된 소녀는 기침을 하다 이내 의식을 잃었다. 모타리온은 소녀의 허벅지에 끔찍한 상처를 발견했지만, 죽지는 않을 것이라 예감했다. 두 농부가 최대한 빨리 소녀를 빼내는 걸 본 모타리온은 수레에 쌓인 밀더미를 흐트러트리지도 않은 채 수레를 내려놓았다. 밤은 밀물처럼 다가오지만, 사람들은 썰물처럼 마을 경계선을 밝히는 횃불을 향해 멀어지고, 희미한 햇빛마저 흙 속으로 스며드는 물거품처럼 덧없이 사라졌다.


모타리온이 넘어트렸던 사내가 다시 일어섰다. “수레는 두고가자.” 그는 농부들의 감독이나 비슷한 권위를 가진 사람처럼 보인다. “모두들 들 수 있는 밀더미는 다 들고 가!” 그가 명령하자 다른 농부들도 그의 명령을 따르려 했다.


“놔 둬.” 모타리온이 말했다.


“그렇게는 못합니다! 이해해 주실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하루 종일 일해 얻은 겁니다...” 한 노인이 반박했다.


모타리온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떠다니는 안개는 더욱 거세진 바람을 타고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었다. 자신의 배척당한 동료, 칼라스의 얼굴을 보니 그만이 볼 수 있는 뭔가가 있듯이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러느냐?”


“놈들이 왔어.” 그가 속삭였다.


“서둘러!” 감독이 다른 사람들을 지휘하기 위해 기울어진 수레 위로 올라갔다. 안개 구름이 머리 위를 휘감자 기침을 토해내며 숨을 헐떡였다. “조금이라도 늦는다면 구름에 숨도 못 쉰다고!” 그는 몸을 돌려 손가락으로 모타리온을 가리켰다. “거기! 그렇게 강하다면 열 배는 더 들 수 있을 텐-”


그는 미처 말을 끝내지 못했다. 모타리온은 망토를 두른 검은 형체가 저 남자의 목숨을 거두려 뒤편의 빽빽한 밀밭에서 조용히 허공을 가르며 튀어나오는 걸 보았다.


넓적한 청동 단검에서 머나먼 횃불의 빛이 둔탁히 비치자 감독의 머리는 사라져 있었다. 반짝이는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자 공포에 질린 농부들이 달아났다.


수많은 생각들이 모타리온의 머리를 휘저었다. 어째서 적이 다가오는 걸 못 알아챈 걸까, 아이에 정신이 팔려서 그런 걸까? 이런 혼란 속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차지하던 투쟁심은 짙은 안개 장막 속에서 빚어지는 그림자의 형체를 보았다. 그는 낫을 놓고 온 걸 후회하며 무기가 될만한 것이라도 잡으려 허둥댔다. 사방에서 비명이 터져 나오자 모타리온의 긴 손가락이 서둘러 떨어진 도리깨를 집어 들었다.


근처에 있던 칼라스도 농부 한 명이 불빛의 경계에서 어둠 속으로 끌려가 사라지는 광경에 당황에 빠지고, 이내 모타리온은 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굶주린 골렘의 끌끌대는 소리를 들었다.


“그 새끼가 왔어...” 짙어지는 안개에 기침을 토해내던 칼라스가 칼을 움켜쥐며 말했다.


모타리온도 미묘하게 혀를 찌르는 독안개의 맛이 느껴졌지만, 이런 독쯤이야 그에겐 별 의미도 없었다. “아니. 이건 내 양아비가 아니야.” 그가 눈을 찌뿌리며 말했다.


네카레가 헬러스 컷을 급습한다면 분명히 불창을 쏟아붓고 살육 짐승들을 풀었을 것이다. 그 놈은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마다 침착하게 대처하는 법이 없었으니까. 이건 다른 놈이다. 저 청동검의 쇳소리와 바람을 가르는 소리. 이 무기의 주인의 정체는 알고 있다. 


바로 네카레의 곁에 깃발을 꽂은 자만심에 가득 찬 모략가이자, 우두머리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권력의 부스러기를 주워 먹으며 꼬리나 살랑댈 기회나 노리는 하급 오버로드 군장인 데살렘이다.


어둠 속에서 들끓는 데살렘의 골렘 병사 무리가 눈 앞에 보이는 인간들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칼라스는 들고 있던 칼을 휘두르고 베어 가르며 맹렬히 싸우고, 미처 도망가지 못한 농부들도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몇몇 인간들이 쓰러지자 골렘들이 덮쳐 들어 찢긴 상처를 뜯어먹거나 어둠 속으로 끌고 갔다. 모타리온은 눈 앞의 대학살을 무시하고 도리깨의 익숙치 않은 무게에 적응하려 잠시 시간을 두었다.


감을 되찾은 모타리온은 묵직하고 둔탁한 끝부분으로 두개골을 찌르고, 쇠사슬로 연결된 곤봉으로 팔다리를 으스러뜨리며 손쉬운 살육에 다시 한번 빠져들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데살렘의 찢어지는 듯한 거친 웃음 소리가 들리자 모타리온은 눈 앞의 전투에서 주의를 돌렸다. 다른 사람들보다 어둑한 밤에 익숙하고 예리한 시야 덕분에 그는 망토를 두른 야윈 하급 오버로드의 형체를 볼 수 있었다. 데살렘은 자신의 짐승들에게 둘러싸여 마치 공중에 떠 있듯이 밑밭 사이를 헤쳐 나가며, 목동들이 사냥개를 부리듯 날카로운 비명을 질러대면서 골렘을 지휘하는 것처럼 보인다.


모타리온은 다른 소리도 들었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마을 사람들의 비명 소리를. 불행하게도 데살렘의 골렘들이 마을도 습격하여 사람들을 짊어지고 후퇴하는 참화를 볼 수 있었다. 납치된 사람들 대부분은 몸부림 치면서 골렘들을 할퀴었지만, 안개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반격대신 목을 긁어 댔다. 저 유독한 공기에 질식하고 있을 것이다.


칼라스도 숨을 헐떡이며 기침을 토해내고 있다. “안개가... 짙어지고 있어.” 그는 살아남은 농부들을 따라 그나마 안전한 정착지와 주변의 맑은 공기가 있는 곳으로 비틀거리며 멀어졌다. “더 이상... 못 있겠어.”


모타리온이 망설이자, 짙은 안개 저 너머에서 데살렘의 조롱과 악의 섞인 비웃음이 울려 퍼졌다. “우리가 못 따라올 거라 생각하나보다.” 모타리온이 큰 소리로 말했다. “못할 거라 생각하는군.”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도리깨를 던져버리고 채찍끈처럼 강인한 다리로 박차올라 낫을 놓아둔 곳을 향해 질주했다.


다행히도 강철 깃발처럼 굽이진 날을 자랑하는 낫은 제자리에 꽂혀 있었다. 모타리온은 스쳐 지나가면서 낫을 낚아채고, 곧바로 후퇴하는 골렘 무리를 향해 돌진했다.


양아버지가 왜 자신을 직접 찾으러 오지 않았는지 이제야 깨달았다. 네카레는 그러기엔 너무나 영악하고, 비열하니까. 최고위 오버로드는 모타리온의 일생에서 그랬듯이, 이 거역 또한 시험으로서 답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어떤 잣대로든 이 시험의 실패와 성공이 결정된다 하더라도, 모타리온이 신경 쓸 일이 아니다.


모타리온이 자욱한 안개가 드리운 밀밭의 가장자리 너머로 오버로드를 쫓아가 골렘 한 마리만을 남기고 모두 섬멸하더라도 데살렘은 여전히 경멸의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농기구로 쓰이던 낫은 서로 엮어져 주절대는 짐승들을 베어 가르는 순간 전혀 다른 용도의 도구가 되어버렸다.


고통에 찬 비명소리가 끊어지자 내장과 김이 피어오르는 피가 척박한 황야에 흩뿌려졌다. 모타리온은 골렘 한마리를 제압해 불구와 다름없는 상태로 만들고, 평평한 낫몸으로 데살렘을 진흙탕에 내리쳤다.


오버로드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감히 지배자인 자신을 공격한 모타리온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여기서는 학살을 벌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느냐. 안개가 널 지켜준다고 믿었겠지. 그 어떤 인간도 널 건들 수 없었으니 말야.” 모타리온은 주위를 치감은 독성 안개를 가리키며 말했다. “오늘부터는 모든 게 바뀌리라.”


쥐를 닮은 데살렘의 얼굴이 혼란에 일그러지자, 바로 모타리온이 그의 목숨을 거둬갔다. 휘어진 날 끝이 오버로드의 목을 꿰뚫고 몸통을 내리긋자, 변질된 내장이 악취를 풍기며 터져 나와 검은 흙을 더럽혔다.


모타리온은 남은 생존자를 노려보았다. “넌 전령이 필요해서 살려 둔거다.” 그는 몸을 숙여 오해할 여지없이 천천히, 또렷하게 말했다. “네카레와 일당들에게 각오하라고 전해라.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오버로드의 바르바루스 폭정은 끝나리라고. 한 명씩 내가 찾아내마.”


그리고는 돌아서서 일렁이는 횃불이 타오르는 마을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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