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릭 나이트스피어는 이 자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안라키르'

그가 속삭였다. 소울다크의 오래된 대군주. 길잡이의 얇은 입술에서 저주처럼 흘러나온 이름은, 붉은 살의와 검은 분노를 품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이 보이드브링어의 방아쇠를 쥐었다. 울다노레스에 깃든 전사-대장장이의 영혼이 그에게 침착함과, 복수, 그리고 증오를 요구하며 속삭였다.

감정과 기억이 일릭의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다.

'정의다.'

울다노레스가 일릭에게 속삭였다.

'소울다크가 죽인 모든 이들을 위한 정의, 나를 위한 정의, 엘다를 위한 정의다. 죽여라. 죽여라!'

다른 패스 파인더들과 엑조다이트들이 그의 사격을 기다렸고, 군단의 심장에 거만하게 서 있는 소울다크는 자신을 덮칠 파멸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 순간, 외눈박이 하나가 고개를 치켜들고 외눈으로 일릭을 노려보았다. 그것이 눈을 깜빡이자, 네크론이, 군단과 지도자가, 사라졌다.

일릭은 너무 늦게 총을 발사했다. 보이드브링어가 비명을 질렀고, 총알이 현실을 관통해 베일을 뚫고 다른 쪽, 이마테리움에 구멍을 뚫었다. 비색, 비음, 비음성, 비현실이 쏟아져 나왔다. 비공허가 그들의 영혼을 불렀다. 모든 엘다들은 목마른 그녀를 자극하고 싶지 않아 시선을 피했다. 현실의 구조에 생긴 구멍은 1초도 채 지나지 않아 번개처럼 갈라지고 저주받은 자들의 비명과 함께 닫혔다. 날카롭게 울려퍼지는 흐느끼는 소리가 모여 있던 엘다들의 귓가를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일릭은 무언가 망토를 팽팽히 당기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고개를 돌렸다가, 자신의 위에 그림자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어둠 속 깊은 곳에서 번갯불이 쏟아져 나와 돌을 쪼개며 사방으로 쏟아졌다. 협곡이 전율하며 거대한 바위 기둥이 무너져 내렸다. 돌을 쪼개고 눈발을 뚫으며 번쩍이는 섬광과 함께 파편이 날아와 일릭의 얼굴에 깊은 상처를 냈다. 고통에 그는 앞을 볼 수 없었고, 비틀거렸다. 갈라진 얼굴에서 피가 왈칵 쏟아졌지만, 그보다 더 거센 것은 분노였다. 드러났다는 것에 대한, 네크론에게 상처를 입었다는 것에 대한 수치심이, 얼굴에 난 상처를 통해 왈칵 쏟아졌다.

눈이 멀 것처럼 밝은 녹색 번갯불이 어딘지 모를 곳에서부터 숱하게 뻗어져 나왔다. 엘다들은 고통에 신음했다. 그들은 쓰러지고 무릎을 꿇으면서 어둠 속으로 추락했다. 일릭은 의식을 잃을 뻔 했으나, 의지력을 발휘해 가까스로 견뎌냈다.

어두운 무늬의 천에 가려진 그림자가 냉담한 눈빛으로 내려다보았다. 

'우린 자리를 벗어나야 합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부드럽게, 속삭이듯, 상냥하게 달래는 듯한 옛 알라이톡어 억양이었다. 다른 아웃캐스트들에게 그림자라고 불리는 루테리아스는 일릭의 첫 제자 중 한 명으로, 제국의 숨겨진 지식과 고대의 비밀을 찾아 알라이토시 패스파인더를 따랐던 최초의 이들 중 하나였다.

울음소리는 깊어지고, 쿵쾅댔고, 날카로워졌고, 흐느꼈다. 카트리타인은 타래를 빛나는 눈으로 바라봤다가 일릭을 향해 돌아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타래가 바뀌었어요. 소울다크가... 더는 그의 길에서 헤매지 않아요." 캐트리타인이 넋을 잃은 듯 속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