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속삭이듯 말했다.

"모두 죽었어. 내 형제들, 내 자매들이 전부 다."

로가가 다가왔다. 이 신성한 장소를 더는 소란스럽게 하지 않고자 조심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자네의 적들은 뭐라고 불렸나?"

"하이라이더. 우린 그들을 하이라이더라고 불렀다. 언제나 높은 곳에 앉아 우리가 검투장의 모래바닥에서 죽어나가는 걸 내려다봤기 때문이지."

"그들은 동료들의 시체를 회수한 모양이군. 양쪽이 전투를 벌였다고 하기엔 남아있는 유해의 숫자가 너무 적어."

앙그론이 다시 말을 이었다.

"내 형제들과 자매들...난 그들과 함께 항전하기로 맹세했어. 우리는 함께 죽을 운명이었다. 로가, 세상 어느 곳을 둘러봐도 이들에 비견될 전사는 없었어. 크레스터는 자신의 쉬렉스피어를 모는 것에는 최고였었지. 조추라는 사슬 무기를 얼마나 잘 다뤘는지 몰라. 그리고 아스티. 꼬맹이 아스티는 나이프를 다루는데 천부적인 소질이 있었지. 던지거나 목을 긋거나 찌르는 모든 전투기술을 마스터한 녀석이었어. 라베돈, 강그렌에게 한쪽 팔을 일은 라베돈은 하이라이더들에게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라!' 라고 도발하는 것을 잊은 적이 없었지. 그는 언제나 날 지켜줬어. 나 역시 그랬고. 우리는 베어죽인 적들의 피에 미끄러지고 그 시체를 발로 짓뭉갰지. 그 모든 것을 함께했어."

앙그론은 머리를 흔들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게 다 무슨 소용일까. 말로는 이들에게 예를 갖출 수 없어. 우리는 붉은 모래에서 태어났고, 추잡한 것들 사이에서 살아남았어. 하이라이더들은 우리에게 쓰레기를 먹였다. 그래서 우리는 자유를 위해 투쟁했어. 수천명이 봉기했지. 로가, 수천명이 우리와 함께했다. 자유로워진 우리들은 마침내 삶을 만끽했고, 함께 웃었고, 그 개자식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했지. 물론 그때도 이 빌어먹을 대못은 아팠어. 아, 정말이지 너무도 고통스러웠지. 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하이라이더들과 그들의 하찮은 경호원들을 찢어버렸다."

앙그론은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로가는 끼어들지 않고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난 이곳에서 죽었어야 했어. 그래, 난 이곳에서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월드 이터 군단의 프라이마크는 빈 껍데기일 뿐이야. 그저 공허한 메아리지. 내가 있을 곳은 바로 여기야. 내 삶에 가장 위대한 전투가 이곳에서 벌어졌어. 그리고 난 그것을 빼앗겼다."

퍼헤만 번역하다보니 다른 것도 해보고 싶어서...

퍼헤도 곧 올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