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ix 승리에서 살아남는 방법

“다시 한번 정중히 권하겠네만, 앞으로 닥칠 공포를 피할 수 있도록 빠른 자비를 베풀어도 되겠는가?”

“저희를 그저 사-살려 주셨으면 어떨까 합니다.”

신더만이 답한다. 일어선 그가 목청을 다듬는다. 두려움이 여전히 차가운 돌처럼 그의 목구멍에 박힌 채다.

“저희는 그저 관찰자일 뿐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역사에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면, 남은 것이나마 기록할 기회를 주시는 것에 깊이 감사드리겠습니다.”

아흐리만이 그를 바라본다. 생존을 이어가고자 하는 신더만의 어설픈 시도를 거의 유쾌하게 바라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어떤 역사를 기록하시겠나, 키릴 신더만?”

그가 묻는다.

“어쩌면… 각하께서 여기 오신 이유라거나요?”

신더만이 답한다.

“혹은… 지금 벌어지는 분쟁에서… 상대를 이해한다거나?”

아흐리만이 경멸이 섞인 웃음을 작게 터뜨린다. 그의 시선이 책 무더기를, 깨지기 쉬운 예술품들을 향한다.

“나는 전멸을 앞두고, 무언가를 구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 속에서 홀로 여기 왔다네. 일전에도 여기 온 적이 있었지만, 너무 찰나의 시간이었지. 내용을 연구할 기회가 없었다네. 결국 이곳은 황제의 모든 심오한 연구가 담겨 있는 곳 아니겠나. 그럼에도 곧 다른 모든 것과 함께 불타 사라지겠지. 그래서 지워지기 전에, 이것들을 구하고 싶었네. 최소한, 읽을 수 있는 것이나마 읽을 생각이었지.”

“하지만 각하의… 워마스터께서는, 각하가 태만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신더만이 묻는다.

“싸움에 남느니, 여기서 물건들을 훔치려 들었다는 식으로요?”

“딱히 신경이 쓰이진 않는군.”

아흐리만이 답한다.

“그리고 그가 그런 생각을 하기나 할지 모르겠네. 오늘 이곳에는 살육을 저지르는 놈들이 너무 많으니까. 호루스는 이겼고, 황제는 졌네. 물론 나는 승자의 편에 있지. 하지만…”

“하지만?”

신더만이 다시 묻는다.

“내 군단 역시 패했네. 너무 큰 패배였지. 우리는 이 대의 아래 너무 큰 고통을 겪었어. 여러 면에서 살폈네만, 우리는 호루스의 거만한 의지와 황제의 소심한 경시 때문에 지금의 내전에서 지금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강요당했지. 그래서 난 지금 여기 호루스 루퍼칼이 아니라, 내 친족, 사우전드 선 군단을 위해 와 있다네, 키릴 신더만. 개인적인 일이지. 구원을 찾고자 할 뿐일세. 황제는 항상 우리의 고통을 도울 수 없다 했고, 인장관과 셀레나르 역시 그 의견에 힘을 보탰지. 하지만 내 생각에, 그것은 거짓이었던 것 같네. 그리고 만약 그것이 거짓이었다면, 그가 숨기고 있는 진실이 여기 있을 테지. 나는 야만인들의 군세가 그 진실을 파괴하기 전에 찾아낼 걸세.”

형상은 가장 가까운 책 선반을 향한다. 그림자의 손이 책의 등줄기를 따라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더 나아가자면.”

아흐리만이 중얼거린다.

“여기에는 다른 비밀들도 있을 거라고 보네. 즉, 사우전드 선 군단에게 필요한 비밀이지. 나는 여기에, 우리를 기다리는 세상에서, 우리가 의미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터득해야 할 근본적인 지혜가 있다고 믿네. 승자들에게조차, 지금 닥쳐올 미래는 험난한 곳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