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xviii ‘크산투스’

“이건 우리가 합의한 바가 아니잖아, 포.”

안드로메다가 말한다.

“그리고 필요한 일이지.”

포가 대꾸한다.

안드로메다의 시선은 안개가 드리운 또 다른 장치의 덮개에 꽂혀 있다.

“지금 세포를 배양해서-”

“지정 표적을 모사하기 위한 변종이지.”

포가 대꾸한다.

“그리고 표준형 인간의 제어 표현이 발현되었을 때 파지가 지정된 표적에만 영향을 미치는지, 나머지 개체군에는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가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함일세. 나는 내가 정확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포는 콘솔에서 낡은 메모장 몇을 꺼내 흔들어 보인다. 느슨한 페이지 몇 장이 펄럭인다.

“그것이 인장관의 방식이었네.”

포가 입을 연다(그리고 나는 아직도 그 늙은 섭정의 정신에 감탄하고 있지).

“그는 자기 방법론을 아주 명확하게 여기 담아 두었네. 그것이 아주 짧은 시간만에 인장관이 아스타르테스 프로젝트를 완성한 비결이지. 수 세기가 걸렸어야 할 일이지만, 자네가 사랑하는 황제 나으리는 참을성이 없었지.”

“사람들을…”

안드로메다가 입을 뗀다.

포가 안드로메다를 노려본다.

“감상적으로 굴지 말게. 이건 사람이 아니야. 유기체도 아니지. 그저 생체 공정으로 제작되고 불활성화 상태인, 유기적 출처에 따라 유형화와 분류가 진행된 세포 물질일 뿐이지. 그냥 수프일세. 인간 수프긴 하지만."

안드로메다의 불타는 눈길이 포를 향한다.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내가 무엇인지 잊은 것 같은데, 포. 내 전문분야를 잊으셨나?"

"전혀 그렇지 않네, 셀레나르. 그래서 이걸 전부 다 설명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놀랍기도 하군. 그리고 이 접근법을 추천한 것은 인장관 혼자만이 아니라네."

계단 아래 마련된 작업대로 다가간 포가 더 많은 파일과 서류를 뒤적이기 시작한다.

"인장관의 수석 과학자들과 유전공학자들 모두가 동의했네. 말카도르는 모든 선임 기술진의 연구 사본을 보존하고 있었고, 나는 그걸 모두 읽었지."

"그걸 다 읽었다고?"

"당연하지."

포가 비웃듯 말한다.

"모두 같은 기술을 사용했더군. 바스코우(Baskow)! 대량 표본 추출. 아스타르테와 드비(DeVie!)! 광범위한 중복 세포 스크리닝. 그리고 여기, 에제키엘 세다인, 또 다른 우월한 정신이지! 대량 생체물질 분석."

포의 시선이 다시 안드로메다를 향한다. 안드로메다는 포의 눈빛에서 묘한 분노를 알아본다.

"다시는 내 방법론에 의문을 제기하지 말게."

포가 대꾸한다(네 반대는 충분히 많이 들었어).

"아몬이 허락하지 않을 텐데."

조심스럽게 안드로메다가 입을 연다.

"그에게 말할 셈인가?"

"당연히, 그래야 할 의무가 있거든."

"그에게도 자신만의 명령이 있겠지."

포가 답한다.

"제 명령의 수행에서는 정말이지 꼼꼼한 존재기도 하고. 쿠스토데스는 무자비한 존재일세, 안드로메다-17. 놀라우리만큼 실용적이지.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사안을 처리하고 명령을 이행하는 존재가, 세부 사항을 알 필요가 없지."

안드로메다는 망설인다. 아몬이 준 경보기를 작동시켜 그를 불러야 할까?

"배양된 세포들 말인데."

안드로메다가 입을 연다.

"작업이 끝나면 반드시 파괴해. 처분이 아니야. 반드시 파괴하라고."

포가 고개를 끄덕인다.

"이미 폐기물 소각로에 점화를 마쳐 두었다네. 대기 상태지."

"그래서 이게 인간 유전 물질이오?"

크산투스가 응결로 뒤덮인 용기의 창을 내려다보며 말한다.

"내 주요 표본 그룹 중 하나지."

포가 대꾸한다.

"사실, 나는 이걸 '크산투스'라고 부르고 싶네."

"뭐라고?"

크산투스가 날카롭게 올려다본다.

"이건 자네잖나."

포가 대답한다.

"자네가 표본을 줬고, 난 그걸 배양했을 뿐이니까."

"난 절대로-"

크산투스가 입을 열기 시작한다. 그의 완전한 혐오에 찬 시선이 생체 구조 장비를 바라본다.

"이 시설에서 구할 수 있는 표준 테라 인류 유전 표본의 보존 상태가 우려스러웠지."

포가 입을 연다.

"2세기나 된 표본도 있더군. 아무리 조심스럽게 보관했더라도 변질 가능성이 있지. 나는 이중의 안전 제어를 거친 신선한 배양이 필요했고. 자넨 그 의무를 다했다네."

"그럴 줄은 전혀 몰랐-"

크산투스가 말을 더듬는다.

"머저리 같으니."

안드로메다가 크산투스에게 대꾸한다.

"아니, 그는 황제의 대전사일세."

포가 말한다.

"이미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끝냈지."

포는 용기에 담긴 따뜻한 응고액을 바라보는 크산투스에게 다가간다. 흡사 새 발톱과도 같은 손이 크산투스의 어깨에 닿는다. 하지만 안드로메다는 그 손이 어떤 위로도 되지 않을 거라 여긴다.

"자네도 알겠지만."

포가 크산투스에게 입을 연다.

"저 용기 안에는 지금 여기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자네가 있다네."

크산투스가 몸서리를 치며 포의 손을 밀친다.

"선택받은 자여."

포가 조용히 말한다.

"자네는 지금 제국에게 큰 봉사를 바치고 있어. 그럴 수 있게 해 준 은혜를 외면하지 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