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열린 곳으로 들어간다. 루퍼칼의 궁정으로.

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도, 로켄은 그곳이 무엇인지 안다. 그는 거대한 공간, 장식이 새겨진 기둥, 천장을 향해 우뚝 솟은 늑골을 지지하는 아치를 본다. 바닥, 거울처럼 연마된 돌바닥은 황제의 황금빛 반짝임 외에는 아무것도 반사하지 않는다. 그 규모는 거대하고 파멸적이며, 하찮아질 지경으로 부자연스럽게 무한하다. 로켄은 그것, 그 가혹한 공간, 무한한 압박의 공포를 응시한다. 그곳은 조각된 흑단과 고딕풍 검은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썩어가는 대성당이다. 그곳은 망각과 썩은 고기의 사원이요, 역겨운 피의 빛으로 밝혀져 있다.

로켄은 리투의 경악을 듣는다.

그는 몸을 돌려, 천사를 본다.

바알의 빛나는 천사가, 머리를 숙이고 왼쪽으로 돌아간 채, 머나먼 벽에 못박혀 있다. 그는 이전이었으면 숭배하고 무릎을 꿇었을 신성한 인장, 상징과 유물처럼 걸려 있다. 그의 팔과 날개는 펼쳐졌고, 황금빛 장비는 구부러지고 찢어졌다. 너무 많은 ―훨씬 너무 많은― 검은 가시가 그의 몸과 사지를 뚫었다. 그의 팔과 다리 아래의 검은 벽은 하얀 깃털 더미 아래에서 웅덩이를 이루는 피로 붉게 씻겼다.

"안 돼." 로켄은 속삭였다. "안 돼."

"나의 왕이시여―!" 카이칼투스가 말한다. 첫 번째 감정, 진정한 연민을 드러낸다. 로켄은 여태 그가 표현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프로콘술은 진정으로 충격받았다. 그는 생귀니우스가 자신의 죽음을 예언했고, 그의 아버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대면하러 갔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 그는 주인의 슬픔을 견딜 준비가 되어 있다.

누구도 오지 않는다. 황제는 동료들을 무시한다. 그는 벽에 꽂힌 시체로 나아간다. 신성화의 약속을 저버리며 그는 그의 감정적 핵심을 너무나 많이 제거했다. 자신의 감정을 버렸으므로 이와 같은 짓은 그에게 무기로 돌아올 수 없다.

+그를 내려라.+

로켄과 카이칼투스는 서둘러 앞으로 나아가, 검은 못을 빼내려고 시도한다.

리투는 황제를 바라본다.

"그가 여기 있습니까?" 그는 묻는다. 분명 인류의 주인을 두려워하고 있지 않으나, 다가올 대답에 겁에 질렸다.

+그렇다, 리투.+

호루스가 미소를 짓는다.

성당이 바뀐다.

로켄과 카이칼투스가 몸을 돌린다. 그들은 차가운 돌과 더 차가운 육신에서 마지막 대못을 빼내고, 천사와 사지와 무거운 몸뚱이를 가능한 한 부드럽게 땅에 뉘이려고 노력한다. 그의 피가 양측 모두를 더럽힌다. 그들은 미소를 듣는다. 돌이 긁히고 갈리는 소리가 아니다. 프랙털 건축물이 접히고 정렬되며 흑요석 기둥과 검은 고딕 아치를 다시 놓기라도 하듯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아니다. 사이코텍쳐(psychotecture)가 주마등처럼 역방향으로 회전하며 더 크고 더 비참하게 망가진 예배당을 이루기라도 하듯 끝없이 가지를 치는 삐걱거림과 깩깩거림도 아니다.

그들은 미소를 듣는다.

그들은 다시 형성된 기둥 사이의 교차점에서 나타난 괴물의 미소를 듣는다. 인간의 형태를 지닌 혐오스러운 악마요, 극악무도한 판금으로 싸이고 핏빛으로 몸을 씻은, 신-괴물이 검은 뼈의 꽃봉오리에서 궁정으로 들어온다.

"아버지." 미소가 말한다.

일단 여기서 한 번 끊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