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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파묻힌 단검 - 4장 (2)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2.21 21: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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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지평선 위로 떠올라도, 이 산 속의 잊힌 고대 요새의 방 안에 모인 전사들은 희미한 한 가닥 빛만을 볼 수 있었다. 자연적으로 생겨난 동굴을 암석 분쇄기와 지반 형성 도구를 이용해 확장하여, 인간의 개입 없이는 결코 존재하지 않았을 깎아지른 반석이 깔린 광대하고도 메아리치는 공간으로 만들어냈다.


홀로리틱 화면의 하얀 빛을 받으며 딸깍이고 기동음을 울리는 컴퓨터 장치와, 연산 서비터의 회전하는 황동 기계구조와 창백한 얼굴이 동굴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희읍스름한 화면은 마치 폭포처럼 끝없이 문자와 숫자가 흘러내리는 태피스트리처럼 고요하고 차가운 허공에 떠있었다.


가로는 주위를 둘러보며 화면들을 살펴봤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뿐이었다. 그가 브렐이라는 여성 과학자가 자신을 슬쩍 보는 걸 알아챘지만, 그녀는 눈을 마주치자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의 옆에 선 로켄은 어두운 방의 가장 높은 층에 떠오른 기울어진 축을 중심으로 천천히 회전하는 지구본의 거대한 투영체를 비추는 홀로그램 화면을 가리켰다. 긴 금색 바늘을 닮은 표시기 수십 개가 모사된 행성의 다양한 위치를 꿰뚫고 있었다. “저걸 보게, 구출자들이 발견된 장소군.”


배런과 갈로르는 반투명한 구체 바로 아래에 서 있었다. 전직 월드 이터 군단원은 이걸 모욕처럼 받아들이듯 투영체를 노려보았고, 젊은 군단원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올려다보았다. 이들은 새로 구출한 포로들을 데리고 백산으로 도착한 이후로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이 없었던 데다, 배런의 간결한 보고는 해답대신 더욱 많은 의문을 안겨주었다.


가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홀로리스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너무 많아.” 그는 한숨을 내쉬며 굳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상황이 달랐다면 어땠을까? 전사자 명단에 올랐던 군단원 형제들이 구출되고 자매단들이 그걸 숨기고 있는 상황이었다면?”


“아주 화가 치미지.” 배런이 이를 갈았다. “하지만 퍼라이어들은 어리석은 사람들이 아니니 분명 알려줄테고...”


“아니면 포로를 죽여서 시체를 헤집어보거나.” 갈로르가 덧붙였다.


로켄은 그 말을 무시하고 다시 화면을 가리켰다. “구출자들이 어디서 왔는지 알고 싶다면 여기에 답이 있네. 아까 말했듯이 납치된 퍼라이어와 생환에는 명확한 특징은 없소. 이들은 수십 개의 다른 마녀추적단 출신이며, 모두 다른 직급과 연령을 지니고 있지. 마지막으로 목격된 곳과 발견된 장소도 확실한 연관성이 없고 말이네.” 그가 말을 마치자 표시기가 깜빡이며 데이터 패널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각 패널에는 침묵의 자매의 얼굴이 개인 정보와 현장 보고서와 함께 스쳐 지나갔다.


가로는 흘러가는 말리다 지다시안의 사진을 보고 얼굴을 찡그렸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군. 누가, 왜 이런 짓을 한 걸까?”


“말해도 되겠습니까?” 브렐은 목을 가다듬고 공중에 떠 있는 구체가 비추는 빛에 모여들은 군단원들에게 가까이 다가섰다. “저희는 워마스터의 첫 반역때부터 테라와 태양계의 식민지에 호루스 루퍼칼의 지지자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죠. 스파이와 반역자의 조직망 말입니다.”


“죽여도 계속 기어나오는 새끼들.” 배런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잡초가 너무 뿌리깊게 박혔어. 물론 인장관과 임페리얼 피스트가 가끔씩 우리를 풀어준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계속 말해보게.” 로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브렐은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전쟁은 충성파와 반역파 모두에게 부담되는 일이었습니다. 파멸풍이 양측의 분열을 초래했죠. 혼란, 파괴, 그리고-”


“우리가 겪은 일에 대해 말할 필요는 없소.” 가로가 조용히 말했다. “요점은 뭡니까, 과학자님?”


가로는 자신을 올려다보는 브렐의 눈빛에서 기이한 감정을 보았다. 희망이나, 그 비슷한 감정을. “렉티티오 디비나투스라는 글에 대해 아십니까? 반역자 프라이마크 로가 아우렐리안께서 옥좌를 위한 성무를 거룩히 여기던 시절에 작성했던 원고입니다.”


“그게 뭔지는 압니다.” 가로가 말했다.


다른 나이트 에런트 단원들도 모르게 가로의 갑주 속에 숨겨져 있던 물건은 값싼 종이와 붉은 잉크로 쓰여진 낡은 책자였다. 자신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독실한 허스칼 칼렙 아린의 유품 속에서 처음으로 보았던 사본이었다.


그 안에 담긴 말씀과 광명은 궁극적으로 나타니엘 가로를 성자의 길과 이 운명으로 이끌었다. 그 책은 프라이마크의 아버지이신 인류의 황제와 가로의 전 사령관이었던 모타리온을 육신을 입은 신으로 칭송했다. 그분께서는 신이라 불릴 수 있는 첫번째 존재이자 유일한 분이다.


가로는 이 종이에서 자신의 목적을 되찾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 목표가 어디로 이어질지 두려움이 감돌았다. 그저 이 파괴적인 분쟁이 어떻게 끝날 지 알고 싶을뿐, 이 혜안만 있다면 운명이 바라는 대로 죽을 준비가 되어있다.


브렐은 여전히 말을 이어가고 있었고, 가로는 자신의 생각을 가라앉혔다. “'제국교'라 불리는 추종자들 사이에서 일종의 정신 수양법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훨씬 평범합니다. 교회를 오는 사람들은 이 책의 글과, 전해주는 희망으로 불안과 엇나간 공포를 달래고 있던 겁니다. 황제 폐하의 가호 아래 격동의 은하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희망이죠.”


“희망을 찾으려 신을 믿고 동상에 기도나 할 필요는 없다고.” 배런이 비웃었다.


“그렇게 하는 이들도 있네.” 로켄이 말했다.


“제국교는 예측 불가능한 패입니다.” 브렐이 격하게 말했다. “그 사람들은 황제 폐하의 통솔력과 제국의 이상을 받들면서도 세속을 위한 그분의 전망을 해치고 있다고요! 이런 식으로 적에게 스스로 약점을 드러내는 자들입니다.”


“이 숨겨진 교회가 반역자의 위장 기지라고 생각했었소. 실제로 그런 것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냥... 신도들이었지.” 로켄이 덧붙였다.


“상관없어. 그 자식들도 돌연변이 해수들을 꾀는 건 똑같으니까. 우리가 놈들을 싹 다 죽이는 게 낫다고.” 배런이 말했다.


코지테이터 콘솔 하나가 다가오는 항공기를 감지했다는 경고 음을 울리자 브렐은 통신을 하려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겼고, 로켄은 배런의 말을 무시한 채 계속 말을 이어갔다.


“동기가 어떻든 이 신도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어둠의 세력에 이용당하는 신세요. 게다가 이 아수라장에 광기 직전까지 고문당하다 정신이 개조되어 실종된 퍼라이어들이 중요한 전언의 파편들을 품고 돌아오기까지 하고.”


갈로르가 그를 쳐다보았다. “누구의 전언입니까, 로켄님? 이미 알고 있듯이 확신이 담긴 목소리군요.”


“호루스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 프라이마크가 걷는 길은 알고 있네. 저 단어들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렸으니.” 로켄은 구출한 자매들의 얼굴을 비추는 화면을 향해 턱을 치켜들었다.


“그분의 목소리를 들었나?” 가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들리지 않는건가?”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자 가로는 이 괴로운 찰나에 이스트반의 잿더미에서 고통받던 짐승의 눈빛을, 전 루나 울프를 집어삼킬 뻔했던 부서진 영혼 케르베로스를 보았다. “호루스가 말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소.”


“확실히 들었다면 알려주십시오. 그분께서 무엇을 말하고 있는겁니까?” 갈로르가 말했다.


로켄은 자신이 도를 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얼굴을 찡그렸다. “브렐은 아직 의미 있는 구문을 계산해내지 못했네.”


“그건 제가 물어본 게 아닙니다. 직감으로 느끼기엔 어떤 것 같습니까?”


가로는 로켄이 답을 헤아리는 동안 군단원의 흉터투성이 얼굴에서 번져가는 갈등의 기운을 지켜보았다. “복수의 영령에서 화해에 대한 희망을 버린 내 아버지를 봤었지만, 이 전언은... 간청과도 같아.”


“평화를 위해서?” 갈로르는 믿을 수 없었다. “워마스터가 온 우주에 만행을 저지르고도 말입니까? 도대체 사람이 얼마나 오만하길래 이런 겁니까?”


“호루스 루퍼칼이니깐. 그는 내 장군이자 적으로서 정체를 내릴 수 없는 자다.” 로켄이 대답했다.


“거짓말이야.” 가로는 무의식적으로 리베르타스의 칼자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이미 알지 않나. 워마스터가 침공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의 주의를 돌리기 위해 마지막 계략을 전장에 세운 걸세. 그게 바로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고.”


“그럴지도...” 로켄은 고개를 끄덕이다 멈칫했다. “하지만 이건 물어봐야 되겠군, 가로. 그리고 나만이 물어볼 자격이 있고! 여기서 나만이 다빈에서 쓰러진 프라이마크가 타락하고 썩어 들어가기 전에 모든 걸 봐왔어. 여기 있는 그 누구도 나만큼 그분을 증오할 수 없고, 내 안에서 타오르는 수치심과 분노를 헤아릴 수 없을테지.” 그는 다른 전사들을 향해 삿대질을 했다. “세 사람 모두 프라이마크와 형제들이 지키기로 맹세한 자들을 배신해 군단의 명예가 실추되는 걸 지켜보는 고통을 나눴던 점은 깎아내리고 싶지 않지만...” 그는 고개를 돌렸다. “내 군단이 처음이었어.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내 프라이마크가 있고. 내가 영원히 이 짐을 짊어져야 하니... 나 혼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질문을 물어보마. 만약 거짓말이 아니라면?


“아직도 돌았구만.” 배런이 이를 갈며 가로를 노려보았다. “그냥 이스트반에서 재와 시체더미에 버려둘 걸 그랬어!”


가로의 머릿속은 로켄이 제안한 가능성을 떠올리며 분주했지만, 중립적인 어조를 유지하려 분투했다. “가비엘, 그럴 리는 없네. 아무도 입 밖으로 내지 못하지만 진실은 우리 눈 앞에 있어. 테라가 적의 진격에 휘말렸고, 호루스는 막강한 병력을 쥐고 있지. 그의 진격을 막는건 어려운 일이고, 워마스터도 알고 있을텐데 왜 휴전을 생각하겠나?”


“호루스도 마음 깊숙이 이 전쟁이 모든 걸 파멸로 몰고 갈 것을 알고 있으니까.” 로켄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추락하더라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다가올 어둡고 끝없는 내일을 보고 있으니. 나도 그렇고 말이네.” 그는 가로를 가리켰다. “그리고 자네도. 키일러가 보여주지 않았었나?”


“키일러는 도대체 누군데?” 배런이 말했다.


가로의 숨이 막혀왔다. 마치 성녀가 그 순간 자신과 함께 있듯이, 손에 비단결 같은 감촉이 느껴지면서 시간이 다시 한번 멈추는 것만 같았다.


“며칠 전에 이 전령들을 처형하겠다고 말했었지.” 가로가 말했다.


“자네 덕에 다시 한번 생각해봤어. 가능성이 아무리 낮더라도, 수십억 번의 사건이 되풀이되더라도 상황은 여전히 배반과 반역으로 이어질테지... 살해당한 영혼들과 불타버린 세계들에, 이 대립으로 모든 것을 잃고 산산이 부서진 후, 우리에게 닥친 형언할 수 없는 공포를 겪은 후에도... 영원한 밤의 장막이 내려앉기 전에 이 재앙을 끝낼 마지막 희망을 지켜낼 수 있을까?” 로켄은 모든 기력을 잃은듯 위축되었다. “우린 잃을 것도 없고... 모든 걸 잃을 거야...”


“물론 그 말이 맞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브렐이 그림자 속에서 돌아오자, 청회색 파워 아머를 입은 군단원과 검은 강철 지팡이를 든 후드를 쓴 사람이 함께 나타났다. 지팡이가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인장관과 틸로스 루비오가 빛 속으로 걸어 들어왔고, 과학자가 그 뒤를 따랐다. “이 전쟁을 끝낼 수만 있다면 조그마한 가능성이라도 무시할 수 없네.”


가로는 루비오가 백산의 정신적 반작용의 의한 묵음을 느끼며 불편한 심기를 품은 것을 눈치챘지만, 말카도르는 그런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늘 그랬듯이 인장관은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알고, 모든 결과를 알 수 있는 통찰력을 가졌듯이 걸어왔다.


“이런 문제를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길 수 없을 테니 직접 보러 오시는 건 진작에 예상했었습니다.” 가로가 말했다.


말카도르는 나이트 에런트단원을 흘끗 쳐다본 다음 브렐을 바라보았다. “내가 구출자와 합창을 조사하는 동안 자네는 방위선을 지키게. 혼자서.” 그러고는 가로를 보며 전사의 반항적인 어조에 눈썹을 치켜 올렸다. “이해하네, 나타니엘. 다른 사람에게 내맡기기엔 너무나 중요할 일도 있느니라.”


“아닙니다.” 가로는 고개를 저으며 로켄을 흘끗 쳐다보다가, 다시 인장관을 바라보았다. “그게 이 일의 핵심은 아니라고 봅니다. 섭정님께선 미궁에 빠져 계십니다. 그런 걸로만 이루어진 생애를 지키려 믿을 수 있는 사람도 극히 없는 마당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끔찍한 비밀이 얼마나 많은 겁니까? 당신은 신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군요.”


인장관의 눈빛에 짜증과 슬픔이 오묘히 섞인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내게도 부담이란다.” 그가 인정했다.


“함정이란 말입니다!” 가로가 소리쳤다.


말카도르의 표정이 굳어졌다. “내가 그 가능성을 모를 거라 생각하느냐. 내가 어리석은 자로 보이느냐.”


“그건 아닙니다.” 가로가 대답했다. “하지만 호루스 루퍼칼의 야망을 과소평가한 탓에 은하계는 7년 사이에 인류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분쟁이 일어났단 말입니다. 지금은 그 치명적인 실수를 반복할 때가 아닙니다.” 가로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될 반항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인장관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워마스터가 완벽한 미끼인 수수께끼를 던지니 눈으로 직접 보러 찾아오다니. 그것 참 오만이 하늘을 찌를 수준입니다.”


“말 조심하거라, 나타니엘.” 말카도르의 대답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가로는 따르지 않았다. “무작정 이 아래 지하실로 들어가면 무엇이 섭정님을 기다릴지 알긴 합니까? 제국의 가장 강력한 반 사이오닉 기술과 수백 명의 퍼라이어들이라고요. 인장관님이 지닌 모든 능력을 빼앗길 겁니다. 순식간에 무방비해진단 말입니다.”


“그리 생각하느냐?” 말카도르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모욕적이군.”


“내가 같이 가지.” 루비오는 고개를 들지 않고 말했다. “내가 이 일에 가장 합당한 사람이니.”


“음?” 인장관은 군단원을 보았다. “어찌 그렇게 생각하느냐?”


“이미 전언을 들었던 데다, 가로가 말했듯이 저도 믿을 수 있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제 사이오닉 능력은 무력화되겠지만, 레기오네스 아스타르테스의 전사로서 위험에 맞서 싸우겠습니다.”


“그렇느냐?” 말카도르의 날카로운 시선이 다시 가로에게 향했다. “전투중대장이여, 이를 받아들이겠는가?” 그가 하는 모든 말은 부싯돌 조각처럼 단단하고 예리했다.


“해야 될 일 아니겠습니까.” 가로가 동의했다.


“좋군.” 말카도르는 돌아섰다.


“자네가 내게 명령을 내렸으니, 이제 자네에게 명령을 내리마.” 그가 다시 그림자 속으로 걸어 들어가자 목소리만 메아리쳤다. “나를 방해해선 아니되며, 어길 시 존재의 소멸을 처하겠다. 격리소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일체 기록되지 아니할 것이며, 내가 달리 명령할 때까지 감시도 중단하마.” 그는 루비오와 브렐이 따라오도록 잠시 멈춰 섰다.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곳을 안전하게 지키거라.” 인장관의 마지막 말이 그를 따라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무엇으로부터 지키란거지?” 배런이 읊조렸다.


코지테이터 콘솔 하나에서 신호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깊숙이 들어갈수록 루비오는 보이지 않는 압박감을 느꼈다. 자신이 온전한 인간이었을 적, 울트라마에서 스승들이 루비오를 얼음 호수 물로 가득 찬 거대한 저장고 바닥에 던져 넣는 시련을 겪은 적이 있었다. 루비오는 검은 심연에서 최대한 오래 살아남으며 수면으로 올라오고 싶은 충동을 참아내는 시험을 훌륭히 해냈지만, 자신의 숨통을 조여오며 몸을 으깨버릴 듯한 공포스러운 무게감을 결코 잊지 않았다.


백산의 텔레파식 억제 효과가 옛 기억을 환하게 비추었다. 루비오에게 밀려드는 숨막히는 침묵에, 그는 사이커 유전자가 없는 사람들의 삶이 이런 것인지 의문을 품었다. 전에도 전투 중이나 다른 퍼라이어와 있을 때도 일시적인 텔레파식 억제 효과를 겪은 적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완전히 사라질 정도는 아니었다.


가빠지고 무거워지는 호흡을 조절하려 의식하는 도중에, 말카도르도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는지 선뜻 궁금해지며 인장관을 눈만 돌려 보았다.


후드를 쓴 노인은 돌벽에 설치된 거대한 원형 해치에 다가가자 발걸음을 늦췄다. “아, 이곳이구나.”


루비오는 문에 난 두꺼운 아머글래스로 만든 사람 키만한 마름모 모양의 관찰창으로 부유 전구가 비추는 흐릿한 감방을 들여다보았다.


“잠시만요.” 브렐은 해치에 내장된 홍채 인식기 앞에 서서 자신의 눈 사진을 찍고, 채혈 잠금 장치에 엄지손가락을 갖다 대자 거대한 문 안의 숨겨진 구조가 돌아가며 열리기 시작했다. 금속과 금속이 맞물리면서 경첩 주변과 가장자리에 얼어붙은 서리가 갈라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밀폐된 해치와 문틀 사이가 열리자, 내부의 따뜻한 공기가 빠져나오면서 무수히 얽히고 겹치는 의미 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서 기다려보게.” 말카도르가 명령했지만, 브렐의 몸짓을 보아 그녀가 안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것은 확실했다. 브렐은 고개를 숙이고 루비오에게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전사는 끊임없는 정신적 압박감을 억지로 무시하고 인장관을 따라 격리소로 들어가자, 뒤에 있는 해치가 다시 닫혔다. 브렐은 멀리서 관찰창으로 그들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목소리는 잠시도 멈추지 않았다. 각 감방에는 남루한 죄수복을 입고 서있거나, 벽에 기대어 있거나 매트리스에 누워있는 여성들이 있었다. 소속된 카드레의 문신은 각기 달랐지만, 모두 침묵의 자매단 특유의 삭발한 두피를 지니고 있었다. 부스스한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기 시작한 걸 보아 일부는 다른 수감자들보다 이곳에 더욱 오랫동안 머물렀을 것이다. 모두 한쪽 손목에는 거치대에 매달린 점성 영양젤이 연결된 플라스틱 관이 꽂힌 생명 유지용 수갑을 차고 있었다. 눈이 없는 의료 서비터는 새로 도착한 두 사람을 무시한 채 격리실 가장자리를 돌아다니며 구출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


루비오는 무효화 효과의 위력에 몸을 움츠리면서도 가까이 있는 퍼라이어 자매들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루비오의 기척을 느끼지 못한 듯 먼 곳만 바라보다, 이따금씩 혼자서는 의미 없는 말들을 내뱉었다.


“한 번에 한 사람의 말을 듣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걸세. 모두 함께 듣게나.” 말카도르가 말했다.


“아마... 도화선일 수도 있습니다.” 루비오는 눈을 깜빡였다. 그의 생각은 짙은 바다를 가로지르는 빙산처럼 느려지고 있다. 그는 턱을 다물고 집중했다.


“일단 들어보거라.” 인장관은 눈을 감았다. 


루비오는 흐르는 피를 두 번 때려 울리는 심장소리를 느꼈다. 그는 숨을 참으며 고요한 순간을 찾으려 분투했다. 시간은 흐르면서 더욱 느리게 느껴졌다. 자매들이 일관성 없이 횡설수설 지껄이는 소음이 그의 신경을 긁어 댔다. 루비오는 이해할 수 없는 무력감을 느끼며 주먹을 쥐었다.


그러다 어느새 단어들이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천천히, 그리고는 단편적인 요소들이 투박한 조화를 이루며 더욱 명확하게 들려왔다. 착시 현상과 비슷하게, 한 단어처럼 들리던 소리가 갑자기 그의 머릿속에서 완전히 다른 존재로 재구성되는 것 같았다.


“그의 손. 어둠. 이 곳.”


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모두의 합창이다. 루비오는 연설의 형태가 빚어지자 숨이 막혀왔다. 부숴진 조각을 하나로 합치며 모든 것을 파악하기 직전이다.


“호루스.” 한 후렴이 들려왔다. “루퍼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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