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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The Emperor's Gift, 서리의 심장 속으로 -1-

리만러스(222.110) 2024.03.02 16:44:31
조회 219 추천 12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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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러운 점은 스페이스 울프 챕터의 전함이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프로스트본 호의 함생은 그 이름처럼 처음과 끝이 냉기였다. 펜리스의 추운 얼음 속에서 태어났고, 별과 멀리 떨어진 차가운 공허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 밖으로 유출된 기름과 냉각수의 바다가 꽁꽁 얼어붙어 주변을 떠 다니고 있었다. 앞으로 절대 녹아서 흐를 일은 없을 테지.


내가 격납고에 들어서자 갑옷에서 들린 구동음이 부드럽게 울려 퍼졌다. 선체가 데미지를 입으며 격납고가 우주 공간에 노출되었기 때문에 이곳은 무중력과 무음의 공간이었다. 내 숨소리와 헬멧에 부착된 호흡장치의 작동음을 제외하면, 들리는 소음이라고는 소티스가 내 뒤에서 자력부츠를 작동시키는 소리 뿐이었다. 챕터 군무원의 것으로 보이는 안경이 내 정강이를 치고 지나갔다. 누군가의 피가 묻어 있었다.


+남아있는 것이라고는 파편들 뿐이군. 대부분은 개인용 물품들이야. 탄약통과 로켓 거치대가 몇 개 있고, 리프터와 로더도 아직 남아있소. 썬도호크 건쉽과 라이노는 각 한 대씩 주차되어 있습니다. 먼지와 얼음이 너무도 많아 시계가 매우 제한되어 있어서 우리야 괜찮지만 일반인의 눈으로는 식별이 어려울 것 같소. 렌즈로 시야를 보정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승무원들의 시신은요?+


안니카의 목소리는 잡음이 많이 섞여 있어 마치 깨지는 것처럼 들렸다. 입자들이 복스 전파를 산란하는 모양이었다.


+시신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습니다+


나는 부츠의 자력을 끄고 앞으로 유영했다. 그 상태에서 위로 솟구친 나는 천장에 몸을 가까이 붙였다. 상자에서 빠져나와 둥둥 떠 있던 볼터 탄환이 내 견갑에 부딪치는 느낌이 났다. 이러면 한결 조사하기 편할 것이다.


"여기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단심문관. 살아있는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안니카가 뭐라고 말했으나 잡음이 심해져 알아들을 수 없었다.


"다시 확인합니다. 뭐라고 했습니까?"


여전히 잡음이 심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저스티카, 카라벨라 호와 연결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나 역시 그렇네. 하지만 예상했던 현상이지+


머릿속에 갈레오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 정신 속에 침투하는 것인데도 불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인퀴지터. 들립니까?"


나는 복스 무전이 아니라 싸이킥으로 그녀를 불렀다.


+, 이제 잘 들려요+


방금 전과는 달리 그녀의 목소리는 바로 옆에서 말하는 것처럼 선명하게 들렸다. 마치 그녀가 내 갑옷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나는 몸을 한번 돌려 천장에 거꾸로 섰다. 자력부츠를 다시 키자 몸이 고정되는 것이 느껴졌다.


+보여주세요+


감각을 공유하는 것은 우리가 받은 많은 축복 중 하나였고 나에게는 무척 쉬운 일이었다. 잠깐의 집중만으로도 내 시야를 공유할 수 있었다. 그녀는 내 시각만 공유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 내 헬멧 렌즈에 떠오르는 레티널 룬과 타켓팅 락은 볼 수 없을 것이다.


난 천장에 거꾸로 서서 최대한 넓은 각도를 확보하려고 했다. 구멍이 뚫려 입구처럼 개방된 격납고 너머로 파편과 창백한 태양이 보였고 그 밑으로 격납고 한 쪽에 착륙한 스톰레이븐 건쉽이 은색 동체를 뽐내고 있었다. 


가장 나중에 하선한 말카디엘이 천천히 램프에서 내려오는 것이 보였고 소티스는 격납고에 방치되어 있던 프레데터 전차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갈레오는 도킹 베이에 서서 우주 쪽을 응시하는 중이었다. 마지막으로 두메니돈은 꺼진 컨트롤 패널을 조사하려는 모양인지 떠다니는 파편들을 치우며 플랫폼을 가로지르는 중이었다.


+네, 잘 보여요+


안니카가 말했다. 그런데 잠깐이지만 너무 집중했던 탓인지 그녀와의 감각이 섞여 버렸다. 내 시야 한 쪽에 그녀의 시야가 비춰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카라벨라 호의 스트라테기움에서 오큘루스를 보고 있었다. 그 옆으로는 달포드와 클로본이 보였다.


그 이단자 녀석이 뭐라고 말하는 것이 보인다. 짜증이 솟구쳐 올라 잠시 싸이킥 연결이 흐트러졌다. 나는 내 시야가 흐려지는 것을 느끼고는 다시 집중했다. 어둠 속에서 시야가 서서히 초점을 맞추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히페리온? 무슨 일이에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갑자기 목소리가 잘 안 들려요+


나는 대답 대신 집중을 기원하는 기도문을 90초 동안 암송했다. 끝마친 나는 천장에 거꾸로 선 상태로 다시 걸음을 뗐다. 철제 대들보 파편들이 주변에 떠 있었으나 별 문제되지 않았다. 내 아머에 타격을 줄 만큼 크거나 날카로운 파편은 없었다.


안니카의 존재감이 희미해지며 그녀의 감각과 섞여있던 내 감각이 다시 강화되는 것이 느껴졌다. 얼어붙어 결정화 된 핏자국이 보였다. 손으로 쓸어내리자 마치 가루 뭉치를 분 것처럼 바스러졌다. 그때 갈레오가 우리를 불렀다.


+형제들, 슬슬 움직일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군. 히페리온, 구조 신호는 어찌 되었나?+


"우리가 승선한 순간 끊겼습니다. 저스티카, 굉장히 조잡하기는 합니다만 아무래도 함정 같습니다."


+아마도 그렇겠지. 그러니 방심하지 말도록+


나는 자력을 끄고 몸을 돌려 바닥으로 착지했다. 말카디엘의 목소리가 들렸다.


+시신은 여기에 없는 것이 확실하군. 건쉽이 여기에 남아있는 것을 보니 탈출에는 실패한 모양이야+


모두가 짐작했던 일을 확인시키는 말이었다. 아직 나와 안니카는 싸이킥으로 연결되었기 때문에 달포드가 투덜거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젠장, 갈 수록 태산이구만+








연휴에 출근하는 내 인생이 레전드.


참고로 나는 지난 번역에서 안니카를 아니카로 번역했는데


아무래도 펜리스인들이 북구 컨셉이다보니 이쪽 발음을 존중하기로 했음.


그래서 아니카가 아니라 안니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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