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크 산 위로 비가 내리고 있었다. 에탄 빗줄기가 우뚝 솟은 유리 판들을 때렸다.

표준 중력 1/5 이하에서 빗줄기는 미끄러지며 떨어지지 아니하고 시간이 군단에 항복한것 마냥 황량한 타이탄의 수면을 향해 정렬하며 떨어졌다.

그라우시스 텔로메인의 회색 눈동자가 창밖을 응시하였다. 그는 젊었던 시절, 순수했던 시절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 시절부터 여기, 타이탄의 홀에 다시 발들이기 까지 반 천년이 지났기 때문이다.

"아냐"그가 부드럽게 속삭였다. "여기가 아냐"

"자네는 준비가 되지 않았네 텔로메인. 이건 아냐. 그랜드 마스터 타르메르가 내게 잘못된 제안을 했네, 난 그 제안을 거절 할 걸세."

저스티카 에일로스는 텔로메인이 본 그 누구보다 거대했다. 그의 용기에 대한 기록들이 쌓인 만큼 그의 머리는 회색으로 바래져 있었다. 텔로메인은 많은 면에서 그의 스승보다 성장했지만, "그때" 이후로 에일로스를 본 적 없었기에 에일로스는 항상 기억 속의 거인으로만 남았다.

"준비됐습니다."그가 말했다.

"자네가 준비되었다 믿는 것이, 자네가 준비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네."

"3형제단의 그랜드 마스터는 절 믿고 있습니다."

에일로스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왜 그레이 나이트가 제일 어린 형제들을 전투에서 배제 시키는지 아는가?"

"아냐"그가 얼굴을 찡그렸다. "여기가 아냐"

아나크 산 위로 비가 내리고 있었다. 에탄 빗줄기가 우뚝 솟은 유리 판들을 때렸다.

그라시우스 텔로메인은 텅 빈 홀의 테이블앞에 서있었다. 텅빈 새터널리움은 고요했지만, 탄화수소의 비와 천장의 대형 오러리가 만드는 기계음이 울렸다. 어두웠지만, 수천개의 촛불의 녹이 남아있었다. 

촛불의 목적은 조명이 아니었다. 인류가 다른 세계와 부딫혔던 때 이후로, 촛불은 불타올랐다. 그 불빛은 회색이었고, 지혜와 배움, 이단을 막는 방패의 색이었다.

오러리는 계속해서 궤도를 돌며 소리내었다.

그라시우스는 고개를 들어 보았다. 그와 함께하는 노비테이트들은 오러리를 두고 데이모스의 시계라고 불렀다. 전설에 따르면, 데이모스의 시계는 데이모스가 화성의 궤도에서 벗어난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조장관이 조립하고 가동했다고 한다. 토성은 시계 중심부에 위치해있었다. 라이노의 섀시만한 크기에 두께가 1나노미터도 되지않는 결정으로 된 띠가 있었다. 위성 타이탄은 볼트 탄피 만한 크기를 가지고 있었다. 시계의 궤도는 100야드나 되어 382시간에 걸쳐 한바퀴를 돈다. 명석함과 인내심으로 알려진 그레이 나이트 에일로스는 토성과 82개의 위성들의 위치로 정확한 제국력을 계산해낼수 있다고 말했다. 

반천년하고도 8년이 지난 지금도 완벽했다.

지금은 41번째 천년기의 444년이다.

"아니야"그가 화를 내며 말했다. "여기가 아니야"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진홍의 격류가 그의 갑옷에 튀고 끓어오른다. 그의 앞에 4 형제단의 아이곤이 서있었고 또 그 앞에는 전설적인 팔라딘 폭스가 서있었다. 그라시우스는 갑옷을 입고 있었다. 이 전투에서 처음 입었던 그 갑옷을.

달콤하지만 씁쓸한 기억이었다.

저스티카 에일로스가 옳았다.

허나 스틱스강의 범람원으로 텔레포트한 그날, 109명의 그레이 나이트 중 누가 진홍의 프레토리아와 12군단의 군주를 상대할 완벽한 준비가 되어있었을까?

돌아오지 못한 96명은 아니었다.

돌아온 13명도 아니었다.

그라시우스는 그 싸움에서 가장 어렸다. 디무스와 갈레오, 황금의 타르메르가 죽어 갈때 왜 그라시우스가 살아남은 것은, 그저 불합리한 현실을 일깨워줄 뿐이었다

"아니야!"

그가 증오에 절여지고 뒤틀린 살점의 가면을 뒤집어 쓴 황제의 아들에게 소리쳤다.

"여기가 아냐!"

에탄 빗줄기가 우뚝 솟은 유리 판들을 때렸다. 그는 타이탄 성채의 새터널리움에 있었다. 지금은 자리에 앉아 손꿈치로 허벅지를 주물렀다. 마치 고통스러운것 마냥 주물렀지만, 진짜 고통스럽진 않았다.

여기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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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그론 : 레드 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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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재밌어 보이는 장면만 올려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