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른 버저커

코른 버저커는 넓은 범주에서는 코른에게 잠식된 블러드 엔젤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블러드 엔젤의 상위 계층으로 갈수록 그 명칭을 혐오하는 문화 탓에, 대부분 코른 버저커라고 하면 하급 보병으로 이루어진 분대를 가리키곤 합니다. 계급이 높을수록 레드 써스트에 몸을 맡기기보단 자기 자신의 분노로 싸우는 걸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적들의 입장에서는 무의미한 구분일 뿐입니다.

최초의 코른 버저커는 나씨어 아밋이라는 자였습니다. 원래부터 자신의 분노를 잘 통제하지 못했던 그는 블러드 엔젤이 코른의 노기에 노출되자마자 타락했습니다. 그는 즉시 미쳐버려 이성을 유지한 블러드 엔젤을 공격하며 광기를 퍼트렸습니다. 헤러시 내내, 나씨어 아밋은 코른 버저커의 대명사로 활동하였고, 헤러시가 끝나고 1만 년 간의 긴 전쟁 동안에도 코른 버저커로서 이름을 떨치고 있습니다. 이는 그가 승진할 자격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무차별적인 분노에 완전히 잠식되었기 때문입니다.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월드 이터가 체인액스를 주무기로 쓰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들의 주무기는 파워 소드입니다. 월드 이터의 투박한 장식과는 달리, 이들의 갑주는 뒤틀렸음에도 여전히 고귀한 천사의 날개와 핏방울로 꾸며져 있습니다. 한때 고귀했던 블러드 엔젤로서의 풍습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생김새만 그럴 뿐, 이들의 성향은 완전히 뒤틀려 있습니다. 신성한 분노로 싸움에 임하던 예전의 자세는 온데간데 없고, 이제는 특유의 유전병, 레드써스트에 몸을 맡겨 몸이 부서지든 검이 부러지든 무차별적으로 싸웁니다. 코른 버저커 중에서는 투구를 쓰지 않은 이들이 많은데, 바로 적의 피와 살점을 직접 마시고 물어뜯기 위해서입니다.

전술했듯 코른 버저커는 대부분 낮은 계급의 병사들로 이루어져 있으나, 예외도 있습니다. 바로 실력이 충분함에도 레드 써스트가 주는 피의 쾌락에 중독되어 승진을 거부하는 자들입니다. 이런 이들은 보통 전신이 코른의 악마처럼 뒤틀린 채 분대장을 맡습니다. 이러한 분대장들은 기량이나 강함 전부 최고급 챔피언들과 견주기 때문에, 매우 위협적이라고 여겨집니다.

월드 이터의 코른 버저커와는 대조적으로, 검을 들고 싸우는 코른 버저커...를 한번 생각해보았음.